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주의] 티어문 제국 이야기 2권 리뷰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다-
장르: 착각계, 판타지, 역하렘, 타임리프.
표지: 양손에 꽃
2권 스토리: '미아'는 이전 생에서 혁명의 원인이 되었던 부분을 고쳐쓰기 위해 무던히도 애쓴다. 기근이 닥첬을때 식량 사정을 원활히 하고, 이전 생에서 원수 관계였던 인물들과 소통하여 내전의 빌미를 없애간다.
포인트: 보통 죽음에 이를 정도로 죄를 지어서 죽다가 살아났으면 사람이 개과천선을 해야 하는데....
특징: 가볍게 읽기에 딱 좋다. 그 이상도 아니고, 그 이하도 아니다.
필자의 한 줄 평: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다. 제 버릇 개 못 준다는 말이 있다.
스포주의
이번 2권은 '미아'가 단두대행을 피하기 위한 몸부림을 담고 있다. 미아는 이전 생에서 혁명의 주된 원인이 되었던 기근을 해결하기 위해 학우의 아버지를 불러들여 밀의 유통을 의뢰하게 된다. 그리고 혁명의 일부분이 되는 여러 사건들을 미연에 방지하면서 자신의 목숨을 지켜 나가는 모습을 그리고는 있는데... 사실 역전 드라마같이 극적인 부분은 없다. 솔직히 아! 하니까 어! 하고 주변이 알아서 착각을 해주니까 미아로서는 한결 쉽게 미래를 확정 시켜 나가는 뭐 그런 스토리다.
1권은 자신의 잘못을 되짚어 보며 뭐가 잘못이고, 무엇이 소중한지 알아가는 감성적인 부분이 많았던 반면에 이번 2권은 단두대행 회피에만 급급한, 자기 잘못을 성찰하기 보다 장기 알을 이렇게 두면 이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느낌이 강하다. 그러니까 미아의 성격은 바뀌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가령 고아원 원생들의 삶을 개선하여 혁명의 씨앗으로 번지지 않게 방지한다거나 같은, 사람은 배가 부르면 불만도 없기 마련이다.
밀을 확보해서 미래에 먹을 것이 없어 난동을 부리게 되는 원인을 해결하면서 혁명의 단초가 되는 부분을 아예 없애 버린다. 이 과정에서 기득권들이 알아서 착각에 빠져서는 미아를 성녀 취급하는 건 덤이다. 정작 미아 자신은 자신의 목숨을 지키고 싶어서 없는 머리를 짜낼 뿐, 기득권이든 주변이든 어떻게 되든 내 알 바 아니다. 혁명의 불씨가 되는 소수 부족의 멸족을 막아야 하는데, 사실 미아는 아무런 대책도 없었다. 그저 아무 생각 없이 찾아갔는데 주변이 알아서 착각을 해선 사태가 해결되어 버린다.
시종일관 이런 식으로 이야기가 진행이 된다. 대체 이전 생에서는 왜 이렇게 주변이 알아서 착각해주지 않은 것일까 할 정도로 의문이 잔뜩 쌓여가는 2권이다. 요컨대 미아는 그냥 숟가락만 얹었을 뿐, 한 거라곤 아무것도 없다. 이것도 있다. 어떤 귀족에게 식량을 비축했다가 기근이 들었을 때 미아 자신의 이름으로 나눠주라는 걸 그 귀족은 또 오해해서 황녀의 권력을 이용해도 된다는 식으로 받아들인다는 거다. 이게 나쁜 쪽으로 흘러가는 게 아닌, 좋은 쪽으로 흘러가면서 미아의 이름은 더욱 드높아진다.
착각이 착각을 부르고, 오해가 오해를 낳는다. 문제는 이런 것들이 죄다 좋은 쪽으로 흘러간다는 것이다. 그래서 극적인 부분은 전혀 없다. 알아서 주변이 착각해주니까 얼마나 편한지 모른다. 무서울 정도로 말이다. 이전 생에서도 이렇게 주변이 착각해줬다면 혁명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고, 미아는 단두대에서 목이 잘리지 않았을 것이다. 혹시 환생하면서 럭키 스탯이 왕창 오르기라도 한 것일까.
그렇게 노력 같지도 않은 노력 끝에 결실은 보게 된다. 좀 허무할 정도로 말이다. 그리고 지금부터는 서방님 찾아 3만 리다. 사실 이 부분도 혁명의 원인을 제거하지 못해 도망자 신세가 되었을 때 끄나풀로 이용할 목적으로 서방님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딴에는 사랑이니 뭐니 하는데 행동은 따로 논다. 음흉함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 애초에 이전 생에서 난봉꾼이었던 왕자를 서방님으로 맞아들이다니 제정신인가 싶기도 하다. 이번 생에서의 서방님은 미아의 영향을 받아 아직 난봉꾼은 되지 않은 거 같지만.
그 서장님 나라가 사면초가다. 사실 서방님이 보고 싶긴 했지만, 그렇다고 굳이 찾아가 볼 정도로 좋아하진 않은 거 같다. 근데 주변에서 사면초가에 빠진 서방님에게 가보라고 무언의 압력이 가해지자 나도 모르게 걱정된다며 찾아간다. 미아는 이런 성격이다. 그리고 거기서 이전 생에서 자신을 단두대로 보낸 흑막을 만난다. 자, 시작된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다. 주변은 그렇게 미아를 착각해서 우러러본다. 성녀니 예지(지혜의 신?)니 뭐니 떠받들지만, 정작 본인은 자신이 살고 싶어 주변을 이용하는 것뿐인데, 참 편한 세상이다.
맺으며: 솔직히 이야기가 지리멸렬하다. 아! 하니 어! 하는 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형식이다. 그러다 보니 극적인 부분은 없고, 주변이 알아서 착각을 해주니 일이 아주 잘 풀려간다. 그래서 어디서 감동을 받고, 감정이입을 하고, 의미를 찾아야 될지 모르겠다. 그냥 자서전일려나. 작가도 뭔가 아닌가 싶었는지 2권으로 1부 끝이란다. 이럴 줄 알았으면 3권 구입은 심사숙고해봤을 텐데 꼭 미리 구매해놓으면 이렇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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