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노예였던 소녀가 알고 보니 왕의 후손이더라. 정확히 왕은 아니고 천명이니 뭐니로 불리던데, 나라의 우두머리니 왕이나 천명이나. 아무튼 천명의 증표가 무녀복이고, 주인공이 잘 어울리겠다는 마음으로 아무것도 모른 채 라프타리아(메인 히로인)에게 입혔거든요? 그런데 기존에 있던 천명의 세력이 라프타리아가 역모를 꾸몄다고 멋대로 판단하고 죽이려 들더라고요. 알았으면 심사숙고했겠지. 라프타리아의 부모는 도망치듯 나라를 떠났고, 아직 어렸던 라프타리아라가 부모로부터 자기 나라(출생국)에 대해 배우기도 전에 파도(이계의 침공)에 휩쓸려 사망하는 바람에 그녀(라프타리아)는 노예상에 붙잡혀 팔려가는 신세가 되었었죠. 문제는 나라의 밀정들이 라프타리아가 어릴 때부터 어떻게 지내 왔는지, 부모가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감시를 통해 다 알고 있으면서도 그녀를 도와주지 않았다는데에 있습니다. 주인공은 빡치죠. 여담으로 라프타리아는 차기 천명 후보인지 후손인지 아무튼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어서 정치적으로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는 설정입니다. 어쨌거나 100보 양보해서 도와주지 않은 건 정치적 사정으로 그럴 수 있다 치지만, 주인공은 자기 딸처럼 매우 귀하게(그런 것치곤 전위에 세워 마구 부려 먹고 있음) 키우고 있는 그녀를 죽이려 했으니 가만히 있을 수가 없습니다.

이에 쳐들어가죠. 라프타리아 출신국.. 뭐더라. 이름이 쿠 뭐시기인데 사실 나라 이름은 중요치 않고 일본식 판타지에서 빠지지 않는 동양풍 나라 어쩌구로 일본색이 상당히 짙은 나라입니다. 가보니 나라가 썩어있고, 실세가 뒤에서 국정을 움직이는 나라가 개판나 있지 뭡니까. 글쎄 마물을 죽이지 못하게 하는 정책을 펼치는 중이더라니까요? 마물이 마을을 덮쳐 애들을 죽이고 아녀자를 납치해가도 죽이지 말라네요. 왜? 주인공으로서는 더욱 명분이 생기죠. 상륙(일본처럼 섬)에 애를 먹었지만 교두보를 확보하고 혁명군을 조직해 라프타리아를 차기 천명으로 세우는 작업을 시작합니다. 이번 3권에서는 그 종착점이고요. 민심을 얻기 위해 라프타리아로 하여금 무녀복을 입고 퍼레이드를 펼치게 한다거나, 자기 사욕(무녀복 입히기)을 채우는 동시에 보복을 해주면서 점령지를 늘려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라프타리아는 기막혀 하면서도 시킨다고 무녀복을 입고 퍼레이드를 펼치는 게 또 재미있죠. 음흉한 주인공 마음을 꿰뚫어 보고 태클을 거는 게 이젠 이심전심입니다. 실력도 나날이 늘어서 웬만한 적은 다 처리가 가능하게 되었고, 아트라(히로인)가 펼치는 혼신의 질투심도 어른의 너그러움으로 받아넘기는 처세술도 능숙해졌죠. 다만 안타까운 건 주인공이 그녀를 딸로만 여기고 있는 것.

맺으며: 그냥 날로 먹는 에프소드로서 온 곳에 구멍이 숭숭 뚫려 있는 그냥 흥미 위주의 이야기들입니다. 갑자기 차기 왕(천명) 후보라느니, 살아 있는 자체가 천명에 대한 역모라느니, 그래서 죽어라!!를 외치며 쳐들어 왔지만 되레 주인공에게 격퇴 당하는 웃지 못할 일들이 벌어지죠. 이번 3권을 느낌으로 요약 하라면, 그동안 라프타리아 감시하며 주인공 능력도 파악하지 않았나? 맛탱이 갔다지만 용사가 주인공 포함 3명이나 있고, 필로, 아트라, 사디나같이 내로라하는 실력자들이 우굴우굴 하는데 뭔 깡으로 주인공이 아끼는 라프타리아를 건드려선, 가만히 내버려뒀다면 현 천명도 무사하고 나라도 무사했을 텐데. 혁명에 휩쓸려 나가리 되는 형국이라니. 뭐 이건 이상론이고, 현실론으로 이걸 집필한 작가에게 따져야 할 문제이긴 하죠. 아무튼 라프타리아 에피소드는 이걸로 끝입니다. 노예 소녀가 하루아침에 신데렐라를 넘어 구국의 영웅이 되는 그런 이야기죠. 아쉬운 점은 좀 더 역경을 딛고 올라서는 이야기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이고, 좋은 점은... 머리 아픈 복선이 없다는 것? 이젠 완전히 주인공 딸로 정착해버린 라프타리아가 안타깝고, 주인공은 아직도 여성 불신에 빠져 들어오는 호감은 매시 부럽지 않게 쳐내는 실력이 좋습니다. 여담으로 라프(라프타리아 머리카락으로 만든 식신)에 대한 삐뚤어진 감성은 그의 마음을 잘 대변하고 있지 않았나 싶더군요. 반면에 주인공이 라프 머리를 마구 쓰다듬을 때마다, 라프를 본뜬 인형 왕국까지 세우려는 그에게 복잡한 기분을 느끼게 되는 라프타리아가 불쌍하고 흥미롭죠. 라고 해도 신풍(카미카제)이라느니 일본색이 너무 짙어서 필자 개인적으로는 반감이 좀 생긴 에피소드였습니다. 우익, 보수적을 떠나 하루 이틀도 아니고 잊을만하면 나타나는, 민감해질 수 있는 부분은 좀 가려서 집필해야 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마왕이 있고 용사가 있습니다. 어디서 솟아났는지 모를 마왕을 무찌르기 위해 용사는 파티를 꾸려 긴 여정 끝에 마왕을 토벌하는데 성공합니다. 그리고 용사는 개선하여 만인의 환영을 받으며 왕녀와 결혼하고 오랫동안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았다고 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용사는 사망하고 말았습니다. 그렇다면 누가 죽였냐가 관건인데 누가 죽였을까? 성녀를 탐냈던 검사? 마법사? 질척하게 구는 용사가 싫었던 성녀? 그런 건 아니고, 다들 사이가 좋았습니다. 귀환 중에 마음이 해이해졌는지 마인(마왕 부하)에게 습격 당했다고 합니다. 그럼 이야기 끝 아닌가? 본 작품은 용사 아레스가 어떤 사람이었고, 그가 용사가 되기 전과 학원에서 어떤 생활을 하였는지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변방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 예언을 받고 용사의 임무를 자각한 '아레스'가 왕도에 있는 용사 육성 학원에서의 3년간 생활을 보여주고, 마왕을 무찌르러 가는 여정을 보여줍니다. 물론 평탄하지 않은 삶을 보여주죠. 아레스는 평민이고, 학원은 귀족들의 전유물이고, 왕은 마왕 무찌르는 보상으로 왕녀를 내줘야 하고, 귀족은 왕녀와 결혼해서 차기 왕이 되는 아레스가 못마땅하고, 왕녀는 뭐 이런 평범남이 다 있어 하며 살아 돌아오지 말라고 마음속으로 빌죠.

