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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라기 공원에서 시작된 공룡들의 이야기가 벌써 25년이나 되었군요. 93년작 씨리즈 1편은 지금에서 봐도 이질감이 없을 정도로 잘 만들어진 작품이 아닐까 합니다. 그 이야기가 25년이 흐른 후 다시금 씨리즈 5편에 해당하는 폴른 킹덤으로 찾아왔군요. 문득 씨리즈 1편의 여운을 찾아 극장에 가게 되었는데요. 우선 씨리즈 1편처럼 미니어처가 아닌 진일보하고 화려해진 그래픽과 어딘가 그리운 듯한 음향 등 향수에 젖어들기에 충분했습니다. 다만 이야기면에서는 과연 어떨까, 화려해진 그래픽에 더블어 공룡과의 교감에서는 높은 점수를 주지만 전체적으로는 크게 와닿는건 없었습니다.
이번 폴른 킹덤은 씨리즈 2편에 해당하는 잃어버린 세계 리메이크에 가깝습니다. 주된 내용은 씨리즈 4편에 해당하는 쥬라기 월드 사태에서 3년이 흐른 어느 날 테마파크가 세워진 섬에서 화산 폭발로 공룡들이 멸종 당할 위기에 처하게 되고, 쥬라기 공원 창업주는 주인공 오웬과 클레어를 보내 공룡들을 다른 섬으로 이주 시킬 계획을 세우는데요. 하지만 음모가 개입해서 이주가 아닌 다른 계획이 잡혀 있었고 오웬과 클레어는 이를 저지한다는 게 주된 골자입니다.
여기서 씨리즈 2편 잃어버린 세계와 공통되는 점이 있습니다. 공룡들을 잡아다 인간 세계에 전시하고 돈을 벌려다 된통 당하면서 자연의 법칙에 인위적으로 개입하면 안 된다는 메시지를 많이 계승하고 있다는 것인데요. 이번 폴른 킹덤역시 만들었다고 창조주가 되는 것은 아니며 그들만의 독자적인 생태계 혹은 진화를 거치고 있다면 더 이상 개입하지 말아야 된다는 파와 멸종의 위기에 처했다면 개입해서 구해주는 게 도리라는 파가 등장합니다.
이 둘이 저마다 주장하는 논리는 명확합니다. 개입 불가 파는 개입의 영향으로 인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이고, 개입 파는 명분이 좀 약해 보이던데 생명은 소중하다. 뭐 그런 거 같더라고요. 사실 씨리즈 4편까지 오면서 인류가 무슨 짓을 저지르고 있는지 보여 주었죠. 이미 멸종해버린 종을 부활 시켜 눈요기 거리로 만들어 버린 인류에 대한 단죄, 먹이사슬에서 인류는 결코 공룡을 뛰어넘을 수 없다는 그런 메시지를 던지고 있었고 이번 폴른 킹덤 또한 그러한 면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이런 메시지를 던지고는 있지만 막상 이야기기 시작되면 그런 건 잘 찾아 볼 수가 없습니다. 어리석은 인간들은 잘못을 되풀이한다는 걸 또다시 보여줄 뿐인데요. 만들어 냈다고 통제할 수 있다는 오만을 비웃기라도 하듯 이번에도 공룡들은 날뛰게 되죠. 그러다 보니 늘 고생은 말단의 몫이고요. 그래도 한가지 또 다른 메시지를 볼 수 있는데 나쁜 인간이 있으면 좋은 인간도 있다는 것, 자신을 괴롭히는 인간이 있다면 치료해주는 인간도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블루, 오웬이 씨리즈 4편 월드에서 길렀던 마지막으로 남은 랩터이죠. 티라노와 협동으로 싸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던 블루, 그로부터 3년이 지나 이들은 다시 해우를 가집니다. 하지만 블루는 음모의 소용돌이에 낑기게 되고, 음모를 풀어가며 이들이 보여준 모습에서 어쩌면 인간하고 공룡은 공존할 수 있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던집니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서로 다른 종은 결코 같이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죠. 이건 4편에서도 보여준 점이기도 합니다.
여튼 이 작품은 씨리즈 1편부터 던지는 메시지를 그대로 계승하고 있습니다. 자기가 만들었다고 해도 통제할 수 없다는 것, 신을 자처하는 인간들의 오만, 그들이 문화(진화, 생태계등)를 이룩하고 있다면 더 이상 개입은 하지 말아야 된다는 것, 개입으로 인해 세계가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는 것, 하지만 생명의 소중함을 들어 강제 개입도 필요하다는 역설, 문제는 이런 점들이 서로 충돌하지 않고 보여주기 식으로 이야기가 진행이 된다는 점입니다.
초반을 지나 중반을 거치면서 판타지 모험 활극 그 이상의 의미는 없어져요. 물론 그런 과정들이 인위적인 개입은 모두가 망하는 지름길이라는 걸 보여주지만 과연... 새로운 종의 공룡을 만들어내 위기감을 조성하고 그걸 이용하는 인간의 이기심도 보여주지만 이런 주제들은 모습은 다를지언정 여타 작품들에서도 볼 수가 있는 것들이죠. 한마디로 신선한 게 없습니다. 씨리즈 6편에서 혹성탈출 리메이크 버전을 찍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이건 두고 봐야겠죠.
요약: 화려한 그래픽과 화산 폭발 같은 웅장함, 그리고 인간의 이기심으로 희생되는 공룡들의 서글픔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 보고 나면 알맹이가 무엇인가 하는 물음을 던지기도 하죠. 씨리즈 6편이 나와야 이야기는 완성되지 않을까 합니다. 고로 추천작인가? 하면 글쎄요.라는 게 솔직한 감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