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 영화 '부산행' -이 시대 우리들의 자화상- (스포주의)
다 보고나서 이거 하나는 확실히 알겠더군요. 우리나라에서 이런 재난 영화도 수준급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요. 사실 그동안 독립영화계에선 가끔 좀비를 소재로해서 영화를 제작하기도 하였지만 크게 주목받지는 못 했습니다. 이에 부산행이 본격적인 상업적 좀비영화의 지평선을 열지 않을까 하는데요. 그래서 기대반 우려반이 교차 하였지만 국제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아 이런 우려는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는걸 말해줬고 필자도 영화를 본 소감으로도 100%는 아니지만 이정도면 수작반열에 들어갈 정도의 완성도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좀비영화로써는 성공적으로 봐도 손색이 없지만 그동안 우리나라 영화나 드라마의 문제점으로 다가오는 신파극이 몰입도를 조금 방해하고 있다는 것 입니다. 물론 일반인에게 들이닥친 전대미문 재난과 비극을 벗어나기 위한 과정에서 가족애나 동료애를 빛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긴한데 굳이 저 장면을 넣었어야 하나? 하는 장면이 몇개 있습니다.
펀드 매니저 석우(공유)는 와이프와 이혼하고 어머니와 딸을 키우던 어느날 딸의 생일을 맞아 부산에 있는 이혼한 와이프를 만나러 KTX에 오릅니다. 그리고 그날 모처에서 일어난 생물학적 유출 사고로인해 사람들이 폭력적으로 점차 변해가고 석우와 딸이 탑승한 KTX에까지 들이 닥치면서 이들을 피해 안전한 부산을 향해 멀고도 험난한 여정을 시작 합니다.
이 과정에서 석우는 좀비로 변한사람들을 피하며 이런 재난에서는 누구도 도와주지 말고 자신만을, 자신을 위해 움직이라며 딸을 다그치는 냉혈한 모습을 보여주게 되고, 딸은 이에 잘못된 아버지의 생각에 반론을 재기하지만 어린 자신은 별로 할 수 있는게 없습니다. 임신한 와이프를 극진히 보살피는 상화(마동석), 자신이 살아 남기 위해 다른 사람을 먹이로 던지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 용석, 사회에서 실패자라 욕먹는 노숙자(이름 아님)들이 서로 뒤엉켜 재난을 극복하는 모습은 우리네 사회의 축소판을 보는 듯 합니다.
여기서 눈여겨 볼 것은 석우와 노숙자 입니다. 석우는 펀드 매니저로써 개미햝기라 비아냥을 들으며 타인을 짓밟으며 살아온 그가 딸을 위해 생존하기 위해 타인과 협력하면서 성격이 변해가는 대목 입니다. 그동안 삶과 일에치여 돌아보지 못했던 지난 나날이 재난이라는 상황과 맞닥트리며 자신이 살아온 길이 잘못되지 않았을까... 갓태어난 딸을 회상하는 장면은 이 시대의 아버지상을 엿보게 하였습니다. 가족을 위해 끊임없이 처절한 삶 속에서 몸부림치는 아버지를 우리는 잊고 사는게 아닐까하는, 자기만을 살기위해 타인을 짓밟는 짓도 서슴치않는 용석 같은 인간이 있는가하면 사회적으로 부적응자라며 손가락질 받는 노숙자가 사람을 구하기 위해 분연히 뛰어드는 모습에서 우리는 무언가 잊고 사는게 아닐까하는 사회고발성이 담겨 있기도 하였군요.(물론 필자 주관적인 느낌 입니다.)
온 나라가 쑥대밭으로 변해가는데 정부는 좀비를 폭동이라 치부하고 진압을 시도하면서 안전한 집에 있으라고만 하는 장면은 영화 2012를 보면 '정부가 안전하다고 했을때 도망쳐야 된다'는 대목이 있는데 아이러니 하게도 오버랩이 되기도 하였군요. 동원된 군인들도 좀비 대열에 합류하게 되고(이정도 스포는 예고에도 나오니까..) 사람들은 영문을 모른 채 희생되어 갑니다. 이런 장면들이 현재 우리가 처한 현실, 헬조선을 빗댄게 아닐까하고 어느 평론가가 말하기도 하였던게 생각나서 보는 내내 씁쓸함이 베여 나오기도 하였습니다.
2시간 가량 깜짝 깜짝 놀라는 장면도 있었고, 좀 식상해질만하면 새로운 기법과 장면을 투입하면서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게도 합니다.
하지만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신파극은 옥의 티로 다가 옵니다. 거기다 몇몇 등장인물의 연기에도 문제가 발생...
본 감상은 지극히 본인 위주로한 느낌을 적었습니다.
다른 분들이 영화를 봤을때 느낌이 다를 수 있으니 유념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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