학원에서 평민인 용사가 있을 자리는 없고, 모지리 같은 놈이 왔다며 너 같은 건 용사 자격 없으니 꺼지라고 합니다. 그래도 선생들은 이성인 인지 싸움을 말리고 질문을 하면 대답은 해줍니다. 본 작품은 용사 사후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게 좀 가관이죠. 마왕 퇴치 전에는 평민 주제에라며 온갖 구박을 줘놓고 퇴치에 성공하니까 온갖 찬양을 해댑니다. 그러고 업적을 기린다며 그의 족적을 추적하죠. 이걸 기자의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합니다. 그 중간중간 아레스와 그의 파티원들, 왕녀 등의 시각으로 그들의 일상생활상을 비춥니다. 특히 용사 아레스가 학원에서 어떤 생활을 했는지입니다. 사실 용사 아레스는 왕녀가 마음속으로 외쳤던 평범남 이하였죠. 실력도 외모도. 검술은 동료 검사 레온보다 형편없었고, 마법은 거의가 아니라 아예 쓰지 못하였습니다. 어딜 가도 괄시와 무시를 당하고 친구 하나 없는 외톨이로 지냅니다. 그럼에도 아레스는 용사가 되어야만 했습니다. 이야기는 왜 아레스가 용사가 되어야만 하는지 비추기 시작하죠. 무시를 당해도 허접이라는 말을 들어도 아레스는 꾸준히 검술 수련에 매진하고, 성녀와 마법사에게 찾아가 마법을 배웁니다.

뭐 당연히 성녀나 마법사나 처음엔 소질도 없는 아레스를 달가워하지 않았죠. 여기서 굉장히 흥미로운 점이 있습니다. 레온은 사실 아레스가 평민이라서 무시한 게 아닌 귀족의 의무로서 평민을 지켜야 되는 자신이 해야 될 일을 아레스가 하려 하니 부아가 치민 것이고, 성녀는 신을 믿어야만 쓸 수 있는 회복술을 쓰면서 신을 믿지 않습니다. 덤으로 아레스를 괴롭혀 희열을 얻는 골수 사디스트죠. 채찍을 들면 눈빛이 변합니다. 물론 악의적이 아닌 그 뭐시냐 그렇고 그런... 똑똑한 대현자라 칭송받는 마법사는 너무 잘나서 친구가 없었죠. 이들은 처음엔 여느 귀족들처럼 아레스를 무시하였으나 그의 엄청난 노력에 감하되어 친구가 되어 가는 과정이 포인트입니다. 여느 먼치킨 작품처럼 아레스도 능력이 개화 하나? 그런 건 없습니다. 본 작품의 주인공인 아레스는 진짜로 평범 이하죠. 하지만 노력만큼은 배신하지 않는다고 메시지를 던집니다.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는 걸 아레스가 보여주죠. 정말로 미칠 정도로 노력해서요. 그런데 아레스는 성녀에게서 회복술을, 마법사에게서 공격 마법을 배웠나? 이게 또 골 때리죠. 그는 재능이 진짜 개미 눈물만큼도 없습니다.

그리고 마왕을 무찌른 이후가 본 이야기의 시작이 됩니다. 용사 아레스는 진짜로 죽었나? 왕녀는 평범남이 싫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피나는 노력을 훔쳐보기 시작하면서 어느새 마음속에 자리를 잡게 되었죠. 그리고 출정 때 왕녀는 아레스에게 어떤 말을 건넵니다. 아레스에게 있어서 그 무엇보다도 마음의 치유가 되는 말이었죠. 그리고 어떤 약속도 나눕니다. 그리고 용사는 돌아오지 못하는 몸이 되었죠. 왕녀는 그의 발자취를 쫓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한 가지 결론에 도달하게 되죠. 아무리 평민이라지만 10년이나 동고동락한 용사가 죽었는데 파티원들(검사, 성녀, 마법사) 얼굴이 보약 먹은 것처럼 살이 올라 있네? 이것들이 왕녀가 빙다리 핫바지로 보이나 싶었겠죠. 그쯤 용사 아레스가 태어난 마을에 어떤 청년이 찾아옵니다. 아레스가 마왕을 무찔렀다는 소식과 함께. 그리고 용사 아레스의 진짜 정체가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아레스가 왜 피나는 노력을 해야만 했는지, 왜 용사가 되어야만 했는지를 잔잔하고 잔인하게 풀어냅니다. 누군가의 운명을 짊어지고 속죄하듯이 앞으로 나가야만 하는 인생이란 참으로 슬프다는 걸 보여줍니다. 스포일러라 자세히 언급 못하는 게 아쉽군요.

맺으며: 이 작품이 흥미로운 건 나만 아니면 되라며 남의 일처럼 치부하고, 마왕 같은 건 네가 가서 없애라며 등을 떠미는 인간의 더러운 일면을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용사가 되고 싶어 하는 아레스를 무시하면서 정작 자신들은 용사가 되길 거부하는 귀족 나부랭이들. 목숨을 걸어야 하고, 원하지 않는 기대를 받고, 마왕을 쓰러트리라고 일방적으로 강요받는 용사의 입장을 십분도 이해해 주지 않는 인간 군상들을 참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아무튼 단권으로 끝나는 작품입니다. 용사 아레스의 죽음과 그의 발자취를 찾아가는 다큐멘터리식으로 풀어가다 드라마 형식으로 바뀌는 게 특징인데요. 평민으로서 용사 아레스가 받았던 차별과 무시, 그가 끌어안고 있었던 마음의 무게(용사가 될 수밖에 없는 동기), 처절하리만치 수련에 매진하게 된 이유 등 꽤 안타까운 이야기들을 담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드래곤볼식 전투신은 배제하고 인간관계에 중점을 두는 것도 흥미롭죠. 검사 레온은 귀족으로서 자신이 해야 될 일을 아레스가 하려 하자 반발을 보이지만 결국 친구가 되어 가고, 신을 믿지 않는 성녀는 사디스트가 되어 아레스를 괴롭히는데 희열을 느끼는 변태가 되어가는 과정이 재미있습니다. 마법사는 제 잘난 맛이 통하지 않는 아레스가 흥미로워서 가까이하게 되지만 너 친구 없지 한마디에 침몰 당하는 비운의 캐릭터죠. 처음엔 결코 섞일 수 없었던 이들 4명이 파티를 꾸려 마왕 토벌에 나서고, 용사의 마지막까지. 왕녀도 뒤늦게 정신 차리고 돌아오지 않는 아레스의 발자취를 쫓으며 자신의 마음을 알아가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그리고 용사 아레스는... 일본 서브컬처 특유의 다녀왔어, 어서 와 식이지만 조금은 여운이 남는 작품입니다.

