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주의] 변경의 노기사 코믹 1권 리뷰 -원작의 분위기를 제법 잘 살린 코믹-
장르: 정통 판타지, 이세계물 아님, 죽을 자리 찾아 떠나는 노기사
원작: 동명의 라이트 노벨
특징: 작화가 꽤 수준급. 여타 라노벨을 원작으로 하는 코믹 중에 이런 작화를 보여주는 작품은 그리 흔하지가 않죠.
스포일러 주의
대충 줄거리: 평생을 '테루시아가(家)'에서 기사로 지내온 '발드 로엔'이 자신으로 인해 주변 영지와 힘의 균형이 깨질 것을 우려해 기사직을 내려놓고 여행을 떠난다는 이야기. 발드 로엔은 몇십 년 동안 마수의 침입을 막고, 주변 영지와의 싸움에서 승승장구하다 보니 본의 아니게 이름이 좀 알려진 상태. 이에 이웃 호전적인 '코엔델라가(家)'에서 그를 앞세워 다른 영지 침략에 이용하려 듬. 그래서 자신이 없으면 전쟁은 일어나지 않을까 해서 여행을 떠나지만....
1권에서는 발드 로엔이 왜 테루시아가를 떠나지 않으면 안 되었는지 하는 이야기를 보여줍니다. 대장벽의 틈새에서 흘러나오는 마수를 막고, 이웃 영지의 침략에 대항해 승승장구하던 그는 어느덧 영웅이 되어 있었는데요. 성품 또한 귀족 앞에서 대놓고 인민(백성)을 섬기겠다는 말을 내놓을 정도로 기골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그런 그의 나이 58세가 되었을 때, 이웃 코엔델라가(家)에서 또 다른 전쟁에 자신을 이용하려고 하자 그는 과감히 기사에서 은퇴하고 길을 떠나기로 결심을 하게 되죠. 이것은 지금 몸담고 있는 테루시아가(家)에 누가 되지 않기 위해, 거절한다면 분명 코엔델라가는 무력으로 테루시아가를 침공할 테니까요.
여기서 안타까운 건 그의 과거인데요. 바로 '아이드라'라는 여성, 발드 로엔이 모시는 영주의 딸로서 젊었을 적(대략 30여 년 전)에 검의 스승으로서 그녀를 가르쳤었죠. 왈가닥에 호기심도 많고, 여느 귀족 딸과는 다르게 고압적인 태도는 없었지만 지기 싫어하는 성격은 그 나이(12살쯤)에 맞물려 귀여움을 보여주곤 했었습니다. 항상 그와 같이 다니며 물고기를 잡아 구워 먹고, 여러 이야기를 나누는 등 어쩌면 이대로 성장해서 발드 로엔과 맺어지는 건 아닐까 하는 느낌을 받게 하죠. 하지만 마수를 막으려 떠났다가 돌아오는 그를 마중하러 가면서 미래는 엇나가기 시작합니다. 자신을 구하러 온 기사가 보여준 마수와의 처절한 싸움은 현실을 깨닫게 해줬고, 철부지였던 소녀는 성장하지 않으면 안 되었죠.
이 부분은 원작인 라노벨을 읽으면서 안타까웠던 부분이었군요. 보답받지 못하는 인생은 이런 건가 싶은, 자기 뜻과는 다른 삶을 살아야 되는 귀족의 자재로서의 슬픈 인생, 지키고 싶었기에 정략결혼이라는 길을 떠나지 않으면 안 되는 고뇌, 하지만 이것은 이별이 아니라 그(발드 로엔)에게 있어서 만남의이라는 그녀(아이드라)가 아이를 안고 다시 집(테루시아 家)으로 돌아왔을 때 이제야 시작이라는 걸 간접적으로 표현하고 있기도 합니다. 길을 떠나 문득 강가에서 옛 생각에 잠겨 '커다란 물고기(위지크)를 같이 먹자'라는 아이드라를 떠 올리는 장면은 참 안타깝고 뭉클하지 않을 수 없었군요. 원작인 라노벨에서 느꼈던 여운을 또다시 느끼게 되었는데요. 스킵이 심한 코믹치고는 감성적인 부분을 잘 살렸다고 할 수 있군요.
맺으며, 예상외로 아이드라의 귀여움을 잘 살렸습니다. 이것만 해도 코믹을 구입할 이유가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인데요. 발드 로엔 인생에 있어서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그녀의 과거 모습을 잘 살리고 있다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맺어지지 못하고 길을 떠나는 그가 안타깝게 하기도 하죠. 아무튼 이 작품을 이야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게 하나 더 있는데요. 바로 먹방, 여러 식재료를 구해 요리를 하고 참 맛깔나게 먹습니다. 야영이란 이게 바로 로망이지 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할까요. 나도 여행을 떠나볼까 하는 마음도 들게 하는, 그런 매력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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