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깁니다. 그리고 강도 높게 이 작품을 비판하고 있으니 싫으신 분은 뒤로 하기나 페이지를 닫아 주세요.



이 작품을 읽다 보면 진정으로 누군가를 혐오한다는 건 이런 건가 보다 하는 걸 느낄 수가 있어요. 이미 2권 리뷰에서 있는 욕 없는 욕 다 해놨기도 하지만 3권은 그 이상을 보여줍니다. 어떻게 이런 작품을 돈 받고 팔아먹을 수가 있는가 진지하게 고찰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 그러는 필자는 2권에서 그렇게 데여놓고 왜 3권을 구매했냐면... 뭔가 여우에 홀린 듯했습니다. 아니 사실 일말의 기대는 있었습니다. 2권에서 주인공을 사도의 길로 들어서게 한 히로인 '아리아'가 주인공을 찾아 여행 중이라는 복선이 나와 버렸거든요. 그래서 혹시나 NTR 관련으로 용사와 만나 일기토를 벌일까 내심 기대를 하였었죠.


그런데 그딴 건 없고 여전히 하렘 만들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시대가 어느 때인데 아직도 하렘이 먹힌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사실 하렘이라도 개연성 있는 하렘이라면 얼마든지 환영해요. 나름대로 하렘킹에 속하는 단칸방의 침략자를 예로 들어보자면요. 얼기설기 포도알 열리는 것처럼 히로인들이 모여들지만 저마다 주인공에게 기대는 것보다 자신의 힘으로 일어서고, 남자 하나 놓고 다투기보다 공통된 적에 맞서 서로 도와가며 위기를 넘겨 가요. 사랑하는 사람과 마주 보는 것이 아닌 같은 곳을 바라보며 길을 걷고 있죠. 즉 상대를 좋아하는 마음에 기대어 나를 봐줬으면 하는 게 아닌 그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자신을 되돌아보게 해요. 그래서 전성기 때 히로인들이 보여주는 행동 하나하나가 상당히 눈부시다고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 히로인은 참 드물어요. 사실 이 작품(그자 후에)도 그런 경향이 좀 있긴 있어요. 히로인들 저마다 마법이나 싸우는 방법을 익혀 적과 싸워 가죠. 그래서 읽으면서 단칸방의 침략자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했었고, 이 느낌 때문에 3권을 구매했는지도 몰라요. 그런데 주인공을 좋아하게 된 연유에서 개연성이 너무 없어서 좌절을 맛봐야만 했었죠. 주인공 말 한마디에 다짜고짜 눈에 콩깍지가 씌어선 단숨에 호감도 맥스를 찍어요. 주위에 남자가 그렇게 없었나 싶지만 이 부분에서는 2권에서 이미 지적한 바가 있으니 일단 넘어가고요.


그런데 여기서 더욱 혐오스럽게 하는 건 주인공이 엄청나게 둔감하다는 것입니다. 하렘을 구축하겠다고 해놓고 여자의 마음을 전혀 모른다는 것이죠. 타타와 사로나 일행이 드디어 주인공을 따라잡아 해우는 했으나 이 여자들이 뭣 땜에 자기를 따라왔는지조차 이해하지 못하고 있어요. 그래서 여자들이 하나식 자초지종을 설명하며 너 님을 좋아한다고 고백을 했는데 주인공은 '에에에에?!' 어디 난청을 앓고 있는 주인공처럼 얼빠진 소리만 해대요. 혐오와 혐오가 만나면 불쏘시개가 되는 걸까요. 집 마당에서 쓰레기를 소각하는 건 불법이라고 해서 안 하고 있지만 진심 그러고 싶었습니다. 이거 출판사에서 소송 당하는 거 아닌지 모르겠군요.


