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주의] 마을사람입니다만, 문제라도? 3권 리뷰 -고렙이 초보존에서 깽판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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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리뷰라기보다 이 작품의 문제점을 집고 넘어가고자 합니다. 물론 서점 포인트 때문에 3권의 평가도 어느 정도 쓸 거고요. 이 작품은 사실 크게 요약하면 치트를 얻은 주인공이 이세계에서 깽판 친다 그 이상은 아닙니다. 거기에 주변 사람들과의 소통과 인연을 스파이스로 가미하고 있죠. 문제는 작가가 이걸 얼마나 잘 버무리느냐에 따라 작품의 질이 달라진다고 할 수 있죠. 그런 면에서 보면 이 작품은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느냐. 필자는 아니라고 봅니다. 그 이유를 지금부터 언급해보자 하는데요. 물론 지금 쓰는 건 어디까지나 필자의 주관일 뿐임을 밝혀둡니다.
https://bookmeter.com/books/11171648 (일어 사이트)에 보면 좋은 평가보다 나쁜 평가가 많아요. 그래서 뭐가 문제인지 나름대로 간추려보니 최대의 문제로 주인공의 성격을 들 수가 있어요. 소꿉친구 코델리아가 1천의 고블린 군세를 맞이하여 싸우며 용사로 각성하게 되는데 흉터가 생긴다는 이유로 주인공은 거기에 개입을 해요. 그래서 역사에 어긋남이 발생하고 맙니다. 강대한 용사로 거듭나야 할 소꿉친구 코델리아의 능력을 쪼렙으로 만들고만 것이죠. 주인공은 자신의 실수를 통감하고 이후 갚으려는 노력을 해요. 여기까지는 좋은데 문제는 과보호가 시작된다는 것입니다. 사람은 노력과 힘든 수행을 거쳐 성장을 해가죠.
가만히 내버려 뒀으면 알아서 강해질 텐데 괜히 개입해서 더 고생을 시켜요. 그 첫 번째로 그녀가 버서커가 되는 과정이고, 두 번째가 성검을 얻기 위해 들린 던전에서의 개입이 되겠습니다. 꽃길만 걸으라는 듯 장애물을 다 제거해버리죠. 그로 인해 이번 3권에서의 코델리아는 오거 군세를 맞이하여 분전을 하나 마지막 최종 보스를 만나 고전이랄 것도 없이 순식간에 함락당하고 말아요. 물론 주인공의 개입 없이 커왔다고 해도 이길지 어떨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류토는 돌이켜보면 누군가를 지켜 주려는 착한 마음의 소유자라 할 수 있어요. 소아온의 키리토처럼 인연이 있는 사람은 다 지키려는 모습을 보이죠.
그런데 그냥 키리토가 아니라 '다크'가 붙는다면 어떨까요. 2권 릴리스 에피소드에서도 드러났는데 타인의 감정에 무감각하달까요. 거기에 자신의 기준으로 타인을 논하는 기질도 있어요. 그 예로 이번 코델리아의 핀치 때 그 성격이 잘 드러난 게 3권 181페이라 할 수 있어요. 류토는 오거 군세를 맞이해서 절체절명의 순간에 놓인 코델리아를 도우러 간다는 릴리스를 이해 못하는 시선을 보내죠. 그녀(코델리아) 라면 순삭 시킬 수 있을텐데?라면서요. 릴리스가 누차 그럴 상황이 아님을 어필하고 있음에도 주인공은 이해하려 하질 않아요. 좋게 말하면 그녀를 믿는다이고, 나쁘게 말하면 자신이 강하니 타인도 강할 것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어요. 하지만 이어진 릴리스의 말에서 후자의 느낌이 강하게 나타나죠.
그리고 이번 세 번째 히로인 사에구사를 일으키는 과정도 그래요. 한마디로 싸우기 싫으면 찌그러져 있어라고 독설을 날려대요. 그녀(사에구사)는 동방의 나라에서 머나먼 서쪽의 나라까지 찾아와 성장하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 그 이면엔 마을이 마수 오거 무리에게 멸족당한 이력을 가지고 있는데요. 거기에 다른 일족에게선 최강의 무녀이면서 마법도 못 쓴다는 반푼이라는 최악의 놀림감으로 전락했다는 아픔을 안고 있기도 하고요. 그녀는 신(神) 내림받을 수 있는 몸으로 신을 몸에 깃들여 싸우는 타입이래요. 그런데 트라우마를 안고부터는 그럴 상황이 아니게 되었죠.
거기에 저주까지 받아 몸이 썩어들어가는 병을 안고 있기도 하고요(병은 해결되지만 저주를 건 상대는 아직인 복선). 그런데 그런 그녀의 상태를 보살펴 주긴 하는데 정신적으로 피폐해진 그녀의 마음을 케어해주기 보다 '지키지 못해 망가져 있는' 사람에게 '너에겐 지킬 것이 있잖아'라는 둥 그녀가 그동안 어떤 마음으로 살아왔는지를 이해하기 보다 지금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선 너의 힘이 필요하다는, 너만이 할 수 있다는 것만 강조하는 정신론과 근성론만 들이밀고 있어요. 그녀는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어해요. 누차 마을에서 지내던 때의 일을 기억을 끄집어내 나 좀 도와 달라는 메시지를 보내는데도 알아차릴질 못해요.
