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이미 16권으로 완결된 작품인지라 이제 와 추리한다고 헛발질하는 거 아닌지 모르겠습니다만. 여주를 비롯해 반 아이들이 어떤 현상에 휘말려 이세계로 전생하게 된 계기가 여주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2권입니다(뭔 얘기인지는 후술). 여주는 하층에서 상층으로 가기 위해 현재 중층에 있는데요. 여기서 매기라든지, 해마 같은 걸 잡으며 레벨 업을 하고 진화를 거쳐 갑니다. 상층에서 뱀에게 쫓기더니 이번엔 장어에게 쫓기며 다사다난한 매일을 보내고 있죠. 2권에서 주된 행동은 이것뿐이어서 리뷰는 여주의 행동보다는 진화와 복선에 대해서 언급해 보고자 합니다. 복선이라고 해도 그렇게 거창한 건 아니고, 누구라도 다 짐작 가능한 것들인데요. 일단 1권 첫 번째 장에서 "용사와 마왕"이 싸움질을 하다 시공 마법으로 고등학교 반(클래스)을 잘라 버렸다는 구절이 있죠. 이번 2권에서 여주는 맹독 계열로 진화하면서 7대 죄악 중 '오만'이라는 스킬을 손에 넣게 됩니다. 오만은 마족이나 악마들의 전유물이죠.

시작하자마자 얘 마왕 되는 거 아니야?1권에서도 복선이 나왔을 수 있으나 필자 기억력 3초 붕어 머리인지라 잘 모르겠고, 몇 페이지 지나 지옥 계열 스킬을 손에 넣으면서 이거 빼박이네. 이 이전에 용사 파티가 여주가 있는 엘로 대미궁에 진입했으니 필연적으로 이들은 싸우겠구나 하는 복선을 투하하면서 도화지에 미래라는 그림을 완성 시켜버리는군요. 그렇담 여주는 인간들과 교류는 완전 불가능은 아니어도 많이 힘들지 않을까? 이세계는 마왕이 있고, 마족이 있고, 인간들과 싸움박질 중인지라 여주가 마왕으로 진화하면 결론적으로 인간들과 적대할 수밖에 없게 되겠죠. 여주는 인간을 만나고 싶어 합니다만, 진화를 거쳐가며 인간의 마음은 유지해도 그 외의 것들은 인간들이 받아들이지 못하는 걸로 구성되어 있어서 힘들겠죠. 거기다 교회에서 보였다 하면 때려죽이려 하는 '금기'라는 스킬도 입수했으니 종교가 우세한 이세계에서 여주가 있을 곳은 결국 마계뿐이라는 결론이 내려지게 됩니다.

리뷰 끝?은 아니고, 결국 여주는 마왕이라는 스킬을 입수하고 이후 공간 마법을 손에 넣게 되죠. 이쯤 되면 대놓고 얘 마왕 된다고 광고한다고 할까요. 그리고 주목할 것은 공간 마법, 순간 이동도 가능하다고 했으니, 나중에 시공 마법도 손에 넣을 거 같고, 그렇게 되면 1권에서 용사와 마왕이 싸우고 어쩌고는 사실 여주와 당대 용사가 싸우다 아이들을 말려들게 한 거 아닐까 하는 추측을 들게 하더군요. 물론 사고가 났을 때의 시기가 과거냐, 미래냐의 문제는 있습니다만. 이렇게 추리해 봤는데, 일단 16권까지 보신 분들은 스포일러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무튼 점점 더 어둠 계열로 진화를 해가고 결국 까만 흑갸루가 되어 버리는군요. 2권 중반만에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먼치킨이 되어 버렸습니다. 다만 거미 특성상 불에 약하다는 건 여전하지만요. 매지컬 마법 소녀를 꿈꾸던데, 소원도 이뤄지고요. 분할 사고인지 자아 분열인지 내 안에 너 있다 식으로 자아도 몇 개 습득하고 지루할 틈 없이 노가다를 해댑니다.

한편 다른 아이들도 나름대로 성장 중입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건 같이 말려온 선생님도 엘프녀가 되었다는 것이고. 이세계 본질에 대해서 많이 다가가 있는 거 같더군요. 여주에 대해서도 아는 거 같고. 여주도 진화하면서 관리자 어쩌구 같은 본질이 다가가 있는 상태입니다만, 대충 느낌으로는 신(神)의 존재 등등 이세계물 클리셰 같으니까 이건 넘어갈까 합니다(사실 머리 아픔). 이세계로 오면서 브레이크가 고장 난 자기중심적인 애도 있고, 종교에 미친 애도 있고, 용사처럼 사람들을 돌보는, 얘가 남자 주인공이겠구나 하는 캐릭터도 있습니다만. 이런 이야기들은 이세계 전생물 왕도라 할 수 있겠죠. 그래도 눈여겨볼 것은 생명의 무거움을 어린 나이에 알아 버렸다는 철학적인 장면들이군요. 아무리 위험한 상황이었어도 생명을 해친다는 것에서 오는 반발과 공포와 두려움을 남자 주인공(가칭)을 통해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1권에서 여주도 위험한 상황에 처해있었다곤 해도 어쩔 수 없었다는 걸로 퉁쳤던 장면과 오버랩 된다는 것인데, 어쩌면 이미 1권 시작부터 여주의 미래는 마왕이라고 정해져 있지 않았나 싶더군요.

