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주의] 다나카 ~나이=여친 없는 역사인 마법사~ 7권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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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이야기는 그동안 복선으로 뿌려왔던 마왕이 등장하고 처절하게 서민적이고 언제나 부들부들 떨던 모습을 보였던 에디타 선생님의 완전한 부활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이야기를 한마디로 표현 하라면' 무엇보다 멋있게 그리고 처절하리만치 아름답게', 일러스트레이터 M다 S타로가 자아내는 고혹적인 인체의 신비가 한몫 더해서 작중 분위기는 장난 아니게 변화를 맞이합니다. 무엇보다 가슴 두근거리게 하는 건 에디타 선생님의 부활이 되겠군요. 엘프족의 고결함의 상징인 하이엘프로써 수백 년이나 살아왔으면서도 일상생활에서의 고양이 앞에 쥐처럼 언제나 부들부들 모드였던 그녀, 다나카가 아니었으면 유령이 되어 이 세상을 등질 수밖에 없었던 지난날의 아픈 기억...
풀떼기를 먹으며 유감스러운 소설로 근근이 연명해갔던 그녀, 하지만 이제 그런 과거 따위 다 날려주겠다는 양 휴가차 들렸던 대성국에서 멋지게 일어섭니다. 과거 수백 년 전 마왕이 등장하자 대마도사라는 직업으로 용사 파티에 낑겨 모험을 했던 그녀, 그 끝에 훈훈하고 동화 같은 판타지처럼 마왕을 타도하고 용사는 공주와 맺어지고 파티원들도 금의환향하는 이야기로 마무리되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러지 못한 비극, 동료의 배신은 그녀로 하여금 수백 년이나 부들부들 모드로 살게 하였습니다. 어리바리하고 타인의 감각에 다소 무관심했던 그녀가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자신을 죽이러 오는 옛 동료 때문이었다는 것도 밝혀집니다.
대성국 에피소드에 진입하면서 작중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습니다. 그동안 싸구려 야설을 보는듯한 주인공 다나카의 뇌내 망상이 많이 줄었어요. 그럴 수밖에 없는 게 갑자기 마왕 부활이라는 큰 복선이 회수되어 버렸거든요. 그동안의 업적을 기려 페니 제국의 왕이 하사한 휴가를 만끽하러 들렀던 대성국에서 맞이한 마왕 부활, 그리고 용사하면 떠오르는 단어 고결하고 청결함의 대명사인 성녀의 지저분한 과거가 드러나면서 에디타 선생님 과거 또한 드러나요. 성녀는 과거에 저질렀던 자신의 치부를 감추기 위해 에디타 선생님 말살에 돌입하고 에디타 선생님은 성녀에게 붙잡혀 오늘내일하던 차에 다나카의 난입으로 상황은 꼬여만 갑니다.
이 부분이 참 가슴 졸이게 합니다. 이 작품의 분위기가 원래 이랬나 싶을 정도인데요. 그 왜 죽음 직전에 몰린 동료를 구하기 위해 주인공이 흑막에 다가갈수록 그 동료는 더욱 죽음에 가까워지는 분위기 있잖아요. 조금만 더 전진하면 동료를 구할 수 있는데 벽 하나 사이에 두고 동료의 위치를 찾는 긴박함 같은 거, 이 분위기에 취해 필자는 새벽까지 잠을 못 잤어요. 야설에 개그 일색이었던 이 작품에서 이런 분위기를 자아내니 모처럼 집중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한 발짝만 더 가면 에디타 선생님을 구할 수 있는데, 하지만 그녀는 다나카의 활약에도 살기 위해 같이 잡혀있었던 부들부들 모드 동료 소피아와 함께 도주극을 펼치죠.
도주극을 벌이던 중 성녀의 부하인 동쪽 용사에게 잡혀버린 소피아, 그동안 다나카와 접점을 만들며 타인과의 교류도 넓혔던 그녀는 자신만 소중한 것이 아닌 주변을 돌아보게 되었죠. 그래서 그녀는 소피아를 외면하지 못해요. 잡히면 고문당한 끝에 죽임 당한다는 걸 알면서도 소피아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는 그녀, 높은 러키 스테이터스로 그동안 각종 위기를 넘겨왔던 소피아는 이번에는 피할 수 없는 죽음의 위기를 맞이해요. 거기서 에디타 선생님이 할 수 있는 건, 그리고 때마침 성녀에 의해 부활하는 마왕, 봉인이 깨어집니다. 수백 년 전 성녀의 배신으로 용사 파티가 전멸하고 겨우 살아남았던 대마도사 에디타 선생님이 모든 마력을 짜내 봉인했던 마왕의 부활이 가지는 의미...
