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라이트 노벨 역사는 매우 짧지만 그동안 거처 온 작품 중에 유독 가슴에 남았던 작품을 10개 정도 추려서 소개를 하고자 합니다. 순위는 주관적이고 생각나는 대로 적는 거니까 크게 의미는 없습니다.



10위, 마탄의 왕과 바나디스- 현재 13권까지 발매 중


이 작품은 브륀이라는 나라에서 시골 영주로 있는 '티글'이 당황스러운 이유로 옆 나라 지스터트와 전쟁 중에 공녀 '엘렌'에게 포로가 되었던 것이 계기가 되어 자신의 영지를 짖밟으로 오는 귀족을 물리치고, 반란을 진압하고, 나아가 여러 나라의 침공을 물리치며 나라를 구하면서 구국의 영웅이 되어 간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작품의 특징은 주인공 혼자 힘이 있어 잘 싸는 것이 아닌, 요령이 있어 주인공 혼자 국난을 헤쳐가는 것이 아닌, 주변 사람들 모두가 힘을 합쳐 적을 물리쳐 간다는 것이군요. 머나먼 고대의 전설과 마물의 등장, 사랑하는 이의 죽음과 신(神)의 강림 등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는 구성에서 나름 판타지 세계물의 정석을 달리는 작품입니다.



9위, 재와 환상의 그림갈- 현재 8권까지 발매 중


기억을 잃고 이세계에 넘어와 살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하루히로와 그의 동료들 이야기입니다. 흔히 이세계로 넘어가면 니트 히키코모리라도 먼치킨 영웅이 되어가는 세상에서 하루히로 일행은 그런 영웅과 정반대되는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오늘 일용할 양식을 얻는 것조차 힘에 겨워 목숨을 걸어야 되는 일상, 속옷조차 마음대로 살 수 없어 하루 입고 세탁하고 널어 놨다가 다음날 입는 지지리도 궁상인 이들이 펼치는 찌끄레기 인생은 눈물로 점철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것보다 가슴을 아프게 하는 건 그런 일상조차 살아가기 위해 몸부림치는 와중에 너무나 쉽게 목숨이 사라져간다는 것이군요. 보다 나은 삶을 위해 노력하면 할수록 빠져드는 시궁창과도 같은 세상, 그런 세상을 등지고 허무하게 떠나가는 동료들, 남겨진 사람들이 그리는 애틋한 사랑은 가슴을 먹먹하게 만듭니다.



8위, 책벌레의 하극상- 현재 2권까지 발매 중


이세계 전생물입니다. 어떤 여대생이 책에 깔려 사망했다가 눈을 떠보니 이세계의 3~5살짜리 여자애 '마인(이름)'이더라... 전생에서 그녀는 소원(?)대로 책에 파묻혀 죽을 만큼 책을 좋아해서 이세계로 넘어와서도 책을 찾았지만 없다는 것에 좌절을 하다가 없으면 만들면 되지 같은 긍정적인 마인드로 몇 년에 걸쳐 책을 만들어 간다는 이야기인데요. 일단 이야기의 굴곡이 없습니다. 밀당하는 것도 없고, 위기를 맞이한다는 이야기도 없습니다. 글자 그대로 무난하게 읽을 수 있다는 소리이죠. 이세계 전생물이면서도 딱히 먼치킨을 표방하지 앉을뿐더러 오히려 병에 걸려 죽을 위기에 빠져 있을 정도로 처량한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래도 이야기의 포인트를 뽑으라면 주변 사람들에게서 사랑과 관심을 지대하게 받는다는 것이군요. 그러니까 그녀의 능력보다 인간적으로서 그녀에게 관심을 쏟는다는 것으로 보는 이로 하여금 잔잔한 미소를 짓게 하는 게 이 작품의 묘미입니다. 애가 힘들어한다고 업어주는 작품은 흔치는 않겠죠.



7위, 단칸방의 침략자- 현재 20권까지 발매 중(1월 10일에 21권 발매)