맺으며: 여주와 반 아이들 사이에 시간 개념을 달리해놓은 서술 트릭은 추리하며 집중력을 높여주는 효과는 있으나 정해진 미래라는 점에서 약간은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다만 이렇게 정해진 미래라고 여겨지게 만들어 놓고, 사실은 아니었다는 반전도 있지 않을까 싶긴 합니다. 나아가 여주로 보이는 마왕과 용사를 교차 투입해서 보여준다든지, 만나게 하지만 마왕이 진짜 여주이고, 당대 용사인지, 아님 평행세계인지 등 여러 가지를 추리하게 하여 서술 트릭에 목매지 말라는 메시지도 있는 거 같기도 하고요. 이게 아닌 단순히 관리자의 복선은 여주를 어둠 계열로 성장시키고, 반 아이들을 빛의 계열로 성장시켜 서로 대립 시키려는 정도의 길을 가는 것일 수도 있겠죠. 아닌 게 아니라 외전에서 그런 흐름을 보이지만 자세한 건 스포일러라 패스. 이제 슬슬 본말전도가 되어 가는 스킬과 능력 설명은 좀 줄었으면 좋겠습니다. 중층에서 벗어나려는 장면은 조금뿐이고 거의 다 능력 설명과 고찰이니 조금은 질리더라고요. 차라리 반 아이들이 나오는 외전이 더 흥미진진하다고 할까요. 그야 전생하면서 성별이 바뀌었다든지, 여주와 마찬가지로 마물로 태어나 펫이 된 경우라든지... 필자, 단순한 게 맞나 보네요. 아, 참. 여주가 강해지는 이유를 넣어 놓긴 했더군요. 마물은 원래 성장이 빠른데, 인간의 지혜가 더해지면 먼치킨은 정해져 있는 거라고... 다른 먼치킨물도 이런 식으로 합리화해두는 건 어떨까 싶더라고요.

 

 

 

 

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이세계 전이물입니다. 고등학교 2학년 한 개 학급 학생 40여 명이 이세계로 전이하였죠. 치트를 부여받아 먼치킨을 찍어가는 흔해빠진 양산형이지만 치트는 선착순이라는 차별점을 두고 있는 게 특징입니다. 하지만 특징은 거기까지고, 일명 인싸들이 좋은 능력 다 받아 가고 주인공은 찌끄레기만 받아 간다는 클리셰를 채용하고 있죠. 그리고 법률이라는 통제가 없으면 인간의 본성이 나온다는 왕도물이기도 한데요. 1권에서는 그에 맞게 능력 강탈이라든지 매료라든지 타인을 지배하고 인간의 존엄을 짓밟는 학생들이 출몰했고 그들이 지배하는 콜로니(공동체)를 건설하는 등 세계가 멸망하면 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을까 같은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어 그나마 신선하긴 했습니다만. 주인공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스킬을 받아 쩌리가 되어 버렸습니다. 지구에 있을 때부터 쩌리였던 그는 곧바로 아이들과 헤어져 혼자 아싸 생활을 즐기던 중 여학생들을 괴롭히던 인싸들의 뚝배기를 따버리고, 의자왕이 되어 버렸습니다. ????

이번 2권에서는 여학생들에게, 살던 동굴을 빼앗기고 홈리스로 살아가던 주인공이 그녀들의 조언에 따라 마을로 내려왔다가... 그녀들에게 잔소리 듣는 게 지겨워 던전에 있다는 페로몬 반지를 찾아 여정을 떠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쩌리이자 무능력인 주인공이 인싸가 되어 가는 과정을 그립니다. 근데 이미 1권 후반부터 무능력 먼치킨이 되었고, 인싸들 뚝배기 따면서 여학생들에게 절대적인 우상으로 숭상 받고는 있지만 주인공만 모르고 있습니다. 자, 이쯤 쓰면 이성의 호감에 둔감한 풋풋한 청춘 러브 동정 놈이라고 생각하실 거 같은데요. 엄밀히 따지면 그렇긴 한데, 문제는 주인공이 경계성 지능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가령 히로인들은 주인공이 걱정되어 위험한 일하지 말라고 잔소리를 하면, 주인공 왈: 난 잘못 없는데 꾸중을 듣네? 혹시 선물을 안 줘서 그러나? 이성의 호감을 남(히로인들) 탓하며 여관 주방을 빌려 케이크를 치덕치덕 만들어 주는 게 주인공입니다. 히로인들이 바라는 건 이게 아니죠.