 

 

 

중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아키하바라에서 부하들이 어디에 있는지 알려주는 아이템을 획득한 마왕은 그것이 가리키는 요코하마 시티에 왔습니다. 마키나를 제외한 육마후중 지금까지 찾은 부하는 총 3명. 한 명은 불타서 재가 되었고, 한 명은 배신했다가 골로 가고, 한 명은 어느 조직에 납치되어 정신 조작 당했는지 부모(마왕)도 못 알아보는 후레자식이 되어 있습니다. 멀쩡히 살아 있는 사람은 마키나뿐. 이에 다섯 번째 부하를 찾아 요코하마 시티로 왔습니다만. 여기도 멀쩡한 동네는 아니었습니다. 판타지온(마왕이 있던 세계와 지구가 합쳐진 대재해)때 대지에서 갈라지며 독자적인 문화를 형성한 거 같은데, 그게 골수 사이비 종교 집단이었지 뭡니까. 마왕은 잘 되었다며 여길 접수해서 세계 정복의 토대로 삼겠다고 선언을 하지만 지금 그는 타카하시(히로인)와 같이 잡혀 감옥에 갇힌 신세. 마왕은 사역을 참 열심히 합니다. 다른 죄수들과 친하게 지내며 순식간에 인심 장악술로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버리죠. 일을 참 즐겁게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마왕은 물론이고 등장하는 인물들 모두에게 마음을 성장시키는 계기를 마련해 주는 개체명 아오바 100F가 감방 동료로 찾아옵니다.

낙원이 있습니다. 그렇게 알고 지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낙원의 도시 요코하마 시티. 오늘도 시조(교주)에 대한 신앙심을 키우며 정해진 절차대로 삶을 살아가는 아오바 100F. 밖을 동경하지만 태어나서 나가보진 못했습니다. 오늘은 그녀의 생일입니다. 그리고 하층(감옥)으로 떨어지는 날이기도 했습니다. 늘 동경했던 밖을 생각했던 게 나빴던 것일까요. 새장 속의 새가 밖을 그리워한다고 죄가 되는 곳. 시조(교주)를 중심에 두고 그를 향한 신앙심만을 가지도록 사육되며 살아가는 사람들. 의문을 품은 아오바는 여길 벗어나고 싶다는, 점점 더 밖을 동경하게 되었죠. 그리고 운명의 날. 감옥으로 떨어진 아오바는 마왕을 만납니다. 일률적인 사람들(신도)만 알아온 아오바에게 있어서 매사 긍정적이고 카리스마 넘치는 마왕은 신선함 그 자체였죠. 어쩌면 그가 밖으로 데려가 줄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생깁니다. 그야 마왕은 어서 빨리 탈옥해서 부하를 찾아야 하거든요. 같이 데려가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타카하시와도 금방 친해졌습니다. 어느새 언니 동생 사이가 되었죠. 이대로 무사히 밖으로 나가 해피엔딩으로 이어지면 얼마나 좋을까. 밖을 동경한 작은 새.

맺으며: 시간 관계상 리뷰를 갑자기 마치게 되었는데, 이번 3권에서 요점은 시조(교주)를 향한 신앙심에 있습니다. 신앙심에는 신도가 필요하고, 신도가 필요하면 어떻게 해야 될까를 시조(교주)를 통해 적나라하게 보여주죠. 그리고 그렇게 모은 신앙심을 시조(교주)는 무엇에 쓰려고 하는가가 이번 3권의 핵심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3권은 참 안타까운 이야기를 담고 있죠. 누구나 바라는 해피 엔딩을 작가는 과감히 버립니다. 그리고 그걸 계기로 등장인물들의 성장을 촉진시킵니다. 수천 년이나 살아온 용왕도 예외는 아니라는 듯이요. 스포일러상 자세히 언급은 힘듭니다만, 사이비 종교라는 설정은 다소 고리타분하지만 여기에 중점을 두지 않고, 사람의 마음은, 설사 그게 만들어진 존재(아! 스포일러)라도 마음은 존중해야 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데요. 이왕 스포일러 흘린 김에 아오바 100F는 어마금(어과초)의 시스터즈를 연상케 합니다. 힘이 없다 것도, 단명한다는 것도. 그렇기에 열심히 살려고 했고, 밖을 동경했고, 밖으로 나가는 걸 꿈꿔 왔고, 마왕 일행을 만나 그것이 현실이 되어 간다는 기쁨. 잠깐의 행복.

그리고 아오바 100F의 존재 의의가 밝혀졌을 때 필자는 작가를 원망 많이 했습니다. 이전에 오직 용사 그람만을 생각하고 사모한 끝에 수백 년이라는 시간을 뛰어넘어 현실에 현현하여 마왕을 묵사발 냈고 그 마왕에게 구원받은 여신(女神)을 그려놓고도 이게 뭐 하는 짓? 어쨌거나 작가 후기를 안 봐서 어마금(어과초)를 인용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꽤 많이 유사하게 흘러갑니다. 시스터즈를 이용해 뭔가를 하려 했던 것처럼 이 작품에서도 아오바(시스터즈처럼 개체가 꽤 많음)를 이용해 뭔가를 하려 했고 마왕 일행은 막으려 들죠. 하지만 결과는 다르게 흘러간다는 것이 못내 아쉬웠습니다. 아무튼 시조(교주)가 저지르는 신체 해체 악행은 진짜 혀를 내두르게 합니다. 그렇기에 아오바 100F라는 존재가 등장인물들에게 끼친 영향을 더 부각 시키지 않았나 싶기도 했군요. 마지막으로 리뷰에선 언급하지 않았지만, 용사 그람도 마왕과 손잡고 사이비 종교 소탕전에 뛰어들고, 마왕과 티격태격하는 캐미가 쏠쏠합니다. 1권에서는 폐인이 되어 슬럼가에서 마왕에서 우동이나 얻어먹던 용사가 어느새 회사원이 되어 있다는 것. 이것도 마왕의 영향인가 싶은 흥미 요소이기도 하죠.

 

 

 

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어느 날 엄마가 찾아왔습니다. 고향이 쫄딱 망했으니 오늘부터 창관에서 몸을 팔아 보겠다고 합니다. 시작부터 묵직한 이야기를 들고 옵니다. 마을 사람(주인공)이 모르는 사이 고향이 망했습니다. 주인공 나이 20대를 바라보는 지금, 뭔 시추에이션인가 싶죠. 아버지는? 아버지는 얻다 팔아먹고 굳이 왕도에서 학교 다니는 주인공을 찾아와 이러는 걸까. 여주 코델리아(이하 여주) 서포트며 세상 사람들 모르는 곳에서 인 외의 무언가와 사활을 건 싸움 중이라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어머니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여주의 아버지가 용사 딸내미의 위세를 등에 업고 온갖 파렴치한 일을 저지르며 마치 영화 군도에서처럼 소작농들 등 처먹는 짓을 저지르고 있었지 뭡니까. 이 이야기를 들은 주인공의 마음은 어떨까. 부모님의 땅까지 빼앗은 여주의 아버지를 벌해야 할까. 아님 여주를 지키기 위해 두 번이나 환생했을 정도인데 그런 그녀의 아버지를 못 본척해야 할까. 여주는 아버지에게 말빨에 져서 쎄게 나가지도 못하고 해결할 의지도 없고, 주인공만 바라보네. 뭘 해줄까? 얼마면 돼?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부모님과 관련된 일인데 나서야죠.

