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주의] 노후를 대비해 이세계에서 금화 8만 개를 모읍니다. 2권 리뷰
1권 리뷰 부제목으로 '타키 찾아 이세계에 간 미츠하'는 사실 '너의 이름은'이라는 작품을 빗대어 본 것입니다. 너의 이름은이라는 작품은 등장인물 미츠하와 타키가 서로 다른 세계에서 서로의 존재를 알아가는 로맨스 드라마이죠. 그걸 바라고 이 작품을 선택한 건 아니지만, 일단 이름이 미츠하인데다 이세계로 넘어간다길래 혹시나 타키에 해당하는 남자 애를 찾게 되고 그렇게 로맨스로 흘러가나 하는 바람도 없잖아 있긴 했지만 사실 그렇게 흘러갔다면 필자는 2권을 구매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필자는 등 가려운 건 못 참거든요. 그런데 이번 2권에서 복선이 뜨면서 전혀 그럴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기도 하더라고요.
그건 그렇고 이번 2권 표지는 상당히 센세이션 한 느낌을 선사하는데요. 필자는 새로운 등장인물인가 했습니다. 그런데 주인공이자 히로인인 '미츠하'라지 뭡니까. 1권 표지는 물론이고 속 일러스트하고 갭이 상당해요. 드레스 하며 헤어스타일 등 꽤 청초하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게 하죠. 하지만 하는 짓은 뺀질이 그 이상은 아니어서 겉모습만 놓고 판단했다간 언제 소리 소문 없이 제거될지 모르는 아주 무서운 아이가 아닐 수 없지요. 저 드레스 안쪽에 각종 총기류와 칼이 내장되어 있어요. 시비 걸어오는 놈들에겐 문답 무용으로 불을 뿜습니다. 거기에 주변 권력 이용엔 도가 터있기도 하죠.
자신을 지키기 위해 최선의 방법은? 들은 말을 그대로 고자질을 한다. 한 번은 대상인이 자신(미츠하)의 몸과 가게를 내놔라는 말을 고대로 재상(왕 보좌관)에게 건네면서 대상인을 몰락 시켜버린다거나, 몰락 일직선을 타버린 식당을 살리는 프로젝트 중에 방해하는 옆 식당 점주의 횡포를 왕(킹)에게 고대로 고하면서 그 점주의 일가를 패가망신 시킨다거나, 얘와 얽히면 3대가 망하게 돼요. 거기에 도적같이 무조건 빼앗으려 드는 사람을 만나면 다짜고짜 총을 빼들어 문답 무용으로 쏴버리죠. 사실 도적은 그렇다 치더라도 이건 현실세계에서 계급 사회에 익숙지 않은 주인공이 이세계의 계급 사회라는 질서를 뭉개 버리고 교란하는 그 이상은 아니라 생각 해요.
좀 진지 빨고 싶지만 글이 길어지니 모순에 대해선 이쯤하고, 하여튼 간에 이번 이야기는 왕녀(작중에선 공주라지만 등짝이 가려운 관계로)가 유괴될뻔한 상황에서 구해주고 나아가 옆 나라의 침공에 맞서 용감히 싸워 승리를 쟁취하는, 중2병의 끝을 보여줍니다. 현실 세계에서 총기 관련으로 도움을 받은 용병 집단을 이세계로 전이 시켜 대군에 맞서 같이 싸워요. 그 과정에서 표지의 모습으로 등장해서 귀염을 터트려 줍니다. 그리곤 필자가 자주 써먹는 포위 섬멸진을 구사해서 미츠하 포함 59명인가(다시 찾아보기 귀찮은 관계로)로 2만 대군의 적을 맞아 몰살 시키면서 독자의 쌈짓돈을 날로 먹으려 들죠.
이 부분에서는 게이트를 연상케 하였군요. 사실 그런 느낌이 좀 강해요. 그렇다고 우익인지는 판단이 서지 않지만요. 그리고 아웃 브레이크 컴퍼니와 비슷한 짓을 벌여 줍니다. 이젠 대놓고 현실 물품을 이세계에 가져다 퍼트리기 시작해요. 왕녀와 나라를 구해준 보답으로 자작이라는 작위와 영지를 받게 된 그녀는 왕도에 오픈한 가게를 일시 휴업하고 받은 영지로 가서 부흥을 꿈꾸게 돼요. 영민 600백몇십 명인 영지를 일으켜 너도 잘 살고 나도 잘 살고, 누이 좋고 매부 좋고, 땅 파서 가제 잡는(이게 아닌가) 일을 벌여 가죠. 이 부분은 심시티의 그것과 유사합니다. 필자는 해보지 않았지만요.
