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글이 좀 깁니다.

이번 6권을 한마디로 표현 하라면,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나. 주인공이 '셰릴(메인 히로인)'을 만났을 때부터? 소매치기였나, 주인공은 자신의 주머니를 노렸던 동네 꼬맹이가 속한 슬럼가 조직을 찾아가 그 조직의 보스 뚝배기를 따버렸고, 그 후 보스의 위세에 몸을 맡기고 살아가던 '셰릴'을 만나게 되었죠. 뒷배였던 보스가 죽은 후 이대로는 다른 조직에 납치되어 사창가에 팔려가는 미래밖에 없었던 그녀는 주인공을 뒷배로 삼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였고, 주인공은 어찌어찌 그녀의 뒷배가 되었습니다만. 이번 6권에서 구세계 영역에 관한 설정을 풀어 놓게 되면서 그녀의 능력은 혹시 사람들 특히 남자를 매료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하는 느낌이 들게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이 이 세계 사람들 거의 대부분이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 대부분이 자신의 능력을 자각하지 못한 채 무의식적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친다고 설명하고 있죠. 참고로 여기서 능력이란 SF에서 으레 등장하는 오버 테크놀로지 같은 것으로 본 리뷰에서는 설명하기 쉽게 판타지적 요소로 표현하고자 합니다. 사실 필자 머리가 딸려서 다 이해 못 했습니다.

초장부터 셰릴에 관한 썰을 풀어 놓는 이유는, 6권 上, 下를 통틀어(두 권 합쳐 거의 1,200페이지) 셰릴의 분량을 적은데 반해 그녀가 끼치는 영향이 대단히 크기 때문입니다. 사실 지금 생각해 보면 셰릴은 주인공과 처음 만났을 때부터 영향을 끼쳤다고 할 수 있는데요. 인간 불신에 빠져 있는 주인공을 자기 편으로 끌어들였고, 소매치기 사건에서 '카츠야'를 처음 만나 그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아 버렸죠. 어쩌면 주인공에게 뚝배기 따인 보스도 셰릴의 매료에 영향을 받아 당시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그녀를 보호했었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게 합니다만. 아무튼 카츠야는 날이 갈수록 그녀를 집착하였고, 셰릴은 그를 비즈니스 관계로만 대하였죠. 애초에 남사친 취급도 안 해주었건만. 그럴수록 카츠야는 주인공을 질투하였고, 결국 그녀를 구출한다는 명목으로 이번에 전면전을 걸고야 말죠. 셰릴은 주인공을 너무나 좋아하고, 그에게 받은 은혜(조직을 보호해 주는 것)를 갚고 싶고, 잘못하면 버림받을 거라는 강박증에 가까운 걱정에 결국 도시의 고위 관리까지 뒷배로 잡으려 발버둥을 치게 되고, 그 결과 이번 下 편에서 돌이킬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지고 맙니다.

정치가 끼이는 순간 기다리는 건 파멸이죠. 이용만 당할 뿐이니까요. 셰릴이 뒷배로 잡은 도시 간부(이하 A)는 다른 간부(이하 B)와 권력투쟁 중이었고, B가 하필이면 카츠야 파벌을 밀어주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작가가 아주 뻔한 글을 써서 좀 씁쓸했습니다만. 권력투쟁이란 뭡니까. 상대를 박살 내는 거잖아요. A는 B에 밀려 고전 중이었고, 마침 셰릴의 뒷배인 주인공이 하필 그때 던만추의 벨처럼 도시에서 신생 루키 취급을 받아 인기인이 되어 있었고, A는 주인공을 이용하려 하죠. 결국 B도 밀리지 않기 위해 나름 인기 있는 카츠야를 투입하고요. 주인공과 카츠야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삐걱거리고 있었고, B가 A를 무너트리기 위해서는 걸림돌인 주인공을 없애기 위해 감언이설로 카츠야를 부추겨 주인공과 맞붙게 합니다. 주인공을 없애면 셰릴을 손에 넣을 수 있다구?라고 하니 안 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사실 리뷰는 엄청나게 축약했습니다만. 요점으로 접근하면 뭐 이런 이야기라고 보시면 됩니다. 아무튼 B로부터 없는 죄를 뒤집어쓴 주인공은 다른 헌터들은 물론이고 카츠야에게 쫓기는 신세에, 마침 광역 통신이 끊기면서 '알파' 마저 사라져 고립무원이 되어 버립니다.

'유미나'는 파티에서 추방되었다 주인공에게 훈련받고 강해져서 카츠야에게로 돌아갔습니다. 이제 와 생각해 보면 그녀의 행동 하나하나가 사망 플래그였지 않았나 하는 느낌도 듭니다만. 셰릴이 주인공을 아주 좋아하는 것처럼, 유미나도 카츠야를 무척이나 좋아하고 있었죠. 문제는 그런 그녀의 마음을 카츠야는 몰라준다는 것이고요. 그녀의 마음이 진실인지 아님 카츠야가 가진 능력 때문인지는 끝끝내 밝혀지지는 않지만. 카츠야도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능력으로 주변에 영향을 끼치고 있었죠. 그의 능력은 상대로 하여금 호감 혹은 맹목적이 되게 하는 것. 그로 인해 판타지의 자기중심적이고 단편적인 용사와 비슷한 캐릭터가 되었고, 셰릴도 자신의 하렘에 들어와야 하건만 안 들어오니 집착 같은 게 생긴, 근데 작가는 능력 때문인지 그 사람의 원래 성격 때문인지 모호하게 표현하면서 누가 나쁘고 옳다라는 경계를 없애 버립니다. 유미나는 그런 카츠야의 영향을 받았을까 아님 진실로 순애를 보여준 것일까, 아키라를 없애는데 혈안이 된 카츠야가 그와 맞붙게 되면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누명 쓰고 도망 중인 주인공을 찾아가 투항하라고 하죠. 하지만 주인공은 거절합니다.

