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주의] 종언의 나이트메어 2권 리뷰
표지가 말이죠. 정말 잘 나왔습니다. 얀데레 '나연희'의 광기를 잘 표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태범(주인공), 석도, 가연, 미하, 나호는 슬리핑 나이츠 지하 실험실에서 눈을 떠 지상으로 나온 지 1주일이 지났습니다. 그리고 이들을 나이트메어라 착각하고 습격했던 베나토르 퓨라는 이들을 감시역을 자처하며 일시적인 휴전에 합의하곤 주인공 일행을 '꼬드겨' 로스트 타운으로 진로를 정합니다.
시대 배경과 등장인물을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2100년 슬리핑 바이러스로 인류 대부분은 나이트메어라는 괴물이 되어 버림, 이 괴물은 아직 멀쩡한 인간들을 덮침, 살아남은 인류는 달로 이주(약 1만 명) 하여 리빙 콤플렉스를 결성, 베나토르라는 대 나이트 메어 병기를 개발 지구로 강하 시킴, 다시 2100년 슬리핑 나이츠라는 단체에서 학생들을 선발하여 대 나이트 메어 병기를 개발, 2120년 5명의 학생들(주인공 일행)이 깨어남, 그리고 지구로 강하 한 베나토르 퓨라와 조우, 서로 오해하며 싸워 댐, 그리고 지금....
여차저차 나이트메어와 싸우며 주인공 일행은 로스트 타운으로 향하던 중 살아남은 레지스탕스를 만나게 되는데요. 하지만 세계가 붕괴되고 20년이나 지난 시점에서 멀쩡한 주인공 일행이 떠억 나타나니 당연히 좋은 일이 일어날 리가 없습니다. 나이트메어가 아니냐며 확인한답시고 생식기를 보자는 둥 기겁할 일이 벌어지고요. 그럼에도 꺼지지 않는 의심은 병이 되어 퉷퉤 거리는 레지스탕스 패거리 안에서 주인공 일행은 이들이 이때까지 살아 올 수 있었던 이유를 알게 되면서 경악을 하게 되는데요. 이들은 살아 남기 위해 인간의 존엄을 희생하면서까지 생명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생식기 유무를 확인하자는 레지스탕스를 바라보며 인간의 나약함(1)을 꼬집는 퓨라와 그렇지 않다는 가연의 설전, 그리고 퓨라가 살아왔던 지옥을 새삼 깨우쳐주며 바늘로 콕콕 찌르는 가연과 그런 가연의 말에서 자신의 과거를 떠올린 듯한 퓨라의 모습에서 안타까움이 몰려왔습니다. 여담으로 가연은 상대방에게 믿음을 주려면 이쯤(알 몸)은 해야 되지 않나 하는 것은 좀 위험한 발상이 아닌가 했습니다. 이건 현실을 빗대서 하는 말이지만 만약 생식기를 보여라가 아니라 동침하라고 했으면 어쩔뻔했을까 하는 것이죠.
퓨라와 가연의 설전은 이색적이고 신선했습니다. 일본 라이트 노벨에서도 잘 찾아 볼 수 없는 것이죠. 붕괴된 세계에서 만난 인간을 믿고 인간의 존엄을 버리면서까지 인간과 지내고 싶은 가연과 인간의 존엄을 요구할 만큼 나약해진 인간과 지낼 가치가 있느냐의 차이, 결국은 서로 이해 부족에서 오는 가치관의 차이일 수도 있습니다. 붕괴된 세계 이전 세대와 이후 세대가 느끼는 인간의 가치의 차이는 명확하다고 할 수 있죠. 솔직히 다른 건 생각 안 나도 이 부분은 머리에서 떠나질 않습니다.
주인공 일행은 슬리핑 나이츠에서 20년 동안 잠든 상태로 어떤 실험을 받고 대 나이트 메어 병기를 꺼낼 수 있는 체질이 되었습니다. 이것은 악몽을 이용한 무기 구현화라고 할 수 있는데요. 주인공 일행은 악몽을 이용하여 무기를 생성해 나이트메어와 싸워 갑니다. 일반인은 악몽을 이기지 못하고 나이트메어라는 괴물이 되어 버리고요.