그런데 시련(?)은 아직 끝이 아니었으니. 여주 입장에서는 주인공이 잘 되었으면 바랐을 거고, 악의는 없었을 겁니다. 문제가 있었다면 주인공이 마을 사람이라는 것이군요. 여주는 일전의 활약으로 도움을 받은 것에 보답하기 위해 주인공을 학생회(주인공과 여주는 학교에 다니고 있음)로 부른 게 화근이 되어 갑니다. 메인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귀족들이 포진한 학생회에 마을 사람(평민 이하)인 주인공이 입성한다? 선민사상과 봉건 사회에 찌든 귀족 나부랭이들이 가만히 있을 리 없고, 주인공도 성격상 가만히 있을 리 없고, 결국 5권이나 되어서도 너 밖으로 나와 결투다! 클리셰 참사가 벌어집니다. 당연히 짜부라지는 건 귀족 나부랭이. 여기까지는 좋은데 하필 짜부라진 귀족 나부랭이가 우리 아빠가 누구인 줄 알아? 시전. 그 아버지도 여주 아빠처럼 서민들 등골을 부러트리고 있었습니다. 나아가 주인공 실력을 모르니 너 죽었어를 외쳐 봅니다. 뭐 이런 애들 장난 같은 짓에 어울려줄 필요는 없지만, 이런 일을 벌어지게 한 여주는 남의 일처럼 방관 중인 게 더 어이없습니다. 얘는 왜 자꾸 귀찮은 일을 가져오는 걸까? 얼마면 돼? 얼마면 떠나줄래?

그걸로 끝인 줄 알았다면 오산이다? 이야기는 주인공으로 하여금 도치(하정우)가 되라고 강요합니다. 귀찮아 죽겠어 아주 그냥. 생각 같아서는 나라 전체를 갈아엎어버리고 싶죠. 하지만 눈에 띄기 싫어 마을 사람이 되었는데 본말전도는 또 싫거든요? 알고 보니 나라에 뇌물이 판치고 정치는 썩었고, 마/약이 판을 치는 가진 자가 없는 자들을 착취하는 언제 망해도 이상하지 않을 상태이지 뭡니까. 여기서 용사의 존재 의의가 궁금해지죠. 용사란 여신이 점지해 주는 신의 대리인 아닌가? 이 작품에서 용사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요. 교회에 이용만 당하고, 불합리한 일들을 목격해도 스스로 해결할 능력도 안 되죠. 언제나 그녀를 구해주는 건 주인공. 그런 의미에서 주인공의 역린을 건드린다는 건 무얼 의미하는 걸까. 이 시키도 좀 웃긴 게 마을 사람이 되어 여주를 서포트 한다고 한 발 뒤에서 방관만 하다가 사태를 키운다는 것입니다. 고향 마을 사람들이 착취 당하는 것도, 귀족 나부랭이를 좀 더 철저히 밟았다면 불필요한 희생을 막을 수 있었을 텐데. 뭐 처음부터 밟아 버리면 이야기 자체가 성립이 안 되기도 합니다만. 문제는 반성의 기미가 없다는 것.

맺으며: 주인공이 힘을 가졌다고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라는 건 아닙니다. 좀 어려운 문제군요. 주인공에게 정의와 선한 마음이 있었다면 그가 용사가 되었겠죠. 주인공에게 있어서 이세계는 여주를 중심으로 돌고 있으니까요. 귀족들의 독설엔 독설로 돌려주는 능력도 좋아서 트러블을 자주 일으키기도 하고, 그러다 사태를 키우기도 하는 게 흥미 포인트입니다. 이전에 밝혀졌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주인공이 왜 그렇게 여주를 집착하는지 늘 궁금했었는데 이번에 그 이유가 밝혀집니다. 누군가를 결사적으로 지킨다는 건 그 대상에 누굴 투영한다는 뜻이기도 하죠. 이와 관련된 리뷰는 6권에서 다뤄 보겠습니다. 잊을 수 있으니 기대는 마시고요. 아무튼 이번엔 개그가 좀 부족하군요. 선민사상에 찌든 귀족이라는 클리셰도 어디선가 많이 본 시추에이션이고. 하지만 사람들의 어두운 면을 부각 시키는 작가의 능력은 나름 괜찮은 편입니다. 힘없는 자들을 착취하는 게 뭐가 나빠, 사람을 노예로 파는 짓등 법은 어겨야 제맛이라는 이야기를 여과 없이 잘 보여주고 있죠. 물론 알기 쉬운 이야기라서 쉽게 식상해지는 이야기이기도 하지만요.

 

 

 

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포르트제에서 일어난 반란을 무사히 제압하고 도망치듯 지구로 돌아온 주인공 일행은 다시금 깨알이 쏟아지는 일상이 펼쳐집니다. 여기서 늘 궁금했던 게 10명이나 되는 히로인들과 단칸방에서 지내면서 사고(?) 한번 나지 않는 노하우가 뭔가 싶더라고요. 이들이 만난 지 벌써 2년이나 되었고, 2년 동안 아무 탈 없이(이성적인 사고) 그러고 살아요. 단칸방에서 부대끼며 살아요. 아침에 깨워준다고 파이트 해서 눈탱이 밤탱이 되... 아! 뭔지 알겠군요. 가족은 그러는 거 아니라잖아요. 우애 좋은 남매지간인가? 뭐 사실 단칸방에서 사니까 더 조심해야 되는 게 있겠죠. 그리고 선을 넘어 버리면 왠지 눈을 못 마주친다거나 관계에 미묘한 변화가 오니까 상대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뭐 다들 뭔 말 하는지 아시리라 봅니다. 본 작품의 주인공은 그런 변화가 싫었던 것이죠. 하지만 언제까지고 애들처럼 지낼 수는 없는 노릇. 이번 28권에서는 변화가 시작됩니다. 주인공은 10대 초반 애들처럼 좋아하는 여자애에게 심술궂게 구는 걸 그만두고 다정하게 다가가기 시작하죠. 히로인들은 진작부터 어서 오고~ 스탠드였으니까 주인공의 변화가 기쁘기만 합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포르트제에서 느닷없이 일본에 사자를 보내 국교를 맺겠다고 선언해버립니다. 주인공이 자꾸만 도망가니까 잡으러 온 거죠. 주인공이 황제가 되겠다고 하면 아무도 반대하지 않을 정도로 포르트제에선 주인공 앓이 중입니다. 2천 년이나 지나도 청기사의 인기를 식을 줄을 모릅니다. 각종 특례에 월급도 2천 년분이나 적립 해놨고, 땅도 있고, 주인공 명의 대기업도 있고, 황제도 시켜준다는데 뭐가 불만일까? 주인공이 청기사라고 밝혀졌을 때 그 열광은, 그 열기 속에서 반란을 제압해 주고 눌러 앉아 살줄 알았더니 소리 소문 없이 냅다 도망가 버리니 잡으러 갈 수밖에요.라고 하면 주인공은 더 도망가겠죠. 그래서 표면적으로는 2천 년 전 악당 짓을 하다 주인공에 의해 우주 저편으로 날아가 버린 후손이 지구에 살고 있었고, 후손은 죄가 없으니 대려 가기 위함이라고 이빨을 깝니다. 그 후손은 키리하가 속한 대지의 백성, 유리카가 속한 마법의 나라(& 마키가 속했던 어둠의 마법 소녀들)죠. 문제는 이들도 지구 문명을 뛰어넘는 기술을 갖고 있어서 대중에 소개되면 노려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마법 소녀(유리카, 마키)가 실존한다고요?

