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 이 세계가 게임이란 사실은 나만이 알고 있다. 코믹 1권 -스포주의-
원작은 라노벨 입니다. 이세계물이라고 하기엔 애매한 게임물(?) 입니다. 주인공이 처한 현실은 SAO나 로그 호라이즌과 비슷한 상황이랄까요. 게임 오타쿠 소마는 '고냥귀고냥' 게임에 빠져서 사촌 여동생 마키와의 약속을 잊어버리는 바람에 마키에게 저주받아서 게임 속으로 들어가 버리는데요. 여자의 한은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고 했던 가요. 사촌 여동생 마키는 오빠가 게임에만 열중하다가 자기와 약속을 이 잊어버린 것에 열받아 뭔가 신통방기한 물건으로 저주를 퍼붓고 그게 진짜로 실행이 되어 주인공 소마는 '고냥귀고냥'이라는 희한한 발음의 게임 속으로 직행하게 되는데요.
뭐랄까... 아슬하게 이세계물이 횡횡하며 인기를 끌때 거기에 편승해 물 들어 올 때 노 저어라 식으로 나오는 아류 물은 간신히 피했습니다만... 하는 짓(주인공이 작품 속에서 활약하는 것)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현실도피 후 현실을 직시하고 몬스터를 잡고 레벨업하고 돈을 벌어서 먹고 마시고 자고, 그러다 여자 플레이어 구해주면서 조금식 하렘을 만들어가고, 이미 게임을 해봤기에 어디 가면 뭐가 있는지 꿰뚫고 있어서 치트 남발... 게임의 정보를 바탕으로 해서 레벨 1에 고레벨 사냥터에 기웃 기웃... 대체 뭐당감 이 당혹스러움은...
여튼 위에서부터 슬슬 디스성 글을 쓰기 했지만 지금부터는 출판사에겐 악평이 될 수 있는 이야기를 써보고자 합니다. 이 작품을 읽고 있다보면 당혹스러움에 몸 둘 바를 모르게 되는데요. 게임을 빙자한 이세계물까지는 좋은데 내용은 아무리 좋게 평가하려고 해도 건덕지를 찾을 수가 없습니다. 원작인 라노벨도 이러는지 모르겠는데 이 작품은 게임 소개서 혹은 공략본인가요? 뭔 게임 설명에 대해서 거의 절반 가까이를 소모하냐고요. 그나마 별 영양가도 없는 산적 아가씨 퇴치가 신선했다면 얼마나 심각한지 아시려나요?
구구절절 뭔 설명이 이리도 많은지 역자 분에게 거의 라노벨급 번역을 요구할만한 분량에 치가 떨렸습니다. 결국 다 읽지도 못하고 페이지 막 넘겨 버렸군요. 차라리 몬스터와 싸워가며 하나식 알아가든지 했더라면 좋았을텐데... 그렇담 등장인물의 개성이나 호감도는 어떨까... 주인공인 소마는 현실에서 게임 오타쿠에 친구 하나 없는 대학생으로만 언급될 뿐 뭘 했는지 모릅니다.
동생에게 저주받아서 게임속으로 들어와 적응 해나가면서 자신의 존재를 인식을 키워 갔더라면 그나마 나았을 텐데 누가 게임 오타쿠가 아니랄가 봐 게임에 대해서만 주야장천 떠들 뿐이고요. 물론 이런 것들이 이 작품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되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느냐는 개연성을 위해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긴 합니다. 하지만 한도라는 게 있잖아요? 그만 떠들고 나가서 몹 잡고 레벨 업좀 하지?라는 느낌이 이어집니다.
주인공을 이지경으로 몰아넣은 사촌 동생 마키는... 공주병 입니다.
중반 이후에 돼서야 치트로 얻은 보물을 팔아서 장비를 마련하고 간신히 몬스터 잡으러 가는군요. 그러다 한자리에서 너무 오래 몹을 잡고 있다보면 게임 시스템 개입으로 몹 PK 일어난다는 이야기는 상당히 신선했습니다. 정확히는 게임 시스템이 게입한 게 아닌 게임 스토리를 바탕으로 해서 일어난 현실 이벤트였다는 것이군요.
이렇게 디스(?)하고 나서 할 말은 아니지만, 사실 주인공이 미적미적 만반의 준비를 하며 안전 노선을 탄 건 세이브가 되는지, 죽으면 어떻게 되는지 몰라서 그렇다는 개연성이 있기에 어느 정도 이해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이세계물에 소환된 주인공이 여차하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로 인해 몸을 사리게 되고 그렇다 보니 이야기 진척이 느릴 수밖에 없는 현실성이 띠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한 줄 요약: 이 작품의 주인공의 존재는 너무 옅다.
뭐, 이세계에 소환되어 대뜸 먼치킨이 되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죽지 않고 모험을 하며 하렘을 꾸리고 멋지게 살아가는 게 오히려 이상한 것이라고 꼬집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철저하게 준비라 쓰고 튜토리얼 필드를 열심히 돌아 댕기는 주인공이 뭔가 이건 좀 아닌 거 같은 장면이 다수 있어서 2권이 곧 발매된다고 하던데 글쎄요.의 기분이군요.
마지막으로 여기까지쓴 내용은 순수하게 필자의 주관적인 느낌 입니다. 코미컬라이즈는 원작인 라노벨을 스킵하거나 순화 내지는 내용이 압축되어 있다보니 분위기가 다소 다를 수 있어 느낌 또한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