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이번 6권은 전체적으로 보면 1권부터 이어지고, 파트별로 보면 4권부터 이어지는 이야기라 보시면 되겠습니다. 아마 1~3권이 1부, 4~6권이 2부가 아닐까 싶긴 합니다만. 이전에 필자가 앞의 이야기를 읽지 않아도 접근하는데 무리가 없는 작품이라고 말했던 거 같은데 이번 리뷰에서는 정정해야겠군요. 등장인물이나 장소 배경은 조금씩 다른 점을 보이지만 크게 보면 다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앞의 내용이나 등장인물에 대해 알고 있지 않으면 조금 난처해질 수도 있는 작품인데요. 특히나 엑스트라 같았던 인물이 다음 권에서 라스트 보스로 나오기도 하는데, 4권부터 등장했던 베니비시의 '시시(히로인)'가 5권에서 라스트 보스로 나왔고, 1권과 4~5권에서 그렇게 눈에 띄지 않았던 엑스트라 같았던 인물이 이번 6권에서 라스트 보스로 나오게 됩니다.

히이로물에서 하나의 악당이 사라지면 또 다른 악당이 생겨나듯, 이 작품에서도 주인공에 활약으로 악당을 무찔러 평화가 찾아왔다고 생각되었던 도시에 새로운 악당이 등장하여 공포 정치를 펼치고 있었습니다. 마치 배트맨을 보는 듯한, 그러고 보면 본 작품은 미국식 액션 히이로물같은 설정과 끈기와 열정이라는 일본식 히이로물이 혼합된 듯한 설정이 굉장히 인상적이죠. 거기에 천원 돌파 그랜라간이나 킬라킬 같은 그림체를 보는 듯한 일러스트는 열혈물이라는 장르를 더욱 부각 시켜주는 듯하고요. 아무튼 1권에서 뭔가 나쁜 짓을 일삼던 지사(우리로 치면 도지사) '쿠로카와'를 주인공 일행이 요단강 건너로 보낸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마치 드래곤 볼 극장판에 나왔던 쿨러(프리져 형(兄))가 메탈바디를 얻어 손오공에게 역습을 가하듯 이번 6권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집니다.

드래곤 볼 극장판에서 손오공이 베지터와 합동작전으로 대응해야 했던, 통칭 메탈쿨러라고 하죠? 작가가 여기서 영감을 얻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무튼 3권에서 녹의 시대를 발발 시켰던 철인(거대 로봇) 어쩌구가 주인공 일행에 의해 격파될 때 '쿠로카와'가 섞여 들어간 듯한데(그리고 이후 부활), 이번 6권은 그렇게 어쩌다 메탈 바디를 얻게 된 쿠로카와가 주인공 일행에게 역습을 가한다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어째 이야기는 메탈 쿨러와 싸우는 손오공과 베지터의 이야기가 아닌 강한 남자에게 이끌리는 성소수자의 이야기가 되어 버립니다. 뭐랄까 차별로 비칠까 말이 조심스러운데요. 1권에서 쿠로카와는 분명하게 "남자"였죠. 그런데 4권에서 쿠로카와가 부활하여 재등장 했을 때 주인공은 그를 못 알아봤습니다. 그도 그럴게....

메탈바디를 얻어 나이스 바디의 누님이 되어 있었으니 못 알아보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죠.

4~5권의 주역이었던 베니비시 '시시'도 그렇고 이렇게 이 작품은 약간의 허를 찌르는 반전을 보여줍니다. 그렇게 쿠로카와는 주인공에게 복수의 기회를 엿보며 칼을 갈고 있었나? 필자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진정한 악당은 자신을 퇴치한 주인공에게 복수심을 불태우는 게 아닌, 악당의 길을 걸을지언정 주인공에게는 무인으로서 존경하며 그에 걸맞은 예우를 한다는 것을요. 쿠로카와는 부활했어도 악인으로서의 길을 걷지만 한편으로는 주인공이 주인공으로서의 활약을 기대하며 그 나름대로 일그러진 감정을 동원해 주인공을 주인공으로 치켜세우며 자신의 기록물에 그를 남기려 하죠. 물론 그 과정에서 주인공 와이프(이 작품의 주인공은 무려 유부남)를 세뇌하어 인질로 잡고, 그동안 인연이 닿았던 사람들도 인질로 잡는 만행을 저질러 줍니다만.

주인공 일행은 쿠로카와가 깔아놓은 레일 위를 동분서주하며 그를 처치하려 하지만 악당답게 인질을 잡고 나오는 통에 쉽지만은 않습니다. 주인공은 그동안 여행을 하며 인연이 닿았던 사람들의 목숨을 담보로 쿠로카와가 내미는 숙제들을 풀어가야만 하죠. 이쯤에서 쿠로카와는 왜 복수가 아닌 기록물에 주인공을 남기려 하나, 왜 이런 짓을 하는가 하는 물음을 던지게 됩니다. 그 해답은 오래지 않아 밝혀지는데 그의 행동 이면엔 주인공을 향한 일그러진 사랑이 자리 잡고 있었으니... 그래서 주인공은 쎄게 나가지 못하고 날은 자꾸만 무뎌지게 됩니다. 그런 주인공을 보다 못한, 주인공에게 있어서 아버지나 다름없는 스승의 헌신은 주인공으로 하여금 현실을 직시하게 만듭니다. 이 장면은 6권 유일하게 생명의 그 끝은..이라는 현실적인 아픔을 던지죠.

맺으며: 드래곤 볼의 손오공이 그랬던 것처럼 이 작품의 주인공 비스코도 싸울 때마다 진화해 갑니다. 이게 참 신기한데요. 분위기를 보면 건담 00(더블제로) 극장판을 보는 듯하기도 하고요. 아무튼 1~5권까지 등장했던 여러 인물들이 재등장하며 주인공 활약에 도움을 주고, 때론 힘을 실어주고, 그러다 남녀 불문 하렘을 형성하기도 하지만 와이프의 귀귀 서린 모습에 우왕좌왕하는 장면들이 웃겨줍니다. 세뇌되었어도 일편단심 남편(주인공 비스코)을 향한 마음은 변치 않아서 돌 주먹밥을 만들어 주기도 하고, 주인공이 와이프 세뇌 풀어주는 장면에서의 알콩달콩한 장면들은 솔로들에겐 다소 눈꼴 시리게 다가올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뭐 피가 튀는 조금 시리어스 한 장르임에도 적절한 개그를 섞어 놓음으로써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 점이 이 작품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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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석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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