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주의] 제로에서 시작하는 마법의 서 2권 리뷰
13번에 의해 일어난 웨니어스 참극을 뒤로하고 제로와 용병은 크레이온 공화국으로 왔습니다. 참극의 근원이 되었던 제로의 서는 알바스가 가지고 있기로 했고, 제로와 용병은 제로의 서 사본을 찾아 여행 중인데요. 현실 세계에서도 시대를 앞서간 기술은 바로 공개하는 것보다 묵혀두는 것처럼(1) 제로가 창조한 마법 이론은 이 세계를 멸망에 이르게 할 정도로 강력한 것이던지라 이들은 사본을 회수하고 퍼져나간 마법 중에 악용하는 것을 배제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었던 것입니다.
후회, 그때 왜 자신의 손으로 제로의 서를 불태우지 않았을까, 자신이 창조한 마법 이론이 적힌 제로의 서가 도둑맞았을 때 그걸 되찾기 위해 13번에게만 맡겨두고 왜 스스로 나서지 않았을까, 믿었기에 뒤통수를 맞았고, 행동하지 않았기에 후회하는, 웨니어스에서 일어난 참극은 자신의 어리석음으로 일어났기에 두 번 다시 그런 일을 겪지 않으려 제로는 스스로 사본을 찾고 악용하는 인간을 죽이기 위해 용병과 여행을 떠났습니다.
그래서 만났습니다. 아크디오스의 성녀를, 기적을 내리는 성녀를, 폐렴에 걸린 지방 영주의 아들을 치료하려 가던 중 도적들에게 희롱 당하던 성녀를 구해주게 된 용병과 제로는 웨니어스에서 일어난 참극보다 더 지옥 같은 현실을 마주하게 되는데요. 성녀를 만나 인간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라면 환영이지만 악용되는 것이라면 누가 되었든 제거해야만 하는 제로에게 있어서 성녀는 과연 제거의 대상이 되는 것인가 하는 물음을 끊임없이 용병과 제로에게 던지게 됩니다.
사람들에게서 절대적인 신뢰를 얻고 있는 성녀, 하지만 신이 아닌 이상 성녀도 사람이고 체력적으로도 한계가 있기 마련입니다. 즉 모든 사람들이 성녀가 내리는 기적의 은혜를 받을 수 없는 것이죠.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이 문제점이 부각됩니다. 흔히 여타 소설이나 라이트 노벨에서 성녀로 추앙받고 있는 존재는 모든 사람들에게 기적을 내리며 사람들에게 평온을 준다면 이 작품은 그 한계, 이면을 비추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기적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고, 거기서 생겨나는 악의의 소용돌이는 필연적이라는 것을요.
그리고 이 작품은 미스터리 추리물도 겸하고 있어서 과연 겉으로 보이는 것이 모든 것인가? 하는 물음도 던집니다. 머릿속이 꽃밭인 성녀는 사실 누군가에게 이용당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가령 사람들에게 신임을 얻어 추앙받는 성녀를 뒤에서 조종하게 되면 막대한 권력을 손에 쥐는 것은 자명하다는 것이죠. 그래서 성녀를 마녀로 몰았던 마을 소녀는 뒷골목에서 처참하게 죽어야만 했고요. 그러나 한편으로는 성녀 때문에 의사가 떠나자 기적을 받기도 전에 죽어가는 사람들이 생기고, 죽어가는 사람들 때문에 성녀가 사람을 가려가면서 받는다는 오해가 버무려져 혼돈은 커져만 갑니다.
맑은 날이 있으면 흐린 날도 있다는 듯이 용병은 그런 성녀를 보다 못해 챙겨주자 제로는 바람피운다고 삐질 대로 삐지는 등 용병과 제로의 관계로 삐걱거리기도 하고요. 먹을 것을 두고 싸우기도 하고, 삐진 제로를 달래주려 선물을 사 오는 등 이들의 일상생활은 유쾌하게 흘러가기도 합니다. 여행 중에 만난 테오라는 꼬맹이까지 가세하여 용병은 그동안 싸움터만 전전하느라 몰랐던 일상 상식을 알아가기도 하고 여자에 대해 알아가기도 하고, 이거 무슨 짐승을 인간으로 만들기인가 싶기도 하였군요.
여튼 제로와 용병은 성녀가 진짜 기적을 내리는 성녀인지 아니면 마법을 어디선가 배운 마녀인지, 그리고 성녀 뒤에 있는 흑막이 있다면 알아내야 합니다. 그리고 그 해답에 접근하면서 성녀가 내리는 기적의 정체를 알아내고, 그리고 성녀가 머무는 성도 아크디오스의 정체를 알아가면서 성녀의 흑막도 어느 정도 윤곽을 잡았지만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용병과 제로의 목숨을 노리는 자라 나타나게 되면서 사태는 단숨에 시리어스하게 흘러갑니다. 그리고 해답을 알고 싶다면 3권을 보라네요.
이 작품은 기적을 내리려면 눈에 보이는 사람들 모두에게 내리던지 아니면 찌그러져 있으라고 합니다. 섣부른 선의는 악의만 낳는다는 교훈을 던지는데요.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기적을 받는 사람이 있다면 차례를 기다리느라 못 받고 죽어버리는 사람이 나온다는 것입니다. 이게 참 부조리한 것이죠. 저 사람은 살았는데 내 가족은 죽었을 때, 아! 성녀가 바빠서 그랬으니 이해해야지라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작가가 사람들의 심리를 잘 표현하고 있달까요. 하지만 어째서인지 읽다 보면 본질은 이게 아닌 거 같은데...라는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맺으며, 뭔가 흑막은 있어 보이는데 안 보여서 짜증이 난다기보다 누구일까 하는 두근거림 같은 게 있더군요. 필자는 대충 눈치 까긴 했습니다만, 여튼 거기에 성녀가 진짜 성녀인지 마녀인지 가리기 위해 교회에서 파견된 이단 심문관 맹목의 신부와 용병간 싸움과 개그는 일품이 아닐 수 없습니다. 츤데레 신부 같으니.. 같은 입꼬리 올라가게 한다거나 소소한 재미가 있군요.
어쨌건 육화의 용사처럼 판타지물이라면서 미스터리 추리물도 겸하고 있는지라 문제가 제출되고 해답을 맞춰가는 구성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필자는 판타지는 그냥 끼얹은 듯한 느낌이었지만요. 여튼 퍼즐을 맞춰가는 식으로 진행되보니 조금 집중해서 봐야 됩니다. 그러나 집중한다고 해서 답을 바로 알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요.
그래도 읽다 보면 아!! 얘가 범인 같다거나 얘가 수상한데? 같은 걸 찾는 재미가 있습니다. 투닥거리는 제로와 용병의 관계도 볼만하고요. 대부분 소유욕이 강한 제로가 일방적으로 용병에게 대시하는 것뿐이지만요. 거기에 용병은 둔감형이고요.
- 1, 주로 군사부분, 일 예로 F-22 탄생때 비화가 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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