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주의] 인피니트 덴드로그램 1권 리뷰 -게임의 가능성-
무한한 가능성의 세계 <Infinite Dendrogram>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완전 다이브 형 온라인 게임 인피니트 덴드로그램이 상용화되고 1년 반이 지났습니다. 이 게임의 특징은 보다 현실적이고 실사에 가까운 리얼리티 표방, 자유도가 매우 높은 직업과 스킬, 그리고 주인의 성향에 따라 진화하는 <엠브리오>를 파트너로 맞이해서 플레이 해나간다는 것입니다. 기본적인 환경은 중세 판타지이고요. 플레이하다가 죽으면 하루 동안 접속 불가 이외엔 PK 포함 여느 온라인 게임과 같습니다. 다만 현실적인 리얼리티를 표방하고 있어서 플레이어를 제외한 NPC는 죽으면 그걸로 끝이라는 조금 시리어스 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참고로 게임 속 세계에서는 유저를 [마스터], NPC를 티안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고도의 지능형인 NPC는 유저와 별반 다르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데요. 이런 점은 윤리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을까 했습니다. 그야 유저가 NPC에게 못된 짓을 하고 로그아웃해버리면 처벌할 수가 없거든요. 물론 그에 따른 불이익을 주는 시스템이 있긴 합니다만... 그리고 <엠브리오>는 무기 입니다.
주인공 '레이'는 1년 반 먼저 게임을 하고 있었던 친형을 찾던 중 왕국 부 기사단장 '릴리아나(NPC)'의 부탁 퀘스트를 받게 되고 친형을 만나 같이 클리어해가면서 주인공으로써의 가능성을 보여 주기 시작합니다. 이 과정에서 흥미로운 건 레이의 사람 됨됨이를 볼 수 있었다는 것이군요. NPC라도 보호해주려는 물러서지 않는 인간성이 돋보이고, 퀘스트 중에 쪼렙이라는 자신의 위치를 알고 하다보면 길이 보이겠지 하는 발암적 전개를 펼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뭣보다 좋은 건 하렘이 아니라는 겁니다.
그리고 레이의 파트너인 <엠브리오> 가터벨트 소녀 '네메시스(표지 검은 머리 소녀)'의 만남, 네메시스는 꽤 레어 한 인간형(메이든 타입)입니다. 성격은 늑대와 향신료의 호로와 비슷하다고 할까요. 은근히 자존심이 강하고 말투도 비슷한 게 다른 사람(무기)에 한눈팔면 삐지기도 하고요. 주인과 정신을 공유하다 보니 주인이 생각하는 건 뭐든지 알게 되어 대놓고 바람피우지 말라기도 하는 등 평소엔 조금은 엄격하지만 자상한 할머니 같은 느낌을 보여 주기도 하는군요. 주인공의 말에 츳코미를 넣기도 하고 무기 주제에 먹는 걸 밝혀서 한번 먹기 시작하면 끝이 없는 대식가에다가 유령을 무서워하는 귀여움도 가지고 있습니다.
평상시엔 인간의 모습, 전투 시엔 대검으로 변신, 그리고 철벽 방어와 받은 대미지를 2배로 돌려주는 스킬을 보유 중인데 이건 주인의 성향에 기인한다고 했으니 여기서 주인공 레이의 복선이 투하됩니다. 좀비 체액이 묻는다며 히익!! 거리다 끝내 울어 버리는 등 초중반까지 네메시스의 귀여움 때문에 시간 가는 줄 몰랐군요. 여튼 이렇게 네메시스와 필드에서 레벨업을 하며 지내다 루크를 친구로 맞아들이고 PK 사건에 휘말리기도 하는 등 다사다난한 일상을 보내게 됩니다.
음... 뭐랄까 온라인 게임 특유의 진행과 전통 판타지의 조합이랄까요. 소아온 앨리시제이션처럼 위화감이 거의 없었습니다. 이 말은 작가의 필력이 상당히 높다고도 할 수 있죠. 적절히 들어가 있는 네메시스의 파이팅 하는 장면은 미소를 자아냅니다. 무엇보다 좋은 건 주인공의 먼치킨화가 아니라는 것이군요. 레이는 처음부터 차곡차곡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는데요. 여타 작품에서 흔히 보는 불리한 상황을 뒤집으며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주인공도 좋지만 자신의 처지에 맞게 성장하는 주인공도 나름 매력이 있어 보였습니다.
그런데 단점은 한 페이지 건너 복선을 엄청나게 투하한다는 것이군요. 그냥 투하합니다. 주인공 성향에 관련된 것, 친형에 대해서는 알고 보니 짱쎈 랭커(순위, 랭킹)가 아닐까 하는 복선을 투하하기도 하고요. 근데 웃긴 게 능구렁이 담 넘어가듯 가다 보니 회수되어 있네? 같은 느낌도 많았습니다. 언제부터인가 곁에 알짱 거리는 싸움을 못하는 안경녀(기자)는 최악의 적이 아닐까 하는 느낌도 들었군요. 이런 커다란 복선은 회수되지 않은 채 다음을 기약해버립니다. 근데 얼렁뚱땅 언급도 없어서 제대로 회수될지 모르겠군요.
그리고 주인공은 NPC라도 죽으면 개운치 않다는 신념 하에 아니 유저야 죽으면 다시 로그인하면 된다지만 NPC는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 후 감정이입을 조금 지나치게 한다는 게 옥의 티군요. 하지만 그로 인해 부 기사단장 릴리아나의 만남이라던가 그것(NPC 사망)을 계기로 앞으로 일어날 이웃나라와 대규모 전쟁을 대비해 힘을 길러 사람(NPC)을 지킨다는 대의 명분은 좋았습니다. 그래도 한가지 불만인 건 후반 네메시스의 출연이 적다는 것이군요.
어쨌건 요약하면 재미있었습니다. 온라인 게임과 판타지 세계를 적절히 잘 버무려 놓아서 위화감이 거의 없었군요. 개그도 솔찮이 들어가 있고요. 사람이 모인 곳은 다 그렇듯 어두운 이야기가 피어나고 게임에서 상대방 기분 따윈 모른다는 PK 성향이라던지 나라 간 대규모 전쟁이나 꿍꿍이가 있는 뒷얘기 등 이야기 구성이 찰집니다. 사실 PK 부분은 소아온의 래핑코핑을 떠올리기도 하였군요.
마지막으로 근래에 들어 이세계물은 저물고 온라인 게임이 서서히 뜨고 있는데 이 작품은 그 가능성을 보여주지 않았나 합니다. 소아온이 일찌감치 보여주긴 하였지만 그 외엔 이렇다 할 작품이 없었죠. 로그 호라이즌도 나름 선방 중이긴 합니다만... 본격적인 다이브형 온라인 게임물을 표방한다면 소아온 보다 이 작품 정도만 해준다면 중타 이상은 가지 않을까 했습니다. 근래에 읽은 '최신 게임은 진짜 끝내주네'는 정말...
이건 2권 표지, <엠브리오> 네메시스를 좀 더 명확히 알아볼 수 있군요.
그러고 보면 이 작품은 일러스트가 꽤 좋습니다. 시리어스하면서도 어딘가 파스텔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본 리뷰는 네이버 라노벨 카페 NTN과 출판사 S노벨에서 주관한 리뷰 이벤트 일환으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책을 제공해주신 라노벨 카페 NTN과 S노벨에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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