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Re:Monster 리몬스터 -거침없이 직진- (스포주의)
행성을 오가는 근미래에 살던 주인공이 스토커가 내지른 칼에 절명하여 눈을 떠보니 고블린이었다.라고 합니다. 전생에서는 ESP를 쓰는 상당한 실력자였던 듯한데, 몇 년 전 양아치에게 곤란을 겪던 여학생을 구해준 게 화근이 되어 스토커로 돌변한 여학생의 손에 절명을 하고 말았습니다. 애초에 임무 때문에 다른 별에 갔을 때도 몰래 따라왔던 극성 스토커를 동생 같았다는 것부터가 칼 맞아도 할 말 없는 주인공이었기에 동정은 가지 않았습니다.
여튼 전생의 기억을 고스란히 가지고 고블린으로 태어난 주인공은 '고브로'라는 이름을 부여받아 출생 3일째부터 가혹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데 전생의 기억이 있어서 딱히 필사적이라는 느낌은 없었습니다. 멘붕따위도 없고 일이 이렇게 되었는데 어쩌겠어하며 당연하다는 듯이 받아들이는군요. 그리고 기억만이 아니라 ESP 시절. 흡식 능력이라는 사기 스킬까지 고대로 전승되어서 일단 입에 들어온 건 그게 무엇이 되었든 주인공의 능력치로 변환 됩니다. 이 말은 거미양이나 흔직세의 나구모와 동격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인간의 기억을 고대로 가지고 있다 보니 인간 특유의 교활한 측면이라고 해야 할지 동년배 '고브키치'를 고기 방패로 쓴다거나(나중에 서열 2위가 됨), 서열을 정립한다며 동년배들을 마구 두둘겨 패는 등 엄격한 자연의 룰을 되새기며 점차 고블린의 우두머리로 성장 해나가는데요. 판타지의 정석인지 게임인미 모를 몬스터를 잡아먹고 특유의 능력치를 흡수해서 자기 것으로 만들고 일정 레벨이 올라가면 진화를 거친다고 합니다. 주인공은 고블린에서 흡고블린으로 그리고 던만추의 벨이 그랬던 것처럼 한 단계 더 올라서기 위해 자신보다 차원이 실력을 가진 개체를 쓰러트리고 오거가 되어 갑니다.
고블린의 무리 중 최연장자에게서 지혜를 듣기도 하고, 전생물이 다 그렇듯 이세계에서 얻은 지혜로 남다른 무기와 방어구를 만들고 고블린을 부하로 부리며 차츰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진화체가 되어가는 주인공에게서 굳이 고블린으로 태어난 이유가 무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노다지 먹고 능력치 입수, 먹고 입수... 참 이런 이런류의 원조랄지 드래곤 볼의 19화, 20호가 문득 생각이 났습니다. 아니 몽땅 먹어버리니 셀 같기도 했습니다. 주인공이 먹는 대상은 인간, 마물 가리지 않았으니... 심지어 동족도 잡아먹는 것에 소름이 돋았군요.
그렇게 지내다 자신의 부모에 해당하는 고블린이 잡아온 인간 여자 5명을 구해주면서 느닷없이 하렘이 형성됩니다. 이건 참 시리어스하다고 해야 할지, 남자(인간) 동료는 모조리 몰살된 상황에서 고블린에게 잡혀와 이제부터 윤간 당하고 죽을 뿐인 인생이었는데 주인공은 그녀들을 보호해주기로 합니다. 이제나저제나 성욕을 해소할 줄 알았던 반발하는 고블린들을 밟아주고, 자신의 엄마가 인간이었다는 것에서 오는 충격(?)으로 동정을 샀을 수도 있지만 후에 주인공은 타산이 더 컸다고 회고하기도 하지만 여튼 그녀들을 지켜주기로 하면서 기묘한 동거가 시작됩니다.
