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노벨 리뷰

[스포주의] 나는 이세계에서 부여마법과 소환마법을 저울질한다 4권 감상

현석장군 2018. 11. 21. 22:40

 

이번엔 신랄하게 까데기 하기 위해 리뷰가 아닌 감상으로 글이 올라갑니다. 이 작품의 팬이시라면 눈살이 찌푸려질 수 있으니 뒤로 하기나 페이지를 닫아 주세요. 책임지지 않습니다.



필자는 이 도서를 왜 구입했는지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3권까지만 읽고 더 이상 구매하지 않으려 했는데 어느 순간 미개봉을 보관하는 박스에 4권이 들어가 있더라고요. 사실 이 작품은 크게 눈에 띄는 이야기는 없어요. 있다면 일단 3권까지이긴한데 판타지에서 오크가 인간 여자들을 잡아다 겁탈하는 걸 표현 해놨을 뿐이죠. 그러다 조금 능력이 있는 등장인물들이 힘을 합쳐서 오크들을 물리치며 삶의 희망을 잡아간다는 내용인데요. 거기에 왜 오크들이 나타나게 되었는지하는 복선도 당연하게 들어가 있기도 합니다. 이번 4권에서는 보다 그 진실에 조금 더 다가가는군요. 뭐 진실이라고 해도 그렇게 신선한 건 아니더군요.


좌우지간 학교가 통째로 이세계로 전이된 지 3일째를 맞았습니다. 주인공 카즈히사 덕분에 오크들은 어느 정도 처리가 되었고, 지금은 살아남은 여학생들의 레벨을 올리며 자력으로 방어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가는 중인데요. 하지만 잡혀간 여학생들을 구출하러 어느 동굴에 들어갔던 주인공 카즈히사와 미아는 트렉스터에 의한 텔레포트 마법에 휘말려 다른 곳으로 전이되어 버려요. 거기서 카즈히사와 미아는 성체 도시를 공격하는 흡고블린과 자이언트를 보게 돼요. 당연히 이런 작품이라면 으레 가만히 있지 못하는 주인공답게 이세계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서죠.


사실 본심부터 말하자면 글 쓰는 걸 밥 먹는 것보다 좋아하는 필자가 이번 4권은 리뷰 쓰기 정말 싫었습니다. 그게 3권까지와는 다르게 분위기가 완전 반전되어버려요. 그동안 아포칼립스적인 상황에서 살기 위해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것에 반해 이번 4권부터는 이세계 사람들은 무지하고 힘은 개뿔도 없고, 주인공은 아는 것도 많고 힘도 짱짱 쎄서 무쌍을 찍는 계열로 전직해버렸습니다. 파워 인플레라고 들어 보셨어요? 주인공이 강해지면 이전까지 강자였던 적(에너미)이 쪼렙이 되는 거요. 딱 그거의 시작입니다. 이제 레벨도 올렸겠다 무서울게 없어지는 거죠. 그래서 마왕이라는 복선을 투화 시켜 버려요.


좌우지간 성체 도시를 박살 내고 빛의 민족인가 뭔가 이세계에서 몇 안 남은 부족의 초대를 받아 갔더니 내일 이세계가 멸망합니다.라고 합니다. 무녀가요. 신탁이 내려왔데요. '너 님들도 오는 걸 알고 있었고요. 그러니 신탁에 나온 대로 좀 도와주시죠? 그러면 너 님들 원래 세계로 돌아가는데 협조할게요. 너 님들 학교가 오크로 쪽박찬 이유 알고 싶죠? 그건요. 우리 선대들이 삽질을 해서 탄생한 마왕이 불러온 부하들이랍니다.' 그러니까 이세계의 선대들이 삽질을 해서 주인공이 다니는 학교가 폭삭 망해버린 거죠. 남학생들은 거의 다 죽고, 여학생들은 겁탈 당하고, 덤으로 이세계도 폭망중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쯤 되면 주인공으로써 뭔가 한마디쯤 해줘야 하잖아요? 비러머글 주인공 시키는 한다는 말이 신탁이라는데 우리가 좀 도와줘야겠지? 이러고 있습니다. 이세계 사람들 때문에 자기들이 얼마나 고생했는지 안중에도 없어요. 작가가 문제인가. 주인공이 문제인가. 닭이 먼저인가. 알이 먼저인가. 오~~ 통제라. 호구 미사일이 여기에 있었습니다. 도와 달란다고 냉큼 달려가서 싸워요. 좋은 말로 하면 아낌없이 주는 나무일까요? 필자는 호구라 정의 합니다. 이쪽 조건은 하나도 제시하지 않고 그저 싸웁니다. 혼자 싸워서 죽는다면 다 지 팔자려니 하겠는데 이 주인공 시키의 재능은 후위 역이라서 전위로 히로인 3명이 나가서 싸운다는 겁니다.


버프 걸어주고 사역마 소환해서 서포트 해줄게 안심하렴. 히로인들 엄청 두들겨 맞아요. 진히로인 아리스의 경우 대퇴부 뼈가 부러져 허벅지를 뚫고 나왔어요. 이쯤 되면 주인공으로써 좀 죄책감이라도 있어야 되잖아요. 말로는 우리 편이 죽을 거 같으면 제일 먼저 우리 편만 생각하겠다. 도망가겠다. 하면서 끝까지 싸우게 합니다. 히로인들은 좋다고 싸워요. 누굴 도와주는데 이익을 바라는 건 옳지 않지만 지금 내 코가 석자인데 뭐 하는 짓인지 모르겠습니다. 이번 4권은 이것 밖에 없어요. 오크 같은 몬스터 대량 출연 같은 의문이 풀리긴 하는데 결국 이세계 선대들이 싸질러 놓은 똥이라는 것, 그걸 치워야 뭘 해도 한다는 것이군요. 안 하면 다 죽어.


맺으며, 다 떠나서 짜증이 났던게 자기 문화를 사랑하는 건 좋은 겁니다. 우리도 우리 문화를 소중히 하는 것처럼 일본도 일본 나름대로 문화를 소중히 하겠죠. 하지만 늘 언급하는데 판타지에서까지 일본풍 문화는 좀 아니라고 봐요. 빛의 민족? 대놓고 일본 의복삘에 무녀까지 등장시켜서 그렇게 일본은 선택받은 민족이라고 어깨에 뽕을 넣고 싶었나 싶더군요. 몬스터 대군의 침략으로 세계적으로 다 멸망하고 몇 안 남은 종족 중에 일본풍 빛의 민족이라... 아우... 속 울렁거려 죽을뻔하였군요.

아니 그전에 만난 지 하루도 되지 않아 동침하는 것부터가 에러고요. 누가? 주인공 카즈히사와 진히로인 아리스가요. 정확히는 스물 몇 시간만이던가 그럴 겁니다. 더 가관인 건 세컨드 히로인인 타마키때는 제정신인가 싶을 정도로 기괴하기 짝이 없는 동침이라는 거(3권까지의 내용), 그리고 또 하나 거슬리는 게 레벨업으로 고놈의 하얀 방에 좀 안 갔으면 좋겠군요. 걸핏하면 흐름을 다 깨버리는 하얀 방으로의 이동, 거기서 역사도 이뤄지고 참 좋겠수다. 작가의 능력이 딸리는 건가 날로 먹는 것도 좀 어지간히 해줬으면 좋겠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