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주의] 메탈기어 솔리드 -건즈 오브 페트리어트- 리뷰
표지가 리암 니슨을 느끼게 하는군요.
아닌 게 아니라 작중 주인공으로 나오는 '스네이크'도 그에 못지않은 활약을 펼쳐주는 것이 아이러니랄까요.
이 도서의 원작은 게임으로 1987년에 최초로 발매되어 근래까지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잠입 액션 게임'으로써 도서는 본 게임을 기초로 하고 있습니다. 나노머신으로 인체를 관리하는 미래지향적인 군사 세계관과 PMC(1)의 등장, 그리고 세계를 지키기 위해 자기 목숨을 마다하지 않는 남자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데요.
이 도서를 접하고,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서 방대한 양의 게임을 해봐야 될까 걱정이 앞서기도 하였지만 그럴 필요는 없었습니다. 물론 게임 씨리즈가 발매되면서 새로이 등장하는 인물들이 도서에도 언급이 되면서 이들의 상관관계 라던가 접점이라던가 이해관계에서 다소 어지러운 부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작가는 지리멸렬해질 수 있는 인간관계 부분을 용케도 자연스럽게 서술 해놔서 앞,뒤 페이지 두어 번만 왔다가 갔다 하면 대부분 이해가 되었군요.
본론으로 들어가서, 도서는 그동안 '스네이크'라는 코드명으로 전 세계 분쟁에서 활약을 해왔던 어느 중년 병사의 마지막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스네이크는 한때 에이전트로 맹활약했던 빅 보스(코드명) 세포를 이용하여 클론으로 태어난 그는 그동안 세계 분쟁 속을 뛰어다녔고 특수부대에 몸담아 여러 임무를 소화 해냈습니다. 그는 전쟁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지만 성격은 전쟁판을 뛰어다니면서도 전쟁을 싫어하는, 그래서 전쟁을 종식 시키기 위해 때론 정부 혹은 그 뒷배경으로 있는 [애국자들]과도 싸우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는데요
'건 오브 패트리어트'는 나노머신으로 일률적으로 관리받고 있는 군(軍)과 PMC를 장악하여 전쟁 경제라는 세계를 멋대로 움직이려는 스네이크와 마찬가지로 빅 보스 클론에 해당하는 '리퀴드'의 음모를 깨부수는 걸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요컨대 형제의 난, 그러나 스네이크는 이전에 어떤 임무에서 주입받은 바이러스(2) 때문에 급격한 노화가 진행되어 42세임에도 70세가 넘은 몸으로 작전에 투입되어 힘겨운 싸움을 치러가면서 보는 이로 하여금 안타깝게 합니다. 마치 마지막으로 불타 오로는 촛불처럼....
550페이지 동안 거의 이런 이야기로 점철되어 있습니다. 리퀴드의 뒤를 쫓아다니면서 그동안 살아왔던 주마등을 겪기도 하고 과거에 붙잡히기도 하고, 예전 동료들의 어깨를 빌려 간신히 리퀴드의 뒤를 밟아가면서 드러나는 진실은 여느 뒷배경이 있는 정치물을 보는 듯하여 좀 씁쓸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스네이크는 소중한 동료를 잃어가며 악전고투 끝에 해답에 다다르지만...
필자는 게임은 해보지 않아 잘 몰랐는데 줏어들은 이야기로 이 작품은 전쟁이나 전투를 위주로 하는 이야기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들여다보니 인간적인 이야기가 수두룩하게 들어가 있었는데요. 이야기적으로는 이 도서가 종착지인지 스네이크가 그동안 만나왔던 사람들과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살아오면서 지은 죄를 참회하는 주변 사람들, 대의를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해가는 사람들... 사랑하는 남자를 위해 뼈아픈 이별을 해야만 했던 연인... 자신을 불륜으로 태어나게 한 아버지를 용서하지 못 했던 딸, 그러나 덧없는 인생이라는 것처럼 사람들은 용서를 해가며 융화를 선택해 가는게 상당히 흥미롭게 다가 옵니다.
그런데 이런 인간미 넘치는 이야기는 좋지만 작품의 본질을 좀 해치고 있군요. 나노머신으로 지배받고 있는 군과 PMC를 해방하여 자기 뜻대로 하겠다는 리퀴드의 사상이 흐지부지되어 갑니다. 그동안 스네이크는 무엇을 위해 피를 흘렸는가, 리퀴드에 의해 세계의 위기가 찾아오지만 그것보단 스네이크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나 하죠.라는 듯한 진행과 잊을만하면 나오는 어떤 사람이 살아오기까지의 이야기를 구태여 집어넣어 이야기의 맥을 끊어 버린다던지, 물론 감정이입을 위해선 필요한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어떤 사람의 내면을 표현하면서 두어 페이지를 할애하면서까지 장황하게 설명하여 억지스러운 감정이입을 유도하는 듯한 게 많아서 읽는 내내 여간 성가신 게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내용이 일직선으로만 흘러가서 550페이지라는 적지 않은 분량임에도 탈선하지 않기도 합니다. 그러나 기승전결을 바라는 요즘 독자들이 읽기엔 내용이 상당히 늘어집니다. 필자는 상당히 고생 하였습니다. 이야기가 왜 그리 멀리 돌아가는 것일까, 물론 주인공 스네이크는 늙어버린 몸인지라 쉽게 움직일 수 없다고 수차례 언급이 되면서 쉬어가는 타이밍을 잡았다는 건 이해가 되었지만 한 400페이지로 줄여도 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였군요.
마지막으로 밀리터리에 관심이 있어서 이 도서를 신청했지만 그에 관련된 이야기는 거의 나오지 않았습니다. 등장한 건 고작 총 몇 자루뿐이었고 나노머신에 지배받는 근 미래적인 환경과 근 미래지향적인 로봇이 조금 나왔을 뿐이군요. 인간미 넘치는 따스한 이야기를 원하시면 더없이 좋은 작품이지만 그 외는 이렇다 할 이야기가 없었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가독성이랄지 초반엔 1인칭 주체가 명확하지 않아 이또한 고생 하였군요.
리뷰는 네이버 라노벨 카페 NTN과 출판사 노블엔진에서 주관한 리뷰 이벤트 일환으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책을 제공해주신 라노벨 카페 NTN과 노블엔진에 감사를 드립니다.
- 1, 민간 군사 기업
- 2, 게임에선 노쇠한 빅 보스의 세포를 이용하다보니 덩달아 스네이크도 노쇠하게 되었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만..
소설에서는 나오미라는 박사가 주입한 바이러스가 원인이라고 기술하고 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