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고생, 이름은 반도 호타루코. 용모단정, 학업우수, 운동 만능이면서 길을 걷기만 하면 사건에 부딪히는 질풍 노도의 주인공이다. 택시를 타면 유괴 사건에 휘말리고 걸어 다니면 스토커가 겹겹이 포위망을 구성하고 사랑에 빠지면 세상이 진동한다. 그러나 본인은 모르는 일. 이것은 도서 판매에 쓰인 출판사의 서평입니다.

반도 호타루코(이하 호타루코)는 그런 여고생입니다. 어쩌다 잡아탄 택시는 유괴사건을 저지르던 전직 야쿠자가 몰던 자가용이었고, 그 전직 야쿠자에게 자신이 속한 조직의 부두목으로 오해를 산다던지 자신이 아끼는 봉제인형이 길바닥에 내동댕이 처졌을 때 묻은 때가 빠지지 않아 들린 인형 장인 집 계단을 통해 인형의 나라에 무의식적으로 넘어간다거나, 지독한 근시로 남자의 체육복을 자기 것인 줄 안 것도 모자라 남학생 등 앞에서 갈아입어 교실을 혼돈의 도가니로 만든다거나, 정신 나간 신(神)이 만든 지구 박살 주문을 무의식적으로 외워 지구와 몇만 광년 떨어진 별의 위기를 자초하는 등 행성 파괴급의 태풍을 몰고 오지만 본인은 전혀 눈치채지 못 합니다.

계속 읽다 보니 분위기가 밝은 류라라라!!와 매우 흡사했습니다. 밝은 듀라라라!!라니 있을 수 없는 이야기이긴 한데 그만큼 비일상이 판친다는 소리이군요. 현직 CIA 공작원이 공원에서 노숙을 하고, 안드로이드 로봇이 나오고, 자아가 생긴 고양이와 비둘기가 나옵니다(1). 인형과 봉제인형은 사람처럼 말을 하고 행동을 합니다. 자신의 행성을 구하기 위해 지구로 온 외계인 여고생이 나옵니다. 이들은 제각각 호타루코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뛰어다닙니다.

좋아하는 여인에게 대시하기 위해 정신 나간 약조를 해버린 신(神) 때문에 지구는 위기를 맞이하고 덩달아 몇만 광년 떨어진 어느 별도 뽀개질 위기를 맞이합니다. 염라대왕은 인간의 영혼을 구제한다는 명분을 삼아 영혼을 병아리 쿠키(?)로 만들어서 지상에서 팔고 있습니다. 인형의 나라에서는 인간(호타루코)을 납치하려고 하고, 봉제인형의 나라는 조례를 제정해 인간과의 교류를 끊고 살고 있지만 호타루코의 봉제인형 로레누는 금기를 깨고 호타루코가 평온하게 살아가게끔 제 몸 하나 불사릅니다.

지구 레벨로 위기를 맞고, 외계인에 의해 일본이 지도상에서 지워질 판인데 좋아하는 남학생에게 고백했다가 차이고, 절친은 절교를 선언하고 전학 온 여자애하고는 좋게 지내지 못하는 그녀에게 있어서 비일상은 어찌되도 좋은 것입니다. 한눈에 반했던 남학생을 잊지 못해 서글퍼하고 절교를 선언한 절친을 잊지 못해 가슴이 아려 옵니다. 하지만 이런 것조차 그녀 주변에서 일어나는 비일상의 한 축에 속해 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정신이 아득해져 옵니다.

세상은 철저하게 그녀의 주변을 후벼파고 혼돈으로 몰고 가지만 그녀만은 세상에서 단절된 듯 모든 게 비켜 갑니다. 사실 남학생은 모든 위험으로부터 그녀를 지키기 위해 부단하게 뛰어다녔고, 절친은 어릴 때부터 친구를 사귀지 못 했던 그녀에게 자신이라는 우물에서 벗어나 좀 더 많은 친구를 사귀어 줬으면 하는 애절한 마음으로 절교를 선택했습니다. 봉제인형은 주인(호타루코)를 지키기 위해 숏다리로 도시를 뛰어다니면서 솜이 튀어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고생을 합니다.

호타루코는 자신의 성격(2)으로 인해 친구가 없습니다. 그나마 하나 있던 절친은 절교를 선언하고 그녀의 곁을 떠났습니다. 세상에서 혼자 남아 있는 기분, 그저 존경받기 위해 무모하게 노력했다는 것만으로 질려버려서 사람들은 그녀의 곁에 오지 않습니다.(한마디로 그녀가 무섭다는 것) 하지만 그녀의 속마음을 접한 사람들은 그녀가 얼마나 여린 마음인지 알아 갑니다. 그래서 그녀에게 포기하지 말라고 응원의 메시지를 보냅니다. 결국 그녀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그녀의 주변 사람들 덕분에 하나의 사건에 지나지 않게 되고 요점은 그녀가 품고 있는 마음의 완성이라는 듯, 실은 그녀가 사람들에게서 얼마나 사랑을 받는지 일깨워 줍니다.


​맺으며​


전체적인 이야기는 밝은 듀라라라!!라고 할 수 있고 혹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같이 몽환적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봉제인형이나 자아를 가진 고양이등 개성 있는 캐릭터가 통통 튀기도 하고 호타루코를 생각하는 절친의 마음은 애잔하기도 합니다. 모든 사람들에게서 배척받으면서도 모든 사람들에게서 사랑을 받는 모순점을 보이면서도, 풋풋한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호타루코가 불쌍하기도 하고 애틋하게 다가옵니다.


하지만 쓸데없는 주석은 사람의 심기를 건드립니다. (괄호)를 해가며 별도로 설명하면서 이야기의 맥을 끊어 버린다던지, 실컷 많은 설명하고 나서 '그렇지?' 같은 뜬금없이 독자에게 이해를 구하거나 동조를 요구하는 듯하는 진행은 어리둥절하게 만듭니다. 이해력이 딸리는지 뭔 말하는가 싶어 앞 장으로 다시 가기도 하였군요.


많은 등장인물이 저마다의 진행 파트(3)를 맡아 진행하면서 한 점으로 모이는 형식은 마음에 들었으나 드문드문 분명 A의 시각으로 진행되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B의 시각이었다는 방식은 작품을 이해하는데 방해요소로 다가옵니다.


 

  1. 1, 일상(만화)의 사카모토와 까마귀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겁니다.
  2. 2, 사람들에게서 존경 받기 위해 정글짐 꼭데기에서 2회전으로 뛰어내릴 정도로 무모한 성격
  3. 3, 이 부분도 듀라라라!!를 생각하게 합니다.
 
블로그 이미지

현석장군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1058)
라노벨 리뷰 (900)
일반 소설 (5)
만화(코믹) 리뷰&감상 (129)
기타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