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좀비가 세상을 지배하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삽으로 맺어지는 인연, ​히키코모리와 좀비 오타쿠가 만나면, 세상은 히키(코모리) 오타쿠가 지배한다. ​부끄럽지도 않나 중2병, ​학원묵시록(HIGH SCHOOL OF THE DEAD)의 주인공 코무로 왈: 무면허는 고등학생의 특권이지, 아가씨 어디로 모실까요.

 

특징: 만약 당신의 가족이 좀비로 변한다면 당신은 그 좀비(가족)를 죽일 수 있습니까? 

좀비는 어디 가고 하렘과 판치라만 보인다.

 

 

표지 설명: 좀 소름 돋는데, 좀비 오타쿠 소녀 '오토와'가 들고 있는 건 삽이다. 그리고 자빠져있는 인영은 좀비고, 여기까지는 포스트 아포칼립스에서 좀비 처치하고 한 컷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작품을 읽고 나면 저 좀비가 누구인지 알게 된다. 그리고 저 소녀의 표정을 보라. 저 표정은 아포칼립스 상황에서 지을 표정이 아니다. 고로 작중 세계관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즉, 지금 눈으로 보고 피부로 느끼는 이 세계가 진짜 세계인가? 하는 물음을 던진다는 것이다.

 

줄거리: 영화 새벽의 저주처럼 일어나 보니 좀비의 세상이다. 히키코모리에 인간 말종 '히로아키'는 영문도 모른 채 좀비로 변한 가족을 피해 도망 나왔다가 삽으로 좀비 머리 날리며 세계를 평정할 기세로 활약하던 좀비 오타쿠 소녀 '오토와(발음하기 은근히 어렵네)'를 만난다. 살려달라는 히로아키를 바라보던 오토와 왈: 신종인가? 다 죽은 줄 알았지. 어쨌건 이왕 이렇게 만났으니 힘을 합쳐 잘 살아 보자고요. 오토와가 생활거점으로 삼은 쇼핑몰에서 둘은 동거 아닌 동거에 들어간다.

 

 

어쩌면 스포일러 주의

 

 

어째서 좀비가 창궐하게 되었는지 나오지 않는다. 학원 묵시록(HIGH SCHOOL OF THE DEAD)처럼 어느 날 문득 나타났다. 눈치 빠른 사람은 살고, 없는 사람은 죽는다. 근데 거의 다 죽어 버렸다. 주인공 '히로아키'는 건슈팅 게임 오타쿠다. 이것 때문에 학교에서 왕따 당하고 히키코모리가 되어 버렸다. 주변은 자신과 다르다는 이유로 그를 왕따시키고, 당사자는 그걸 이유로 삼아 방구석 폐인이 되어 버렸다. 그렇게 게임 삼매경에 빠져 살다 어느 날부터 썩은 밥이 문 앞에 놓인다. 그걸 또 못 참고 엄마에게 한 소리 하겠다고 벼른다. 학교도 안 가고 1~2년 처박혀 살며 게임으로 대성해서 돈 벌겠다는 당찬 포부를 자랑스레 밝힌다. 하지만 주변은 그를 이해해줄리 없다. 자신의 포부를 이해 못하는 주변을 욕해대고 엄마를 욕하고 초반은 인간 말종의 표본이 바로 주인공 히로아키다.

 

좀비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좀비 오타쿠 '오토와'는 그걸 못마땅하게 여기는 언니와 매번 투닥 거린다. 주변에서 자신을 이상하게 여긴다는 건 알고 있다. 여자애가 좀비물만 찾아대니 이상하게 여기는 건 당연하다. 오토와는 알고 있지만 고치려 하지 않는다. 주변은 그녀를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 항상 사회는 소수보다 다수의 의견에 따라 굴러간다. 그러니 소수파인 그녀는 당연히 이상한 취급을 받는다. 앞으로도 변하지는 않겠지. 하지만 이게 목숨을 구하는 결정적 차이가 된다는 걸 이때는 아무도 몰랐으리라. 그녀 이외에는. 좀비가 창궐하면서 그녀가 제일 먼저 한 일은 쇼핑몰 점거였다. 각종 물자가 있는 곳이라면 당분간은 견딜 수 있을 테니까. 이것은 좀비 오타쿠에게 있어서 가장 기본이 되는 행동이란다. 더불어 무기는 삽이다. 히로아키와 더불어 초반은 제법 밥맛으로 다가온다.

 

그런 둘이 만났다. 천생연분이지.

 

그래서 그럴까 오토와는 만난 지 한나절도 되지 않나 히로아키에게 알몸을 보인다. 어디 물린데 없나 봐줄래? 

이때 히로아키가 압권이다. 당분간 걸을 수 없었지 싶다.