본 작품은 여느 판타지 하렘처럼 해피하게 흘러가진 않습니다. 죽을 사람은 죽고 살 사람은 살죠. 셰릴의 나비 날갯짓으로 시작된, 도시 간부끼리의 권력투쟁은 현시대 루키(주인공)와 희망(카츠야)의 대결을 불러왔습니다. 그리고 작가는 구시대 영역표 능력을 가미하면서 얘들이 권력투쟁에 휘말리지 않더라도 결국 싸울 수밖에 없다는 예정된 결말을 그려 버리죠. 주인공은 알파가 사라지면서 홀로 싸워야 하며, 그 과정에서 미래에 알파의 의뢰를 클리어하고, 그녀가 없는 미래에서도 혼자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길러 갑니다. 카츠야는 어릴 때부터 주변의 기대를 받아온 것이 영향이 되어 주변의 바램, 누군가를 구해줘야 된다든지에 부응하려다 너무 많은 짐을 짊어지게 되면서 파멸을 맞아 가죠. 유미나는 그런 카츠야를 구하려 노력을 했고, 결국 주인공과 싸우지 않으면 안 되는 지경까지 오고야 맙니다. 결과는, 주인공은 인간 불신에 빠져 있습니다. 한때 동고동락을 하였더라도 자신에게 총구를 들이밀면 가차없죠. 이 작품은 덧없는 인생을 그립니다. 주인공이 인간 불신에 빠진 것도 그의 능력 때문이고, 셰릴이 카츠야의 영향을 받지 않은 것도 그녀의 능력 때문이죠(이건 추정).

맺으며: 이렇게 써놓고 보니 셰릴이 나쁘게 비치는데,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사실상 이번 6권 下 편까지 자신의 능력을 깨달은 사람은 주인공뿐입니다. 외에 몇몇 흑막도 자신의 능력을 알고 있는 듯하지만 이건 나중에 다시 언급하기로 하고요. 셰릴이고 카츠야고 무의식중에 능력이 발동 중이었다 할 수 있습니다(셰릴은 추정 중). 이걸 노리는 흑막도 있는 거 같은데 이것도 나중에 다시 언급하기로 하고요. 아무튼 셰릴 이야기가 나와서인데, 그녀는 주인공을 붙잡기 위해서 B가 보낸 수하들에 의해 고문 당하는 등 고생을 많이 하죠. 여기서 흥미로운 건 고문당하면서도 끝까지 입을 열지 않아 만신창이가 된 그녀를 보자마자 주인공은 꼭지가 돌아서 뒷일 생각도 않은 채 다 작살 내버린다는 것입니다. 그로 인해 현상수배가 되어 쫓기고, 지금 생각해 보면 셰릴이 도시라는 정치에 끼이게 되면서 카츠야도 같이 끼이게 되고 그로 인해 주인공과 맞붙게 하는 아주 좋지 못한 태풍을 불러오면서 어쩌면 셰릴이 최종 보스가 아닐까 하는 느낌마저 들게 한다는 것입니다. 아무튼 640페이지나 되는 방대한 분량을 다 언급하긴 힘들고 리뷰는 주인공 - 셰릴 - 유미나 - 카츠야 위주로 썼습니다.

스포일러 때문에 이들의 엔딩을 밝히진 못하지만(꽤 충격적인 결말로서 이와 관련한 건 7권에서 언급해 보겠습니다), 6권 下 편은 이들과의 관계를 청산하는 이야기로서 작가가 언급은 안 했지만 사실상 1부 완결이 되겠습니다. 어떤 도시 간부가 뿌려놓은 떡밥, 카츠야처럼 셰릴에게 반해서 거의 300페이지(上 권까지 합치면 500페이지 이상?)나 분량을 처묵처묵 하던 어떤 헌터 등 이야기는 많지만 지면상 리뷰에서는 생략했습니다. 기업의 후원 등 PPL 받고 잘나가는 장면들도 있어요. 사실 유미나에 대해 더 언급하고 싶지만 이게 특대 스포일러라서요. 부제목도 그녀의 마음을 표현한 것이고요. 일의 시작이 셰릴 같아서 그녀의 비중을 높여 봤습니다. 2부부터는 본격적으로 유적, 특히 츠바키 같은 도시(유적) 관리 인격과의 접촉, 참고로 츠바키는 굉장히 강합니다. 주인공 100명이 있어도 못 이기지 싶더군요. 그녀(츠바키)가 이번 이야기에서 모든 사건의 흑막인가 싶었는데 그딴 건 아니고 그저 주인공이 마음에 들었은 뿐이더군요. 굉장히 살벌한 캐릭터임에도 자신의 마음에 든 상대에는 한없이 관대한 모습에 귀엽다는 느낌도 듭니다. 아무튼 이후부터는 더욱 인간 불신에 빠진 주인공과 도시 사람들 사이 대립을 그리지 않을까 싶군요. 아닌 게 아니라 도시 권력자가 자기를 죽이려 했으니 가만히 있진 않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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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석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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