자, 우주 저편에서 우주인이 찾아왔습니다. 그것도 고도로 발전한 과학 문명을 가진 나라(포르트제)에서요. 이들이 쓰는 숟가락도 지구의 물건과는 다르겠죠. 레이저 총이 실존한다고요? 이것만 있어도 전쟁의 패러다임을 바꾸겠죠. 우주선은 또 어떻고요. 당연히 난리가 납니다. 각국에서 스파이가 떼로 몰려오고, 기득권자가 되겠다고 이해 당사자들의 자중지란 등등. 뭐라도 얻어서 기술 발전을 이루겠다고 스파이들의 대활약..은 클란과 마키가 해치웠다구. cctv 해킹 등으로 스파이들 동선을 훤히 꿰고 있는 클란과 변장에 일가견인 마키의 활약으로 스파이 따위. 그렇다고 대충 할 수도 없습니다. 포르트제 기술이 들어간 숟가락마저도 유출되면 큰일 나거든요. 그러니 기술 유출을 막아야 하죠. 뭐 이건 제약을 걸면 막을 수는 있는데 문제는 대지의 백성과 마법의 나라 사람들입니다. 이들이 가진 기술도 만만찮아서리. 포르트제 사자만 찾아오지 않았다면 이대로 지구 문명에 녹아들어 언젠가 사그라들 운명이었건만. 주인공 일행에게 대중에게 들키지 않고 이들을 무사히 이주시켜야 하는 막중한 임무가 부여됩니다. 근데 이미 동화되어 살아가는 사람들도?

맺으며: 아침에 파이트 해서 눈탱이 밤탱이 되는 일상을 보내다 점심때 포르트제 사자가 찾아오고, 저녁때 2년 전(작중 시간)에 뿌렸던 복선을 회수하네? 스핑크스냐? 2년 전(작중 시간)에 주인공이 유적(지구 역사 유적)에서 알바 하다가 어떤 유적(지구 외 문명)을 발견했었죠. 거기서 인지 꿈에서인지 어떤 목소리를 들었고요. 근데 문제는 이걸 이제야 회수하냐의 느낌 보다 아니 포르트제 사자가 찾아와 국교라는 대파란을 일으키고 있고, 각국에서 포르트제 기술을 노리고 스파이들이 개떼같이 몰려드는데, 갑자기 2년 전 복선 회수에 돌입한다고? 왜? 설마 주인공도 포르트제 출신이라고 밑밥 까는 건가? 그렇다면 포르트제에서 주인공을 대려 가는데 정당성을 띠게 되겠죠. 근데 이렇게 느닷없이? 그보다 티아가 국교 맺는 것에 솔선에서 나대던데, 예전에 분명 티아가 주인공을 포르트제에 데려와도 좋아하는 히로인들과 같이 있어도 마음은 지구에 가 있을 거고, 별을 보며 지구를 찾을 거라고, 그래서 도저히 대려 올 수 없다고 그래놓고 작가가 스스로 설정에 구멍을 내버리는군요(이제 티아의 최종 목적은 주인공을 포르트제에 데려가는 것). 그리고 느닷없이 2년 전 복선 회수에 돌입하고, 평온하게 직진하다가 왜 갑자기 중침을 하며 유턴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간드러지고 눈꼴시런 일상생활도 못 보겠지만요. 역시 본 작품은 14권까지인가에서 끝내야 했습니다.

 

 

 

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병약하여 원래 세계에서 병원 신세를 지며 오늘내일하던 주인공이 이세계로 불려와 나만의 세계를 만들어 세계 정복을 꿈꾼다. 세계 정복이라니 원래 세계에선 이루지 못할, 남자라면 한 번쯤 꿔볼 만한 꿈이잖아요? 그것도 병상에서 자주 하던 온라인 게임 구성을 이세계에서도 그대로 써먹을 수 있으니 금상첨화겠죠. 그래서 열심히 만들었습니다. 이세계에서 나만의 세계를. 비록 속성에서 비롯된 마을 형상이 지옥의 그것이라도 행복하면 그만이죠. 근데 세상사 내 뜻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습니다. 속성이 마(魔)에 속하다 보니 빛(聖) 속성의 성광국과 성녀의 공격을 받는 건 어쩔 수가 없겠죠. 성녀와 작당한 마녀와의 더블 내습은 주인공과 그의 심복 아투(메인 히로인)에게 많은 상처를 남겼고, 마왕군의 침공 등 신생 국가를 건설한 주인공에게 시련은 끊임없이 찾아왔습니다. 그걸 모두 물리치고 비온 땅이 더 굳는다는 속담처럼 육체적으로나 심적으로나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잃은 것만큼이나 물질적으로 얻는 것도 있었습니다. 이웃나라와 동맹을 맺고, 넓은 땅도 차지하는 등 주인공은 세력을 점점 불려 나가게 되었죠. 그리고 지금 새로운 사람이 찾아옵니다.

뜬금없지만 '보쿠라노(우리들의, 지어스)' 나루타루로 유명한 동명 작가의 꿈도 희망도 없는 막장 SF 애니메이션을 아시는지요. 에반게리온에 가려진 에스카플로네처럼 마마마에 가려져 널리 알려지지 못한 비운의 작품이죠. 보쿠라노는 마마마 보다 더한 전개를 보여준 작품으로 자신들 지구의 운명을 걸고 평행 세계 지구와의 싸움에 동원되는 아이들의 운명을 그리고 있는데요. 이번 7권을 보면서 문득 왜인지 모르겠지만 이 보쿠라노가 떠올랐습니다. 주인공은 왜 이세계에 소환되었는가. 병상에서만 지내는 주인공을 불쌍히 여긴 신(神)의 배려 덕분인가? 그렇지 않다고 작가는 서술하죠. 이세계에는 주인공만이 아니라 여러 현실 인간이 소환되었고, 그들을 플레이어라 지칭하고 있습니다. 이들을 소환한 목적은 무엇인가. 플레이어 하나당 그의 뒷배로 하나의 신(神)이 있다고 작가는 말합니다. 그리고 플레이어는 서로 공격할 수 있으며, 주인공 진영은 마녀와 성녀를 앞세운 다른 플레이어의 공격을 받아 큰 위기를 맞았던 것입니다. 여기서 유추 가능한 것으로 플레이어는 신(神)의 장기말이고, 이세계는 체스판이 아닐까. 싸움에서 진 플레이어는 소멸?

