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권 언제 나오나 손꼽아 기다렸는데 작년 8월에 나왔다니 검색하지 않았다면 여전히 모를뻔하였군요. 이번 6권은 원작인 라노벨 3권 후반과 4권 초반을 다루고 있는데요. 5권(코믹)에서 브륀의 서쪽을 지키던 흑기사 롤랑과의 격전은 6권(코믹)에 들어서도 계속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타고난 군신(軍神)으로 브륀의 왕에게 인정받아 보검 뒤랑달(이름 맞나)을 하사받고 최고의 기사단을 이끌며 불패의 신화를 써가던 롤랑을 맞아 티글은 엘렌과 소피아까지 가세하였음에도 고전을 면치 못하였고 모든 기술이 막혀가던 그때 티글이 가지고 있던 검은 활과 바나디스(엘렌과 소피아)가 동조하여 어떻게든 롤랑을 쓰러트리는데 성공하게 됩니다.


티글에게 있어서 롤랑은 앞으로 치를 전쟁 중에 가장 힘들었던 전투가 아니었나 합니다. 천명을 혼자서도 쓰러트린다는 바나디스 둘을 상대하고도 멀쩡한 롤랑에게 티글은 정말로 죽을뻔하였습니다. 오로지 왕과 국가를 항한 충직한 충성으로 똘똘 뭉친 롤랑에게 회유도 통하지 않는 등 그야말로 여기가 지옥이 아니라면 어디 가 지옥일까 하는 걸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이건 원작인 라노벨에서는 느끼지 못 했던 박진감이랄까요. 거기다 다소 스킵이 보이긴 하였지만 원작을 안 봐도 쉽게 이해가 되도록 장면 배치를 잘한 게 뭣보다 좋았습니다.


여튼 롤랑이 물러나고 사샤에게서 편지 한 통이 엘렌 앞으로 날아옵니다. 엘렌에게 있어서 사샤는 마음의 선생님이나 다름없는 존재인지라 뭔가 심상찮은 일이 벌어지는 것을 느낀 엘렌은 곧바로 사샤에게로 가게 되면서 티글과 헤어지는 장면이 또 애틋하게 하는군요. 이미 이전부터 원작에서는 엘렌이 티글을 향한 마음이 간접적으로 표현되곤 하였지만 그림으로 그려진 엘렌의 표정은 이성을 사랑할 때 나타나는 얼굴 그 자체였습니다. 하지만 자신에게 맡겨진 운명과 계급의 차이에서 오는 좌절(1)은 그녀로 하여금 티글을 향한 마음을 입 밖으로 낼 수 없게 하였습니다. 이게 참 애잔하게 합니다.


사샤가 처음으로 얼굴을 내밀고 엘리자베타도 사샤의 영지에 무단으로 침입해서 진을 치면서 코믹에서도 바나디스가 계속해서 소개가 되고 있습니다. 원작에서는 유전적으로 20살을 넘길 수 없는 사샤가 병석에 누워있는 장면은 병을 앓고 있는 히로인의 포지션을 잘 나타내기도 하였지만 코믹에서는 다소 줄어 버렸습니다. 거기에 더욱 안타까운 건 코믹이 일본에서는 10권으로 완결이라고 하는데 이 속도로 가면 사샤가 적을 맞아 마지막으로 모든 걸 불살라 산화하는 장면은 코믹에서는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군요. 이 장면은 진짜 먹먹했었던...


여튼 엘렌을 그렇게 보내고 잠시 쉬나 했던 티글에게 남쪽에서 2만 대군을 이끌고 브륀을 침공한 무오지넬의 소식이 도착합니다. 지금 티글에게 있는 병력은 2천, 하지만 왕도에서는 꿈쩍도 안하고 있어서 티글이 무오지넬과 맞서 싸우지 않으면 안 됩니다. 내전을 거치며 차츰 지도자의 면모를 보여가는 그에게 또다시 시련이 앞을 가로막고, 일단의 무리에게 쫓기던 어떤 여자애를 구출해주면서 티글에게 새로운 전기가 찾아옵니다.


정말 다사다난한 주인공을 뽑으라면 필자는 서슴없이 티글을 뽑겠습니다. 자그마한 영지를 다스리는 영주로 시작해 싸움을 모르고 자랐던 청년이 자신의 영지를 지키기 위해 분연히 일어나 주변 사람들의 도움 속에 차츰 왕의 기질을 갖춰가는 영웅물의 정도를 달리는 작품이 아닐 수 없군요.


 

  1. 1, 엘렌이 영지를 다스려서 귀족이라고 쉽게 오해할 수 있는데 엘렌은 그저 용구(무기)에 의해 선택받은 용병(평민) 입니다.
    티글은 백작이라도 귀족이고요. 중세시대를 모티브로한 이 작품에서 귀족과 평민은 맺어질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원작 13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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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석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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