이번에 주인공 태범이 가진 악몽에 대한 복선이 상당히 투하되었습니다. 솔직히 태범은 별 비중이 없습니다. 마치 재와 환상의 그림갈의 주인공 하루히로 처럼 있으면 있고 없으면 없는 그런 반 공기 취급인데요. 아마 복선이 투하되면서 이후 많은 활약을 하지 않을까 기대 중입니다. 사실 어그로 캐릭인 석도가 인상이 많이 남아서 주인공은 석도가 아닐까 하는 착각을 하기도 했군요. 그리고 태범의 악몽이 태범의 몸을 빌려 현실에 현현해서 하는 짓거리를 보고 있느니 차리라 얘로 주인공으로 했으면 했군요.
다음 에피소드는 대망의 표지 모델인 나연희 입니다. 그녀는 이 단어로 충분합니다. '극렬 얀데레의 표본' 옛날 반에서 아싸 비슷한 자신에게 말 걸어준 것이 그렇게도 기뻤나 봅니다. 슬리핑 나이츠 실험실에 발탁되어 그녀도 잠들었으나 깨어날 때 주인공 일행 5명 이외엔 살 수 없는 환경이었음에도 무슨 생명력인지 연희도 살아남아 주인공 일행을 쫓아왔습니다. 아싸와 얀데레의 포지션이 다 그렇듯 최강의 힘을 가지고 나이트메어보다 더 무서운 존재가 되어 주인공 일행, 특히 태범을 내습하는 모습은 공포 그 자체입니다.
얀데레물은 언제 봐도 소름이 돋습니다. 작가가 이 부분도 정말 표현을 잘 했더군요. 주변을 돌아보지 않은 채 오로지 태범을 쫓아 미래일기의 유노보다 더한 귀기 서린 모습은 짜릿하기까지 했군요.(저 변태 아닙니다.) 한가지 바람이 있다면 연희가 끝까지 변치 않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합니다. 여타 작품에서 처음 만남은 어색해도 우린 친구가 될 수 있어. 같은 결말은 보고 싶지 않군요.
이 작품은 캐릭터 개개인의 개성을 잘 살렸습니다. 보통 여럿이 나오면 몇몇 공기화 내지는 바로 리타이어 하는 반면에 이 작품은 각각 주관이 뚜렷한 게 특징인데요. 적절한 개그 캐릭터, 어그로 캐릭터, 존댓말 캐릭터, 독서 캐릭터, 거미녀, 괴력녀에 나약한 캐릭터까지 +@로 얀데레는 보는 재미를 선사합니다. 그리고 퓨라와 가연의 가치관 차이로 대립하는 것은 신선했습니다.
맺으며, 여러가지 복선을 언급하고 싶지만 글이 길어지니 생략토록 하고요. 이번 2권은 꽤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아직 국산 라노벨엔 익숙지 않아 가끔 한국식 이름에 적응이 안 되서 움찔하기도 하지만, 사실 몰입하다가도 현실로 돼 돌아오기도 했군요. 그렇다고 나쁘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주인공의 공기화와 어리숙한 면, 그리고 결단을 잘 내리지 못하는 부분은 개선해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차라리 주인공의 무기인 악몽을 주인공으로 했으면 좋겠군요. 어리광을 들어주지 않는 시크함과 던만추에 나오는 신(神) 헤르메스 같은 광기가 굉장히 흥미로웠습니다.
본 리뷰는 네이버 라노벨 카페 NTN과 출판사 V노벨이 주관한 리뷰 이벤트 일환으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책을 제공해주신 라노벨 카페 NTN과 V노벨에 감사를 드립니다.
- 1, 나약하지 않다면 굳이 인간의 정신적인 마지노선을 보여 달라고 하진 않겠죠.
이거까지 확인해서 살아 가다니 니놈들 인간 맞나? 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