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역시 내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3권 -스포주의-
2권에서 필자가 유이가하마 유이의 성격이 눈치를 잘 살핀다고 언급했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3권을 읽고 보니 눈치보다도 그저 자신의 감정보다 타인의 감정을 우선시한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이거는 작중에서 하치만인가 유키노인가가 언급하기도 합니다만... 자신의 감정을 죽이고 분위기를 살피며 친절을 베풀어 타인의 감정에 맞추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어떻게 보면 참 안타까운 인물이기도 한데요.
그런 유이가 왜 봉사부에 찾아왔을까, 반에서 카스트 최상위에 포진한 하야마 패거리에서 이들의 기분을 맞춰주며 무언가를 붙들려는 것처럼 지내다 하치만과 유키노가 남들 눈치 안 살피는 마이웨이처럼 지내는 것을 동경하여 이들처럼 되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혹은 겉치레가 아닌 진정한 친구가 필요 했던 것일지도 모르구요.
어쩌면 하치만과 유키노가 군중 밖에 있는 외톨이라면 유이는 군중속에 섞인 외톨이인지도 모릅니다. 필사적으로 헤엄치는 오리처럼 무언가가 부서지는 것을 두려워했는지 주위 인간관계 유지에 힘쓰고 주변 상황에 쉽게 휩쓸리다보니 제대로된 의사표현을 할 수 없어 자기가 있을 곳을 찾지 못한, 이번 3권을 읽으면서 2권에서 필자가 그녀를 분석한 건 완전 꽝이라는 걸 느꼈습니다. 완결 직전까지 읽어놓고 그녀의 성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니 상당한 충격이 아닐 수 없었는데요.
여튼 이번 에피소드는 유이의 순수한 마음을 오해한 하치만의 거부와 그에게 퇴짜 맞은 유이의 일탈로 생긴 봉사부의 미세한 균열을 막기 위해 하치만에게 퇴짜 맞고 더 이상 봉사부에 나오지 않고 있는 유이를 다시 봉사부로 불러들여 서로의 엇갈림을 해소하고자 합니다. 하지만 일이 어디서 잘못되었는지 모릅니다.
하치만은 외톨이 센서가 시키는 대로 유이의 대시를 거부 했을뿐인이고 이걸로 원래대로 돌아 갔다고 여기는 중입니다. 유키노는 어렴풋이 어디서 잘못되었는지 알고 있는 듯하지만 그것이 명확이 무엇인지는 모릅니다. 그야 이때까지 연인은 물론이고 친구를 사귀어본 적도 없어서 유이의 마음을 모를 테니까요.
어쨌건 기껏 유이 덕분에 문제아들이 조금 갱생의 길을 걷나 싶었는데 그녀가 없어져버렸으니 비슷한 애를 끌어들여서라도 다시 3인 체재로 만들라는 히라츠카 선생님의 엄명으로 시작된 일명 유이 마음 되돌리기 작전(?)을 실행 중이지만 일은 자꾸만 꼬여 갑니다. 하치만은 애완동물 쇼에 갔다가 미아가 된 유키노를 발견해서 구조한 건 좋은데 하필 그 장면을 유이가 봐 버리면서 둘이 사귀는 게 아니냐는 오해를 해버리고, 혼자서 지레짐작으로 풀이 오만상 죽어 버립니다.
그런데 이 부분을 읽을수록 이전부터 느껴왔던 모순점이 발발합니다. 유이는 왜 그렇게 봉사부에 목숨을 거는 걸까, 유키노를 구워삶아 친구로 만들고, 하치만에게 대시하지만 하치만은 여자에게 노이로제가 걸려서 절대 그럴 생각이 없건만 좌절되자 둘이 사귀는 거 아니냐고 지레짐작하는 등 얘는 봉사부를 파탄 내려고 들어온 것인가? 애초에 하치만과 유키노가 벌이는 세계대전을 보고도 그런 감정이 생기는 것인지, 유이 나름대로 분위기를 읽고 모두가 사이좋게 지내길 바라는 마음에서 더 이상 말을 꺼내지 않았던 거 같기도 한데 이번 에피소드에서 행동이 너무 노골적이 됩니다.
유키노하고는 유일한 친구가 되었고, 하치만도 유일한 친구로 만들고 싶은데 유키노와 노닥거리는 걸 보자 '내가 먼저 좋아했는데 어떻게 그럴 수가?' 같은 모습에서 자기만의 사람을 소유하려는 독점욕을 엿보이게 되고 은근히 유키노를 친구라 지칭하면서도 연적으로도 견제하려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는 등 어릴 적 관심을 덜 받고 자랐지 않았나 싶기도 한 게요.
그러고 보면 2권에서 유독 '서민' 아파트에서 살은 적이 있다고 어필했던 걸로 보아 그녀는 어릴 적 어떤 일로 인해 배신하지 않는 유일한 친구를 원했고 마침 외톨이로 지내는 하치만이나 유키노가 눈에 들어와 유일한 친구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졌지 않나 싶기도 한데 이제와 생각하면 하치만은 이런 유이의 성격을 파악하고 2권에서 싸구려 동정심은 그만두라고 했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이게 사실이라면 엄청난 소름이 아닐 수 없지만 이건 필자의 과대망상일지도 모르고 정확한 건 작가만 알 테니 넘어가고요.