성녀와 마녀의 내습, GM 권한을 가진 플레이어, 마왕군의 침공을 간신히 물리치고 안정을 찾아가는 주인공에게 용사가 찾아옵니다. 아니 그전에 새로운 플레이어가 서큐버스(마녀)를 앞세워 세계를 상대로 어떤 포고를 내립니다. 본격적으로 플레이어 간 전쟁의 서막이 오른 것이죠. 찾아온 용사도 플레이어입니다. 이세계 판타지물 정석답게 노예 소녀를 대리고 있으며, 정의감이 투철하고 매사 낙관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어서 주인공의 골치를 썩이게 되죠. 용사는 서큐버스에 대항하려 주인공 진영에 빌붙을 작정이고, 지금은 전력이 부족한 주인공에게 있어서 용사는 매우 든든한 전력이 되겠습니다만, 이미 플레이어 간 구도를 어느 정도 파악한데다 앞서 다른 플레이어들의 공격에 빈사 상태로 몰렸던 주인공에게 용사를 계륵 그 자체죠.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용사와 힘을 합쳐 서큐버스 진영에 대항해가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문제는 서큐버스 진영은 엘프 진영을 손에 넣으며 전에 없는 전력을 갖췄다는 것. 성녀가 셋, 플레이어 둘, 마녀가 둘, 엘프 군대를 손실 없이 접수, 용사가 쓰러트린 플레이어가 가졌던 게임 시스템도 접수. 이걸 어떻게 이겨? 같은 상황이 벌어집니다.

맺으며: 이세계는 게임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는 독특한 설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인공도 주인공이 하던 게임 시스템을 이세계에서 쓸 수가 있죠. 이 말은 다른 플레이어도 그들이 하던 게임 시스템을 이세계에서 쓸 수 있다는 뜻이 됩니다. 가령 유희왕에서 듀얼을 하다 상대를 꼼짝할 수 없게 만드는 카드를 내밀었을 때 상대는 자기가 가진 게임 시스템에 상관없이 고대로 당하는 시스템이 적용되고 있는데요. 그래서 주인공은 아투(메인 히로인)를 손 한번 못 써보고 상대에게 빼앗기고, GM 능력을 가진 플레이어를 만났을 때 진짜로 죽을뻔하기도 했죠. 차라리 병실에서 오늘내일하는 게 더 나았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개고생을 하는 게 이 작품의 흥미 포인트이지만, 사실 복잡한 설정 때문에 독자들은 다소 머리가 아픈 전개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한술 더 떠 이세계는 신(神)들의 유희의 장이고, 주인공 포함 플레이어들은 장기말로서 서로 죽이고 죽는 그런 이야기로 나아가고 있죠. 좀 더 뇌피셜로 분석해 보면 병실에서 오늘내일하는 주인공이 이세계로 소환된 것을 미루어 보아 플레이어들은 현실에서 필요하지 않는 인간 부류가 아닐까 하는 암울함이 느껴지기도 했군요. 그런 의미에서 리뷰 중간에 '보쿠라노'를 언급한 것은, 플레이어 뒤에 있는 신(神)은 코에무시에 해당하고, 플레이어는 파일럿(아이들)에 해당하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싸움에서 진 플레이어의 말로도 비슷하더군요. 마지막으로 본말전도이긴 한데 보쿠라노라는 작품을 기회가 된다는 꼭 보시길 추천합니다. 물론 마이노그라 본 작품도 썩 나쁘지 않으니 기회가 된다면 보시고요.

 

 

 

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오늘을 돌이켜 보고 웃을 수 있게" 세상 밖으로 나와 걸음마를 떼고 스스로 일어서서 앞으로 나아가려는 마녀 '시이셔'에게 용병 '지그'가 이렇게 조언해 주었습니다. 차별과 박해를 피해 신대륙으로 넘어온 마녀 시이셔는 평범한 모험가가 되어 세상에 녹아들기 시작했습니다. 모든 게 낯설고 다음 문(새로운 인생)을 여는 게 두려웠던 마녀는 지그의 도움으로 용기를 내어 모험가의 문을 두드렸고, 원래 마녀라는 치트키를 가지고 있긴 하였으나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마물을 조사하는 조사단에 합류하여 기습적으로 몰려오는 마물 군단을 막아내며 많은 모험가를 구하기도 했고요. 배우는 게 빨라 굶어죽지 않을 정도로 돈을 벌게 되었고, 낯을 엄청 가리면서도 사람들과 친해지길 마다하지 않아 지금은 임시지만 파티를 맺기도 하였습니다. 마녀는 신대륙으로 넘어와서 비로소 평범하게 살아갈 수 있게 되었죠. 이제 그녀가 살아가는데 문제는 없어 보입니다. 지그는 아빠와 같은 마음으로 마녀를 바라봅니다. 사실 그는 지금의 마녀가 양지로 나와 걸을 수 있게 된 공로자라 할 수 있습니다. 신대륙으로 넘어가는 걸 조언했고, 200살이나 먹었지만 세상 물정 어두운 마녀에게 세상 살아가는 법을 알려 주었습니다.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켜주는 말들을 건넸고, 가본적 없는 길이 무섭지 않게 뒤에서 같이 걸어가 주었습니다.

아침이 힘겨운 마녀를 깨워주고, 못된 놈들이 들러붙지 않게 견제도 해줍니다. 마녀는 엄청 미인이거든요. 지그는 덩치가 엄청 커요. 그에 맞게 무기도 엄청나죠. 마음만 먹으면 나라도 멸망 시킨다는 마녀를 순식간에 제압할 정도니까요. 물론 지그도 어떤 치트를 가졌긴 하지만 완력이 천하장사고, 덩치에 맞지 않게 날렵하고, 싸움에 돌입하면 전술을 짜는 지혜가 남다릅니다. 그리고 허를 찌르는 만행을 잘 하죠. 그의 정보를 얻기 위해 다가온 안대녀(엑스트라 이상, 히로인 미만)가 무슨 짓을 저지르려 하자 설사약을 먹여 사면초가에 빠트린다든지, 지그가 뒷골목에서 약장사한다고 오해한 백발녀(히로인 이상, 메인 히로인 미만)와 진짜 치열하게 싸우다 그녀 얼굴을 부러진 칼 손잡이로 뭉개서 기절 시키는 에피소드는 매우 흥미롭죠. 얼굴에 퍼런 멍이 든 채 지그를 찾아와 오해를 푸는 장면도 백미고요. 이번 2권에서는 백발녀의 의뢰를 받아 어떤 사건도 해결하는 등 그녀와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사실 마녀가 메인 히로인일까 했습니다만, 2권에서 마녀는 다른 사람과 임시 파티를 맺고 마물 사냥을 떠나면서 메인 히로인 자리에서는 멀어지는 느낌을 줍니다. 지그는 도시를 돌아다니며 안대녀를 다시 만나 또다시 설사약을 먹일 기회가 찾아오고, 백발녀의 의뢰를 받아 어떤 사건을 해결하러 나섭니다.

