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주의] 돼지 공작으로 전생했으니까, 이번엔 너에게 좋아한다고 말하고 싶어 5권 리뷰
어떤 사람이 있어요. A라 지칭해보죠. 이 A는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을 외면하지 못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는데요. 학원물에서 흔히 나오는 이지메 당하는 학생을 보다 못해 나서서 구해주는 같은 히어로 같은 사람이라고 할까요. 자, 이걸 다르게 해석해보겠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골치 아픈 인간이 누구인지 아십니까. 바로 힘(혹은 능력)은 개똥도 없으면서 조난자를 구하겠다고 나섰다가 같이 조난 당하는 사람이 아닐까 싶어요(필자 주관적). 순화해서 언급해보자면 흔히 이런 사람을 일컬어 발암이라고 하죠. <- 동일인물 A가 있어요. 가지 말라고, 현실을 직시 시켜줘도 그냥 두고 볼 수만은 없다며 A는 무작정 나섭니다. 이것은 용기일까 만용일까. 여기서 웃긴 건 자기(A) 힘으로 사람을 구한 게 아니라 이중 조난 당할까 봐 옆에서 말리던 사람들이 힘을 보태줘서 조난자를 구하게 되는 경우인데요.
여기서 A의 능력으로 조난자를 구한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도와줬기에 가능했다는 것인데 사람들은 A의 용기를 찬양하죠. 이게 정녕 올바른 사회관일까? 힘을 빌려달라며 모두를 설득해서 조난자를 구한 거라면 당연히 A의 용기라 할 수 있습니다. 자, 학원물에서 이지메를 당하던 학생을 구해준 A는, A의 용기에 의해 이지메 당하던 학생이 구해진 걸까? 필자는 아니라고 봅니다. 왜? 불량아들은 귀찮은 일에 엮이기 싫어서 떠난 것일 수도 있으니까. 그 예로 동인지 등을 보면 참담함으로 이어지는 걸 종종 볼 수가 있죠. 이제 이걸 이 작품에 대입시켜 보겠습니다. 이 작품의 '진짜' 주인공은 '슈야 뉴케른'이고, 시점은 주인공 '데닝'이죠. 이번 5권은 여성 히로인들에 이어 처음으로 주인공 이외의 남자 등장인물 '슈야'가 메인이 되어 이야기가 진행되는데요.
그러니까 이번 발암은 '슈야'라는 소리랄까요. 아무튼 데닝은 초일류 마법사이지만 전면에 나서서 사건들을 해결하려 하지 않아요(대부분 뒤에서 해결). 하지만 그냥 그저 그런 마법사인 슈야는 그냥 덮어놓고 나섭니다. 자, 여기서 감이 왔을걸요. 필자가 무엇을 말하려는지. 힘은 개뿔도 없으면서 위기에 빠진 사람을 구하겠다고 설레발을 치는 슈야와 이걸 또 용기랍시고 포장을 해대는 데닝 포함 주변 인물들. 이번 5권은 앞서 이야기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마냥 항암제로는 도저히 치료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어요(필자 주관적). 슈야는 괜스레 데닝을 라이벌로 인식하고 그의 업적(무려 드래곤 슬레이어)에 조바심을 내며 나도 강해지겠다고 다짐합니다. 사실은 어릴 적부터 그는 전장에서 공을 세워 훈장을 받겠다는 둥 강해지려는 동기가 조금 불순하다고 할 수 있어요.
그에겐 힘이 없어요. 능력도 없고요. 이상만 높을 뿐이죠. 그래도 뭐, 억척같이 노력해서 성장하는 거라면 칭찬받아 마땅할 겁니다. 하지만 그(슈야)는 자신 스스로 강해지기보다 언제부터인가 자신(슈야)과 함께하고 있는 '엘드레드'라는 불의 대정령의 힘을 이용해 모험가 생활을 이어가죠. 여기서 또 갈리는 게 불의 대정령이 슈야의 용기에 감명해 힘을 빌려주는 거라면 어느 정도 슈야의 능력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일명 개연성이 있다는 거죠. 하지만 불의 대정령은 슈야가 어찌 되든 상관없고 자신의 욕망만을 위해 살아가고 있을 뿐입니다. 슈야는 자심의 힘이라고 착각하고 있죠. 이걸 모두 알고 있는 데닝은 슈야에게 엘드레드(불의 대정령)를 버리라고 일침을 가합니다. 슈야는 라이벌인 데닝의 말을 들을 리가 없어요. 이미 이쯤 오면 슈야는 정신이 딴 데 가 있거든요.