그런데 일이 우습게 돌아갑니다. 그래도 짧은 기간이었지만 한 솥밥 먹던 처지이고 히라츠카 선생님의 엄명도 있었으니 이대로 놔둘 수도 없고, 뭣보다 유키노에게 있어서 처음으로 생긴 친구라서 그런지 애틋한 감정마저 품고 있는듯하여 어떻게든 데려와야만 합니다. 하지만 유이가 오해(둘이 사귄다고) 하고 있다는 것을 이 둘은 모른 채 유이의 생일을 축하해준답시고 그녀를 다시 봉사부로 불러들이고, 유이는 자신을 부른 이유가 하치만과 유키노가 사귄다고 공표하는 걸로 오해하는 등 끝까지 어긋남을 보여주지만 마침 들어온 의뢰를 통해서 유이가 오해를 하고 있었다는 게 밝혀지면서 하치만과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조성됩니다. 유키노만 불쌍하지...
잘 되었군. 잘 되었어! 해야 될까요. 둘이 사귀지 않는다는 건 알게 해주었지만 하치만과 유키노는 유이가 가진 성격을 파악하고 있으면서도 핵심적인 성격까지는 알지 못한 듯한데 어쩌면 역시 이건 필자의 과대망상일 뿐이고 진실은 풋풋한 청춘일 것이고, 실은 유이의 성격은 성모 마리아다.라는 게 본질일 수도 있습니다. 뭐 어쨌건 그녀의 성격은 차차 교정 해나가는 거 같으니 크게 문제시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건 그렇고 이번 에피소드의 핵심은 유이가 아니라 유키노의 성격변화입니다. 애완동물 쇼부터 해서 유이의 생일 선물을 고르기까지 그녀가 하치만에게 보여준 행동에서 더 이상의 독기는 보여주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군요. 점원에게 요주의 인물로 찍힌 하치만을 구하기 위해 1일 연인이 되어준다거나 크레인 게임에서 인형을 따준 하치만에게 고마움을 표시한다거나(1) 여전히 독설을 내뱉지만 더 이상 살기 같은 오라는 품지 않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유키노의 언니 하루노가 등장하면서 일순 분위기를 다시 되돌려버리는 작가의 능력이 대단하군요.
여튼 고양이와 인형이라면 사족을 못쓰는 귀여운 모습을 보여 주고서도 애써 태연한 척, 고마운 상황에서는 제대로 된 고마움도 표시할 줄 아는, 쿨데레와는 조금 다른 새침한 일면을 엿보게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느닷없이 나타난 언니 하루노의 가식을 꿰뚤어본 하치만을 높게 평가하기도 하는 등 그녀의 마음속 하치만의 위치가 조금 올라선 느낌입니다.
사실 하치만이나 유키노나 타인을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AT 필드 같은 걸 치고 있지만 토츠카를 대하는 하치만이나 코마치를 대하는 유키노를 보고 있노라면 결국 자신을 편하게 대해주면 마음을 연다는 걸 보여주고 있는 게 상당히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특히 유키노의 경우 유이를 친구로 맞아들이고 그녀를 걱정하는 모습에서 순수하게 지신을 바라봐 주는 사람에겐 따스한 미소를 보여주고 마음을 열어주는 장면에서 그녀의 치료법은 의외로 멀리 있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라고 해도 이미 완결 직전까지 온 지금 그 마음이 누구에게 갔는지 이미 밝혀졌지만요.
여튼 하치만은 오락실 점원의 오해로 토츠카와 연인 흉내도 내보고, 유키노는 유이의 생일 선물을 사러 하치만과 돌아다니면서 그의 또 다른 면을 보기도 하였습니다. 그것은 거짓 없이 진실되게 다가온 사람을 배척하지 않는다는 그의 성격을 봐버리고 말았던(2), 그리고 떡줄 사람은 생각도 안 하는데 하치만과 유키노가 사귀지 않는다는 말에 헤벌쭉 해지는 유이, 그런 그녀가 왜 헤벌쭉 해지는지 모르는 두 사람..
이로써 유이 파트는 끝입니다. 4권부터는 유키노 파트이군요. 4권부터는 1~3권에서 간간이 복선을 깔아뒀고 이번 에피소드에서 유키노의 언니가 출연하고 엄마가 언급되면서 유키노는 가정사로 인한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하는 기댈 곳 없이 그저 흘러가는 대로 몸을 맡길 수밖에 없는 그녀의 서글픈 이야기... 예전에 한번 읽었지만 다시 읽을 생각하니 기대가 되는군요.
- 1, 하지만 그 직전 유키노의 언니 등장으로 순식간아 분위기가 일변하게 됩니다.
- 2, 이것은 유키노도 마찬가지지만 아직 하치만은 깨닫지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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