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코믹) 리뷰&감상

[스포주의] 시도니아의 기사 7권 감상

현석장군 2017. 2. 24. 20:06

 

6개월 만에 접하다 보니 앞의 내용을 다 까먹어 버렸군요. 그렇지 않아도 세밀한 설정 때문에 머리 아파 죽겠는데 말입니다. 여튼 이번 7권은 6권에서 렘 항성계로 떠났던 이민선을 잠식하여 시도니아를 내습해오는 가우나전 최종전이자 소형 슈가후센 오카리나전을 다루고 있는데요. 5권부터 치열한 전투는 7권에 들어서서도 그칠 줄 모릅니다. 드넓은 우주에서 어떻게 인간의 냄새를 포착했는지 마치 자석에라도 이끌리듯(1) 인간을 습격하는 가우나에 맞서 처절한 전투를 벌여가는 시도니아에 새로운 병기가 출현합니다.


바로 '츠무기'인데요. 애니메이션에서 남사스러운 촉수로 보는이로 하여금 얼굴을 붉히게 만들었던 그 츠무기가 대뷔전을 치릅니다. 츠무기는 인간과 가우나의 융합개체로서 100년전 오치아이가 궁극적인 병기로 만들어 내려다 시도니아를 괴멸로 몰아 넣을뻔하며 광란의 질주 끝에 겨우 저지 당한 후 한을 품고 100년이나 기다려 쿠나토의 몸을 차지해서 만들어냈는데요. 츠무기는 가우나화한 호시지로의 자궁을 빌려 쿠나토(오치아이) 자신의 DNA(정자)를 이용하여 탄생한 엽기적이고 시리어스한 개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여러 가지 복선이 상당히 깔려 있던 게 7권에서 결실을 맺었다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군요. 쿠나토를 잠식한 오치아이와 오치아이의 클론에게서 뽑아낸 데이터를 손에 거머진 코바야시 함장, 그리고 당연하다는 듯이 나타난 츠무기로인해 쿠나토(오치아이) 코바야시 함장간 모종의 거래가 있지 않나 하는 뉘앙스가 곳곳에서 감지되기도 하였는데요. 느낌적으로는 호전적인 코바야시와 쿠나토(오치아이) 이해가 일치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이해란 가우나 멸절, 아닌 게 아니라 100년 이래 가우나와 만나지 못했던 것이 근래에 들어 마치 짠 것처럼 폭증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거에 관련해서 이전에 본편에서 언급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답은 아직...


그러나 100년전 일을 기억하고 있는 크루들의 반발로 츠무기의 입장이 난처해졌습니다. 애니메이션을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애가 좀 못생겨도 상당히 천연 기질입니다. 자신에게 쏟아지는 악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조리 있게 자신의 가치를 설명하지만, 1당 100을 하는 결전병기이고 말투로 보면 순둥이가 따로 없다 해도 바퀴벌레처럼 본능적인 혐오감은 어쩔 수 없었겠죠. 하지만 딱히 혐오감이라기보다 겁이 났다고 해야 하는 게 옳겠지만요.


하지만 쿠나토(오치아이) 코바야시 함장은 개의치 않는 게 꼭 정치판을 보는 거 같았습니다. 크루들의 성화에 겉으론 예의 바른 척해도 속은 내 알/바 아니었겠죠. 거기다 평화를 외치며 시도니아에 나가길 원하는 크루들에게 가우나가 접근하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렘 행성계로 보낸 게 코바야시 함장이니...


어쨌거나 이민선을 격파했나 했더니 또다시 내습하는 시도니아 만큼이나 커다란 오카리나(가우나 덩어리)를 맞이하여 시도니아는 최대의 위기를 맞이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마치 자신의 존재를 어필하려는 듯 목숨을 마다하지 않는 츠무기의 활약, 그리고 은근히 타니카제를 의식하는 모습에서 호시지로의 그림자가 느껴지기도 합니다. 남들은 다 나가 죽어!를 외처도 타니카제 만큼은 여자애라며 하나의 인격체로 대우해주는 그에게서 호시지로는 완전히 잊혀진 존재가 되어 버렸습니다.


좀더 강한 힘을 손에 넣어 온 우주에 있는 가우나를 때려죽이겠다는 쿠나토(오치아이) 코바야시 함장, 베니스즈메를 통해서 가우나와 대화를 통한 서로간 이해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타니카제... 츠무기를 바라보며 서로 상반된 시선이 교차하는 가운데 그동안 움직이지 않았던 대형 슈가후센 시도니아에 접근하고 코바야시 함장은 반란을 일으키면서 사태는 혼돈 속으로 빠져듭니다. 이야기가 상당히 재미있어지는군요.  


 

  1. 1, 대 가우나전에 필수적인 카비자시에 이끌려 온다는 설정은 있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