이것은 2권에서 릴리스를 짐꾼으로만 쓰려 했던 상황의 재림 그 이상은 아니라 할 수 있어요. 끝내 그녀가 일어나지 못하자 주인공은 그녀를 없는 사람 취급하고 말아요. 흔히 현실에서도 이런 일을 자주 겪기도 하잖아요. 저거 하라는데 못한다고 하면 됐어 내가 하지 하며 상대를 떠밀어 버리고 없는 사람 취급하는 거요. 왜 못하는지 타인을 이해하기 보다 자신의 기준에 맞춰 상대를 평가하니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입니다. 내가 잘한다고 상대도 잘한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고,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그것을 행사하는 건 본인의 마음이지 타인이 왈가왈부할 사항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더욱 상황을 꼬이게도 릴리스도 한 술 더 떠 지독한 독설을 날려대는 게 부창부수라고 딱 그런 상황이 전개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조금 깊게 생각하면 그녀(사에구사)의 정신 상태를 고쳐주고 일으켜 세우기 위한 내가 악인이 되지 같은 숨은 뜻이 있어 보이긴 했습니다만. 그동안의 이 둘의 언동을 보면 그런 이면은 없어 보이기도 했군요. 요약하면 요컨대 타인에 대한 배려가 없다는 것입니다. 코델리아를 위한다는 일념 하나로 날뛰고는 있지만 정작 당사자에게도 민폐죠. 여기서 더욱 아니꼽게 하는 건 작가가 '창조주'라는 것이군요. 작가의 뜻대로 이렇게 매몰차게 대함으로써 일으켜지는 사람도 있다는 걸 보여줘요. 근성론 승리? 역시 일본.. 퉷~
어쨌건 오거 군세를 맞이하여 분전하며 열심히 싸웁니다. 그리고 레일건이 등장하는 등 중 2병도 작렬해요. 판타지 세계에서 일본 문화가 나오지 말란 법은 없지만 노골적으로 옛 일본을 연상케하는 요소를 꼭 집어넣을 필요가 있었나 싶은 장면이 많더군요. 주인공이 불사의 능력을 얻으면(이게 또 가능) 1~2천 년 뒤엔 현대의 일본을 맞이하는 것도 꿈은 아닌 듯해 보였어요. 하지만 몇백 년 산간으로 대재앙이 온다고 하니 그럴 일은 없겠지만요. 올 때마다 인류문화는 쇠퇴한다나요. 어쨌건 이번 에피소드는 마을 사람(주인공)을 깔보는 귀족을 혼내주고 오거 대군세를 맞이해 격퇴하는 전형적인 이세계 깽판의 끝을 보여줘요.
신(神)에 버금가는 환수종을 가볍게 밟아주기도 하고, 노골적으로 마을 사람이라 폄하 당하고 공적은 죄다 코델리아에게 돌려지는 상황에서도 그녀를 위해서라면 상관없다는 대인배, 그런 마음에 얼굴 빨개지는 여자들 하며, 정작 주인공의 일방통행식 성격은 누구도 지적하지 않는 아이러니 등, 작가가 중립적으로 쓰기보다 자신의 마음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많아요. 물론 감정이입하며 쓰는 게 도움은 되겠지만 정작 그걸 읽는 건 자신이 아니라 독자임은 알려나요? 그리고 저번에도 언급했지만 사람이 순간이동도 아니고 음속으로 달린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작가는 모르는 걸까요.
맺으며, 글은 긴데 정작 알맹이가 없는 리뷰였습니다. 이번 3권은 개그도 적당히 들어가 있고 시종일관 진지하기도 하고 2권보다는 양호했지만 역시나 이고깽물이다보니 그런 흐름으로 갑니다. 월드 티처처럼 평민이 마법학교에 입학하여 겪는 불합리의 클리셰도 잘 따라가고요. 거기에 그들의 코도 납작하게 해주는 흐름도 어쩜 이렇게 틀에 박힌 건지 박수를 보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아직도 인터넷에서 회자되고 있는 포위 섬멸진과 유사한 일도 벌어져요. 주인공과 주변 히로인 3명만 있으면 우주정복도 꿈은 아닌 듯했군요. 앞으로 곧 닥칠 대재앙을 맞이해 같이 싸울 동료를 모은다는 아이덴티티가 있는 거 같은데 정작 이렇게 특출나서야 그럴 의미가 있나 싶어요.
입만 열었다 하면 능력 없는 마을 사람입니다. 라면서도 실은 신에 버금가는 능력자랍니다. 이거 초보존에서 깽판 치는 고렙이랑 뭐가 다르다는 말인가요. 물론 작품이 내재한 의미는 이해하고 있어요. 능력 없는 마을 사람이라 둘러대고 자신에게 눈길이 오지 않게 해놓고 활약하는, 슈퍼맨과 비슷한 부류라고 하면 될까요. 거기에서 오는 각종 불합리는 개의치 않는 대인배, 근데 반대로 생각하면 타인을 개무시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봐요. 주인공이야 그럴 마음이 없다곤 해도 노력하는 입장에서 보면 주인공의 모습은 허망하게 다가올 테니까요. 자신이 지금껏 해온 일들이 부정당하는 느낌은 장난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