그런데 얘 머리 참 똑똑하네요. 물론 주인공이 그래야 정상이지만 앞으로 살아가야 될 목표를 정하고 불리할 거 같은 일은 처음부터 잘라버리는 수완이 꽤 좋습니다. 하기야 나이는 18세라지만 외견은 12세인 그녀가 이세계에서 살아가기 위해선 독하지 않으면 안 되겠죠. 얕잡아 보이지 않기 위해 허세로 선수 치기도 하고 권력을 이용해서 사전에 위험을 차단하는 등, 사실 전이 능력과 치료 능력이 있으니 여차하면 도망가면 되니까 따지고 보면 거리낄 게 없으니 막 나가는 게 아닐까 싶어요. 요컨대 얘는 적을 많이 늘리는 타입이죠. 사람이란 타협을 하지 않으면 세상을 살아가는데 억수로 피곤할 수밖에 없어요.
좋은 말로 타일러서 돌려보내도 될 일을 허세를 부리며 권력에 기대어 해결함으로써 자신이 정의라 믿고 있는 사람은 그녀에게 원한을 품을 수밖에 없죠. 이건 작중에서도 언급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자신이 기거하는 건물이나 방은 세이프티 장치로 도배를 해요(물론 물건 도난을 막는 것도 있지만). 잠자리엔 항상 권총을 휴대하기도 하고요. 이런 타입은 궁극적으로 적만 늘릴 뿐 친구와 동료는 한정될 수밖에 없게 되죠. 이번에도 영지에 취임하면서 부정한 메이드라던가를 대거 잘라 버림으로써 원한을 사게 돼요. 왕도에서는 대상인이라던가, 물론 지나가는 해설로 위험 같은 일은 없을 것이다라는 친절한 메시지를 첨부하기도 합니다만.
결국은 우려하는 일이 벌어지기 시작합니다. 우선은 그녀의 전이 능력을 알아챈 현실 세계의 나라들이 있겠군요. 이것은 아웃 브레이크 컴퍼니와 아주 유사해요. 그녀를 차지하기 위해 각국 정보부가 움직이고, 여기서도 그녀는 허세로 난관을 돌파하죠. 여느 작품처럼 잡혀가 실험을 당하거나 해부를 당하거나 그런 일은 없습니다. 좀 기대는 하였지만, 사실 이 작품은 이렇게 되었으면 좋겠다 같은 누구나 꿈꾸는 이상향을 근본으로 하고 있어서 심각한 이야기는 없어요. 글자 그대로 가볍게 읽는 용도일 뿐이죠. 따지고 들어가면 한정이 없게 돼요. 진지 빨지 말고 그냥 그녀의 뺀질이와 허세에 맞춰져 있는 웃음 포인트만 즐기면 되지 않나 싶습니다.
맺으며, 사실 사람은 좌절을 겪어 봐야 성장을 한다잖아요. 그런 면에서 이런 류의 작품들은 그런 게 일절 없다는 것에서 허황된 꿈이라 지칭할 수 있어요. 좀 많이 비꼬면 작가의 망상이랄까요. 하지만 망상이 있기에 글을 쓸 수 있는 것이기도 하죠. 참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어요.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걸 깨닫기도 하고 동료의 도움도 좀 받고 그러면 조금은 이야기가 진지해질 텐데, 아무리 치트를 받았다곤 해도 영지 경영이 쉽게 쉽게 흘러간다는 거 자체가 현실의 창업자들을 욕보이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해요. 그리고 나쁜 사람 기준이 이세계가 아니라는 것이 더 문제가 아닐까 싶기도 하군요. 도적을 빼더라도, 뭐 라이트 노벨이라는 게 가볍게 읽는 거니 이런 거 꼬집어 봐야 소용이 없겠죠. 그래서 3권이 정발 되면 조금 생각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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