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주의] 회복술사의 재시작 7권 리뷰 -19금이라서 용서가 되는 걸까-
보수적인 고리타분한 개념을 설파하는 대목이 있으니 속된 말로 꼰대의 지적이 싫으신 분들은 읽지 않길 바랍니다.
마왕에게 먹혀 꼭두각시가 되어버린 지오랄 왕을 타도하고 나라를 되찾은 주인공 일행은 다음 타깃으로 대포의 용사 '브렛'을 처단하기 위해 움직인다. 별것 아닌 줄 알았던 대포의 용사는 작가의 띄워주기 버프를 받아 지금은 주인공에게 있어서 최대의 적이 되어버린 상황. 주인공은 그를(대포의 용사) 잡아다 이전생에서 당했던 굴욕을 되돌려주고 싶지만 현자의 돌을 손에 넣어 파워 업한 브렛은 주인공의 손아귀에서 유유히 사라져 버렸고 이에 주인공은 겉몸이 달아간다. 한편 전대 마왕을 쓰러트리고 새로운 마왕이 된 '이브'는 무사히 마족의 땅을 접수해서 정점에 올라 무난한 행보를 보이게 된다. 그러나 겉으로는 그렇게 보일뿐이다.
이번 이야기는 대포의 용사 브렛이 주인공의 최대의 적이 된다는 포지션 굳히기다. 이전생에서 브렛은 주인공 케얄가의 등짝을 수시로 점검했었다. 그나마 여자에게 학대 당하는 건 참아도 같은 남자에게 당하는 건 씻을 수 없는 치욕이자 트라우마다. 주인공이 양성애자나 동성애자라면 또 모를까. 그래서 다른 복수 대상자 히로인들보다 브렛을 향한 분노는 매우 크다. 이제 그놈을 잡기 일보 직전이었는데 유유히 사라졌으니 케얄가 입장에서는 미치고 졸도할 일이다. 지오랄 왕국을 탈환하고 그놈이 어디 있나 했더니 옆 나라에 가서 전쟁을 부추기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다. 이에 옆 나라까지 가서 브렛을 잡기로 하는 게 이번 7권의 주된 이야기다.
아무튼 스토리 이야기는 이쯤 하고, 이번엔 좀 심각한 문제점이 있어서 짚어볼까 한다. 그동안 주인공의 성적 취향에 대해 언급 해왔기에 새삼 다시 언급할 필요는 없지만 이번엔 좀 심각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루밍 성폭력이라는 말이 있다. 대상에게 접근해 정신적으로 지배해서 성적 관계를 맺는 걸 말한다. 주인공 케얄가에겐 신수(神獸)가 있다. 히로인 중 하나인 '이브'를 마왕으로 추대할 때 만난 신수에게 받은 알에서 태어난 여우 요괴다. 이름은 '구렌'이라고 하는데 6권 표지모델이기도 했다. 모든 동물은 알에서 태어나 처음 만나는 생명체를 부모로 인식한다지만 구렌은 태어나자마자 도망 가려 했다.
구렌은 주인공 케얄가의 마력과 마음의 영향을 받아 태어난 금수다. 그러니 그녀보다 주인공 케얄가를 잘 아는 히로인은 없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태어나자마자 정조의 위기를 알아챈 것인지 도망 가려 했지만 붙잡혀 속박의 저주를 받아 주인공 곁을 떠나지 못하게 되어 버렸다. 그 여우가 자라 이제 14살쯤 되는 소녀가 되었단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히로인 브레이커다. 다시 말해 눈에 띄는 여자는 전부 비처녀로 만들어 버린다는 욕망을 가졌다고 할 수 있다. 구렌도 당연히 그 욕망에서 벗어나진 못한다. 자, 분명 구렌은 주인공의 마력과 마음을 먹고 태어난 자식과도 같다고 언급한다. 즉 주인공은 구렌의 친아빠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보통 이 소리를 들으면 윤리적으로 건든다는 건 있을 수 없을 것이다. 아니 애초에 14살짜리를 건든다는 게(늑대 소녀 세츠나도 이 나이쯤 될텐데), 대체 작가의 윤리적 코드는 어떻게 되어 먹은 걸까 하는 의심을 들게 한다. 아니 이전부터 윤리 코드를 찾아 볼 수 없었느니 어쩌면 작가로서는 당연히 구렌도 예외는 아니었을 수 있다. 여기서 진짜 문제는 정상적인 방법으로 관계를 맺는 게 아닌, 이걸 하면 기분이 좋다는 둥 감언이설로 꼬드겨 관계를 가진다는 거다. 이 행위가 남녀 관계다라는 것을 가르쳐 주지 않았고, 합의 따윈 애초에 없었다. 구렌은 주인공으로부터 도망가지 못하는 속박의 저주에 걸려 있다. 아무튼 마사지의 일부라며 속이고 성감대를 공략하다가 애가 흥분으로 정신이 없는 상황에서 삽입하면 더욱 기분 좋다는 말을 내뱉는다. 결국 구렌은 이 행위가 무엇인지 인지하지도 못하고 응하고 만다는 것이다. 그나마 19금으로 발매돼서 용서가 되는 걸까? 필자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이다.
이후에도 기분 좋은 것이라고만 할 뿐 구렌은 이 행위가 남녀 행위(sex)라는 걸 인지하지 못한 채 계속 주인공과 관계를 가진다는 거다. 주인공은 이전생에서 지독한 성적 학대를 당해 왔다. 보통 이런 트라우마가 있으면 관련된 행위는 멀리하지 않나? 이젠 4P도 거뜬하다. 어쨌건 이건 윤리적으로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픽션에 너무 목매는 거 아니냐는 의견이 나올법한데 필자는 작중 내용의 문제보다 작가의 윤리적 코드를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나라와 일본의 성 관련 개념이 달라서 오는 괴리일 수는 있겠으나 필자 개인적으로는 이런 내용은 상업지(어둠)에서나 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맺으며: 본 리뷰는 지극히 필자의 주관적으로 작성되었다. 작가를 비난하는 듯한 글을 썼긴 하나, 비난이든 비평이든 읽는 본인의 판단에 달려 있긴 한데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해서 써 보았다. 보수적인 필자의 고리타분한 푸념으로 넘겨도 좋고, 건방지다고 해도 어쩔 수 없지만 심각하게 받아들여서 위의 저런 점은 고쳤으면 하는 그럼 바람도 없잖아 있다. 19금으로 발매되어서 적어도 청소년들이 접할 기회는 없다는 게 다행이긴 한데, 그렇다고 19금으로 발매되었다고 면죄부가 되어선 안 된다고 본다. 사실 필자는 6권에서 하차하려 했으나 인터넷 서점 회원 등급을 유지하려 어쩔 수 없이 구매하게 되었다. 이젠 다른 작품들을 발굴한 이 시점에서 더 이상 이 작품을 구매할 일은 없지만 필자에게 있어서 이 작품은 흑 역사 중 하나라는 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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