그리고 본격적인 2권의 이야기. 마녀를 모험 보내고 도시를 돌아다니던 지그는 모험가들을 죽였다는 누명을 씁니다. 사실 지그는 악운이 항상 따라다닙니다. 마녀 시이셔에게 들러붙어 먹는 기둥서방으로 오해한 모험가 길드 접수원에게 악의적인 말을 듣고, 백발녀에게 느닷없이 두들겨 맞고, 도시 마피아에게 찍히고, 이번엔 죽은 모험가의 동료들에게 다굴 당합니다. 복수랍시고 전혀 상관없는 지그를 둘러싸고 몰매를 놓죠. 그중에는 이번 2권 히로인들인 빨간 머리와 파란 머리도 있습니다. 둘이 협공을 하며 지그를 몰아붙이는 솜씨가 남다릅니다. 하지만 용병으로 잔뼈가 굵은 지그에게 있어서 본 실력은 아직. 작가는 여기서 질문을 하나 합니다. 사람 다리를 붙잡아 나무 몽둥이처럼 휘두르는 사람을 본 적 있는가? 지그가 보여줍니다. 그리고 여자라고 봐주지 않습니다. 머리 쪼개지면 뒤는 없는 게 이 바닥이죠. 하지만 작가는 빨간 머리와 파란 머리는 히로인 이상 메인 히로인 미만으로 결정 해둔 모양입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포인트는 싸움이 끝난 후입니다. 다름 아닌 빨간 머리와 파란 머리의 "처우". 누명을 씌우고 죽이려 했으니 몸으로 갚아야죠. 지그는 악운이 따라다니지만 악운 뒤에는 항상 행운이 따라옵니다. 백발녀도 그렇고, 악운으로 맺어진 인연을 만들어가는 게 참으로 흥미롭죠.

맺으며: 마녀: 혼자 먹는 밥이 맛없게 느껴진 게 언제부터 더라? 지그: 언제부터 마녀가 있는 곳이 돌아갈 곳이 되었지? 이번 2권을 한마디로 표현하라면 "당연함". 둘이 있는 게 당연하고, 같이 밥 먹는 게 당연하게 되었습니다. 같이 쇼핑을 하고, 마물 사냥을 떠나고. 장비를 사러 돌아다니고. 외식을 하고. 둘이 같이 있는 게 당연한 세상. 언제부터? 지그는 마녀의 머리를 서툰 솜씨로 빗겨주고, 그 손길에 몸을 맡기고 꾸벅꾸벅 조는 마녀. 세상의 악으로부터 방파제가 되어주는 지그에게서 아빠의 그림자를 엿보고(필자 각색, 그런 느낌?), 가본 적 없는 길을 떠나는 자식이 무서워하지 않게 길라잡이가 되어주는 아빠 같은 지그? 둘의 사이를 표현 하라면 이런 느낌인데, 서로 의식하게 된 시점에서 부녀의 사이보단 연인 사이에 가깝다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부녀 사이로 언급한 건 둘의 성격이 그렇다는 뜻이고요. 마녀에게 있어서 지그는 안심할 수 있는 사람이자 마음을 맡길 수 있는 사람. 지그는 마녀에게 해를 끼칠 거 같은 악의를 용서하지 않으려는 마음과 그럴수록 마녀의 앞길에 발목을 잡는 게 아닐까 하는 고뇌를 하기 시작하죠. 아무튼 빨간 머리의 등장에 견제를 시작하는 마녀가 귀엽기도 합니다. 백발녀는 등장할 때마다 지그에게 악운을 던져주고, 안대녀는 또 설사약 먹을까 전전긍긍하는 게 조금은 웃겨 줍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개그를 적절히 배치하여 질리지 않게 해주고, 지그의 전투신을 매우 리얼하게 표현하여 시간 가는 줄 모르게 해주었습니다. 1권 리뷰에서 마녀와 모험가라는 괴리감에 혹평을 했습니다만, 2권에서 마녀라는 키워드를 빼고 읽으니 읽을만했습니다. 특히 등장인물들의 성격이 안정되면서 몰입이 쉬웠군요. 어쩌면 1권과 이야기 순서를 바꿨으면 어땠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랬다면 혹평까진 안 했을 텐데...

 

 

 

 

중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이번 리뷰는 필자 주관이 많이 들어가 있으며, 다른 분들과 해석이 다를 수 있음을 알립니다.

본 작품은 내 집 근처에 사자나 호랑이가 돌아다닌다고 생각하면 여러분은 어떻게 할 것인가를 묻습니다. 나 혼자라면 딴 데 이사 가거나 도망가면 되겠죠. 그러나 피치 못해 살아야 하고, 지켜야 될 가족이 있다면? 엽사를 부르거나 내가 직접 무기를 들고 처치하러 가야겠죠. 사자나 호랑이 입장은 생각도 안 하고요. 원래부터 살고 있었고, 사람을 해친 적도 없는데도요. 마녀 '시이셔'는 늘 인간들에게 쫓겨 다녔습니다. 그저 남들은 쓰지 못하는 마술을 쓸 수 있다는 이유로요. 시이셔가 있는 대륙에서는 마술을 쓰는 사람을 마녀로 몰아 죽이고 있습니다. 천재지변을 일으켜 사람을 해친다는 이유로요. 실제로 마녀가 그런 일을 해왔는지는 소문으로만 떠돌 뿐 확인된 건 없습니다. 나라의 위정자들은 정치적으로 입지를 다지기 위한 도구로서 마녀사냥에 몰두하면서 마녀들은 더욱 궁지에 몰려가죠. '시이셔'는 어느 귀족가의 가문 계승 문제에 얽혀 실적에 눈이 먼 장남 패거리들의 공격을 받습니다. 거기서 '시이셔'는 용병 '지그'와 만나게 되죠. 지그는 용병으로 다져진 탁월한 실력으로 시이셔를 몰아붙입니다. 순식간에 결판이 나고 지그는 마녀를 제압하는데 성공하죠.

이 작품은 있을 곳이 없어진 마녀와 그녀에게서 호위 의뢰를 받은 용병의 이야기입니다. 시이셔가 귀족 장남을 요단강 건너로 보내면서 의뢰인이 없어진 지그는 마녀의 호위 의뢰를 수락하죠. 그녀의 의뢰는 단순합니다. 마녀가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땅까지 인도하는 것. 하지만 이 대륙 어딜 가도 마녀가 있을 곳은 없습니다. 나라의 위정자들은 마치 여우 사냥하듯이 마녀를 사냥하고, 사람들은 두려움에 몽둥이를 들고 때려잡으려 들죠. 마녀는 그저 살고 싶어서 공격해오는 사람들을 없앴을 뿐인데. 적어도 시이셔를 그런 삶을 살아왔습니다. 사는 곳을 옮겨도 어떻게 알고 왔는지 사람들은 군대를 몰고 옵니다. 이번엔 용병까지 해서 수백 명(아니 수십 명인가)이 몰려왔죠. 그중에 살아남은 사람은 지그와 몇몇뿐. 그만큼 시이셔의 실력도 대단하다 할 수 있습니다. 이제 마녀가 이 대륙에서는 살 곳이 없으니 그렇다면 다른 대륙으로 넘어가면 어떨까라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있을지도 모를 다른 대륙으로의 여행. 미지의 두려움과 설렘. 그곳으로 가도 정말로 안심하고 살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의문. 그래도 가지 않으면 안 됩니다. 여기에는 시이셔가 안심하고 살 수 있는 곳은 없으니까요.

