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동쪽 땅끝 1권 -테리토리- (스포주의)
이 작품은 주몬지 아오의 신작중 하나 입니다.
테리토리는 특정한 구역을 뜻으로 일본식 단어로 표현하자면 나와바리와도 비슷한데요.
부제목을 나와바리로 할려다 왠지 거부감이 들어서 테리토리로 해봤습니다.
1915년 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시절에 원인모를 병으로 흡혈하는 군인들이 늘어나고 전쟁이 끝날 무렵, 전세계에 흩어진 흡혈종은 무려 5억5천만명으로 불어나 있었습니다. 흡혈종 만연으로 인류는 위기를 맞게되고, 이에 영국에 본부를둔 인류재생교단은 흡혈종과 전쟁을 선포 합니다, 그러길 거의 1세기가 흘러 2013년... 인류는 단계벽이라는 담을 쌓아 흡혈종과 인간을 구분하며 살아가고 있었지만, 여전히 흡혈종은 사람들을 습격하였고 인류재생교단은 이런 흡혈종을 처단하기 위해 사도선견대를 각지로 파견하여 사람들을 보호하고자 합니다.
주인공 리안은 10살 이전의 기억이 없습니다. 그는 교호원(아마도 고아원인 듯)에서 TV에 나오는 사도선견대의 활약을 보며 꿈을 키워 왔습니다. 시간이 흘러 15~7살(1), 그도 사도선견대가 되어 동쪽 땅끝 류케이 시(市)로 발령 받아 왔지만, 그가 도착한 동쪽 땅끝은 흡혈종과의 전쟁 최전선과 다름 없는 곳임에도 어쩐 일인지 일반인과 흡혈종이 공존하며 살아가고 있는 언더그라운드 같은 곳이었습니다.
여튼 류케이 시를 관할하는 제4교복대 콰드람이라는 곳에 도착한 리안은 바넷사 러시(대장), 나루미 료, 앨리스 페인, 소피 피리에, 크리스티아 롤링, 빈센트 알렉산더, 조니 기어들과 팀을 짜서 흡혈종을 퇴치하고 일반인을 보호하고, 신입인 리안은 어리바리해서 실수를 저지르고 그로인해 위기를 맞아가지만 성장하여 그 구역의 흡혈종 보스를 쓰러트려 일반인들을 흡혈종에게서부터 해방한다. 인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런건 없고, 류케이 시는 흡혈귀와 인간이 공존하는 도시였습니다. 강경파도 있고, 중립파도 있고, 그런 틈바구니에서 섞여 살아가는 인간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의례 언더그러운드 같은 도시에는 반드시 있는 범죄조직도 있습니다. 주인공 리안이 속한 제4 교복대 콰드람은 이런 범죄조직과 연계하여 흡혈종을 쓰러트려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내용 상당수가 이런 조직 이야기로 채워져 있습니다. 파칭코, 도그 레이스, 파이트 클럽같은 뒷세계에나 나올법한 설정이 꽤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조직폭력 범죄 드라마와 비슷하다고 할까요.
일본색이 좀 짙다는 느낌 입니다. 일본 작품이니까 일본식 거리와 이름(우리나라 사람도 나옴)이 나오는건 그렇다 치더라도 이런 라노벨 작품에서는 잘 나오지 않는 파칭코(2)나 그에 관련된 에피소드가 꽤 많이 나옵니다. 리안은 그런 조직에 숨어들어 강경파 흡혈종 보스를 끄집어내는 미끼 역활을 합니다. 하지만 처음엔 몰랐고, 밤길에 습격 당해서 죽을 위기도 처하면서 겨우 알게 됩니다. 이때 되어서야 비로써 이 작품이 이야기 하고자하는걸 알게 되는데요. 강도높은 훈련을 받았다곤해도 꼴랑 8명으로 몇백명의 흡혈종을 상대하기엔 무리가 있었기에 지역에 뿌리내린 조직과 연계하여 흡혈종을 쓰러트린다가 사도선견대 제4교복대 콰드람이 선택한 방법이었습니다.
사실 내용적으로 보면 조직 이야기로 빼곡하게 들어차 있어서 크게 신선한 감은 없습니다. 하지만 뻔한 이야기라도 이걸 어떻게 풀어내느냐가 작가의 실력이 아닐까 하는데요. 그걸 커버하기 위해서 작가는 필력을 들고 왔습니다. 기본적인 골자는 클리셰를 답습하고 있다곤해도 등장인물 면면을 최대한 개성있게 표현함으로서 지루하지 않게 한다는 것 입니다.
주인공 리안은 몽유병으로 자면서 옷을 홀랑벗는 병이 있고, 소피 피리에는 물자를 담당하며 잔소리꾼 엄마역을하는 짱구머리 소녀이고, 빈센트는 구제할길 없는 페미니스트 바람둥이, 조니 기이는 엄청난 골초/술꾼으로 되는대로 사는 인간, 크리스티아는 금발 글래머에 자상한 엄마같은 분위기, 앨리스는 내성적이면서 팀원들에게는 공포의 대상, 나루미 료는 난자를 광적으로 좋아하고 동네 아이들을 세뇌하여 장차 자신의 부하로 삼을려는 어딘가 나사가 빠진 미남, 바넷사는 제4교복대 콰드람 대장으로 술 취하면 아무나 붙들고 키스 합니다.
그리고 제일 압권은 하고로 숙녀회의 엠마 입니다. 도시의 어두운 골목에 전전하는 편부모 밑에서 자란 소녀들을 한대 뭉처서 절대 연애금지를 모토로하고 있는 조직의 우두머리 소녀로, 조직을 이끌때는 펜더같은 얼굴 화장을 하고 남자들을 혐오와 기피대상으로 여기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리안에게도 물건이 작네 뭐네하며 독설을 날리지만 미워할수 없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개그 포인트도 꽤 많습니다. 리안이 조직에 위장취업(?)하며 조직 간부에게 반말을 찍찍 해댑니다. 당연히 그 간부는 '너 왜 반말?' 소리에 리안은 '왜, 하면 안 되?' 같은 겁 상실증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외에도 소피가 보여주는 쾌활한 모습은 자칫 어두침침해질 수 있는 요소에 부위기를 띄워주기도 합니다. 보통 이런캐릭터가 일찍 죽기도 하는데... 좀 더 지켜봐야 할 듯 하고...
위에서도 언급 했지만 이 작품은 클리셰를 답습할 수 있는 요소를 캐릭터 개성과 말빨(?)로 돌파하고 있는 것이 최대 특징이 아닐까 합니다. 이런 포인트를 요소 요소 감춰둬서 찾는 재미를 선사하기도 합니다. 근데 바꿔 말하면 그것 뿐으로 극적인 부분이 없습니다. 연애요소는 더더욱 없구요.(이점에 대해선 조금 더 지켜봐야할 듯) 허를 찌르는 진행은 간혹 보이지만, 뭉퉁그려 표현 하자면 폭력조직의 구역 싸움에 경찰이 끼여서 몽땅 소탕한다는 느낌이랄까요.
2권이 나왔던데 어떻게해야될지 망설이게 되는군요. 개그나 개성은 있지만 이야기가 좀 단순하게 흘러가는 듯한 느낌인지라...
- 1, 작품 내에서는 18살 이하라고 지칭하고 있을뿐 정확한 연령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교호원에 있을때가 2008년이고 그가 사도선견대가된 시기는 2013년이라고 하니까 적어도 15살이 아닐까 하는 생각은 들지만... - 2, 참고로 일본에서는 파칭코는 불법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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