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주의] 마오유우 마왕용사 만화 10권 감상 -미래로-
쿠릴타이에서 창마족이 쏜 독화살에 맞아 사경을 헤맸던 마왕은 겨우 목숨을 건졌습니다. 마족 화합을 도모하는 자리에서 결국 온화한 마왕이라는 꼬리표 때문에 새로운 싸움의 불씨만 당긴 채 지상으로 돌아온 마왕과 용사, 맞이해주는 메이드 자매, 찰나의 평온한 시간이 흘러갑니다. 그리고 어느새 정말 이들이 지내왔던 시간이 거짓말이라는 것마냥 세월은 저만치 흘러가 있었습니다. 지난 시간을 곱씹으며 처음으로 인간의 마을로 와 가르침을 전해주었던 세 자제들은 이제는 저마다 세계 통합을 위해 길을 걷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메이드 언니는 모두가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자신은 정체되어 있는 것에 초조해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농노에게 일어설 것을 설파하고 세 자제들에게 가르침을 설파하는데 일조하였던 메이드 언니는 자신도 길을 떠나기로 합니다. 누군가에게 책임을 지게 하였음에도 자신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죄라며... 이로써 메이드 언니가 홍의 학사의 이름을 물려받아 세계적인 인물로 성장하는 그 첫걸음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이들의 사정은 내 알/바 아니라며 세계는 격변하기 시작합니다. 마왕과 용사의 노력으로 변화를 도모하는 마족과 평화를 바라는 인간과의 화합은 순조롭게 흘러가지만 마족에서는 현 마왕을 무시하고 새로운 마왕이라 칭하는 창마족에 의해, 인간 쪽에서는 중앙에서 전쟁의 기운이 퍼지기 시작합니다. 그 사이에 끼여 있는 겨울 왕국과 마왕, 그리고 용사, 찰나의 평온했던 시간은 끝을 고하고 결국 창마족에 의해 전쟁의 방아쇠가 당겨지고야 맙니다.
이번 10권은 아련함이 묻어 있습니다. 메이드 언니가 자신의 날개를 펼치기 위해 길을 떠나는 장면은 먹먹하기 그지없었습니다. 메이드 언니가 자신의 날개로 날아오르려는 것을 막지 않고 보내주는 마왕, 독화살에 당한 마왕을 극진히 보살펴 주었던 여기사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는 용사에게서 훈훈함이 배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사의 마음은 용사에게 닿지는 않겠죠. 그래서 그 마음을 감추려는 듯 여기사의 오버스러운 행동은 보는 이로 하여금 씁쓸하게 합니다.
화룡 공주가 용사에게 있어서 소중한 사람을 알게 되어 그와의 관계를 청산하는 장면은 미래로 향하는 그녀의 굳은 의지가 엿 보였습니다. 사실 이 부분이 많이 안타까웠군요. 차였음을 확실히 알고 있고 질척거리지 않고 미련 없이 떠나는 화룡 공주에게서 그녀의 마음가짐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는 부분이었기도 합니다. 하지만 세상은 넓고 남자도 많다는 것처럼 냉큼 상인 청년에게 가는 건 좀... 아니 이전부터 그의 곁에 머물긴 했지만요.
여튼 마족과 인간의 새로운 가능성이 시작되는 것과 동시에 전쟁의 소용돌이가 시작되는 등 구성이 상당히 치밀 합니다. 길을 개척하여 물자를 운반하고 수로를 만들고 땅을 윤택하게 하여 보다 나은 삶을 추구하는, 그리고 그것을 시기하는 것처럼 모든 것을 깨부수려는 존재와 그 틈새에서 자신의 가능성과 역할을 인지하고 미래를 향해 길을 떠나는 사람까지, 만화가 이렇게 찰져도 되나 싶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