그 봉인이 깨졌습니다. 이게 가지는 의미 '지금의 나는 최강이라고?!'같은 중2병 대사를 날리며 진정한 대마도사로 부활하는 에디타 선생님, 일러스트도 한몫해서 감동 그 자체군요. 마왕을 씹어먹을 만큼 강대한 힘을 자랑하는 에디타 선생님의 부활, 그녀를 대적할 수 있는 건 아무도 없습니다. 하지만 마왕은 다음을 기약하며 내빼는데... 어쨌건 마왕이 부활했습니다. 인간 세상에서 고결함의 상징인 성녀는 무엇보다 더러웠다는 진실을 남긴 채, 도망가 버린 마왕과 간신히 목숨을 건진 성녀와 아무것도 바뀌지 않은 현실에서 대성국을 적으로 돌려버린 다나카의 앞 날이 캄캄해지기 시작합니다. 그러니까 에디타 선생님을 죽여서 수백 년 전 저질렀던 자신의 치부를 감추려 했고 마왕을 꼬봉으로 부리려 했던 성녀를 저지했으니 다나카의 입장은 말이 아니게 되었죠.
진실이야 어떻든 세간에서 성녀의 인식은 마왕을 타도하는 최전선에선 인류의 편이자 고결함의 상징으로 되어 있거든요. 그러니 다나카나 에디타 선생님이 아무리 호소해도 소용이 없겠죠. 그래서 다나카는 사면초가에 빠졌습니다. 성녀를 괴롭히고 마왕까지 부활시킨 대죄인으로 몰려 세상 모든 나라가 적이 될 것이고 대성국도 공격해올 것이고 마왕도 날뛸 것이고... 그나마 에디타 선생님이 마왕에 대적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긴 한데 부활은 했다지만 수백 년이나 부들부들 모드로 살아온 게 하루아침에 고쳐지진 않는다고, 그래도 그에겐 많은 동료가 있습니다. 마도 귀족도 말만 잘하면 도와줄 것이고 크리스티나나 곳골도 도와주겠죠.
맺으며, 이번 이야기는 인연이란 무엇인가라는 의미도 가지고 있습니다. 만남은 최악이었어도 같이 부대끼고 한솥밥을 먹고 하면서 어느새 곁에 있는 게 당연한 것처럼 흘러가는 일상, 극적인 변화는 크리스티나라 할 수 있어요. 그녀 역시 에디타 선생님 못지않게 부들부들 모드이면서 허세로 무장해서 말보다 배빵으로 상대를 하직 시켜버리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그녀가 미아가 되어버린 에디타 선생님과 소피아를 찾아 동분서주를 하고 곳골에게 쏟아지는 사람들의 악의를 막아주는 것에서 참 많은 변화를 보게 되죠. 후반부 가서는 천진난만하게 낚시에 취미 붙인 것에서 앞으로 다가올 대성국과 마왕과의 싸움이라는 태풍전야 같은 분위기도 자아냅니다.
그나저나 에스텔의 에피소드도 나오지만 결국 그녀는 리타이어 확정에 가까워졌군요. 기억상실에 빠져 처음으로 돌아갔던 그녀가 얼마 후 기억이 돌아왔다는 복선을 남겨서 마음 아프게도 했었는데요. 성격 때문에 탈선해서 그렇지 그녀만큼 히로인으로써 일편단심인 인물도 없죠. 하지만 첫인상이 그렇다 보니 이미 다나카는 그녀에게서 마음이 떠나 버린 게 그녀로써는 불행이 아닐 수 없을 겁니다. 어쨌건 이번 이야기는 마왕의 부활로 인연의 소중함을 강조하고 있어요. 그래서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죠. 입으로는 서로가 으르렁 거려도 알게 모르게 챙겨주는 모습들이 흐뭇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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