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주의] 고블린 슬레이어 코믹 4권 리뷰
앞에서 인용할만한 문구를 다 써버리는 통에 이번엔 별로 쓸 말이 없군요. 같은 레퍼토리도 한두 번이지, 코믹 1~3권과 라노벨 7권까지 이 작품이 어떠한지 누차 언급했는지라 이번엔 짧게 써보겠습니다. 이번 이야기는 물의 도시 지하에서 벌어지는 대규모 전투를 보여주고 있어요. 보여주고 있다고 해도 4권은 시작 편이랄까요. 본격적인 클라이맥스는 5권이 될 텐데 아직 국내엔 정발이 되어 있지 않군요. 좌우지간 검의 처녀의 부탁을 받고 고블린 슬에이어와 그의 파티원들은 물의 도시로 오죠. 그리고 그녀는 지하에 무언가가 살고 있다고, 그걸 퇴치 해달라는 의뢰를 넣습니다. 그리고 고블린 슬레이어 파티는 언제나 그렇듯 지하에서 지옥을 보게 되죠. 상황은 이제 혼자서 어떻게 해볼 레벨이 아니게 되어 버립니다.
필자는 이번 에피소드를 이렇게 정의해봅니다. 검의 처녀가 벌이는 잔혹한 복수극이라고, 그녀는 10년 전 마신왕중 하나를 쓰러트리고 모험가 등급으로는 위에서 두 번째인 금등급까지 올라갔죠. 지금은 지고신을 모시는 신전의 대주교이고요. 이 정도면 뭐 세상 무서울게 없을 겁니다. 하지만 그녀에게 딱 하나 무서운 게 있어요. 정말로 미치도록 뼈에 사무칠 정도로 무서워하는 것, 그것은... 그녀는 물의 도시를 구해 달라는 자신의 부탁을 받고 온 그에게 우리의 도시를 구해 달라고 하죠. 이 대목에서 본편을 보신 분이라면 이 대사가 무얼 의미하는지 잘 아시지 않을까요. 그리고 여신관과 목욕탕 토크에서도 그녀는 의미심장한 대사를 늘어놓죠. 사실 코믹에서 이런 복선 넣기도 참 힘든데 작가의 능력이 수준급이라는 걸 알려주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그녀가 무얼 무서워하고 복선이 무얼 의미하는지는 5권에서 밝혀질 테니 그때 가서 다시 언급하도록 하고요. 좌우지간 검의 처녀의 부탁을 받아 물의 도시 지하에 내려간 고블린 슬레이어 파티는 체계적인 고블린 떼를 만나 고전을 면치 못하게 됩니다. 멍청하지만 바보는 아닌 고블린, 그깟 고블린으로는 군대가 움직이지 않는 이 갭 사이에서 고블린 슬에이어 파티가 할 수 있는 건 무얼까. 뭐긴, 죽자 살자 때리고 부수고 머리를 쓰며 어떻게든 살아남는 것뿐이죠. 하지만 상황은 점점 녹록지 않게 전개되기 시작합니다. 고블린들의 지략에 밀려 죽어가는 상황에서 나타난 고블린 챔피언, 이미 목장전에서도 그 모습을 들어낸 고블린에게 있어서 영웅인 그 개체가 또다시 고블린 슬레이어 파티의 앞을 가로막습니다. 챔피언은 인간으로 치면 거의 금등급에 해당한다죠.
맺으며, 이번 에피소드는 5권을 위한 전초전 성격이 강합니다. 그래서 검의 처녀가 내비치는 의미심장한 복선이 크게 와닿기도 하죠. 음... 뭐 또 쓸 거 없나, 이렇게 짧게 써본 게 대체 몇 년 만인지... 조금 더 써보자면, 여신관은 여전히 지금의 상황을 두고 갈등 중입니다. 진짜 자신은 세상 어딘가에서 죽어가고 있고 지금 보이는 풍경은 꿈이 아닐까 하는, 그의 등을 쫓으며 겪은 비현실의 연속 속에서 자신이 간직하고 있는 톱니가 마모되어 가고 있다는 걸 모르고 있는 게 안타깝게 하죠. 그래서 엘프궁수가 보여주는 모험 다운 모험을 하자는 그녀의 행동은 이 작품에서 유일한 이질감으로 다가오기도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