미궁 도시 '제네라우스'가 몬스터 대군에게 공격을 받습니다. 데닝은 이 침공이 무얼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어요. 그리고 여기서 슈야가 어떤 꼴을 당하는지도 똑똑히 알고 있고요. 그래서 미궁 도시 방어전과 슈야를 구하기 위해 데닝도 미궁 도시로 오죠. 슈야는 침공 받는 도시를 외면하지 못합니다. 힘은 개뿔도 없으면서 사람들을 구하겠다고 설레발을 치고, 이 도시는 나를 필요로 한다며 착각하고, 강해지려 찾아와서, 강한 파티에 가입도 하는데, 웃긴 게 강한 파티를 이끌 정도면 눈썰미 정도는 있을 텐데 자신들이 끌어들인 놈의 미숙한 점도 눈치 못 챈 건지 그냥 재미로 끌어들인 건지는 모르겠지만, 슈야를 부추기기만 하니 그가 기고만장해지는 건 어쩔 수가 없었을 테죠. 그래서 그 대가(슈야를 부추긴)는 죽음으로 갚아라라는 복선은 초장에 나왔고 결국 회수되고 마니 희극이 따로 없었습니다.
이 모든 걸 알고 있는 데닝은 슈야를 말리려 했죠. 하지만 스포일러(1)는 할 수가 없는지라 대놓고 이유를 말하지 못하는 통에 오히려 슈야의 반감을 사게 되었고, 슈야는 적선 받는다고 마음 상했는지 몬스터 대군 속으로 더욱 나대기 시작합니다. 자신의 능력을 망각하고, 자신 때문에 눈물짓는 여자(알레시아)가 있다는 걸 알면서도 그는 주변보다 오로지 앞만 보고, 강해지겠다며 노력이라기보다 방종을 해댑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힘이 없더라도 주변을 이끄는 카리스마까지는 아니어도 그의 행동으로 인해 전해지는 무언가가 있다면 진정한 영웅물이라고 할 수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독선이라고 하죠? 주변의 말은 듣지도 않고,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어떤 결과가 도래하는지 안중에도 없는, 결국 늪에 조난자 구하러 갔다가 같이 빠져요. 오로지 자신의 마음만으로 움직인 결과는 비참할 따름입니다.
결국은 데닝이 우려하던 대로 흘러가버립니다. 이번 이야기에는 시사하는 게 세 개가 있어요. 상대편이 뭔가를 호소하면 듣는 척이라도 해라. 그리고 용기와 만용을 헷갈려 하지 말자. 마지막 하나는 만용을 용기라 포장하지 마라. 앞뒤, 똥오줌도 못 가리면서 나대면 고통받는 건 주변 사람이다. 4개네. 울부짖는 슈야의 일러스트는 왜 이리 꼴불견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다 죽고 나서야 자신의 미숙함을 알게 되었으니 다행이랄까요. 하지만 버스 떠난 뒤에 손들어봐야 노빠구입니다. 이런 놈을 미래에는 구국의 구세주라고 칭하니 얼척이 없어요. 그리고 더 얼척이 없는 일도 일어나요. 작가가 줏대가 없는 게 악으로 정했으면 그대로 밀고 가던가 알고 보면 착한 놈은 또 뭔지 사람을 무진장 죽인 적 우두머리 정체는 사실... 보고 있자니 뭐 어쩌라는 심정.
맺으며, 이 작품도 하차합니다. 필자 주관적이지만, 온통 발암 천지입니다. 이렇게 자신만 생각하는 이기주의를 그리는 것도 참 능력이라면 능력이겠죠. 데닝은 이런 발암 종자들 뒤치다꺼리 하느라 살이 쪽 빠져서 더 이상 돼지가 아니게 되어버렸군요. 역설적이게도 살이 빠지니 훈남(이 작품 기준)이 되었다고 할까요. 아무튼 그놈의 '나는 알고 있다'라고 자꾸 스포일러를 해대는 것도 꼴불견이고 알고 있으면 빠릿하게 해결을 하던가 속으로 지껄인다고 상대가 알아주나? 상대가 독심술을 하는 것도 아닌데 데닝이 속으로 지껄이는 걸 어찌 알고 수궁해준단 말인가. 이놈이고 저놈이고 다 발암입니다. 그나마 고급 발암이라면 참고 보겠는데 이건 뭐...
- 1, 이 작품은 애니메이션 속이라는 설정입니다.
데닝은 애니메이션을 현실에서 다 봤기에 앞 일을 다 알 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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