사실 이 작품은 1위에 올릴까 했던 작품입니다. 그만큼 필자에게 지대한 영향력을 끼친 작품으로 필자에게 있어서 10권 이하를 두 번 읽게 한 흔치 않은 작품인데요. 이 작품은 코로나장 106호의 특이점을 쫓아 서로가 차지하고 악용되지 않게 보호하려는 마법사와 지저인(땅속 인간), 외계인까지 들이닥쳐서 복작복작 거리는 러브 코미디입니다. 스케일이 땅속 마을에서 마법의 나라에 이어 우주로 진출하는 등 대하드라마 저리 가라 할 만큼 산박한게 특징입니다. 거기다 9명이나 되는 히로인이 등장하는 하렘이면서도 하렘 같지 않은 절도 있는 상황과 주인공을 두고 서로 차지하려고 히로인끼리 싸운다거나 주인공의 히로인 낚기 같은 눈꼴시려운 상황이 전혀 없다는 것이 매우 흥미롭기도 합니다. 나아가 적을 맞아 주인공에게 기대지 않고 몸소 싸워 나가는 히로인의 대표격인 작품이기도 합니다. 웃고 울고 애잔하게 하고 가슴 아픈 상황을 맞이하면서 성장하고 꿋꿋하게 주인공 곁을 지켜가는 히로인들과 그에 대답해주는 주인공은 필자를 지리게 하였었습니다. 하지만 에피소드가 늘어나면서 이야기가 지리멸렬 해지는 등 초심을 잃은 듯한 분위기 때문에 상위권 진입에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6위, 유녀전기- 현재 6권까지 발매 중


일단 독해력을 키우고 나서 이 작품을 읽으면 꽤 재미있습니다. 블랙기업 인사담당이 보복을 당해서 죽었다가 1920년대의 여자애 '타냐'로 태어난 셀러리맨이 여자애 몸으로 어떻게 하면 잘 살아갈까 하다가 군(軍)에 몸담아 전생의 모진 사회생활을 기초로 해서 어떻게 하면 편하게 놀고먹을있느냐로 골머리를 앓아간다는 게 이 작품의 이야기입니다.밑 작업으로 부하들을 갈궈서 정예로 만든다거나 공산주의를 무엇보다 싫어하여 소련 심장부를 유린한다거나 같은 일단 온갖 활약을 펼쳐 상부의 눈도장을 찍었지만 돌아오는 건 '더욱더 매진하여 분발하게나' 활약하면 할수록 전장 최전선에 서서 싸워야 되는 아이러니를 맛보는 타냐의 기구한 인생이 참으로 유쾌한데요. 책이 두꺼운 데다 이야기가 난해해서 읽다 보면 블랙홀에 빠지기도 하는 마의 작품이지만 묘하게 끌리기도 합니다.



5위, B.A.D. 현재 12권까지 발매 중


한때 미칠듯한 정발 속도로 나와준 작품입니다. 이제 완결까지 한 권이 남았군요. 여튼 신(神)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마유즈미(14살 여자애)가 주변에서 일어나는 괴이를 해결 해나가는 영능력 탐정물입니다. 도깨비와 이 세상에는 없는 생물의 등장으로 피와 살이 튀고 내장이 쏟아지는 등 호러 그로테스크가 따로 없는 작품인데요. 그럼에도 무섭다거나 비위가 상한다거나 같은 느낌이 없는 게 이런 장면을 유순하게 잘 풀어가는 작가의 필력이 대단합니다. 상황적인 묘사와 주변 묘사가 상당히 리얼하여 마치 거기에 있는 착각을 불러오기도 하였군요. 정상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이 드문 인격 파탄자의 모임에서 정상적인 성격을 보유하고 있는 주인공 오다기리가 마유즈미와 그녀에게 얽혀들어 일그러져가는 일상을 바로잡고자 자 고군분투하는 장면이 인상적이기도 합니다.



4위, 데스 니드 라운드- 3권으로 완결


부모가 거액의 빚을 남긴 채 종적을 감춰 버렸습니다. '츠즈라 유리'(여고생)는 살아가기 위해 빚을 갚기 위해 민간 용병 업체에 강제적으로 입사한 후 괴이한 현상에 맞서서 잔장을 누비고 생사를 넘나들게 되는데요. 전장이라고 해서 그렇게 팍 와 닿지 않겠지만 유리는 실 총을 들고 진짜로 싸웁니다. 그것도 좀처럼 죽지 않는 괴물을 상대로요. 필자는 이때까지 많은 작품을 접하지는 않았지만 히로인을 이렇게 무식하게 다루는 작품은 이 작품이 처음이었군요. 같은 학교 남학생이 대놓고 총각 딱지 떼게 같이 자 줬으면 좋겠다 그러질 않나, 용병 동료들은 그녀를 인정하지 않는 데다 집이 없어 용병단 숙소 한쪽 귀퉁이에 박스를 얼기설기로 작은 공간을 만들어서 지내는 등 눈물 나는 인생을 보내게 됩니다. 이러한 이야기 자체는 그로테스크를 달리지만 약간 허술한 면도 있긴 합니다. 시대적 배경이 현재인데 고성능의 로봇의 등장이라던가 경찰과 미군이 이런 일련의 일의 배경이다 같은 현실미가 떨어지는 면도 있군요. 하지만 작가의 전작이 도시락 전쟁이라서 그런지 먹는 것 하나만큼은 기가 막히게 잘 표현하고 있는데요. 사실 4위로 올라온 이유 대부분이 이런 요리 표현 때문으로 읽다 보면 입에 침이 고이게 합니다.



