더스크렐름에서의 사투, 주민 학살에 분노한 토속신에 의해 원정은 악화일로로 치달은 결과 하루히로 일행은 그림갈로 돌아가지 못한 채 라라&노노 파티의 구원으로 간신히 어느 동굴로 피신 하였고 날뛰는 더스클렐름 토속신과 주민들을 피해 동굴 끝으로 향한 이들을 맞이한건 그림갈과 전혀 다른 세계, 낮이 찾아오지 않는 밤의 세계 '다룽갈'이었습니다. 해와 달이 뜨지 않는 그저 산넘어 불빛으로 낮과 밤을 구분하는, 바로 앞 사물만 간신히 구분이 가능한 이세계에 도착한 하루히로 파티는 200일간 머물면서 그림갈로 돌아가기 위해 노력을 하지만 녹록치가 않습니다. 그러는 와중에 현실을 직시하고 여기서 살 것인지 어떻게든 돌아갈 것인지 기로에 서게 되는데요.


'사람은 적응하는 동물...'  

꼭 죽으란 법은 없습니다. 사람은 어디에 던져지든 환경에 맞춰 살아가는 생물이라는건 고대부터 익히 알려져 있습니다. 유럽의 신대륙 발견과 정착, 2차 대전이 끝나고 사할린에 머물던 고려인들이 중앙아시아까지 내몰려 생사의 기로에 놓여서도 굳건하게 일어난 것처럼 하루히로 파티도 다룽갈에서 적응하고 살아 갈 수 밖에 없는 환경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다룽갈로 인도한 라라&노노 페어는 홀연히 하루히로 파티에게서 사라져 버렸습니다. 졸지에 아무 정보도 없이 미지의 세계로 던져진 하루히로 파티, 처음 그림갈에 던져진 그날처럼 어떻게 해야 할지 망설인 그때 아련하게 보이는 불빛을 쫓아 당도한 그 땅에는 생전엔 보지도 못한 이종족이 세운 부락(하루히로는 우물촌이라 명명)이었습니다.


얘들 참 살아가는게 눈물 겹습니다. 라노벨 작품중 이렇게 쪼달리고 궁핍하고 비참한 삶을 살아가는 주인공&파티가 또 있을까요? 우물촌 사람들은 일단 말이 안통합니다. 언어는 바디랭귀지로 어떻게든 되지만 정작 통용되는 돈이 없습니다. 배가 고파 물 배를 채우고 현실을 간신히 직시하게된 이들의 당면 과제는 돈을 구하는 것, 한치 앞도 안보이는 들판엔 뭐가 있는지도 모르겠고, 그러다 습지에서 대규모 전투의 흔적으로 보이는 시체들을 뒤져 동전을 모읍니다. 그러다 맹수에게 습격 받고 독뱀에게 습격 받아서 찢기고 물리고... 그렇게 한달 가까이를 이 짓으로 연명 했습니다. 이러쿵 저러쿵 하다보니 시체 뒤지는 것도 자연스러워졌습니다.


'처음으로 조우하는 인간, 그리고 부풀어 오르는희망'

하루히로 파티가 다룽갈에 오고나서 상당기간 인간의 그림자도 볼 수가 없었습니다. 보이는건 죄다 이종족, 그동안 다룽갈에서 살아오면서 더이상 인간은 볼 수 없을거라 여겼습니다. 하루를 연명하기 위해 열씸히 시체 뒤지기를 해야하만 하고 그게 끝이나면 녹초가 되기 일 수여서 이들에겐 여유가 없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던 어느날 더이상 볼 수 없을 거라 여겼던 인간을 만나게 되면서 하루히로 파티는 그림갈로 돌아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일말의 희망이 생겨 납니다.

하지만 여기서 15년이나 살았다는 그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하루히로 파티를 절망에 빠트리기에 충분 하였습니다. 돌아가기 위해선 지독히도 안좋은 조건이 내걸린 그들에게 운명의 여신은 여기 이세계 다룽갈에서 정착하여 살아가길 강요하게 됩니다. 그러나 역시 그림갈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날로 커지게 되고 하루히로 파티는 일생일대의 도박을 위하여 180일이라는 시간을 들여 준비에 들어가는데...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과 마음, 그리고 보답받는 주인공'

필자는 7권을 매우 많이 기달렸습니다. 오해에서 비롯된 메리와 쿠자크의 관계에 의해 주인공 하루히로의 마음의 상처는 언제쯤 되야 보답 받을 수 있을까하는 궁금​증이 날로 커졌는데요. 하루히로는 메리를 바라보며 파티원으로써 다른 이들과 공평하게 걱정과 배려를 해준다고 여기고 있었지만 결국 그게 연모하는 마음이라는건 애둘러 표현히지 않아도 유추가 가능 하였습니다. 어느날 우물촌에서 땅을 파고 목욕을 할때 하루히로는 과감히 쿠자크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메리와 사귀냐고...' 하루히로는 이미 메리를 마음속에서 떠나 보냈습니다. 메리가 누구와 사귀든 둘이 무엇을 하던 내 알바가 아니라고 하였지만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쿠자크는 메리에게 고백을 하였다고 털어 놓습니다.

'무골충이' 어느날 시호루는 하루히로에게 직설을 날립니다. '메리 좋아 해?' 라고... 누구에게도 자신의 마음을 말하지 않았음에도 둔한 시호루가 알고 있다는 것에 상당히 당황하는 하루히로, 말하지 않으면 닿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바라만 보고 가슴 아파하고 눈물을 삼켜도 돌아오는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하지만 살아가는 것, 파티원을 무사하게 이끄는 것만도 벅찬 하루히로에겐 뒤돌아볼 여력도 나와 같이 가자고 손을 내미는 것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저 누가 되었든 짝으로 맺어지면 잘 되기는 바랄뿐...

