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주의] 이세계 미궁의 최심부로 향하자 4권 리뷰 -얀데레 속성을 가진 남자-
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3권에서 기억을 잃은 건 오히려 다행이지 않을까. 흑막에 의해 정신 조작을 당해 기억이 봉인된 주인공은 노예 소녀 마리아를 친동생이라 철석같이 믿고 새로운 출발에 나섭니다. 마리아 또한 흑막에 의해 정신 조작으로 기억이 봉인되어 주인공을 친오빠라 철석같이 믿고 있죠. 하지만 영혼 깊은 곳에 각인된 주인공에 대한 사모하는 진(眞) 얀데레 성격은 기억이 봉인되었어도 마치 본능처럼 이끌려 표면화되곤 하는 장면들은 소름 돋게 합니다. 3권에서 폭주로 인한 후유증으로 지금은 병약해져서 침대 생활을 이어가고 있고, 주인공은 그런 일조차 잊어버리고 마리아를 치료해 주기 위해 흑막이 추천한 길드 마스터 일에 도전하게 되죠. 이번 4권에서 주인공은 길드 마스터가 되어 국가를 위해 뼈빠지게 일하는 모습들을 그립니다. 길드원들과 도시의 치안을 도맡아 처리하고, 의뢰를 받아 미궁에 들어가기도 합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건 부길마 스노우(히로인)인데요. 그녀는 주인공이 정신 조작으로 기억이 봉인된 걸 알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 얘기를 해도 주인공은 믿어주지 않는 건 덤이고요. 워낙에 강력한 저주 타입의 정신 조작이라 흑막을 마치 생명의 은인처럼 여기고 있죠. 사실 주인공에게 있어서 기억이 봉인된 건 차라리 잘된 일일 수도 있습니다. 왜냐면....
3권에서 일어난 일들이 꽤 충격적인 거 같기 때문이죠. 붕어 머리 3초 기억력인 필자는 3권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대부분 까먹었습니다만, 이것만은 기억하고 있죠. 진(眞) 얀데레 속성의 히로인들. 얀데레 절정 시기의 마리아는 10층 가디언 아르티(얘도 주인공에게 애정 갈구)의 꼬드김에 넘어가 해선 안 될 일을 저지르는 바람에 두 눈을 잃어야 했죠. 맛이 갔던 아르티는 소멸되었고요. 이걸 주인공이 감당할 수 있을 것인가. 기거하던 대저택도 홀랑 타버리는 뭔가 일이 터진 거 같은데 이건 기억 안 나는군요. 주인공에게 있어서 상당히 큰 충격을 동반하는 거 같습니다만, 모르니까 일단 넘어가고. 흑막은 주인공의 이런 기억을 봉인함으로써 주인공이 행복을 손에 넣을 수 있다지만, 남이 차려주는 행복이 과연 행복할 수 있을까 하는 물음을 던집니다. 나아가 흑막은 주인공을 영웅으로 만들려나 본데, 사실 이건 어찌 되든 알 바 아니지만 어찌 된 게 거의 메인 이야기가 되어 가고 있더군요. 하지만 주인공은 그저 아픈 동생(마리아)이 빨리 낫기만 바랄 뿐, 그러나 흑막이 차려준 가짜 행복이라는 평온한 일상은 메인 히로인 '라스티아라'와 '디아블로 시스'가 찾아오면서 깨지게 되죠. 주인공이 갑자기 안 보인다 했더니 노예 소녀를 친동생이라 믿고 딴살림 차리고 있었으니 얼마나 황당했을까.
흑막은 어찌 된 게 라스티아라와 디아블로 시스의 기억은 봉인하지 않았습니다. 이번 4권 히로인인 스노우의 기억도 조작하지 않았죠. 이렇게 두면 주인공은 당연히 위화감을 가질텐데도요. 결국 주인공은 자신의 기억에 대한 단서를 찾기 시작하고 찾을수록 흑막이 악당이라는 걸 알아가죠. 그럼에도 정신 조작이 워낙 잘 되어 있어서 한편으로 부정(기억이 조작되었다는 것) 하는 장면들에서는 약간의 고구마를 먹는 듯했군요. 아니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천상의 미모를 가진 히로인 둘이 찾아와서 너(주인공)는 내 남친이라는 뉘앙스까지 풍기는데도 칼로 위협하는 게 정상인가? 조금은 의심을 하지 않나? 부길마 스노우도 만나자마자 주인공의 기억이 조작되었다는 말을 했었고, 한 명이 그러면 거짓말이겠지만 3명이나 그러는데? 그만큼 흑막이 걸은 정신 조작이 완벽하다는 증거이기도 하지만, 참 재미있게 돌아간다는 느낌이었군요. 결국 히로인들은 주인공의 기억을 되찾기 위해 실력 행사에 나서기로 하는데, 웃긴 게 거기에 결사 항전의 뜻을 내비치는 주인공. 무찔러야 될 건 흑막인데 지들끼리 싸움. 거기에 주인공은 던전에서 '리퍼'라는 생활 밀착형(유령) 히로인까지 주워오는데 얘도 정상이 아닙니다. 부길마 스노우도 어느새 얀데레가 되어 가고, 주인공 전생에 나라 팔아먹었나?
맺으며: 원래 3권에서 하차한 작품입니다만, e북이 보이길래 충동구매했군요. 여기까진 좋은데 3권 리뷰에서 3년하고 4개월이 지나서 3권이 어떻게 끝났는지 기억이 알쏭달쏭하다는 것. 도서도 분명 집안 어딘가에 있을 텐데 찾아도 보이지 않고. 3권 리뷰도 히로인에 대한 것만 언급이 되어 있을 뿐 뭔 일 터졌는지 모르겠고. 다른 분들의 리뷰를 찾아보면 되겠지만, 더 헷갈릴 거 같아 그만두었군요. 어쨌거나 언뜻언뜻 생각나는 걸 바탕으로 해서 4권 리뷰를 써보았습니다만. 기억으론 3권이 꽤나 암울한 상황이었던 거 같은데, 이걸 기억해 내야 4권이 더 재미있었을 텐데 좀 아쉬웠군요. 아무튼 주인공의 잃어버린 기억 찾아 3만 리입니다. 아직 1만 리도 못 갔지만. 어쨌거나 어이없는 건 잡히면 먼지 나도록 털릴게 뻔한데도 주인공의 기억을 봉인한 흑막이군요. 주인공 보고 영웅이 돼라, 그렇게 판을 짰고, 그렇게 흘러가게 만들었다지만 정작 주인공은 영웅이 될 생각이 없는데? 사람 마음을 마음대로 조작 가능하다면 세상은 평화로워졌거나 불바다가 되었을 테죠. 뒷일이 재미있어지는군요. 아무튼 게으름 터진 생활에서 얀데레로 각성해가는 부길마 스노우, 내 남친(주인공) 원래대로 되돌리겠다고 선전포고한 메인 히로인, 미남 같은 히로인 울면 그림이 되는 디아블로, 생활 밀착형(주인공에게 기생) 히로인이 된 리퍼, 여담으로 리퍼는 30층 보스, 10층 보스 아르티 때도 그렇고 마물(은 아니지만 인간도 아닌)에게 사랑받는 주인공. 기억을 되찾으면 어찌 될지 기대되는 마리아, 사실 본 이야기보다 메인은 어째 하나같이 제대로 된 히로인이 없어 보인다는 점이 재미있는 작품입니다. 지구에 슈퍼 얀데레 진짜 친동생도 있는 거 같고. 외에도 더 있었던 거 같은데 기억이 안 나니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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