맺으며: 리뷰 쓰다가 갑자기 의욕이 없어져 버렸는데, 필자가 생각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내용으로 흘러가서 필자 멋대로 실망한 작품입니다. 있을 곳이 없어진 마녀가 있을 곳을 찾기 위해 유일한 이해자인 용병과 함께 험난한 여행길을 떠나는 이야기인가 했었죠. 힘을 가진 자(마녀)를 두려워한 사람들이 마왕으로 몰아 줄기차게 토벌하려 들고 도망자 신세를 그리는가 했습니다. 그러다 사랑에도 눈 뜨고. 그러나 너무나 허무하게 신대륙으로 넘어가버렸고, 그곳엔 마녀라는 개념은 없다고 서술하죠. 이것만 놓고 보면 사실 시이셔에겐 가나안의 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문제는 여행 과정을 생략한 채 바로 엔딩(안주할 땅에 도착)으로 넘어가버린 듯한 전개가 되었다는 것이고, 도착한 신대륙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이세계풍 판타지 세계관이었던 것, 마술이 흔하게 쓰이고, 모험가와 길드가 있고, 마물이 있으며 모험가는 이를 토벌해서 빌어먹고 살고 있는 흔하디흔한 이야기라는 것입니다. 쫓기는 마녀라는 신선한 소재를 이렇게 버려 버린다고? 시이셔는 모험가가 되어 마물을 토벌해서 살아가는 길을 택하죠. 몇 페이지 만에 여느 이세계물이랑 똑같은 흐름이 됩니다.

물론 작가 딴에는 핍박받던 세계에서 도망쳐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는 마녀를 그리려 했나 봅니다만, 사실 그에 맞게 시이셔는 매일매일이 신선하고 무언갈 배우는데 즐거워하죠. 하지만 마녀로서 얼마만큼 고생을 했는지, 여행을 하며 얼마만큼의 고생을 하는지에 대한 개연성을 보여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고생 고생해서 넘어와 비로소 행복을 손에 넣은 주연들에게서 얻는 성취감을 작가는 무시한 거죠. 마녀로서의 소재는 희석되어 버리고 어디 촌뜨기가 상경하여 모험가가 되어 마물을 퇴치하고 살아가는 평범한 이야기를 그려 갑니다. 물론 한 미모 하는 시이셔를 어떻게 해보려는 모험가들이라는 클리셰도 있고, 그에 따른 트러블이라는 클리셰도 있고, 남주에 해당하는 지그에게도 히로인들이 들러붙는다는 클리셰 등 1권 만에 여느 이세계 판타지 이야기랑 비슷한 전개가 펼쳐집니다. 시이셔는 마녀라는 먼치킨이 되었고요. 뭐 그래도 안대녀와 백발녀 에피소드는 재미있었습니다. 스포일러이자 이번 1권에서 최대 백미인지라 언급은 못하지만 이들이 분위기를 살려 주었죠. 세상 물정 모르지만 배움이 빠른 시이셔의 사회생활도 흥미로웠지만 그냥 킬링 타임으로 좋은 작품 같습니다.

 

 

 

중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왕의 생일에 맞춰 왕도에 선물 전해주러 갑니다. 알게 된 귀족 영애와 해체꾼 소녀 피나도요. 가던 길에 오크떼에게 공격받던 마차를 구해줍니다. 이런 작품에서 흔히 있는 왕도적인 에피소드죠. 여기서 또 10살 전후 귀족 영애도 알게 됩니다. 여주는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죠. 피리 부는 사나이처럼 가는 곳마다 아이들이 몰려듭니다. 아마 곰 옷을 입고 있어서 인기를 끄는지도 모르겠군요. 어른들은 신기해하면서 수군수군 거릴 뿐 다가오진 않습니다. 하지만 곰 옷을 입고 있어서인지 아님 떼가 많이 묻어서인지 여주를 얕보는 어른들도 많습니다. 그럴 때마다 여주는 배빵을 안겨 주죠.배빵 맞은 어른들은 게거품을 물고 나자빠집니다. 본 작품은 그냥 개그물입니다. 일러스트는 매우 귀엽고, 여주는 먼치킨이죠. 아무튼 왕도에서 여러 가지 일들을 합니다. 집터를 구해 곰 집을 짓고, 이세계에서는 인기가 없는 치즈를 왕창 구해서 피자도 만들죠. 얘들아, 이게 피자라는 거란다. 애들이고 어른이고 환장합니다. 이왕에 왕도에 왔으니 구경도 해야죠. 여동생 같은 피나에게 용돈도 쥐여주고, 기껏 귀족 영애들과 연줄 만들 기회가 되었으니 같이 나가 놀으라고 하지만 서민과 귀족 사이에 도저히 넘을 수 없는 벽이 있기에 잘 놀지를 못합니다. 말 놓으라고 했다고 진짜 말 놨다가 목이 댕강? 할 수도?

맺으며: 이렇게 초단문 리뷰는 처음이지 싶군요. 그냥 원패턴 먼치킨 왕도물이고 일상생활이 주가 되다 보니 딱히 건질만한 이야기도, 복선이 될만한 이야기도 없습니다. 여주는 질서에 순응은 하지만 자길 컨트롤하려고 하거나 이익에 침해를 가하는 어른들을 용납 못 하는 성격이다 보니 배빵씬이 자주 나오는 거 하나만은 흥미롭긴 합니다. 먼치킨이면서 유명해지길 싫어하고, 그러면서 곰 옷으로 인해 시선을 끌게 되고, 아이들은 좋아하지만 어른들은 수군수군. 얕보이고. 배빵 갈기고, 당한 사람은 거리를 두지만 언제나 처음인 사람이 등장하고 비슷한 패턴이 나오죠. 아무튼 이번 3권에서는 오크떼에게 유린 당하는 여기사(어둠의 동인지에서 단골 소재)라든지(진짜로 그런 일이 벌어지는 건 아님), 싹 난 감자 먹고 배탈 나는 이세계인들이라든지, 이거저거 소재가 될만한 건 다 써먹어 보는 이야기들이 약간은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식상할만하지만 머리 아픈 복선이 없어 좋고, 미끄러져서 슴가 쪼물딱 거리는 볼썽 사나운 이야기도 없어서 좋습니다. 하지만 붙잡은 도적들에게 며칠 동안 먹을 거 안 줘서 피접이 상골이 되게 하는 약간은 무시무시한 면도 있습니다. 그래도 뭐 고아원 아이들이 굶지 않게 도와주고, 아빠를 걱정하는 귀족 영애의 눈물도 닦아주는 등 인간애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그래서 계속 보게 되는 건지도 모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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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석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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