3위, 던전에서 만남을 추구하면 안 되는 걸까 외전 "소드 오라토리아"- 현재 6권까지 발매 중


본편보다 더 재미있는 외전입니다. 본편은 벨의 시각에서 진행이 된다면 외전은 [로키 파밀리아] 그중에 아이즈의 시각으로 진행이 됩니다. 본편이 유순한 벨의 모험가의 성장기라면 외전은 성장을 끝낸 모험가의 활약을 그린다고 할 수 있는데요. 외전은 본편이 가진 아가지가 한 이야기가 아닌 진짜로 목숨을 걸고 잃어가며 전장을 누비는 모험가의 무용담을 담고 있습니다. 특히 미궁도시 오라리오를 궤멸 시키려는 이블스 잔당에 맞서는 아이즈와 [로키 파밀리아]의 활약은 이래야 판타지 답지 같은 대단한 활약을 보여준다는 것인데요. 그중에 리베리아와 레피야의 마법 난사는 눈을 즐겁게 해줍니다. 다만 본편의 벨 같이 특징적인 캐릭터가 없고 다들 비등비등한 실력을 가진 인물뿐이어서 등장인물들이 두리뭉실해지는 감이 없잖아 있는데요. 그래서 레피야(엘프 여자애)라는 Lv.3의 모험가를 등장시켜 그녀로 하여금 성장이라는 이 작품의 키워드를 이용해 개연성을 부과하기도 합니다.



2위, 여행을 떠나자, 멸망해가는 세계 끝까지- 단권(完)


사실 이야기 자체는 별거 없습니다. 상실증이 만연한 어느 시대에 바이크 하나에 의지에 여행을 떠나는 소년과 소녀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데요. 이름을 잊어버리고, 태어난 사실을 잃어버리고, 존재 자체가 말소 되어가는 현상 속에서 소년과 소녀는 여행을 합니다. 여행을 하면서 여러 사람을 만나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듣고 나눕니다. 여행의 종착지는 없습니다. 그저 바이크 하나에 기대어 어디든 가는... 사실 필자는 이런 애잔함이 묻어나는 이야기가 좋습니다. 누군가에게 잊힌다는 공포, 하지만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사람들 같은... 하지만 필자의 기대를 좀 어긋나게 한 내용에 다소 실망한 작품이기도 하였군요. 사실 9위나 10위쯤에 올려 둘려다가 제목 하나만으로 2위에 올렸습니다. 제목 자체부터가 애잔하게 해서 다른 작품은 다 잊어도 이 작품만은 여전히 기억 속에 있군요.  



1위, 역시 내 청춘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현재 11권까지 발매 중(외전 6.5권 7.5권, 10.5권 포함)


필자의 라노벨 입문 작입니다. 2천 년 초반에 김전일(소설)이라는 작품을 먼저 접하긴 했지만 본격적으로 이쪽으로 길을 들이게 한 작품이 바로 이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딱히 말이 필요 없는 작품이죠. 왕따로 살아오고 그 아픔을 바탕으로 해서 인간과의 교류를 거부하는 하치만과 그 아픔을 비집고 들어와 손을 잡아 주려는 유이, 자신이 있을 곳을 찾지 못해 방황하면서 하치만이라는 기댈 곳을 만난 유키노가 그리는 인간 군상들의 청춘 드라마입니다. 세상의 부조리를 바로잡고자 더 떨어질 것도 없는 인생을 희생해나가는 하치만은 눈물겹고, 바보 같으면서도 본질을 볼 줄 아는 음식 테러 전문가 유이가 귀엽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비굴하게 뒤에서 콩까지 말고 당당하게 덤벼오라며 어그로를 끄는 유키노는 사실 누구보다 여립니다. 아이고 우울해지네...



번외편: 관희 챠이카- 12권으로 완결

애니메이션에서 두 명의 챠이카가 뿜어내는 코맹맹이 같은 소리가 압권인 작품입니다. 아버지의 유해를 모아 명복을 빌어주고 싶다는 챠이카의 바램으로 시작된 여행이 나라를 세우는 것으로 끝나는 조금은 황당한 이야기가 특징이었죠. 반전을 거듭하고 자신의 정체성에 조금은 방황하면서도 올곧게 앞으로 나아가는 주인공 일행이 흥미로웠습니다. 섹드립이 조금 거슬리긴 했지만 이야기가 탈선하지 않고 무난하게 끝을 맺어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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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석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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