좌우지간 2권 리뷰에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하오스이'라는 용족 소녀가 새로운 하렘에 동참하게 돼요. 그리고 지금은 수인(아인)의 나라에 왔는데 남쪽인지 서쪽인지에 붙어 있는 인간족 나라(일단 옆 나라로 지칭)에서 수인들을 잡아다 노예로 쓴다고 해서 그걸 해결하기로 하는데요. 딱히 이렇다 할 이야기는 없습니다. 수인의 나라는 강경파가 득세해서 노예로 붙잡힌 수인들을 구출하기 위해 옆 나라와 전쟁을 준비하고, 전쟁은 아무것도 낳는 게 없다는 온건파와 대립하는 등 뭐 어쩌라고 싶은 일들만 일어납니다. 그리고 옆 나라로 가서 사태를 해결하려는 주인공은 거기서 2년하고도 몇 개월 전에 헤어진 친동생(여자)을 만나요. 2년여 전 한 집에 살면서 주인공에게 세상 살아가는 지식을 심어 줬던 동생, 그 동생이 말이죠.


근데 아니 여기서 왜 이세계 전생물이 되는 건지 당췌 이해를 못하겠습니다. 일본식으로 표현하자면 영문을 모르겠다고 할까요. 뜬금없이 동생은 이세계(지구)에서 전생하였고 전생의 기억을 간직한 채, 그 지식으로 이쪽 세계에서 물건을 만들어 팔고 있는 먼치킨이었다는 설정입니다. 그리고 친남매이면서 오빠에게 시집가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해요. 얘도 어릴 적 콩깍지가 쓰인 거더라고요. 미쳐도 단단히 미쳐 돌아갑니다. 작가가 야구 동영상을 너무 본 게 아닐까 했군요. 아니 아직 세상 물정 어두운 4~5살 이하 어린 애라면 그 나이대의 치기로 그런다고 넘기지만 15살 여자애가 그것도 대상회를 이끄는 수장일 정도로 수재가 저러고 있습니다.


하아... 여기서 한 술 더 떠서 드래곤 새끼 '메아르'가 인간형이 되어 버렸습니다. 따지고 보면 얘가 제일 개연성이 없어요. 위기에서 구해준 것도 아니고 굶어죽을뻔한 상황에서 먹이를 준 것도 아니고 주인공이 아버지(드래곤 킹) 둥지에 갔다가 그냥 눈 맞아서 같이 다녀요. 외에도 이번 에피소드에만 몇 명이 더 가세하는데 이제 세는 것도 귀찮습니다. 거기에 초둔감형 주인공이 가세하니 이보다 더 파괴적인 콜라보도 없을 듯, 그리고 제일 짜증 나는 신격화, 이번 에피소드에서 아주 노골적으로 그리스 신화의 제우스처럼 가겠다는 의지를 보여 주었군요.


이걸 위한 복선인지 무슨 약장사가 주인공 가는 곳마다 나타나서 깽판 치는 게 2권에서 붙잡아 조질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놓아주고 뭐 어쩌라고 싶네요. 그리고 발 한번 구르면 별을 쪼개고, 성검이든 신검이든 벨 수 없는 주인공 신체, 거의 모든 내성, 누구는 몇 주일을 걸릴 거리를 하루 만에 주파하는 다리(뛰어간다.), 읽으면서 늘 느꼈던 게 이 정도 속도 면 충격파로 주변이 쑥대밭이 될 텐데 작가는 물리법칙을 무시하는 건가 싶어요. 어쨌건 간에 이지경에 이르면 무슨 재미로 보는 걸까 하고 진심으로 묻고 싶어집니다. 물론 이런 작품이라도 재미있게 보시는 분도 계시겠죠. 그러나 아닌 건 아닌 겁니다.


맺으며, 개연성이 이리도 없는 작품은 처음입니다. S노벨은 인기가 없으면 매몰차게 단종 시켜버리기로 유명한데 근래에 들어와 이미지 쇄신한다고 계속해서 발매는 하나 봅니다만. 차라리 '치트 약사의 이세계 여행'이 훨씬 낫다고 생각 중이군요. 근데 이건 또 발매 안 해줘요. 좌우지간 필자의 취향을 강요해선 안 되겠죠. 그 작품만의 특성이 있겠고, 이런 설정이 아이덴티티일 수도 있겠죠. 그러니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구입 해놓고 찌질스럽게 뭔 사설을 이리도 늘어놓나 싶으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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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석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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