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주의] 방패용사 성공담 2권 리뷰 -전부 바보만 들어 앉았나-
고자 주인공 때문에 고통받는 히로인
망할 인간이 가슴골을 보여주며 어때요? 하는데 뭐가? 이럽니다. 주인공 나오후미는 이세계로 넘어와 여자(왕녀) 잘못 만나 전국 방방곡곡에 강간범이라는 소문이 퍼져버려 일상생활이 말이 아닙니다. 사실 이건 그의 사람 보는 안목이 없었다고 해야겠죠. 대가를 바라지 않는 호의를 조심하지 않았다가 당했으니 누굴 탓하겠습니까. 물론 사기 친 여자도 잘못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세계선 권력이 장땡인 관계로 왕녀를 거스를 사람 따윈 왕 빼곤 없죠. 왕녀인 그녀가 저 인간이 강간범이라는데 맞다고 해야죠 뭐 별 수 있나요.
그래서 그럴까요. 아주 여자 불신에 빠져 버렸죠. 나프타리아도 지가 노예로 사놓고 처음부터 그녈 믿지 않는 생활 끝에 그만 현실도피성으로 이건(나프타리아) 딸이다라고 각인해버렸습니다. 그러니 그녀의 체형이 16~7살이 되어도 여자로 보일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이것 때문에 나프타리아는 여자로서 히로인으로써 어쩌면 주인공보다 더 굴욕적인 일을 당하는데요. 나프타리아 쟁탈전 이후 다시 나오후미를 선택한 그녀에게 노예계약을 다시 걸던중 그녀가 가슴골을 보여주며 어때요? 했는데 뭐가? 이러니 뭐가 되겠습니까?
그녀딴에는 그의 마음에 들기 위한 회심의 일격이었는데... 황망하죠. 의자를 갖다 주면 100% 하얗게 불태웠어 완성입니다. 거기다 새로운 히로인 등장 하는데요. 등에 천사 날개를 장착한 필로가 되겠습니다. 노예상에서 바가지 쓰고 구입한 마물의 알을 부화 시키니까 글쎄 로리 미소녀가 나오지 뭡니까. 여기서 그(나오후미)에게 걸리면 뭐가 되었든 로리 미소녀 탄생으로 이어진다는 복선이 투하되었지만 아무래도 좋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나프타리아에게 연적이 등장했다는 것이죠. 여담으로 얼마나 먹어 대는지 정신을 못차릴 지경입니다.
다시 용기 내어 한 발 더 내디뎌 봤습니다.
나머지 용사 3마리(창,칼,활)가 싼 똥을 치우느라 피똥 싸는 나오후미, 식충이가 둘이나 생기다 보니 식비가 장난 아닙니다. 돈 벌기 위해 행상과 약사를 시작했군요. 나프타리아를 바지사장으로 내세우고(나오후미는 강간범이라는 소문 때문에 나서지 못함) 전국을 떠돌기 시작하는데요. 그런데 그가 곳마다 머저리 3용사들이 싸놓은 똥 때문에 주민들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그 뒤치다꺼리를 하면서 돈도 뜯어내고 겸사겸사 아픈 사람들 치료해주다 보니 어느새 신조(神鳥,필로)가 끄는 마차의 성인(聖人,나오후미)이 되어 있었군요.
근데 웃기지 않나요. 바지사장은 나프타리아인데 모든 칭찬은 나오후미가 듣고 있으니까요. 뭐, 그녀 입장에서는 주인이 칭찬받으면 노예인 자신의 칭찬이기도 하니까 크게 상관은 없겠죠. 그래서 용기 내어 말을 건네 봅니다. "오늘 밤 저랑 같이 잘래요?" 여기서 남자라면 마음속에서라도 우오오!! 왔다!라고 해야 되는 게 정상이잖아요. 나프타리아 입장에서는 그를 놀리려거나 떠보려는 게 아닌 진심으로 좋아하는 사람이라서 말을 건넨 겁니다. 그런데 이 망할 고자시키가 한다는 말이 딸로서 좋아한다!며 그녀를 차버립니다.
