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주의] 영화 강철비 감상

기타 | 2017. 12. 21. 14:14
Posted by 현석장군

 

우선 이 작품에서 기억에 남는 건철우 역인 정우성의 파워 넘치는 액션 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호를 지키기 위해 북한 공작원과의 결투는 꽤 박진감이 넘치죠. 또 폐쇄적인 북한 사정답게 아무리 최정예 요원이라도 신문물에 대한 이해 부족에 빠질 수 있다는 부분에서는 애처롭고 한편으로는 웃기게 하기도 하였습니다. 북한에서 개콘을 자주 보면서도 부대찌개 가게가 몰려있는 의정부의 어느 한 골목에서 이렇게 많은 부대(군부대)가 있을 줄이야(비슷할 겁니다.)라는 대목은 북한 내부 사정을 대변하는 게 아닐까도 했군요. 사실 이런 건 개그로 받아칠 수도 있습니다. 영화를 관람하는 많은 분들도 이 부분에서 웃으시던데 사실 속을 들여다보면 꽤 씁쓸하기 짝이 없죠.


그런 엄철우를 바라보며 보모 역할을 자처하는 곽철우에게선 인간미를 느끼게도 하였는데요. 와이프 병원에서 곽철우를 확보해서 국가에 넘길 수도 있었지만 거둬서 햄버거로 약 놀린다던지 밥을 사준다던지 옷을 사기 위해 카드를 달라는 엄철우에게 선틋 내주는 모습이라던지 자칫 딱딱해질 수 있는(끝까지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 정보부 요원을 대신해 곽철우라는 비교적 일반인에 가까운 청와대 외교안보 수석을 내세운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나 하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사실 약간은 얼빵한 북한 공작원 엄철우와 서글서글한 곽철우가 만나 뿜어내는 케미가 이 작품의 흥행 요소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입니다.


그 외에는 밀리터리계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었던 분들이라면 어디선가 많이 본 설정이라서 크게 와닿는 건 없었습니다. 특히 데프콘을 읽었던 필자에겐 강철비(스틸레인)가 내리는 초반 부분은 역시 이렇게 긴장을 조성하나라는 느낌을 받았군요. 상투적인 방법이죠. 싸움의 발단을 상대편에게 떠넘기는 것, 그리고 쿠데타 장본인의 남한 침략 계획 또한 십수 년 전에 이미 넷상에 돌았던 내용이기도 하고요. 원작이 웹툰이라던데 그쯤에 연재가 되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다만 여기서 한가지 허를 찌른 건 북한이 보여줬던 핵을 핵으로 막는다는 발상이군요. 사실 현실에선 있을 수 없는 이야기지만요. 그 와중에 일본 이지스함은 어쩌나 싶기도 했던... (자세한 건 스포일러라..)


맺으며: 한국 영화의 고질병인 사랑타령은 없어서 좋았습니다.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로맨스를 집어넣어 눈물을 자아내고 부끄러움은 그걸 보는 사람이라더니 이번엔 그 상대가 정우성이 되어 버렸군요(여자에서 남자로 바뀌었다는 소리). 같은 민족으로 태어나 친구가 될 수 있었는데 이념 때문에 그러지 못하는 아쉬움과 괴로움, 그리고 노력하면 그렇게 될 수 있다는 여운을 남긴 엔딩...


좌파니 우파니 같은 정치색을 배제하고 쓸려니 팥 없는 찐빵 같아서 고심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도 거의 없게 쓰긴 하였는데 이런 나라의 운명이 걸린 스릴러에서 정치적인 입장과 색이 빠질 수 없는 것도 사실이죠. 이런 영화를 볼 때마다 느끼는 게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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