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주의] 단칸방의 침략자 26권 리뷰 -사랑과 정의의 이름으로-
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이래서 이 작품 안 볼려 했던 건데. 오글거려서 볼 수가 없어요. 아무튼 프로트제 쿠데타 진압 작전도 막바지입니다. 주인공 일행은 한때 궁지에 몰리기도 했으나 사랑과 정의라는 미명 아래 야금야금 활약한 끝에 주도권을 되찾아 왔습니다. 여기에는 황제 대리로 나섰던 히로인의 역할도 컸고. 웃긴 게 쿠데타 주모자가 바지 사장으로 내세운 대리가 역으로 칼을 들이밀었다는 것이군요. 거기에 더해 사실 2천 년 전 영웅(외전 7.5권, 8.5권 참조)인 주인공이 전면에 나섰다는 점에서 주모자는 운이 다한 것이죠. 그때(2천 년 전) 그 황녀가 그때부터 주인공에 대한 각종 특례에다 종교로 승화 시켜 놓았고, 그 열기는 아직도 식지 않은 상황에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무대에 발을 올린 순간, 이것이야말로 모든 청소년들이 바라는, 영웅의 귀환이라는 꿈이 실현되는 그런 열기가 있었죠. 물론 필자는 오글거려서 빨리 넘겨 버렸지만요. 원래는 이런 영웅 대접을 받기 싫어하는 주인공이지만, 사태 해결을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선택. 2천 년 전 영웅이 공식적으로 살아 있다는 게 밝혀짐으로써 그에게는 특례로 쌓인 막대한 재산과 원한다면 황제의 자리에도 오를 수 있는 권한까진 아니어도 아무도 반대하지 않는 상황이 생겼습니다. 그러나 주인공에게 그런 욕심이 있었으면 애초에 히로인들이 들러붙진 않았겠죠.
근데 이대로 끝내긴 아쉬웠는지 범인(주모자)이 발악을 한다는 클리셰가 등장하는군요. 곱게 안 죽는다 이거죠. 처음엔 금방 잡힐 거 같았던 주모자는 황제(히로인 엄마)와 황녀(황제 대리)를 납치해서 협박하기 시작하는데,이야~ 흥미를 끌겠다는 작가의 사명감이 너무 앞섰는지 그래도 은하(약간 과장)를 관장한다는 제국의 황제 경호가 이리도 무 쓸모라니 같은 일이 벌어지죠. 잡혀간 히로인(유부녀지만)을 구출하는 건 용사의 사명. 마침 주모자가 타고 도망간 건 사악한 용 모습의 티라노. 배경은 스케일 크게도 우주. 용사는 만인의 추앙을 받는 주인공, 파티원들은 9명의 히로인들과 엑스트라 황녀들. 청소년들이 바라는 꿈과 희망이라는 소재가 한가득입니다. 비하 아니고요. 필자가 한 10년만 젊었으면 가슴 웅장해지는 그런 장면들이 연출됩니다. 금방 죽을 거 같았던 주모자도 마왕이 되어 없던 힘이 생깁니다. 호랑이 기운? 주인공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영웅이고, 주모자는 남자로 태어났으면 무우라도 썰어보고 싶은 영웅 갈망 같은 뭐 그런 마음이 있었나 본데, 그래서 영웅으로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주인공에게 질투를 느꼈고, 힘이여 솟아라 했더니 진짜로 힘이 솟아 주인공을 궁지로 몰아넣습니다. 전개가 참 희한하더군요. 그리고 지금 주인공에게 필요한 건? 사랑과 정의의 이름으로~~
맺으며: 옛날 한 10권쯤 읽었을 때 이 작품의 끝이 어떻게 될까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다. 주인공이 포르트제에서 황제로 등극하고, 메인 히로인인 '티아'를 본처로 해서 '클란'을 두 번째로 두고 나머지를 제3부인, 제4부인 이렇게 하지 않을까 했는데 그럴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는군요. 하지만 마왕을 무찌른 용사를 두러워 하는 사람들에 의해 용사도 마왕으로 몰리는 상황은 판타지물에서 간혹 적용되는 이야기이기도 하기에 가능성은 높아도 실현 가능성은?라고 접근하면 회의적이긴 하죠. 이번 사태에 모든 사람이 한마음 한뜻이 아니라는 모습도 보여 주었고. 그래서 주인공이 도주를 선택한 점에서 현실적인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아무튼 포르트제 편은 이걸로 끝이 나고 지구로 돌아가 다시 일상생활이 이어진다고는 하는데, 이 작품에서 일상생활은 솔직히 무료하고 오글거림의 대명사인지라. 거기에 9명이나 되는 히로인에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더 불어날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작품에서 작품의 아이덴티티이기도 한 서로 배려하고 아끼고 하는 건 좋으나 그로 인해 지리멸렬해지는 건 어쩔 수가 없겠습니다. 판치라를 바라는 것도 아니지만 이만큼이나 되는 히로인을 모아 놓고도 긴장감이 없는 게 아쉽죠. 아무튼 우주를 오가는 과학과 사랑과 정의의 마법 소녀(악의 마법소녀들도 있음)라는 특이한 조합을 메인으로 해서 이번엔 주인공을 돕기 위해 엑스트라 황녀들이 몰고 나온 전함의 웅장함(일러스트는 없지만), 2천 년 전 황녀의 유령(환생체지만 존재가 유령과 비슷)까지. 이번 26권은 청소년들이 좋아할 만한 소재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총평을 하자면, 이거저거 섞음으로써 자칫 한 발짝만 잘못 디디면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이야기를 절묘하게 잘 섞는 작가의 능력은 좋으나 결국 사랑의 이름으로로 귀결 시키다 보니 손발 간수를 잘해야 하는 부작용이 있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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