던전에 들어가려면 무기가 필요하고, 오타쿠들을 협박해서 구입할 무기 리스트를 만들어라고 했더니, 리스트에 '동료', '상식'이 적혀 있습니다. 그걸 그대로 점주에게 내밀어 사겠다고 하니, 점주 왈: '동료를 사지 않으면 없는 거니? 상식도 우리 가게엔 없는데, 너는 없니? 없는 거 같네'. 아, 진짜 웃겨서 죽는 줄 알았습니다. 주인공은 상식이 없는 게 맞아요. 카스트 최하위 오타쿠들도 주인공에 의해 머리가 불에 타는데도 그렇게 적어냈으니 오죽했을까 하는 느낌이죠. 고블린 슬레이어에서는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들 수 있는 고블린 엠퍼러 같은 것도 동네 마실 다니듯 잡고, 바람 씌러 마을 밖에 나갔다 오크 떼를 혼자서 다 때려잡고, 마을에서는 마물떼가 쳐들어온다는 첩보에 따라 만반의 대비를 했더니 주인공이 다 잡았네? 그래서 여학생들이 위험하게 왜 혼자서 잡아라며 잔소리했더니 호감도가 낮아서 꾸중하는 거라며 남 탓을 오지게 해대죠. 기본적으로 협동심도 없어요. 히로인들도 주인공이 그렇게 걱정이면 같이 붙어 다니던가.

맺으며: 주인공은 타인과의 소통하는 방법을 모릅니다. 그래서 상대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죠. 의심을 하고, 그렇게 믿어 버립니다. 독백은 남 탓 80%고요. 히로인들은 히로인대로 감정이입이 정말 대단합니다. 주인공에게 뭔가 안 좋은 일이 생기면 이 세계는 우리들이 흘린 눈물로 잠길 거라는 표현까지 있을 정도죠. 이는 인싸들에게 겁탈 당할 뻔하고 죽임을 당할 뻔한 걸 주인공이 구해줬으니 그에 따른 호감도 표현이라 어느 정도 개연성은 있습니다만. 도가 너무 지나친 경향을 보이죠. 그리고 주인공의 능력이 어떻게 되는지를 가늠하기보단 자기들보다 약하다는 편견(주인공은 이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먼치킨)에 사로잡혀 극도로 보호하려 들고, 간도 쓸개도 다 빼주는 걸 넘어 기둥서방을 위해 몸을 파는 것도 마다하지 않을 한쪽으로 몰빵된 분위기를 보여줍니다(물론 필자 주관적 느낌). 마음이 부풀어 갈수록 잔소리가 늘어나며 그럴 때마다 주인공은 호감도가 없어서 그런가 해서 페로몬 반지 원정대를 꾸리죠. 주인공은 대단히 4차원적인 성격으로 타인의 감정을 곡해하고, 안 좋은 쪽으로 해석해댑니다. 한마디로 피해 망상증에 사로잡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주인공을 향한 히로인들의 호감은 Max인데 반해 주인공의 히로인들에 대한 호감도는 언제나 마이너스로 인식 중이고 그럴수록 호감도를 올려야겠다며 기행(2권에서는 페로몬 반지 원정대)을 펼쳐 갑니다. 문제는 단순한 착각에 따른 러브 코미디라면 훈훈하기나 할 텐데, 주인공은 자기가 느끼는 착각이나 오해(히로인들이 주인공에게 호감이 없다는 것들)를 진심으로 믿고 있으며, 자기 탓으로 생긴 오해를 풀기보단 자기는 잘못이 없고, 상대가 잘못(잘못 없는데 왜 꾸중하느냐는 식)이라는 식으로 상황을 인식하고 있어서 솔직히 보고 있으면 러브 코미디같이 달달한 게 아니라 이런 발암도 없는 거라는 느낌을 들게 하죠. 이걸 두고 경계성 지능 장애라고 하죠? 감정선은 시종일관 히로인들에 의해 일방적으로 흘러갑니다. 물론 이런 설정 자체가 작가가 의도한 러브 코미디의 한 장르라고 치부할 수는 있겠습니다만. 솔직히 너무나 유치해서 결국 반도 못 읽고 도서를 집어던지게 되었군요. 필자 라이트 노벨 리뷰 역사 10년 동안 이렇게 집어던진 건 이 작품이 유일합니다. 후반에 어떤 변화를 보여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이어서 읽을 용기가 나지 않는군요. 인간의 본성을 까발리는 아포칼립스가 어떻게 하면 이렇게 변질이 될 수 있을까 상당히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군요.

 

 

 

 

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글이 좀 깁니다.

