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주의] 방패 용사 성공담 11권 리뷰 -블랙 기업도 이보단 낫겠다-
요즘 넷플에 올라온 본 작품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습니다. 꽤나 심열을 기울여 제작했다는 게 느껴지더군요. 특히 원작인 라이트 노벨에서는 느껴지 못했던, 주인공을 표현한 부분에서는 감동을 받았습니다. 어쩜 이리도 그의 성격을 잘 표현하고 있던지. 딱 봐도 주변과 어울리지 않는 인상이고, 일본 특유의 문화인 공기를 읽고 분위기에 묻히지 않기 위해, 억지로 나도 인싸라는 듯 필사적으로 분위기를 맞춰가는 모습이 짠했군요. 이거 사기당하기 딱 좋은 인상이구먼라는 느낌을 잘 살렸다고 할까요. 뭐 결국 사기당했지만요. 그 뒤 그렇게 고생하면서도 이세계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걸었고, 그렇게 해도 돌아오는 건 범죄자, 악당이라는 매도였죠.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 싶지만, 원래 세계(지구 일본)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용사로 소환된 이유이기도 한 파도(정기적으로 찾아오는 재해 같은 거)를 해결해야만 하죠. 근데 아궁이에 고구마라도 묻어두지 않았다면 돌아갈 필요가 있나, 차라리 그냥 친절하지 않는 이세계 따위 멸망하게 내버려두고 파도가 왔을 때 다른 세계로 가버려도 될 텐데 할 수도 있습니다만, 그러지 못하는 이유가 이번 11권에서 나오는군요.
사람이 사기를 당하고, 땅바닥에 추락하고 나니까 악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있는 돈 없는 돈 다 끌어다 노예들을 구입해 전력 강화에 매진하면서 보통 노예 해방에 힘쓰지 않나? 하는 선입견을 박살 내버릴 정도로요. 어차피 파도만 해결하면 바이바이~ 할 세계니까 굳이 감정이입은 하지 않는 거죠. 빗치 때문에 여자 혐오증에 걸려서 여자가 보내오는 호감 메시지는 메시가 감동할 정도로 훌륭하게 쳐내버리고, 이세계 사람들에게서 인간 이하 대접받은 것도 트라우마가 되어 인간 혐오증도 추가되어서는 너구리 사역마(동물형)만 엄청 이뻐해서 라프타리아의 어이없음을 사고 있죠. 그 사역마 원본이 라프타리아인 건 애써 외면. 이번에도 노예 꼬마들을 구입하여 치료해 주면서 꼬마 히로인의 열혈한 애정 공세를 받는 건 덤. 얘들은 마조 성향인지 주인공이 노예로 부려 먹겠다는데 좋다고 합니다. 파도가 오면 일선에 서서 마물과 싸워야 하는데도요. 뭔가 좀 보고 있으면 정신이 혼미해지죠. 그리고 정신 차리고 보니 머더 피에로라는 무시무시한 이명을 가진 히로인이 찾아옵니다. 얘가 이세계를 파도로부터 구하지 않으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보여주는 캐릭터죠.
자세한 건 스포일러니까 패스하고요.
이번 11권에서는 다가오는 파도와 새로운 영귀인 봉황의 봉인이 풀릴 때를 대비해 전력 증강과 다른 세계를 멸망 시켜 파도로부터 자신들의 세계를 지키려는 무리들의 습격을 다루고 있습니다. 원래대로라면 주인공 포함 다른 용사 세명과 힘을 합쳐 대응해야 하나, 뭐 아시다시피 나머지 세 명의 용사는 쓰레기들이죠. 빗치로 강등된 왕녀(주인공에게 사기 친)는 여전히 정신 못 차리고 이번엔 검의 용사를 이간질해서 주인공과 척지게 만들어 버립니다. 아주 환장하죠. 기가 멕히죠. 큰 형님이 와도 이건 안 됩니다. 주인공 일행만으로 대응하기엔 적들이 너무나 강합니다. 그래서 나머지 세명을 어떻게든 정신 차리게 해서 전력을 증강해야 하는데, 창용사는 주인공이 당했던 것처럼 빗치에게 배신 당해서 헷까닥 돌아 버렸고, 검의 용사는 빗치에게 이간질 당해서 세상 혼자 정의의 용사가 되어 아주 중2병을 찍어대는 게 작가의 상상력이 미쳤습니다(좋은 뜻). 이쯤 되면 빗치에게 사형 선고가 나올만한데도 여왕(빗치 엄마)은 가능하면 생포 좀 이러는 중인데, 신발, 이런 세상을 지키라고? 그 와중에 다른 세계 악당들이 쳐들어와 너 님들 죽이고 우리가 강해질 테다 하며 썰어대기 시작하는데....
맺으며: 나는 비겁한 짓 해도 되지만 너는 안 되라고 지껄이는 검의 용사의 자기중심적 성격이 정말로 찰집니다. 얘도 빗치에게 사기당한 거 같던데, 꽤 통쾌하죠. 맛이 가버린 창용사와 더불어 어디 있는지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 마지막 놈을 찾아서 돌봐야 되는 주인공은 지금, 어차피 안 볼 세계니까 내가 뭘 해도 되겠지라는 성격이 되어 버린 그는 도적들 아지트를 털어 보물 강탈에 매진하기 시작합니다. 주변에서 원래 국고로 환수해야 되는 거 아님? 하니까 그딴 건 모르겠고. 그런 그를 바라보며 가자미눈이 되어 가는 라프타리아가 인상적이죠. 그래도 주인공은 자신이 없어져도(사태 해결하고 지구로 귀환한 후) 주변인들이 잘 살아가게끔 여러 가지 준비해 가는 모습에서 그래도 다정함은 남아 있구나 하는 걸 느끼게 해줍니다. 그게 또 그의 타산에서 비롯된 행동인지라 라프타리아의 태클을 받는 건 덤. 간혹 주인공은 라프타리아랑 같이 있으면 공처가 느낌을 들게 하는 게 이 작품의 포인트. 아무튼 인간의 저열함도 참 잘 보여주고 있죠. 주인공이 세계를 구하고 일약 스타가 되자 연줄을 만들기 위해 딸을 갖다 바치는 부모들이라든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손가락질하던 인간들이 그의 환심을 사기 위해 성적 접촉을 마다하지 않는다든지, 빗치와 더불어 주인공의 여자 혐오증은 더 커져만 가는 요인이 되는 것도 흥미 포인트입니다. 마지막으로 긴장감을 높이려는지 기승전결로 이어지지 않는 장면들이 많다는 것인데, 깔끔한 맛이 좀 아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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