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주의] 외톨이 흡혈 공주의 고뇌 6권 리뷰 -친구가 많이 생겼습니다-

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더 이상 외톨이가 아닙니다. 친구가 많이 생겼거든요. 처음엔 전쟁도 하고 독설도 내뱉고 허세도 부렸지만 알고 보니 다들 착하네요. 이 세계에는 몇 개의 나라가 있고, 어찌 된 일인지 우두머리가 죄다 히로인이라는 것에 의문이지만, 그렇기에 여자들 특유의 우정이 생기는 것이겠죠. 게다가 나뭇잎이 떨어지는 것만 봐도 감수성이 폭발하는 10대들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감수성이 너무 폭발해서 눈이 돌아버린 애가 몇 생겨 버렸다는 것이군요. 정기적으로 싸우다 보니 정이 들었고, 정이 드니까 이성이 눈을 뜨고, 쐐기로 위기 때 구해주기까지 했으니. 그 감정이 여주 코마리에게 집중되지 않을 수 없었죠. 본 작품은 일단 러브 코미디를 한 장르로 도입하고 있긴 한데, 건전한 러브 코미디를 바라서는 안 됩니다. 불순한 의도가 다분한 징그러운 손이 꼬물꼬물 거리는 이야기를 보여주죠. 가령 너무너무 좋아해서 묶어놓고 할짝할짝... 하려고 기회를 엿본다든지, 대놓고 들이 민다든지. 그렇다고 지저분한 건 아니니 오해 없길 바라고요. 가끔 밤에 주술을 외운다든지 좀 무서운 건 있습니다만(일종의 개그 요소로 작용). 아무튼 이번 6권에서는 친구들이 생일을 맞이한 여주 코마리에게 잔치를 열어 주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여주에겐 비밀로 하고요. 서프라이즈죠. 여주는 자기 생일 날짜도 모르고 있습니다. 몇 년간 방구석 폐인으로 지내다 보니 까먹었습니다. 아빠는 국정으로 바쁘고, 여동생은 언니(여주)를 바보 취급 하는 집안이거든요. 엄마는 안 계십니다.
자, 생일잔치를 어디서 하느냐인데. 마침 여주가 관할하는 제7부대에 신입이 들어옵니다. 이 캐릭에 관한 에피소드도 재미있긴 한데 단발성 같으니 패스하고, 이 신입의 본가가 온천장을 한다네요. 딱 맞아도 이렇게 딱 맞을 수가. 이번 6권은 쉬어가는 에피소드인가? 거의 맞습니다. 그동안 애들 고생을 많이 했거든요. 그래서 남캐라곤 1도 없는 히로인들만 바글바글 거리는 온천장을 보여주죠. 그렇다고 그렇고 그런 장면은 없으니 콧김 뿜으며 찾아보진 마세요. 작가는 눈 내리는 온천장이라는 밀실을 준비하고 그에 따른 사건 추리물로 만들어 버렸으니까요. 사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흔한 이야기입니다. 여주를 위해서 뭔가를 준비하고, 막상 본방이 시작되니 그것만 보여주기엔 지면이 너무 많이 남아서 뭔가 재미난 이야기를 찾아 넣은 흔적이 곳곳에 묻어나 있죠. 눈 내리는 온천 하면, 여자애들이 모였다 하면 유령 이야기도 빠질 수 없고, 사건 이야기도 빠질 수 없다는 듯이 일어나죠. 너무 허술해서 웃음이 픽 솟아나지만 여주 혼자만 심각하다는 것이 흥미 포인트입니다. 위에서도 밝혔듯이 여주 생일을 위한 이벤트를 준비 중이거든요. 하지만 초대받지 않은 손님 클리셰는 이런 작품의 단골이죠. 진짜 살x 사건이 일어나면서 이벤트는 사건 현장으로 바뀌어 갑니다. 그리고 이야기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죠. 리뷰에선 거의 다루지 않았습니다만, 그동안 복선이었던 저세상(이세계)이 본격적으로 등장합니다. 이거에 대해선 나중에 다시 다뤄보겠습니다.
맺으며: 크게 3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여주가 관할하는 제7부대에 입사한 신입이 분대장이 되어 부하들 고삐 잡는 이야기. 두 번째는 여주 생일 이벤트. 세 번째는 저세상(이세계) 이야기입니다. 이 중에서 세 번째 이야기가 여주에게 있어서 분기점이 되겠더군요. 스포일러라서 크게 언급은 힘듭니다만, 그동안 개그물에서 진심을 끼얹는 역할이었던 테러 집단 뒤집힌 달은 여주에 의해 궤멸되었고(앞선 리뷰에선 거의 다루지 않았었음), 앞으로는 저세상(이세계)이 진심을 끼얹는 이야기로 발전하지 싶은데, 여주에게 있어서 아주 중요한 인물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저세상(이세계)에서 이쪽 세계를 노리는 새로운 적의 등장, 여주의 입장에서는 마냥 외면하지 못할 이야기가 되어 버렸죠. 그리고 언제 한번 언급하려 했던, 마핵이라는 존재. 죽어도 되살려 주고 상처도 아물게 해주는 이 시스템은 사람들로 하여금 죽음을 쉽게 생각하게 만들어 버렸죠. 전쟁은 엔터테인먼트가 되었고, 살x 사건은 어린애가 장난치듯이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이 작품이 워낙 개그가 강해서 가볍게 비치는데, 그렇다면 여기서 개그를 빼면? 마핵의 존재는 악마의 물건이 되고 말죠. 개그가 없었다면 죽어도 죽지 않는 그로테스크가 되었을 테니까요. 이번 6권을 읽으면서 문득 뒤집힌 달이 마핵을 없애려는 이유를 알겠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들이 워낙 나쁜 짓을 많이 해서 이미지가 나쁜데, 하고자 하는 사상은 이해가 되는 그런 느낌? 거기에 마침 이번 6권에서 본격적으로 등장한 저세상(이세계)은 마핵과 깊은 연관이 있다는 설정이 넣어지고, 반드시 저세상(이세계)에 가야 하는 여주에게 있어서 마핵은 뭘까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없애면 세계가 피로 물들 것이고, 존치하면 이야기가 진행 안 되는, 앞으로 좀 많이 흥미진진해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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