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주의] 원치 않는 불사의 모험가 2권 리뷰 -이건 무엇에 쓰는 물건일까-
출판사에서 팔릴 거라 생각을 하였으니 발매를 하였겠죠. 땅 파서 장사하지 않는 이상 이익을 내야 되잖아요. 그런데 간혹 보면 돈 벌고 싶긴 한가? 하는 생각을 들게 하는 작품을 만나곤 합니다. 어떤 작품을 들여오면서 1+1로 사은품 형식으로 들여오는지 도저히 상품으로써 가치를 느낄 수 없는 작품을 보다 보면 나 자신에게 화가 나요. 내가 금쪽같은 시간을 들여 이걸 왜 읽고 있는지 같은 생각과 이걸 돈 주고 구입했다는 자괴감 같은 걸로 사람 참 곤혹스럽게 합니다. 이 작품도 그런 범주에 들어가요. 물론 필자의 주관적인 것이고 다른 분들은 다르게 생각할 수 있어요. 그러니 본 게시물은 눈살이 다소 찌푸려질 수 있을 겁니다.
일단 이 작품은 내용이 없어요. 1권은 그래도 육하원칙에 따라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알려 주어서 평범한 라노벨 범주에 해당되었긴 한데 이번 2권은 내용적에서 사실상 제로입니다. 노파심에서 쓰지만 인쇄 오류로 글씨가 인쇄되지 않았다는 뜻이 아닙니다. 글자 그대로 건질만한 내용이 하나도 없어요. 필자가 그동안 라노벨 리뷰만 300여권 이상이고 만화(코믹)까지 합치면 400여 권이 넘어요. 필자가 리뷰하면서 가장 지독했던 S모 출판사의 작품을 내용적인 면에서 신랄하게 비판한 적이 있었는데 이 작품은 그 작품을 뛰어넘는다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데요. 아니 사람이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썰어야 되잖아요.
그런데 이 작품은 무를 도마 위에 놓고 이건 무엇에 쓰는 물건인지 그것만 생각하고 있습니다. 무를 썰어서 국을 만들던 무침을 만들던 뭔가를 해야 되잖아요. 주인공은 무를 어떻게 썰어야 되는지 몇십 페이지나 고심을 합니다. 이게 가장 참기 힘들었어요. 주인공 렌트가 용에게 잡아먹히고 똥으로 산화되어 정신을 차리니 언데드가 되어 있더라. 까지는 좋습니다. 이 작품은 주인공이 모험가라는 진화에서 도태되어 더 이상의 승격이 어려워 후진을 양성하며 지내다 언데드라는 불사의 몸을 얻고 성장이라는 활로를 개척해 나아간다는 아이덴티티인데 작가가 자신이 정한 이 아이덴티티를 걷어차 버려요.
그러니까 작가가 정한 길을 가지 않는다는 겁니다. 사실 이런 내용이 이번 2권 한정인지는 몰라요. 필자는 2권을 끝으로 하차할 생각이니까 이후 어떻게 되든 내 알 바 아닙니다. 하여튼 간에 언데드 궁극의 존재인 흡혈귀인지 뭔지로 보다 인간에 가까운 모습으로 진화한다는 성장의 길을 가겠다고 했으면 거기에 맞는 길을 가던가 어쭙잖게 자기도 힘이 없으면서 타인을 도와준답시고 선인 군자처럼 행동하는 게 참 눈꼴 시리게 다가와요. 물론 타인을 도와주는 것에 타산이나 이익을 바라서는 안 되고, 선행을 베푸는 사람을 비하해서도 안 되지만 주인공은 자기 코가 석자라는 것입니다.