하지만 이런 하루히로의 마음은 잘 전해지고 있습니다. 목욜할때 난입한 몬스터를 쓰러트리기 위해 다가온 하루히로에게 홀딱 벗은 상태에서도 아무렇지 않게 대해주는 메리나 유메, 파티원을 살리기 위해 미끼가 되어 홀로 도망 첬을때 메리와 유메의 반응, 리더의 자리로 여전히 고민중인 하루히로를 따로 불러내 진심으로 위로해주고 길을 제시하는 시호루, 적어도 여성진 3명에게서는 확실하게 인정과 호감을 얻고 있지만 그걸 눈치 못 채는 하루히로, 남의 연애엔 지대한 관심을 보이면서 정작 자신의 연애엔 둔감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메리가 아직 누구를 연애 대상으로써 생각하는건 안나왔지만 적어도 하루히로에겐 보상이나 다름없는 환경이 형성 되었다랄까요. 거기다 둘(하루히로와 메리)이 술 퍼마시는 장면에서는 뭔가의 떡밥이 투척 되었구요.

​여담으로 메리는 하루히로보다 시호루에게 더 관심을 보인다랄까요. 물론 최약체 마법사로써 전투때는 최우선적으로 보호 대상이지만 이번 7권에서 메리가 시호루를 지킨다는 표현은 꽤 많이 언급되어 있는데요. 등을 쓰다듬어 준다거나... 물론 그쪽으로 몰아가는건 아닙니다.


'뭔가 싱겁게 끝이난 관계'

일단 메리의 마음을 확인한 하루히로, 뭔가 깔금해지기는 했는데 이녀석 메리 좋아 했던 거 맞나 싶을정도로 무관심해지는군요. 단순히 남의 연애가 아니꼬웠던건가? 싶을 정도로 더이상 언급이 없습니다. 때때로 메리는 하루히로와 눈이 맞으면 미소를 보여주지만 더이상의 전전은 없습니다. 그래서 그동안 이 작품의 주요 관심사에다 하루히로 본인에게 지대하게 영향을 끼쳐 이야기의 몰입도를 높여주었던 삼각관계(1)가 없어지는 바람에 이야기가 다소 밋밋하고 건조해지기 시작 하는군요. 참고로 말씀 드리자면 흔히 일선을 넘는다 같은 일은 없습니다.


​5권부터 시작된 하루히로가 메리를 바라보며 보여줬던 애뜻함은 가슴을 잡아끄는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아닌 거 같으면서도 괜실히 신경쓰며 가슴 아파하는 하루히로를 응원하기도 하였고, 때론 무골충이라고 욕하기도 하였고, 장장 세 권(5,6,7권)에 걸치면서 그가 피력했던 메리를 향한 마음은 때론 이거 미저리가 생각날만큼 소름이 돋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싱겁게 끝내도 되는가?(2)하는 의문을 던지게 하는군요. 이러다 괜실히 시호루까지 가세하는 거 아닌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말없던 시호루가 유독 하루히로를 챙기는 거 보면..

 

'작가의 사물 표현 능력'

이번 7권은 내용의 임팩트는 사실 이전보다 약간 덜 했습니다. 그야 등장인물이 적은데다 판타지는 그 특성상 몬스터 잡고 강해지고 돈 벌고하는게 주다보니 이게 계속 진행되다보면 메너리즘에 빠질 수 밖에 없고 새로운 이야기를 어떻게든 만들어야되는 상황에서 작가는 이런쪽에 기지가 번뜩인다고 할까요. 자칫 매너리즘에 빠질뻔한 상황을 사물을 표현함으로서 돌파하는 작가의 능력이 대단 했습니다.

다룽갈을 표현하는 장면은 마치 온라인 게임을 하는듯한 몽환적안 느낌을 받았습니다. 어둠으로인해 한치의 앞으로 볼 수 없는 환경을 읽는 사람의 머리속에서 자연스레 그려지도록 화려하지 않고 호들갑떨지 않는 표현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이종족이나 몬스터를 표현하는데도 틀에박힌 디자인이 아닌 독자로 하여금 머리속에서 유추하도록 유도함으로써 몰입도를 높이기도 합니다.


​맺으며

이번 에피소드는 하루히로 파티(와 라라&노노)만 나오다보니 이렇다할 큰 사건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묵혀왔던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면서 관계를 정립 해버렸습니다. 그래서 중반 이후는 다소 무미건조 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살아가기 위해 사냥하고 다치고 죽을 위기를 넘기며 조금식 성장하고 요령을 터득하면서 조금식 다룽갈에 정착해도 좋지 않을까하는 이야기까지 나오는등 미래를 걱정하는, 지금 이 자리에 머물지 않고 어떻게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준비하고 맞이하는 이들의 사투를 엿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다만 여전히 똥덩어리 짓을 해대는 란타와 심각하게 자기혐오를 형성해가는 하루히로가 좀 거슬렸달까요.


 

  1. 1, 오해에서 비롯된 메리와 쿠자크의 연애에 하루히로가 관심을 보여주었던 것
  2. 2, 사실 이 부분은 인터넷에서 조금만 찾아보면 메리가 쿠자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나오기는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필자까지 냉큼 밝히는건 뭐해서 굳이 밝히지는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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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석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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