이번 6권을 한마디로 표현 하라면,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나. 주인공이 '셰릴(메인 히로인)'을 만났을 때부터? 소매치기였나, 주인공은 자신의 주머니를 노렸던 동네 꼬맹이가 속한 슬럼가 조직을 찾아가 그 조직의 보스 뚝배기를 따버렸고, 그 후 보스의 위세에 몸을 맡기고 살아가던 '셰릴'을 만나게 되었죠. 뒷배였던 보스가 죽은 후 이대로는 다른 조직에 납치되어 사창가에 팔려가는 미래밖에 없었던 그녀는 주인공을 뒷배로 삼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였고, 주인공은 어찌어찌 그녀의 뒷배가 되었습니다만. 이번 6권에서 구세계 영역에 관한 설정을 풀어 놓게 되면서 그녀의 능력은 혹시 사람들 특히 남자를 매료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하는 느낌이 들게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이 이 세계 사람들 거의 대부분이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 대부분이 자신의 능력을 자각하지 못한 채 무의식적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친다고 설명하고 있죠. 참고로 여기서 능력이란 SF에서 으레 등장하는 오버 테크놀로지 같은 것으로 본 리뷰에서는 설명하기 쉽게 판타지적 요소로 표현하고자 합니다. 사실 필자 머리가 딸려서 다 이해 못 했습니다.

초장부터 셰릴에 관한 썰을 풀어 놓는 이유는, 6권 上, 下를 통틀어(두 권 합쳐 거의 1,200페이지) 셰릴의 분량을 적은데 반해 그녀가 끼치는 영향이 대단히 크기 때문입니다. 사실 지금 생각해 보면 셰릴은 주인공과 처음 만났을 때부터 영향을 끼쳤다고 할 수 있는데요. 인간 불신에 빠져 있는 주인공을 자기 편으로 끌어들였고, 소매치기 사건에서 '카츠야'를 처음 만나 그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아 버렸죠. 어쩌면 주인공에게 뚝배기 따인 보스도 셰릴의 매료에 영향을 받아 당시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그녀를 보호했었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게 합니다만. 아무튼 카츠야는 날이 갈수록 그녀를 집착하였고, 셰릴은 그를 비즈니스 관계로만 대하였죠. 애초에 남사친 취급도 안 해주었건만. 그럴수록 카츠야는 주인공을 질투하였고, 결국 그녀를 구출한다는 명목으로 이번에 전면전을 걸고야 말죠. 셰릴은 주인공을 너무나 좋아하고, 그에게 받은 은혜(조직을 보호해 주는 것)를 갚고 싶고, 잘못하면 버림받을 거라는 강박증에 가까운 걱정에 결국 도시의 고위 관리까지 뒷배로 잡으려 발버둥을 치게 되고, 그 결과 이번 下 편에서 돌이킬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지고 맙니다.

정치가 끼이는 순간 기다리는 건 파멸이죠. 이용만 당할 뿐이니까요. 셰릴이 뒷배로 잡은 도시 간부(이하 A)는 다른 간부(이하 B)와 권력투쟁 중이었고, B가 하필이면 카츠야 파벌을 밀어주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작가가 아주 뻔한 글을 써서 좀 씁쓸했습니다만. 권력투쟁이란 뭡니까. 상대를 박살 내는 거잖아요. A는 B에 밀려 고전 중이었고, 마침 셰릴의 뒷배인 주인공이 하필 그때 던만추의 벨처럼 도시에서 신생 루키 취급을 받아 인기인이 되어 있었고, A는 주인공을 이용하려 하죠. 결국 B도 밀리지 않기 위해 나름 인기 있는 카츠야를 투입하고요. 주인공과 카츠야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삐걱거리고 있었고, B가 A를 무너트리기 위해서는 걸림돌인 주인공을 없애기 위해 감언이설로 카츠야를 부추겨 주인공과 맞붙게 합니다. 주인공을 없애면 셰릴을 손에 넣을 수 있다구?라고 하니 안 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사실 리뷰는 엄청나게 축약했습니다만. 요점으로 접근하면 뭐 이런 이야기라고 보시면 됩니다. 아무튼 B로부터 없는 죄를 뒤집어쓴 주인공은 다른 헌터들은 물론이고 카츠야에게 쫓기는 신세에, 마침 광역 통신이 끊기면서 '알파' 마저 사라져 고립무원이 되어 버립니다.

'유미나'는 파티에서 추방되었다 주인공에게 훈련받고 강해져서 카츠야에게로 돌아갔습니다. 이제 와 생각해 보면 그녀의 행동 하나하나가 사망 플래그였지 않았나 하는 느낌도 듭니다만. 셰릴이 주인공을 아주 좋아하는 것처럼, 유미나도 카츠야를 무척이나 좋아하고 있었죠. 문제는 그런 그녀의 마음을 카츠야는 몰라준다는 것이고요. 그녀의 마음이 진실인지 아님 카츠야가 가진 능력 때문인지는 끝끝내 밝혀지지는 않지만. 카츠야도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능력으로 주변에 영향을 끼치고 있었죠. 그의 능력은 상대로 하여금 호감 혹은 맹목적이 되게 하는 것. 그로 인해 판타지의 자기중심적이고 단편적인 용사와 비슷한 캐릭터가 되었고, 셰릴도 자신의 하렘에 들어와야 하건만 안 들어오니 집착 같은 게 생긴, 근데 작가는 능력 때문인지 그 사람의 원래 성격 때문인지 모호하게 표현하면서 누가 나쁘고 옳다라는 경계를 없애 버립니다. 유미나는 그런 카츠야의 영향을 받았을까 아님 진실로 순애를 보여준 것일까, 아키라를 없애는데 혈안이 된 카츠야가 그와 맞붙게 되면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누명 쓰고 도망 중인 주인공을 찾아가 투항하라고 하죠. 하지만 주인공은 거절합니다.