왜 존재진화라는 자기가 가고자 했던 길을 가지 않고 엄한 길만 가고 있는가. 이번 2권을 읽고 있다 보면 이 생각이 끊이질 않습니다. 주인공은 언데드로 다시 태어나 새로운 모험가를 시작하면서 승격 시험을 치르게 되었어요. 일단 똥이 되기 전 순수한 인간이었을 때 한번 해봤으니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 건 필연이죠. 이건 두 번째 인생을 사는 전생이나 환생물과 비슷한 흐름이라 할 수 있어요. 사람은 경험이 중요하죠. 초보 모험가 둘이랑 시험을 보면서 함정을 피해 다니는 등 나름 잘 나가요. 아니 반대로 생각하면 못하는 게 오히려 이상한 거죠. 작가는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는 게 이 부분입니다.
차라리 지구에서 트럭에 치여 환생한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 수긍을 하겠는데 주인공은 이 세계 사람이고 이전 생에서 한번 경험한 걸 못 할 수가 없잖아요. 물론 못하는 사람도 있겠죠. 하여튼 간에 그래서 내용이 무미건조하다는 것입니다. 꼴에 한번 해봤다고 초보 모험가 둘에게 선생질을 하는 꼴이란(노파심에서 쓰지만 선생님 자체를 비하하는 것이 아닙니다). 네 앞가림이나 잘 하세요.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그리고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뭔 설명을 그리도 해대는지 단순한 상황 설명이 아니라 가령 길드원 셰일라에게 정체가 들통나게 되었을 때 내 정체를 밝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같은 설명으로 무려 15페이지를 잡아먹고 있다는 것이군요.
필자가 말주변이 별로 없어서 이걸 어떻게 표현해야 될지 모르겠는데, 위의 무를 예로 들은 것에서 조금 더 첨부하자면 씨앗은 언제 생산되었고 생육주기는 어떻게 되고 수확은 언제 했고 유통과정이라던지 이걸 꼭 독자가 알아야 되는지 같은 불필요한 정보가 산을 이루고 있어요. 결국은 무일뿐이고 소비자는 생산과정이야 어떻든 몸에 아무런 해가 없다면 굳이 그걸 알 필요가 없잖아요. 그런데 작가는 그걸 굳이 설명하면서 페이지를 엄청 잡아먹습니다. 정말로 농담 아니고 고역이 따로 없어요. 가장 심각한 건 이런 설명 때문에 정작 중요한 내용이 허술하기 짝이 없다는 것입니다.
초보 모험가에게 선생질하고, 셰일라에게 정체에 관련해서 수 십 페이지를 무미건조하게 그냥 허비해버리고 후반엔 인신공양을 막아 달라는 퀘스트도 딱히 이렇다 할 흥미로운 건 전혀 없어요. 돈 받고 집필하는 작가의 능력을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었군요. 제이노블은 무슨 생각으로 이 작품을 발매하였을까. 필자는 이 작품과 작가의 행태보다 출판사의 기행을 고찰하느라 진땀을 흘려야만 했고 결국 답은 찾지 못했습니다. 아니 승산이 있으니까 발매를 하였겠죠. 그런데 또 언급하지만 리뷰 400여권 중에 이렇게 내용적인 것에서 무(無)를 창조하는 작품은 없었어요. 진심으로요. 물론 이건 필자 주관적임을 밝혀둡니다.
맺으며, 근데 사실 내용은 무(無)라도 작가의 필력으로 커버할 수 있는 게 이쪽 세계이죠. 그런데 이 작품은 이것도 없습니다. 주인공이 하는 말도 무미건조하고 억지웃음이나 흥미를 끌게 하는 느낌등 정말 힘들었군요. 거기에 필자는 웬만해서는 지적 안 하는 것이 일러스트인데요. 이 작품은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았어요. 내용적으로 최악이고 일러스트는 말해서 무얼 해 같은 말로도 부족할 정도로 성의가 없습니다. 그래도 그 작품을 몰입하는데 있어서 일러스트도 한몫한다고 생각하는데 이 작품은 그게 없어요. 이게 시너지가 되어 내용은 더욱 참담해지지 않았나 싶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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