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코믹) 리뷰&감상

[감상] 스즈키씨는 그저 조용하게 살고 싶다 1권(코믹) -스포주의-

현석장군 2016. 10. 5. 20:25

 

 

엄마의 매춘으로 근근이 살아가는 어느 모자 가정, 밤늦게 들어오는 엄마와 하루 종일 게임만 하는 아들, 1년 전 남편과 사별하고 필사적으로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엄마는 홀로 지내는 아들이 안쓰럽고 미안합니다. 아들은 그런 엄마를 이해하고 이탈하지 않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옆방 스즈키 씨는 조용히 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모자가 새벽마다 하하 호호 떠드는 바람에 잠을 설치기 일수고 그럴 때마다 주의를 주러 가는 게 연례 행사가 되어 있었습니다.


아들의 생일에 맞춰 뭘 해줄까 고민하는 엄마, 생일파티를 하던 어느 날 밤 찾아온 불청객으로 인해 모자 가정의 행복과 스즈키 씨의 조용한 삶은 깨어졌습니다. 다짜고짜 엄마를 살해한 괴한은 아들마저 살해하려 하지만 때마침 주의를 주기 위해 찾아온 스즈키 씨에 의해 역으로 살해당하고 아들 '진스케'는 스즈키 씨의 손에 이끌려 도망자의 신세가 되었습니다.


다음날 스즈키 씨가 역으로 살해한 괴한의 정체가 경찰이라는 것이 밝혀지고, 이제 도망자 신세가 된 스즈키 씨와 진스케는 어느 한가한 어촌에 정착하며 숨어 지내지만 경찰의 정보력을 얕보지 말라는 듯 이들을 노리는 검은 손길이 다가옵니다.


영화 '레옹'을 보신 분 계시는지요? 스즈키 씨와 진스케는 레옹과 마틸다의 관계와 비슷합니다. 레옹에서는 마약을 찾기 위해 가족을 습격하여 몰살하고 마침 상점에 갔다가 돌아온 마틸다를 레옹이 거두면서 쫓기게 되는 이야기는 이 작품에도 비슷하게 체용하고 있습니다. 2년 전, 5억 엔 강탈 사건에 연루된 진스케 가족은 괴한에 쫓기게 되고, 어찌 된 일인지 도움 받아야될 경찰의 표적이 되어 제거 대상이 되어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살아남은 진스케를 구한 스즈키 씨는 살인 청부업자라는 게 레옹과 공통점을 이루고 있습니다.


스즈키 씨는 그저 조용히 살고 싶었습니다. 가끔 들어오는 청부를 해결하고 근근이 살아가던 어느 날 옆집 살인 사건에 휘말려 일생 관계도 없을 꼬맹이 진스케를 댈꼬 다니며 그를 보호하고 그의 비위를 맞추느라 짜증 나 죽습니다. 진스케를 버리려고도 했습니다. 모른 채 하려고도 했지만 그때마다 나타나는 경찰 때문에 그러지 못하는 사이, 미묘한 감정이 꽃 피게 되고 그녀는 이런 마음에 혼란을 격습니다. 마치 가족이라는 따스함을 모르고 자랐다는 것마냥... 진스케와 타인이라는 선을 철저히 지키려 하지만 어느새 뒤치다꺼리를 하며 없는 요리 실력을 발휘해 요리도 만들어 주는 등 차츰 둘은 융화를 이뤄 갑니다.


사실 위와 같이 써놓으니 결국은 가족놀이냐고 할 수도 있습니다. 뭐, 이런 작품의 끝이 다 그렇듯, 이런류의 작품은 타인으로 시작해 가족으로 끝을 맺는 클리셰입니다. 이 작품도 그럴 가능성이 있습니다. 버리려 했지만 버리지 못하고, 자신을 공공연히 내치려는 스즈키 씨에 반항하지만 결국 떠나지 못하고 앙탈을 부리지만 그녀가 해준 밥을 먹고 그녀에게 기댑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진스케가 일으키는 행동은 발암스러워서 보기에 안쓰러웠습니다. 모자(母子) 형세로 어촌에서 생활하던 어느 날 이들을 뒤쫓는 경찰에게 결국 꼬리가 밟히게 되고, 스즈키 씨는 감기에 앓아눕습니다.


느와르를 표방하듯 청부업자 치곤 괜찮은 실력을 보여주는 스즈키 씨는 어딘가 구멍이 뚫려 있습니다. 어설픈 행적으로 꼬리가 잡히고, 아이에게 힘을 못 쓰는 유들한 성격은 결국 꼬리를 내놓은 우를 범합니다. 진스케는 마틸다가 그랬던 것처럼 레옹의 기분을 헤아리지 않은 행동 때문에 레옹을 난처하게 하듯 스즈키 씨를 난처하게 합니다. 하지만 가족을 잃은 슬픔을 안고 있는 진스케와 가족을 알아가는 스즈키 씨는 어느새 서로를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로 발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