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주의] 시도니아의 기사 9권 감상
행성 나인에 추락한 이자나를 구출하기 위해 나가테와 츠무기가 출격하였습니다. 이자나는 쫓아오는 가우나를 피해 필사적인 도주극을 펼치며 어떻게든 몸을 숨기는데 성공하고 시간에 맞춰 나가테와 츠무기가 도착하였습니다. 그러나 또다시 베니스즈메가 이들의 앞을 막아서면서 사태는 녹록지 않게 흘러갑니다. 이번 9권 표지 인물은 베니스즈메가 되었군요. 이전까지는 어딘가 모를 인간적인 면을 보였다면 이젠 냉혈 같은 모습이 되어 버려서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이전까지는 모리토와 유사한 모습이었던 베니스즈메는 새롭게 모습을 단장하면서 그야말로 SF적인 로봇 형상에 공포심을 자아냅니다. 이자나 구출과 베니스즈메 격퇴, 격렬한 공방전이 예상되었으나 혼자서 몇십 기나 되는 모리토를 박살 내버리는 베니스즈메를 맞아 츠무기는 압도적인 스펙으로 밀어붙여 베니스즈메를 궁지에 몰아 넣는 파란을 불러오고, 나가테는 무사히 이자나를 구출합니다. 그리고 베니스즈메 격퇴 전어 참가했던 나가테의 콕핏에 호시지로 에나가 침입 하는데...
이 부분은 2기 에니메이션 최종회에 해당되는 에피소드이기도 합니다. 좀 많이 안타까웠던 부분인데요. 마치 막연하게 기억 속에 남아 있는 나가테가 보고 싶어 호시지로의 모습으로 콕핏에 침입했으나 베니스즈메 본체가 파괴되면서 호시지로 모습 그대로 실신, 이후 쿠나토에게 넘겨져 츠무기 동생 제작에 이용되는 또다시 비운을 맞아 버립니다.
보통 이런 부분에서 주인공은 아무리 적이 되었다곤 해도 한때 인간이었던 여자애를 실험 같은데 쓰인다는 것에 거부감을 표시할 만도 할 텐데 나가테는 일절 그런 반응이 없다는 것이군요. 냉혈한으로 비춰질 수 있으나 한편으로는 현실적이고 발암적이지 않아서 좋긴 합니다. 첫 번째 호시지로 에나를 떠나보내고 마음속에서 호시지로를 정리한 듯한데 이들 관계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듯하군요.
사실 베니스즈메는 호시지로의 정보를 이용해서 겉모습을 카피했는지라 이후 또 다른 베니스즈메가 나올 가능성은 있습니다. 이미 앞 전에도 등장하여 츠무기 생산에 이용되었기도 하고요. 그러고 보면 이렇게 심한 취급받는 히로인도 없을 듯하군요. 좋아하는 남자 애한테 제대로 다가가지도 못하고 비명횡사한 것도 억울한데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애를 둘이나 낳아야 되었으니 말입니다. 언제가 되어야 보답을 받을까요.
이런 나가테와 호시지로의 과거와 현재의 만남에 신경 쓰였던 츠무기는 호시지로로 변형 해서 대시하는 웃지 못할 촌극이 벌어지는등 행성 나인에서의 작전이 끝나고 잠시나마 조그만 일상이 흘러갑니다. 그리고 중성에서 여체로 바뀌어 가는 이자나, 애니메이션에서도 표현되어 있지만 조종복이 여체로 변한 이자나를 거부하는 장면이 압권이죠. 호시지로가 죽어서 심한 취급을 받고 있는 히로인이라면 이자나는 살아 있는 상태에서 심한 취급을 받는 히로인격이랄까요. 나가테에게 대시하고 싶지만 언제나 방해받기만 하고요. 하지만 이런 히로인들의 고충은 하나도 모른 채 오늘도 나가테는 먹는 것만 찾습니다.
이번 9권은 전투씬이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그래서 나가테와 이자나+츠무기의 알콩달콩한 이야기는 많이 들어가 있지 않군요. 하지만 넓게 보면 나가테의 도움을 받아 살아난 이자나가 은근히 그에게 대시를 하고 싶어 하지만 상황 때문에 그러지 못하는 것을 풍자하고 있기도 합니다. 연애에 있어서 완전 백지나 다름없는 나가테와 소심한 이자나, 그리고 눈치 없는 츠무기와 숟가락 얹으려고 기웃 거리는 유하타가 어우러져 흘러가는 시간이 굉장히 흥미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