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노벨 리뷰

[스포주의] 회복술사의 재시작 4권 리뷰 -세상에서 가장 단단한 물질 아다만티움-

현석장군 2019. 7. 20. 15:34

 

제목은 생각 안 나는 어떤 만화에서 용사의 씨를 남기기 위해 각지의 공주나 유력자 자녀를 용사에게 보내는 게 있는데요. 용사는 허구한 날 씨를 남기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을 하죠. 그 만화를 본 어떤 네티즌의 평가가 이랬습니다. 저 용사의 아랫도리는 아다만티움으로 되어 있는 것이냐. 아다만티움은 세계에서 매우 단단한 물질입니다(자세한 건 검색). 게임상에서는 최상의 재료로 치죠. 울버린의 뼈도 이 물질로 되어 있고요. 이 작품의 주인공 '케얄가'는 용사입니다. 그의 체액(주로 아랫도리)은 남녀노소 불문하고 한계를 돌파해주는 물질로 이뤄져 있는데요. 그래서 용사로 발탁되고부터 남자에게조차 등짝 좀 보자를 엄청 당하며 살아왔었죠.

 

사실 용사로서 우수한 DNA를 남긴다는 의무적인 이야기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정말 이 작품의 주인공 '케얄가'도 복상사만 조심하면 이보다 좋은 인생이 있었을까요. 그러나 약에 중독 당하고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체액이 쥐어짜여진다면 그건 쾌락이 아니라 지옥이겠죠. 동성애자도 아닌데 같은 동성에게조차 강X을 당한다면 제정신으로 있을 수도 없을 겁니다. 그래서 첫번째 생에선 복수를 다짐하고 두 번째 생에서 복수를 이어가는 게 이 작품의 이야기인데요. '당한 만큼 돌려준다.' 이 말은 그러니까 이에는 이라는 거죠. 내 아랫도리를 너희들이 털었으니 나도 너희 것을 털어 주겠다. 그러나 남자는 사절...

 

마족과 인간이 공존하는 도시 블라닛카를 토벌하기 위해 왔던 노른 공주를 손에 넣음으로써 주인공 케얄가의 복수극은 중반을 넘어섭니다. 왕녀 플레어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적들을 만날 때마다 뭔가 극적인 싸움을 바랐건만 블랙홀처럼 주인공 주위에만 가면 아무 힘도 못 쓰고 빨려 들어가 버리는군요. 그리고 기억을 개조 당하고 허구한 날 S로 시작하는 그것만 해대요. 그래서 복수란 상대로 하여금 죄를 뉘우치는 감정이 들게끔 해야 하건만 기억 조작으로 자신(케얄가)에게 반하도록 해서 즐기는 것이 과연 복수에 해당하는가 하는 물음을 던지죠. 작 초반에 기억을 되돌려서 절망을 안겨줄테다라는 부분은 있었습니다만.

 

그렇게 플레어를 플레이아라는 이름으로, 노른 공주(플레어와 자매 사이)를 엘렌으로 개명 시켜 자신의 복수극 여행에 끌어들인 주인공은 오늘도 새로운 여자 어디 없나 하고 눈을 불을 켜고 돌아다닙니다. 그때 그의 눈에 띈 게 첫 번째 생에서 마왕이었던 '이브(표지 하얀 머리)', 두 번째 생에서는 마왕 후보로써 현 마왕에게 쫓기고 있었는데요. 그걸 주인공이 구해줍니다(3권에서). 첫번째 생에서 한눈에 반해버린 아랫도리 아다만티움은 그녀를 공략하기 위해 불철주야 공을 들이기 시작하죠. 그게 기둥서방이라는 것을 모른 채 그에게 빠져 들어가는 이브, 곱게 자라 세상 물정 어두웠던 공주님은 제비의 먹잇감으로 전락하고 말아요.

 

사실 이 작품은 제정신이 아니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복수를 위한답시고 아랫도리를 브레이크 없이 놀려대는 주인공이나 그게 좋다고 덤비는 히로인들이나, 이브도 정상적이지 않다고 서술하기 시작하는데요. 아랫도리 아다만티움과 다른 히로인들의 밤놀이를 훔처보며 직접 자신의 손으로 위로하다가 결국 주인공의 손을 빌려 위로하기에 이르죠. 그리고 그 끝은 '우리 드디어 맺어졌어!' 이 과정이 상당히 적나라합니다. 군더더기 없이 마치 야구 동영상 보는 듯 매끄럽게 흘러간다는 것인데요. 용케도 19금 받지 않았다고 할까요(15금도 아님). 발매사인 제이노블의 수완이 이만저만 좋은 게 아닙니다.

 

아무튼 아랫도리 사정이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데도 용케 이야기가 정체되지 않고 흘러가는 게 작가의 필력도 좋아요. 일단 현 마왕을 무찔러야 다음 이야기로 넘어간다며 현 마왕을 목표로 수련에 매진을 하죠. 하지만 늘 그렇듯 방해꾼들이 나타나고, 주인공은 짓밟아주는 게 일이죠. 그리고 이브로 하여금 힘을 얻게 하여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데 와~ 괜히 위에서 기둥서방이라고 표현한 게 아닙니다. 세상 물정 모르는 여자애 등 처먹는 느낌이 현실감 있게 와닿아요. 이브는 그게 사랑이라고 굳게 믿고 있고, 그러고 보면 아무 잘못도 없는 '검성 크레하'도 이렇게 손에 넣었더랬죠. 마치 살아가는데 있어서 이 남자만은 반드시 피해야 된다는 교과서 같다고 할까요.

 

맺으며, 이 작품을 한마디로 표현하라면 '걸어 다니는 야동'이라 하겠습니다. 허구한 날 그것만 해대요. 고자 발암보다는 낫긴 한데 사냥하다가 문득 생각났다는 식으로 하고, 밤마다 돌려가면서 하고, 아침에 눈 뜨자마자 하고, 이거 갈수록 복수는 수단일 뿐 목표는 섹수이지 않을까 하는 느낌만 받았군요. 벌써 몇 명이냐, 이번에 이브에게 힘을 기르게 하면서 신수라는 마물을 손에 넣는 과정에서 얻은 알이 있는데요. 이것도 부화 시켜보니 암컷입니다. 그것도 오타쿠들이라면 사족을 못 쓴다는 여우 귀 여자애,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은 끝이 아니라 이제부터다. 다 좋은데 작가님, 주인공 대항마 좀 만들어 주시면 안 될까요. 혼자서 역경도 없이 다 해 먹으니까 재미가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