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주의] 저, 능력은 평균치로 해달라고 말했잖아요! 3권 리뷰
뭐랄까... 이 작품은 힘이 있다 하여 뽐내지 않고, 타인을 괄시하지 않고, 혼자서 무쌍을 찍지 않는다의 정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몇몇 이세계물을 보면 주변 사람들에게 고기를 잡는 법을 알려주기 보다 주인공이 나서서 모든 걸 해결해버리는 장면을 종종 보게 되죠. 잃는 아픔보다 힘이 있는 내가 나서서 모두를 지켜준다.는 사실 숭고한 일일 수 있어요. 하지만 그건 붙어 있을 때나 가능한 일이고 만약 다른 일이 생겨 먼 곳에 갔을 때는 누가 지켜줄까. 옛날 몇몇 영웅물의 소재가 이런 거였는데요. 어딜 갔다 오니 마을은 쑥대밭이고 가족은 몰살, 혹은 사랑하는 사람이 괴한이나 청부업자에게 살해당해서 복수극을 펼치는 게 흔했죠.
사실 주인공이 다 해 먹는 것도 나쁘진 않지만 정작 엄한 곳에서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바로 의지하는 병, 주인공에 기대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일이 벌어질 수 있죠. 그러다 심해지면 흔한 호의가 계속되어 권리가 되고요. 예전에도 이런 주제로 한 만화던가 영화던가가 있었는데 잘 기억이 안 나는군요. 그래서 이 작품의 마일은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먼치킨이지만 뽐내질 않습니다. 나서서 모든 걸 처리하지도 않아요. 그저 동맥경화에 걸린 사람의 혈관을 뚫어줘서 이세계의 사람 평균 이상으로 만들어 줘버립니다. 그러니까 약간의 지식을 전파해서 잘 싸울 수 있게 해주는 것이죠.
그 동맥경화에 걸린 사람이 바로 '레나, 폴린, 메비스'라 할 수 있었어요(3명 더 있지만 지금은 패스). 헌터 양성 학교에서 만난 급우들인데 친구가 필요했던 마일은 이 세 사람을 개조(?) 해서 동료로 맞아들이고 졸업 후 파티를 짜고 같이 행동 중입니다. 이들은 어렴풋이 마일의 진짜 실력을 알고 있는 거 같지만 일부러 깊이 파고들지 않는 착한 아이들이죠. 힘과 능력이 있다고 여겨지면 이용하기 바쁜 세계에서 만난 특별한 친구이자 동료가 아닐 수 없어요. 그래서 피보다 진하다는 의미(인지는 모름)로 파티 명도 붉은 맹세로 지었을 정도니까요. 그런데 왜 이렇게 나불나불, 주절주절 늘어놓냐면 그 폐해가 이번에 나오기 때문입니다.
편하게 살려고 친구들을 개조(?) 해서 같이 다니는데 만약 이들 중 누구 한 사람이 빠질 경우 누굴 대타로 집어 넣느냐 하는 것, 사실 중세 시대를 표방하는 이세계 판타지에서는 보통 10대 초반에 이미 자기 진로를 정하고 중반에 혼처가 정해지고 후반쯤에 결혼을 해버리는 게 다반사죠. 그게 아니어도 대를 이을 준비를 한다거나 바쁘게 살 수밖에 없어요. 그렇게 되면 헌터(모험가)의 일은 하지 못하게 되죠. 특히 그 인물이 귀족일 경우는 더욱 빠듯해지고요. 이번 이야기는 메비스(표지 왼쪽)가 그러한 사항으로 집안사람들이 대거 출동해서 붉은 맹세를 못살게 굴어요. 거기에 폴린(표지 오른쪽)은 집에서 보낸 자객까지 들이닥치는 상황에 몰리죠.
뭐, 전자는 시스콤에 걸린 오빠들이 문제라서 크게 저지레는 안 하는데 후자의 경우는 사태가 심각해져 갑니다. 그래서 붉은 맹세는 폴린의 집으로 쳐들어가죠. 그전에 폴린에게서 집안 내력을 듣긴 했지만 막상 도착해보니 가관, 스포일러라 자세히는 못 쓰지만 이런 작품의 특징이 권선징악이니 대충 감 잡지 않을까 싶군요. 자, 괜히 파티명에 '붉은'이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마냥 철저하게 밟아줍니다. FUNA 작가의 특징이 권선징악과 핵심 찌르기죠. 이것도 힘이 있으니까 가능한 일인데 마일은 사실 생각하고 내뱉거나 일을 저지르는 게 아닌 일단 저지르고 보자 해서 해결해버립니다.
운명의 여신은 항상 주인공 편인 게 이런 작품의 특징입니다. 가볍게 읽기엔 아주 좋아요. 그래서 긴박함을 찾을 수 없는 옥에 티가 있기도 하죠. 사실 수 틀리면 노림 받던 뭐든 간에 주인공이 힘으로 뚫어버리면 그만인 세계다 보니 긴박함하고는 거리가 있기도 합니다. 마일은 실제로 그렇게 하려 하고 있기도 하죠. 좌우지간 결국은 초보존에 고렙이 끼여 정체를 숨기고 돌아다닌달까요. 여기서 질 나쁘지 않은 게 뽐내지 않는다는 겁니다. 이거 하나는 마음에 들어요. 오히려 마일은 초보들을 가르치고 있으니 어떻게 보면 좋은(?) 고렙이기도 합니다. 근데 돌려 말하면 눈물 난다고 할 수 있어요. 친구가 그렇게 없나 하는...
맺으며, 작가가 중2병이 들어갈 수 있으니 각오하라는 후기를 본 거 같은데 진짜로 중2병이 곳곳에 보입니다. 스킬 명도 그렇고, 인간을 미사일로 쓰면서 갖다 붙인 이명(?)도 그렇고, 근데 이게 그렇게 오글거리지 않는다는 거군요. 여자를 겁탈하니 마니 같은 흉악한(?) 단어도 좀 보이긴 하지만 작품 전체적으로 코믹스럽다 보니 중2병도 잘 어울린다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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