본 작품은 여느 판타지 하렘처럼 해피하게 흘러가진 않습니다. 죽을 사람은 죽고 살 사람은 살죠. 셰릴의 나비 날갯짓으로 시작된, 도시 간부끼리의 권력투쟁은 현시대 루키(주인공)와 희망(카츠야)의 대결을 불러왔습니다. 그리고 작가는 구시대 영역표 능력을 가미하면서 얘들이 권력투쟁에 휘말리지 않더라도 결국 싸울 수밖에 없다는 예정된 결말을 그려 버리죠. 주인공은 알파가 사라지면서 홀로 싸워야 하며, 그 과정에서 미래에 알파의 의뢰를 클리어하고, 그녀가 없는 미래에서도 혼자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길러 갑니다. 카츠야는 어릴 때부터 주변의 기대를 받아온 것이 영향이 되어 주변의 바램, 누군가를 구해줘야 된다든지에 부응하려다 너무 많은 짐을 짊어지게 되면서 파멸을 맞아 가죠. 유미나는 그런 카츠야를 구하려 노력을 했고, 결국 주인공과 싸우지 않으면 안 되는 지경까지 오고야 맙니다. 결과는, 주인공은 인간 불신에 빠져 있습니다. 한때 동고동락을 하였더라도 자신에게 총구를 들이밀면 가차없죠. 이 작품은 덧없는 인생을 그립니다. 주인공이 인간 불신에 빠진 것도 그의 능력 때문이고, 셰릴이 카츠야의 영향을 받지 않은 것도 그녀의 능력 때문이죠(이건 추정).

맺으며: 이렇게 써놓고 보니 셰릴이 나쁘게 비치는데,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사실상 이번 6권 下 편까지 자신의 능력을 깨달은 사람은 주인공뿐입니다. 외에 몇몇 흑막도 자신의 능력을 알고 있는 듯하지만 이건 나중에 다시 언급하기로 하고요. 셰릴이고 카츠야고 무의식중에 능력이 발동 중이었다 할 수 있습니다(셰릴은 추정 중). 이걸 노리는 흑막도 있는 거 같은데 이것도 나중에 다시 언급하기로 하고요. 아무튼 셰릴 이야기가 나와서인데, 그녀는 주인공을 붙잡기 위해서 B가 보낸 수하들에 의해 고문 당하는 등 고생을 많이 하죠. 여기서 흥미로운 건 고문당하면서도 끝까지 입을 열지 않아 만신창이가 된 그녀를 보자마자 주인공은 꼭지가 돌아서 뒷일 생각도 않은 채 다 작살 내버린다는 것입니다. 그로 인해 현상수배가 되어 쫓기고, 지금 생각해 보면 셰릴이 도시라는 정치에 끼이게 되면서 카츠야도 같이 끼이게 되고 그로 인해 주인공과 맞붙게 하는 아주 좋지 못한 태풍을 불러오면서 어쩌면 셰릴이 최종 보스가 아닐까 하는 느낌마저 들게 한다는 것입니다. 아무튼 640페이지나 되는 방대한 분량을 다 언급하긴 힘들고 리뷰는 주인공 - 셰릴 - 유미나 - 카츠야 위주로 썼습니다.

스포일러 때문에 이들의 엔딩을 밝히진 못하지만(꽤 충격적인 결말로서 이와 관련한 건 7권에서 언급해 보겠습니다), 6권 下 편은 이들과의 관계를 청산하는 이야기로서 작가가 언급은 안 했지만 사실상 1부 완결이 되겠습니다. 어떤 도시 간부가 뿌려놓은 떡밥, 카츠야처럼 셰릴에게 반해서 거의 300페이지(上 권까지 합치면 500페이지 이상?)나 분량을 처묵처묵 하던 어떤 헌터 등 이야기는 많지만 지면상 리뷰에서는 생략했습니다. 기업의 후원 등 PPL 받고 잘나가는 장면들도 있어요. 사실 유미나에 대해 더 언급하고 싶지만 이게 특대 스포일러라서요. 부제목도 그녀의 마음을 표현한 것이고요. 일의 시작이 셰릴 같아서 그녀의 비중을 높여 봤습니다. 2부부터는 본격적으로 유적, 특히 츠바키 같은 도시(유적) 관리 인격과의 접촉, 참고로 츠바키는 굉장히 강합니다. 주인공 100명이 있어도 못 이기지 싶더군요. 그녀(츠바키)가 이번 이야기에서 모든 사건의 흑막인가 싶었는데 그딴 건 아니고 그저 주인공이 마음에 들었은 뿐이더군요. 굉장히 살벌한 캐릭터임에도 자신의 마음에 든 상대에는 한없이 관대한 모습에 귀엽다는 느낌도 듭니다. 아무튼 이후부터는 더욱 인간 불신에 빠진 주인공과 도시 사람들 사이 대립을 그리지 않을까 싶군요. 아닌 게 아니라 도시 권력자가 자기를 죽이려 했으니 가만히 있진 않겠죠.

