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가 좀 강하게 들어가 있습니다. 주의하세요.



이번 7권은 본편 6권과 9권 사이를 다루고 있습니다. [로키 파밀리아]는 여전히 이블스 잔당의 행방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다가 다이달로스 거리를 거처 지하수로에서 미궁 크노소스에 발을 들이게 되는데요. 다이달로스 거리와 미궁 크노소스는 본편 11권에서 주 무대가 되는 곳이기도 하죠. 여긴 말하는 몬스터 제노스의 밀매를 하고 있는 [이켈로스 파밀리아]의 본거지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시간상으로 보면 [이켈로스 파밀리아]가 본격적으로 모습을 들어내는 건 9권부터인지라 여기선 '딕스(1)' 밖에 나오지 않고 이블스 잔당이자 새로운 파밀리아인 타나토스가 등장합니다. 완전 망집으로 똘똘 뭉친 종교집단처럼 자신들만의 이념과 신념, 그리고 바람(소원)에 사로잡혀 오로지 오라리오의 붕괴만을 바라며 암약 해왔습니다. 그리고 [타나토스 파밀리아] 잔당의 생존을 확인한 [로키 파밀리아]는 토벌전에 들어가는데요.


5권까지 아이즈와 레피야의 독무대, 6권은 티오나&티오네 자매의 이야기였다면 이번 에피소드는 [로키 파밀리아] 전체적인 이야기입니다. [타나토스 파밀리아]는 눈에 가시이자 자신들의 원수인 [로키 파밀리아]를 끌어들여 미궁 크노소스 속에서 뿔뿔이 흩어지게 한 다음 각개격파를 노리고 거기에 [로키 파밀리아]는 보기 좋게 걸려 들어서 뿔뿔이 흩어지고 맙니다. 던전 59계층에서도 이렇게까지 몰리지 않았을 겁니다. 뭉치면 강하고 흩어지면 제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속수무책이라는 걸 여실히 보여주는데요.


핀은 초장부터 리타이어, 아이즈는 더욱 강해진 레비아를 만나 고전을 면치 못하고, 베이트는 저주를 뿌리는 딕스에게 속수무책입니다. 티오나와 티오네도 뿔뿔히 흩어져 방어 불가능 독을 뿌리는 적과 전투를 벌여 가는 등 이제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위협에 맞닥트려 갑니다. 그런데 이전에 거의 아이돌급 활약을 해줬던 레피야는 어디에 있느냐... 이전 24계층 사건 때 만나 친구가 된 피르비스(엘프, 표지 흰옷)와 촐랑 촐랑 잘도 도망 다닙니다. 이번엔 그리 큰 비중은 없군요. 허벌라게 당하는 단원들에 비해 거의 무탈한 수준


그리고 레피야에 이어 이번 에피소드 한정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이돌이 되어 가는 가레스(드워프 할아범)의 활약이 매우 두드러집니다. 단원들을 지키려 불꽃 속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방패 역과 뼈가 보일 정도로 길을 개척하는 정신, 마지막 보스의 숨통을 끊는 역할까지... 뿔뿔이 흩어져 패닉 상태에 놓인 단원들을 추스르는 등 정신적인 지주 역할도 해줬습니다. 그렇게 죽음의 경계에서도 잃지 않는 실낱같은 희망을 부여잡고 조금식 응전해 가는데요.


각개격파라서 각각의 전투가 좀 적습니다. 그래서 개연성 부족에 빠질 수 있고요. 페이지가 적어 구렁텅이 빠져 구사일생하는 모습을 세세하게 그리지 못하다 보니 뜬금없기도 합니다. 곧 죽을 거 같으면서도 분쇄기에 넣어도 죽지 않는다는 것처럼 때려도 때려도 죽지 않는 모습은 광기를 느끼기도 했고, 결국은 이기잖아! 같은 클리셰를 동반하고 있어서 식상하기도 했군요.


하지만 희생과 상처뿐인 영광을 두고 이겼다고 할 수 있나? 하는 물음도 던집니다. 엑스트라 한 명이 베이트를 좋아한다며 뜬금없이 사망 플래그를 세우더니 고대로 회수해서 사람 멍하게 합니다. 그리고 이름 없는 단원들 상당수가 희생되어 버렸습니다. 격렬했던 59계층에서도 희생자를 내지 않았는데... 핀은 한순간의 판단 미스로 리타이어 되어선 힘 한번 쓰지 못했고, 이것이 결정타가 되어 [로키 파밀리아] 수뇌부는 거의 붕괴 직전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이블스 잔당 소탕은 시작도 못하고 끝나 버렸고요.


대량의 단원들 사망과 이블스 잔당 토벌 실패, 결과적으로 [로키 파밀리아]는 살아서 돌아와도 이겼다고 할 수 없는 참패를 맛봐야 했습니다. 그래서 1권부터 시작된 이블스 잔당 소탕이라는 기승전결을 내지 않아 슬슬 짜증이 밀려오고 있기도 하군요. 여담으로 레피아와 피르비스는 백합에 눈을 뜬 거 같습니다. 이게 좀 재미있었군요. 그리고 지옥도가 펼쳐지는 수라장에서 서로를 이끌어 주는 끈끈한 우정을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1. 1, [이켈로스 파밀리아] 단장. 제노스를 잡아다 팔고 있으며 10권인가에서 비네를 폭주시킨 장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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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석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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