그래도 내 마음은 일편단심
필로가 좀비 드래곤에게 먹혀버렸습니다. 먹보이긴 해도 나를 좋아해 준 몇 안 되는 사람(?)이었는데, 그 충격으로 맛이 가버린 나오후미는 흑화(커스화)를 하는데요. 어딘가 멀리 가버릴 거 같은 그의 모습에 그만 자신이 다친다는 생각도 안 하고 그에게 달라붙어 제정신으로 돌아오게 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던 나프타리아는 그의 오라(마법 현상)에 중상을 입어 버립니다. 이놈 이젠 팀킬까지 시전하는군요. 처음부터 마음에 안 들었어요. 머저리 3용사들에 의해 맨날 피똥 싸는 일상을 보내면서도 속으로만 dpg시키 망할 시키라고 떠들기만 하고 말로 표현 못하는 찌질한 주인공 같으니...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인간에 의해 노예로 끌려와 소아 성애자에게 죽도록 고생하고 병까지 얻어서 죽어가던 자신을 돌봐주고 있을 곳을 마련해준 그에게서 서투른 온정을 느낀 것이죠. 사실 나노후미가 제대로 된 인간이었다면 처음부터 단추를 잘 끼웠겠지요. 꼭 이런 일에 누군가가 희생을 해야 정신을 차리는 주인공 타입이랄까요. 이번 일(팀킬 사건)로 나오후미는 자신에게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달아 갑니다. 단순히 칼(소드)로써 그녀의 존재를 인정했던 지난날을 뒤로하고 지금부턴 동료로써 그녀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로 합니다.
3용사가 싼 똥을 치우며 주인공이 얻어 가는 것
그것은 신용인데요. 전국 방방곡곡에 강간범이라는 오명이 퍼지면서 그의 신용은 땅에 떨어진 정도가 아니죠. 그래서 지신이 방패 용사라는 걸 숨기고 나프타리아를 바지사장으로 내세워 생활비를 벌어야 될 지경입니다. 하지만 3용사가 저지른 재해들을 해결해주고 아픈 사람들을 치료해준 뒤 자신의 정체를 까발리면서 신용을 조금식 회복해 나간다는 것이군요. 문제는 보기에 따라 거의 반강제적으로 신용 되찾기라고 할 수 있죠. 죽기 싫으면 내가 파는 약 사지? 그래도 뭐 아픈 사람을 나 몰라라 하지 않고 도와주고 있으니 미워할 수도 없는 게 묘하기도 합니다.
맺으며, 이번 2권은 아주 정석적인 이세계물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남들도 다 하는 스킬 입수나 뭔가를 만들어 가며 새로운 발견 같은 거 주야장천 나열만 해대는군요. 하지만 뭐라 할 수 없는 게 이 작품의 발행 연도를 보면 이세계물붐 초창기 작품이라는 것이죠. 그 당시엔 신선했을 수도 있다는 소리, 여튼 필로를 만나서 로리 미소녀로 태어나게 하는 건 사실 좀 많이 지루합니다. 거기다 행상을 하며 알고 싶지 않은 약 조합이나 방패 해방 같은 것도 절찬 나열 해대서 이번 2권 읽는데 시간 꽤나 잡아먹었군요.
그리고 머저리 3용사 등장때만 흥미진진하고 그 외엔 딱히 이렇다 할 이야기도 없습니다. 그냥 여행하며 마을에 들려 3용사가 싼 똥을 치우고 돈 벌고, 히로인들과 노닥 거리고, 흑화 덕분에 자신에게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이제야 깨닫고 뭐 그런... 뭐, 그래도 쬐금식이지만 방어 위주였던 지난 나날을 뒤로하고 공격 방법을 조금식 터득해가면서 성장하려는 모습도 보이긴 합니다. 제자리에 있는 것보다 조금식이라도 앞으로 나아가는 것은 좋은 것이죠. 하지만 지리멸렬하다는 게 흠, 알고 싶지 않은 것도 절찬 나열 중, 하지만 일러스트가 예뻐서 용서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