 

 

 

 

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비를 부르는 사나이. 피리 부는 사나이 확장판인가? 아무튼 뭔 행사만 했다 하면 비를 불러서 취소시키는 사나이가 있습니다. 초딩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소풍을 4년 연속 비를 내리게 하여 취소시키고, 중딩, 고딩, 대학, 직장을 다녀도 야외 행사만 했다 하면 비를 내리게 합니다. 한 날은 주인공이 참여 안 하면 비가 오는지 안 오는지 확인해 보니 주인공 탓 맞다는 게 밝혀지죠. 그러니 주변에서는 [비의 남자]라고 놀림 아닌 놀림을 받는 등 유년 시절은 좋은 기억이 없습니다. 문득 아프리카나 중앙 아시아에 주인공을 갖다 심어두면 땅을 비옥하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찮은 생각도 들었습니다만, 작가는 그런 생각이 안 들었나 봅니다. 이세계로 보내 버리는군요. 어느덧 그의 나이 30대, 회사 마치고 퇴근하던 길에 빈혈이 와서 철퍼덕 엎어진 끝에 일어나지 못하고 눈 떠보니 이세계고, 눈앞에 여고생 나이쯤으로 보이는 소녀가 있고, 그녀의 손을 덥석 잡는데, 경찰 아저씨 불러야 되는 상황이랄지 같은 이벤트가 벌어집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20년에 발매되었고, 2권으로 완결되는 작품입니다. 비를 뿌리고 다니는 어느 30대 노총각이 비명횡사해서 눈 떠보니 이세계더라가 주된 내용입니다. 먼치킨이 되어 잘난 맛에 살아가는 파이트 계열은 아니고, 농사짓는 힐링 계열인데요. 주인공의 체질을 이용해 채소를 기르는 이야기입니다. 사실 비를 내리게 하는 능력이라면 써먹을 곳이 많죠. 농사지을 때 물은 반드시 필요하고, 군사적으로는 홍수를 일으켜 을지문덕의 살수대첩 같은 일도 찍을 수 있는 능력이라 하겠습니다. 주인공은 이세계에 도착해서 여고생에게 구해진 후 마침 형편 좋게도 대현자라는 그녀의 할아버지의 제자가 되어 마력을 조작하는 방법을 알아가고, 비를 자기 의지로 조종할 수 있게 되면서 채소 기르는데 적합한 밭의 물뿌리개로 전락하죠. 참고로 지구에서 비를 몰고 다녔던 건 체질이 그랬던 게 맞았고, 이세계같이 마법의 마짜도 몰랐던 세계이니 컨트롤 방법을 당연히 몰랐던 주인공은 튕겨나서 이세계로 오게 되었답니다.

그런데 마른하늘에 날벼락처럼 하늘에서 30대 남정네가 툭 떨어졌는데, 이놈이 어디서 굴러먹던 말 뼈다귀인지로 모를 텐데 냅다 주워서 간호해 주는 히로인(여고생)은 비현실적으로 다가옵니다. 뭐, 세계관 자체가 평화롭기 그지없는, 토끼 마물이 최강으로 나오는 그런 세계이니 면역력이 있을 리가 없겠죠. 아무튼 마을 사람들은 수백 년 전에 비(雨)로 인해 뭐 안 좋은 트라우마가 있는지 비를 몰고 다니는 주인공을 경원시하는군요. 시골 텃세? 먼저 다가가서 저는 나쁜 놈 아닙니다라고 오해를 풀어야 하겠건만 텃세 비슷한 감정을 가지는 주인공, 하기야 지구에서 좋은 소리 못 듣고 자랐으니 피해 망상쯤은 가질만하겠죠. 사부의 권유라 쓰고 물뿌리개를 이대로 방치하는 건 좀 그렇고 하니 밭을 개간해서 채소라도 길러볼 테냐?라는 스승 대현자의 말에 따라 우리네 조선시대나 유럽 중세 시대 사람들이 그랬던 것처럼 맨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풀을 뽑고 쟁기질을 하며 밭을 개간해 갑니다. 보통 이렇게 만들면 영주에게 세금으로 다 뜯기던데...

