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릴리가 나왔습니다. 본편인 라노벨에서 워낙 강렬한 인상을 남겨준 캐릭터이다 보니 코미컬라이즈에서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상당히 기대를 하였습니다. 하지만 역자 파동이 일어나고 그 여파로 원래 발매일보다 한 달이나 보류되는 등 필자를 멘붕하게 만들기도 하였군요. 이번 3권까지는 역자랑 계약한 게 있으니 어쩔 수 없이 발매가 되었지 않나 싶은데... 4권은 어찌 될지 참...


본론으로 들어가서, 헤스티아가 48시간 도게자로 얻어낸 헤스티아 나이프를 장만한 건 좋은데 방어구가 형편없어 에이나의 추천으로 방어구를 맞췄습니다. 남자에 대한 면역이 없는지 전날 벨에게서 좋아한다는 말을 듣고 상당히 텐션이 올라가 있지만 사실 그녀의 분위기는 이성 간이라기보다 누나와 남동생 같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자석처럼 여자를 끌어들인다고 주먹 쥐고 부들부들 떨지 마시고요. 


그리고 상점을 나오던 길에 역사적인(?) 릴리와 첫 대면을 합니다. 누군가에게 쫓기는 그녀(?)를 지켜 서며 또다시 헤스티아의 걱정거리를 늘려주는 벨군, 여자애니까 지켜줘야 된다는 건 맞는 말이지만 좀 진부하고 성차별 아닌가 하는 토론을 펼쳐야 하겠지만 뭐 이런 성격이니까 여자들이 호감을 가지는 거겠죠.


이미 원작인 라노벨과 애니메이션을 보신 분들이 많을 테니 릴리에 대해서 굳이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되겠지만 굳이 알려 드리겠습니다. 그녀는 파룸족 입니다. 파룸의 사전적 의미는 '작다'이군요. 릴리는 글자 그대로 소인족 입니다. 일단 3권에서 밝혀진 그녀의 정체는 소마 파밀리아에 소속되어 있고 던전에서 모험가 짐을 들어주는 서포터입니다. 그리고 부업은 "도둑"...


다음날 벨의 앞에 나타난 릴리는 시치미를 떼고 벨에게 서포터로써 고용을 부탁해 옵니다. 그리고 승낙을 얻어내 던전으로 향하던 릴리의 속내는 따로 있었는데요. 그건 던전에서 벨의 헤스티아 나이프를 인터셉트, 나중에서야 나이프가 없어졌다는 사실을 접하지만 우리의 마음씨 좋은 벨은 릴리를 의심하지 않습니다. 전조는 있었음에도 설마 하는 마음이라기보다 사람을 믿었다고 할 수 있겠죠. 때묻지 않은 순수한 마음이 있기에 고생을 하면서 보답을 얻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뭐 당사자는 보상을 느끼지 못하고 있지만요.


아직은 릴리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밝혀지지 않습니다. 그저 손버릇이 나쁜 소녀라고 표현되고 있을 뿐, 하지만 간간이 사람을 경멸하는 듯한 눈빛은 애처롭게 다가옵니다. 이것으로 그녀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겉으론 싹싹하게 웃고 있지만 메마른 눈동자에서 사람을 믿지 못하는 빛을 엿 보입니다. 이런 점을 느낄 수 있는 게 코미컬라이즈의 강점이자 장점 입니다. 이거 원작인 라노벨에서는 절대 느끼지 못한다고 자부합니다.


훔친 헤스티아 나이프를 처분하려다 쓰레기 취급 당하고, 류에게 두들겨 맞고, 시르에게 엄청난 얼굴로 협박 받고, 그러다 벨에게 또 구해지는 릴리... 아직 그녀의 과거가 밝혀지지 않아 왜 이런 좀도둑을 주인공이 자꾸 감싸줄까 독자는 이해하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원작을 굳이 안 봐도 이런 취급받는 캐릭터는 반드시 과거가 좋지 않다는 클리셰를 동반함으로 조금만 유추하면 뭔가 일이 있지 않을까 하는 유추는 가능할 것입니다. 그전에 떡밥도 있으니까...


그리고 잠시 일상이 흘러갑니다. 술에 취해 리어카에 얹혀 실려가는 헤스티아, 기억이 날아갈 만큼 퍼마시고 다음날 숙취에 고생하는 여신 따위... 벨과 데이트에 기대됨다며 폭주하고 뒤따라온 호기심 만땅인 다른 여신들에게 새치기 당하고... 그러다 쫓겨간 성벽 위에서 내려다본 야경은 아름답습니다... (?!) 하지만 인간과 신은 모습은 같아도 엄연히 종이 다릅니다.라고 필자는 찬물을 끼얹습니다.


그러고 보면 헤스티아는 참 불쌍한 캐릭터입니다. 파밀리아 권속이라곤 벨 하나뿐이고, 하나 밖에 없는 권속에게 줄 칼을 얻기 위해 48시간 도게자하는 것도 모자라 엄청난 빚으로 인해 매일 아르바이트를 해야 되지만 정작 벨은 알아주지도 않고 릴리와 좋은 한때(헤스티아가 미화)를 보내는 장면을 봐버렸으니... 이거 예~~전 피땀 흘려 뒷바라지해서 대학 보냈더니 남몰라하는 드라마 단골 주제 같은 분위기랄까요. 그래서 술이 떡이 되도록 퍼마시고 엉엉 울고... 근데 그런 진상질이 또 밉지만은 않습니다. 


여튼 이거 원작인 라노벨을 안봐도 될 만큼 잘 그리고 잘 표현하고 있군요. 작가가 아주 잘 해주고 있습니다. 거기에 라노벨을 읽은 지 오래되어 스킵은 모르겠지만 장면 장면 이어지는 게 상당히 매끄럽다고 할까요. 그리고 캐릭터 작화가 라노벨하고는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특히 시르 흑화와 릴리의 사람 경멸하는 듯한 눈빛은 소름이 돋습니다. 

 
블로그 이미지

현석장군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1095)
라노벨 리뷰 (937)
일반 소설 (5)
만화(코믹) 리뷰&감상 (129)
기타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