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부궁에서 역대 마왕들의 사념에 먹혀버린 마왕을 구출하는데 성공한 용사, 그 과정에서 한쪽 팔을 잃어버렸던 메이드장의 팔을 용사가 다시 붙여 줬습니다.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건 메이드장도 하렘에 동참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거였군요. 같이 살면서 크게 접점은 없었지만 몇 년이나 한 집에서 같이 살았고 자신의 주군인 마왕을 구출해준데다 팔까지 붙여 줬으니 호감이 안 생길 수 없을 텐데 말입니다.


그쯤 남부를 찾아온 청년상인은 마족과의 교역을 트고 싶다는 뜻을 전합니다. 이건 굳이 여기서 언급하지 않아도 될 이야기지만 이것도 다 마왕이 하고자 했던 공존의 길에서 나온 결과물에 준하는데 아마 마왕이 주창했던 공존의 길은 청년상인이 없었다면 불가능 내지는 굉장히 늦어졌을 겁니다. 이번 중앙과 남부의 전쟁을 봐도요. 그래서 이전부터 그랬지만 청년상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히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중앙이 남부에게 품었던 불신의 씨앗 중 하나였던 마령서(감자)를 남부에서 구입해 기아에 허덕이는(청년상인이 꾸민 짓) 중앙에다 팔아서 남부의 은혜를 간접적으로 어필 하는 동시에 남부에 빚을 지게 하여 그 대가로 마족과의 교역을 꿈꾸는(1) 뼛속까지 상인 기질을 보여주는데요. 처음엔 적이 될지 모를(2) 인물이었지만 이 인간도 남자인지라 마왕에게 홀딱 빠져서는... 감화되었다고 해야 할지 좀 안타까운 인물이기도 합니다. 이미 마왕에겐 용사라는 남편이 있어서 이번엔 화룡공주에 눈독을 들이나 본데 잘 될지 모르겠군요.


그리고 마왕은 마족 모든 씨족을 불러들여 회의를 벌이는 '쿠릴타이'를 개최 선언하는데 어째 이를 들은 마족들은 인간과 전쟁이라고 오해를 해버리고(3), 그쯤 중앙은 마왕의 지혜가 들어간 총 만드는 기술자를 납치해 대량 생산 후 다시 전쟁을 일으킬 꿍꿍이를 벌이는 등 또다시 중앙->남부+마족간 전쟁의 기운이 퍼지는 가운데 마족 중 한 씨족의 배신을 때리고, 이거 아수라장을 방불케 합니다.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마왕과 용사는 오랜만의 오붓한 시간을 보내지만 이것들이 쑥맥이라서 진도가 안 나가는군요. 누군가가 등을 떠밀어주면 만땅이된 댐이 무너지듯 걷잡을 수 없는 일을 벌일 거 같은데도 보는 사람이 조마조마할 지경이군요. 야심한 밤 따끈한 난로 앞에서 서로가 등을 기대어 동화책을 읽어주며 풍기는 분위기는 순수함 그 자체지만 니들 나이가 몇이냐고 묻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물론 다 큰 어른이(그중에는 100년 넘게 산 인물도) 동화책 읽는다고 나잇값 못한다는 게 아닙니다.


보다 못한 메이드장이 둘을 목욕탕으로 밀어 넣으려 했지만 실패, 그 과정에서 은근히 대시하는 메이드장, 그리고 몇 년 만인지도 모를 모두가 둘러앉은 따뜻한 저녁 식사 시간은 앞 날을 예고하는 폭풍의 눈처럼 느껴졌습니다. 명부궁에 들어가 있을 동안 있었던 일들을 보고받으며 자신이 뿌린 씨앗이 조금식 결실을 맺어가는 것에 기쁨의 눈물을 감추지 못하는 마왕, 그것을 비웃듯 요동치는 정세(앞에서 언급한 것들)는 마왕과 용사에게 파란을 예고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날이 바뀌어 향한 곳은 마왕성의 어느 곳에 위치한 온천, 온천은 하렘물에서 빠지면 섭한 에피소드죠. 진짜 다시 오지 못할 이야기를 지금 하는 것처럼 모처럼 다 모여 회포(?)를 풀지만 정작 마왕과 용사가 쑥맥이다보니 온천이 온천 같지가 않군요. 그리고 인간과 마족의 융합과 공존은 가능할 것인가... 지금 인간과 마족이 공존하며 살아가는 개문 도시를 보더라도 불가능은 아니라지만 실상은 어느 한쪽이 멸망하지 않으면 힘들지도 모른다는 암담한 현실이 부각됩니다. 기껏 온천에 왔는데 칙칙한 소리나 뱉고 말입니다.  


마침내 쿠릴타이가 펼쳐질려는 가운데 과연 마족과 인간은 공존의 길을 갈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이전에 용사가 깨트린 명부궁에서 인간계로 흘러나간 역대 마왕의 사념의 떡밥으로 미뤄볼 때 이들에게 기다리고 있는 건 장밋빛 미래는 결코 아니라는 것입니다.  


 

  1. 1, 마족이 사는 곳으로 갈려면 남부를 지나야 함
  2. 2, 처음 마왕이 사는 집에 찾아 왔을때 하마터면 메이드장과 청년상인이 이끄는 용병(?)과 전투가 벌어질뻔 하였죠.
  3. 3, 마왕은 인간과 공존을 모색 할려고 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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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석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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