밭을 개간했으니 채소를 심어야 되는데, 마침 형편 좋게 영주로부터 고대 비(雨)채소라는 아주 희귀한 씨앗을 받습니다. 겸사겸사 딸내미도 받고. 이세계에 가면 하렘은 따놓은 당상이군요. 아무튼 이제 비를 조종할 수 있게 되었고, 밭도 만들었고, 씨앗도 받았고, 남은 건 2세 만들? 30살이나 먹었으면 알 거 다 알지 않나? 자식 농사도 중요하건만 이런 건 없어서 실망. 숲에서 늑대 새끼도 줍고, 품앗이 하듯이 서로가 좁고 줍는 흐뭇한 시간이 흘러갑니다. 다르게 말하면 지루하다고도 하죠. 지구에서 [비의 남자]라며 놀림받은 게 트라우마가 된 건지 늘 비에 신경 썼던 주인공의 마음을 알아채기도 한 듯, 히로인들은 그의 마음을 치유해 주려는 듯 에반게리온 신지 성인판 이야기들은 좀 낯간지럽습니다. 자기보다 절반이나 어린 여자애들에게서 마음의 치유를 받는다 한들 보는 이는 그저 경찰 아저씨를 불러야 하나 하는 생각만 들게 할 뿐이죠. 토끼 3마리에게 휘둘려서 진흙탕에 나자빠지는 주인공 따위 필요 없어요.

맺으며: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고 주인공의 체질도 잘만 쓰면 큰 힘이 된다는 둥 이야기를 확장하는 설정은 있는데 근본적으로는 농사꾼 그 이상은 아닌지라 시종일관 평온하게 흘러갑니다. 수백 년 전, 비(雨)의 시대의 전설에 빗대어 주인공을 신성시하려는 복선도 좀 있고, 소문이 퍼지면 능력을 시기하여 해부하려는 사람도 나올 거라는 좀 시리어스 같은 이야기도 있지만 그냥 한낱 농사꾼의 이야기입니다. 숲에서 댕댕이를 주워 밭의 허수아비로 써먹고, 하루 종일 밭 개간에 채소 돌보는 이야기가 주류입니다. 히로인들이 나와도 손잡는 건 고사하고 그저 밭 김매는 이야기만 이어지죠. 이것들 사는 보람이 없어요. 이왕 이세계에 가서 농사를 짓는다면 거름을 만들며 똥도 먹어보고 고생을 좀 해봐야지, 비(雨)로 다 퉁처버리니까 어디서 흥미를 느껴야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다못해 악덕 영주가 나와서 밭을 가로챈다거나 세금을 못 내서 히로인을 대신 잡아간다거나 같은 위기도 좀 겪어야지, 세상을 너무 물로 보는 거 같더라고요. 밭은 개간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지렁이 같은 것도 나올 거고, 이걸 이용해 닭을 기른다든지, 2권에서 보여주려나? 꼬라지 보니 안 나올 거 같은데?

 

 

 

 

 

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전체적으로 보면 어느 여고생이 공간 분리 절단 술에 당해 이세계로 전생하여 악착같이 살아간다는 이야기입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생태계 서열에서 비교적 하위에 속하는 거미로 환생했다는 것이지만요. 이야기도 그에 맞게 상위 개체에 쫓겨 다니고, 죽을 위기도 숱하게 넘기죠. 한창 이세계 전생물이 꽃을 피울 때 등장하여 하다 하다 거미로 환생하냐는 말도 들었습니다만, 검(劍)이나 자판기 보다야 낫지 않을까 싶긴 합니다. 이야기의 진행 방식은 여주인공의 1인칭 시각에서 독백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건 미지의 세계에 떨어졌다고 겁을 먹기보단 지금의 상황을 재빠르게 인식하고, 받아들여서 무엇을 해야 살아남는지 같은 직감적으로 알아 간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알을 깨고 나왔을 때 주변 상황을 빠르게 인식하여 런(RUN) 함으로서 목숨을 보전하게 되죠. 자신이 거미라는 것에 놀랄 틈도 없이 많은 형제들이 동족 포식을 해대고, 어미로 보이는 성체는 자식을 잡아먹는 아비규환인 상황이었거든요.