 

 

주변 마트를 습격하며 물자를 모은다. 사람은 둘 이외에 아직 나오지 않는다. 물자를 모으는 사람은 더 있는 듯한데, 때문에 아포칼립스에서 흔히 일어나는 모럴해저드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사실 필자는 이걸 기대했다. 이것만큼 인간관계에 있어서 적나라한 게 없으니까. 히로인 오토와를 노리는 불한당을 주인공 히로아키가 구해준다. 소년물에서 흔히 있을 법한 전개지만 그녀를 노리는 건 좀비 밖에 없다. 거기에 애석하게도 오토와가 좀비 척살에 더 뛰어나다. 애초에 불한당이 나온다고 해도 오토와의 삽질 몇 번이면 불한당은 꼼짝도 못 하겠지. 경찰 주머니 뒤져서 권총도 손에 넣었고, 어째 점점 학원 묵시록을 따라가는 느낌이다. 

 

하지만 한정적인 물자와 좀비 떼에 둘러싸여 언제까지고 여기에 머물 수는 없다. 고로 탈출, 차가 필요한데 둘 다 면허가 없다. 이때 학원 묵시록 주인공 코무로가 있었다면 이런 말을 했겠지. '무면허는 고등학생의 특권이다'. 일단 그러려면 차가 필요하고, 밖으로 나간다면 권총보다 위력이 큰 총도 필요하겠지. 마침 히로아키가 즐겨 하던 건슈팅 게임 동료의 집에 마땅한 차가 있고 어째서인지 실제 총도 있다고 하니 가지러 가겠다고 한다. 그리고 동료의 집에 도착해보니, 집이 억수로 부자네? 게임상에서 같이 지내며 느낌상으로는 분명 남자일 거라 여겼던 동료는 여자였고. 전투 메이드까지 딸린, 총이 있고, 군용 차량의 민수 버전까지.

 

 

 

당신은 좀비로 변한 가족을 죽일 수 있습니까?

 

갑자기 철학적인 물음을 던지기 시작한다. 둘은 생전 하던 행동을 죽어서도 되풀이하는 좀비들을 보며 가족에 대하여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자신의 처지와 취미를 이해하지 못했던 이들, 그런 그들이 좀비가 되었다. 편하게 해줘야 할까 아니면 그대로 둬야 할까. 가족이란 유대의 울타리다. 자신들을 이해해주지 않아도 혈연관계는 쉽게 끊어지지 않는다. 고로 묻는다. 좀비가 되었다곤 해도 과연 가족을 내 손으로 죽일 수 있을까? 결국은 히로아키는 인간 말종이 아니었을 수 있다. 오토와는 가족을 이해하고 이해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이젠 그러지 못하지만. 그리고 여기 또 한 명 가족이라는 유대에 묶여 별 해괴한 짓을 벌이는 4차원 여자가 등장한다. 전투 메이드를 대동하고.

 

 

맺으며: 역시 일본식 아포칼립스답다 했습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재난 멜로라고 할 수 있군요. 재난에 중점을 둔 게 아닌 그걸 바탕으로 인간의 심리와 성장을 다루고 있다고 할까요. 사회에 주류로 끼지 못하고 소수파(여기선 오타쿠의 삶)로써 이해받지 못한, 가족에게조차 이해받지 못한 삶이었지만 그래도 가족은 소중하다는 메시지. 그러니까 가족이 좀비로 변하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를 보여줍니다. 소중하니까 죽일 수 없는 마음과, 소중하니까 떠나보내야 한다는 마음. 문득 이런 주제가 과연 좀비 아포칼립스에 어울리는 걸까 하는 생각도 들었군요. 

 

어째 작품이 좀 두서가 없다고 할까요. 갑자기 이 세계는 진짜 세계일까 하는 주제로 추리를 해보라는 듯 복선을 뿌리지 않나, 샷건을 쏴재끼는 전투 메이드도 나오고, 하렘도 그렇고, 판치라에, 영화 이글아이와 비슷한 스릴러 같은 분위기도 뿌리고, 장르를 종잡을 수가 없더라고요. 재미적인 부분에서는 영화 새벽의 저주를 보는 듯했습니다. 좀비물을 좋아하면 한 번쯤 읽을만 한데, 모럴해저드나 액션 등은 원활하지 않으니 이쪽을 찾는다면 번지수가 좀 틀리다 할 수 있겠습니다. 총기 관련이라든지에서 중2병을 좋아하신다면 제법 입에 맞을 수 있습니다. 대체 이 작품의 장르는 몇 가지인지 헷갈리기 시작했습니다.

 
블로그 이미지

현석장군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1096)
라노벨 리뷰 (938)
일반 소설 (5)
만화(코믹) 리뷰&감상 (129)
기타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