딱히 스톡홀름 증후군은 아닌데 이런 주인공의 마음에 동했는지 허물없이 지내다 밤중에 몰래 덮치려던 고블린들을 주인공이 아작내준 것에서 그녀들은 더이상 감정을 숨기지 않게 되어 버립니다. 아니 뭐 흡고블린(주인공)이 인간같이 생겨 위안(?)을 얻은 것도 있었고, 오거로 진화한 주인공에게서 인간 남자는 따라오지 못하는 무언가를 느껴 버린 건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다른 고블린들에게 윤간 당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제일 쎈 개체에 몸을 위탁하여 자신의 보신을 기하였는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방아쇠가 당겨지자 거침없이 밤마다 그 짓거리하는 게 이거 전연령가 맞아? 싶은 게요. 적나라하지는 않지만 간혹 좀 거식한 단어가 나오기도 합니다. 여담으로 동년배 고블린중 고브미(서열 3위, 본처?)도 동참합니다. 처음부터 주인공에게 호감이 있었고 사냥도 잘하는 데다 흡고블린이 되고 나서 주인공 왈: 귀엽군.이라고 했으니... 주인공도 딱히 싫지 않아서 서로가 눈치 안 보는 6인 체재 하렘 완성이랄까요.
뭐 하렘은 인간이나 마물이나 아니 마물이라면 3대 욕구가 더욱 충실할 테니 성욕이야 그렇다 치더라도(그래도 너무 언급됨), 주인공은 눈만 떴다 하면 몬스터를 잡아먹으며 성장하고 수의 폭력은 진리라며 특수부대 저리 가라 할 만큼 혹독한 훈련을 시켜 부하 고블린들을 전례가 없을 정도로 진화 시켜 버리는 등 고블린 무리를 사병화를 해버리는 것이 이게 판타지인가? 하는 자괴감을 들게 합니다. 진화했더니 입에서 불을 뿜습니다. 그래서 몬스터와 고블린간 파워 인플레가 상당히 심해지는데요. 더 이상 이들을 상대할 수 있는 마물이 없어요. 결국 엘프까지 손을 대는 만행을 저지르는 등 주인공의 기행은 날로 심해집니다. 엘프도 문답 무용 아무 거리낌 없이 잡아먹어버리는...
1권에서만 고블린이 진화하는 것 중 최강이라고 하는 오거로 그것도 신(神)과 관련이 있는 희소종으로 진화해버려서 이후는 어떻게 흘려 갈려나 했더니 복선에 몇 개나 투하해버리는군요. 일단 인간들 마을에 나가는 것, 그리고 '신의 시대의 던전' 관련은 앞으로의 일을 예상케 했습니다. 일단 잡혀온 인간 여자들을 돌려보낼지 와 때에 따라 인간 도시를 습격하여 고블린의 마을로 만든다던지, 설마? 하겠지만 주인공은 고블린이 되고 나서 인정사정이 없습니다. 위 5명의 인간 여자 + 최측근 몇고블린 외엔 필요하면 이용하고 필요 없으면 가차 없이 외면 내지는 버리거나 죽여 버립니다. 주인공 왈: 이러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다나요.
싸워서 최강이 되는 것이 아닌 먹으면서 최강이 되어가는 주인공은 제법 참신합니다. 이미 거미양이나 흔직세의 나구모가 있긴 하지만요. 그러고 보니 우리나라엔 정발 되어 있지 않은 던전 시커도 있군요. 여튼 하도 먹어대서 이젠 인간... 아니 고블린이 맞나 싶은 게 손가락에서 거미줄이 나가고 손톱에서 독을 뿜고, 경질화 할 수 있다 했더니 슬라임처럼 흐물거리게도 한다던지 도저히 눈뜨고 볼 수 없는 지경에 이릅니다. 용케도 인간 여자 5명(이름은 끝내 나오지 않음)들은 여러 의미에서 졸도하지 않는다랄까요.
그렇다고 재미없거나 지저분하다고 그런 건 아닙니다. 먹는 장면은 많이 순화되어 있는 데다 코미컬라이즈와는 다르게 철저하게 주인공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되다 보니 이야기 탈선이 적어서 몰입도와 가독성이 굉장히 좋습니다. 다만 인간적인 따스한 감정은 오히려 코미컬라이즈가 압도적으로 좋았다랄까요. 이게 1인칭의 폐해이지 싶은데 가령 5명의 인간 여자들이 고블린에게 겁탈 당할뻔했을 때 주인공이 구해주자 그의 품에서 오열하는 장면과 주인공이 빠득 거리는 장면은 코미컬라이즈판이 더 좋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야기 흐름이 굴곡 지지 않고 평탄하게 달려가다 보니 읽기에 무리가 없었습니다.
본 리뷰는 네이버 라노벨 카페 NTN과 출판사 루트미디어에서 주관한 리뷰 이벤트 일환으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책을 제공해주신 라노벨 카페 NTN과 루트미디어에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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