이후 상황은, 엘로 대미궁이라는 엄청나게 큰 던전에서 이제 막 알을 깨고 나온 유체(幼體)가 살아가기 위한 고군분투를 다룹니다. 여주인공은 고등교육과 인간이라는 고등 생물의 지식을 이용해 상황을 분석하고 위험을 피하고, 거미줄로 집을 짓고 그걸로 지나가는 먹이를 사냥하며 살아갑니다. 당연히 이세계 전생물 답게 치트 스킬도 나오고요. 상황에 따른 스킬을 입수하고 고찰을 해가죠. 인간일 적 사고방식 때문에 벌레등 마물을 먹는 것에 거부감을 보일 뻔도 하지만 굶어 죽지 않으려면 먹어야 되는 게 인상적입니다. 이 과정에서 기죽지 않고 항상 긍정적인 마인드로 살아가려는 모습들이 흥미롭죠. 주된 상황 설명은 여주인공의 독백으로 이루어지며 여고생 특유의 하이 톤의 목소리가 느껴지는 듯해서 작가의 필력이 좋다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사족이지만 필자는 300여 페이지를 읽는 데 3~4일은 걸림에도 본 작품은 반나절만에 주파할 정도로 몰입도가 좋았습니다. 어쩌면 필자가 단순해서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아무튼 태어나자마자 동족 포식 당할 뻔한 인생 하드모드이고, 집도 절도 없이 쫓겨나 홈리스로 전락하고, 거미 인생(줄여서 거생)을 곱씹을 사이도 없이 제 몸 하나 지키기 위해 짱 박혀서 거미줄로 집을 만들었더니 글쎄 인간족이 홀랑 다 태워버리지 뭡니까. 거미줄은 불에 취약하다는 게 밝혀지죠. 인간과 조우했다는 기쁨을 표현하기도 전에 그들을 피해 혼비백산 도망가는 기구한 인생을 그립니다. 배가 고파 결국 남매인지 자매인지 모를 동족 포식을 해야 했고, 그리마(지네 사촌 돈벌레) 떼와 마주쳐 신체가 조각날 뻔도 하고, 뱀은 거미가 주식이 아닐 텐데도 쫓아옵니다. 말벌에 잡혀 등에 구멍이 나고, 죽을 만큼 아파도 살기 위해 발버둥 치는 장면들이 여간 짠한 게 아닙니다. 그런 고통과 절망을 느끼면서도 조금씩 성장의 기틀을 마련하고 레벨을 올려 진화를 거쳐 가죠. 미궁을 벗어나기 위해 던전 입구를 찾지만 어째서인지 자꾸만 하층으로 내려가고, 결국 지능이 높은 원숭이 무리와 조우하면서 거생일대 위기를 맞는데...

한편 이세계에 전생한 사람은 여주인공만이 아니었습니다. 공간 분리 절단술은 여고 어느 반 하나를 통째로 잘라 버렸고 그 반에 있던 학생 25명과 선생이 말려들었다는 게 밝혀집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건 인간으로 환생한 학생도 있지만 여주인공같이 마물로 환생한 학생도 있다는 것이군요. 이들도 다 치트 스킬을 보유했고 여주인공과 다르게 유복한 왕족이나 귀족으로 환생했다는 설정에서 조금은 불합리가 느껴지죠. 근데 여기서 문득 여주인공은 미궁에서 잡아먹는 마물 중에서 같은 반 학생이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못 했을까 하는 것입니다. 여주인공은 학급 전체가 말려 들었다는 걸 미처 깨닫지 못했다는 걸로 퉁칠 수도 있겠습니다만. 이것도 좀 넣어 줬으면 보다 시리어스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군요. 사실 이 생각이 든 연유가, 여주인공이 잡아먹으려 했던 커다란 알이 여주인공은 몰랐지만 사실은 같은 반 여학생이었거든요. 껍질이 깨지지 않아 버려둔 걸 마침 인간족 모험가들이 발견해 왕(王)에게 진상하면서 밝혀지죠.

맺으며: 이세계 전생 치트물 답게 한 1/4은 스킬에 관한 이야기로 덮여 있습니다. 어쩌면 지루할 수도 있는 부분이기도 한데, 작가는 이걸 고려했는지 여고생 특유의 말빨과 성향(聲響)을 적극 활용하고 마치 누군가와 대화하듯이 진행하면서 지루할 틈을 주지 않습니다. 거기에 여주인공이 뿜어내는 항상 긍정적인 마인드가 분위기를 다운시키지 않는 효과를 보인다고 할까요. 그리고 미처 생각 못 한 실수를 겪으며 다음부터는 같은 실수를 하지 않으려는 모습들도 인상적이죠. 다른 학생들의 성별 전환해서 환생했다든가, 여주인공처럼 마물로 환생한 학생도 있고, 유녀(幼女)로 환생한 선생님까지, 오타쿠들이 좋아하는 요소도 빠짐없이 들어가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좀 우려되는 건, 여느 치트물이 그렇듯 치트 스킬의 등장이라는 것은 곧 먼치킨으로 진화를 뜻하고 이후 어느 정도 성장을 이루면 긴장감이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이번 1권에서 보여준 뱀에게 쫓길 때, 지룡(地龍)의 무섭디 무서운 브레스 공격, 소름 돋는 그리마(지네 사촌 돈벌레) 떼에게 쫓길 때, 마치 선사시대 불을 발견한 호모 사피엔스들처럼 약점인 불을 들고 쫓아오는 인간들의 공포 등을 이후에도 느낄 수 있을까 하는, 이런 요소들 덕분에 1권은 더욱 몰입할 수 있었지 않았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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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석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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