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주의] 월드 티처 8권 리뷰 -이상과 이성의 경계-
제자들을 가르치며 세계를 유랑 중인 시리우스, 그리고 그의 하렘은 무서운 아저씨들에게 쫓기던 어떤 여자애를 구해줍니다. 여자애의 이름은 '애셜리', 근처 도시에서 미라교 성녀를 맡고 있었던 애셜리는 여신 미라가 자신에게 배교자라는 신탁을 내렸다며 누명을 뒤집어 쓰고 죽임을 당하게 생기자 탈출해서 이곳까지 왔어요. 그리고 시리우스 일행을 만나죠. 다른 누구도 아닌 조그마한 여자에게 무서운 아저씨들에게 쫓기고 있습니다. 그걸 그냥 두고 볼 리가 없어요. 투닥투닥 아저씨들을 잠재우고 애셜리를 구한 시리우스와 패밀리는 그녀에게서 자초지종을 듣게 되죠. 어느 날 정신이 해까닥한 대주교가 변절해서 사람들을 못살게 군다고, 자신은 배교자로 낙인찍혀 쫓기고 있다고 전하죠.
때묻지 않은 순수함, 자신의 일에 타인이 말려들어 고초를 겪을까 괜찮다며 떠나려는 애셜리. 불우한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어 상처를 보다듬어 주고 살아갈 희망을 전하는 걸 모토로 한 미라교의 교리에 따라 그녀도 여신 미라가 내리는 신탁을 전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보살피며 살아가고 있었어요. 하지만 돈에 환장한 대주교가 교황이 자리를 비운 사이 호랑이 굴에 여우가 되어 사람들을 핍박하기 시작하죠. 점점 신도들도 대주교 편으로 돌아서고 애셜리를 편들어 주는 사람은 갈수록 적어져요. 그러다 결국 목숨까지 위협받기 시작합니다. 도망친 끝에 다다른 곳이 시리우스 패밀리가 있는 곳. 그녀에게 이것은 여신 미라가 인도한 결과일까...
이번 이야기는 호랑이 없는 굴에 왕 노릇하는 여우 퇴치하기입니다. 여우는 대주교이고요. 대주교라고 해도 마왕급 최종보스 같은 건 아니고 그의 부하가 조금 쎈 정도로 나옵니다. 이 작품 자체가 마왕 퇴치 같은 우중충한 것이 아닌 어디까지나 선생이 제자를 가르치며 세계를 여행하는 이야기인지라 그렇게 어려운 이야기는 나오지 않아요. 게다가 주인공 시리우스는 무능력자라면서 먼치킨으로 이쪽 세계에서 최강을 자랑해서 그를 대적할 것은 없다고 할 수 있죠. 그래서 싸움 대부분은 제자들에게 수업 명목으로 적을 맞이해도 제자들에게만 거의 다 맡겨두고 자기는 뒤로 빠져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번엔 대주교 아들이자 부하라는, 자식을 오냐오냐로 키우면 할아버지 수염도 잡아당긴다는 표본으로 자란 짝퉁 성기사 '베이그'가 이들의 적으로 나와요. 그는 제법 적성이 있어 보이는 불정령 마법을 가지고 있다는 자만심에 빠져 지구가 자기를 중심으로 돌고 있다는 착각을 하고 있어요. 타인의 의견 따윈 싸악 무시하고 내 의견만 옳다는, 타인의 감정 따윈 내 알 바 아니고 내 감정만 우선시하는 개망나니를 상대로 시리우스의 제자들은 조금 고전을 면치 못합니다. 그러다 '리스'가 그에게 납치되고 말죠. 아직은 배움이 부족해 실수를 저질러버린, 애셜리의 부탁으로 다시 미라교를 되찾아 주려 했던 시리우스는 조용히 살기를 내뿜습니다.
이승기가 부릅니다. -너는 내 여자니까~
감히 내 여자를 건드려? 전투모드로 체인지. 그동안 제자들의 교육과 성장을 위해 한발 물러서 있었던 그는 자신의 안이함을 질타하죠. 하지만 그건 그거 이건 이거, 어떻게 뼈를 발라내줄까. 느닷없이 시리어스로 가는겨? 두근두근, 막상막하의 대결을 볼 수 있을까 했는데 역시나 최강의 시리우스를 상대할 자는 없어요. 아직까지는요. 내 직접 너를 처단해 주마라며 짝퉁 성기사 베이그를 불러내 뼈와 살을 분리하기 시작합니다. 여기서 한가지 이 작품 자체가 전체연령가 내지는 많이 쳐줘도 12금이라는 것이군요. 여자인 리스가 납치되어 위기감 같은 걸 보여 줬으면 좋았을 텐데 좀 아쉬웠습니다.
어쨌거나 지나가는 히로인이긴 한데 애셜리가 대주교와 맞서며 미라교를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장면은 이 작품이 가진 교육과 성장이라는 아이덴티티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교회에서 나고 자라며 세상 물정 모르고 자랐던 그녀가 시리우스를 만나 부조리에 맞서고 고난에 빠진 사람들을 도와주기 위해 지금 자신이 해야 될 일을 깨달아가는, 그러다 여신 미라의 진짜 정체를 알고 나서도 흔들리지 않는 미라에 대한 믿음은 그녀가 성장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죠. 성장에 있어서 고통은 필수, 대주교라는 고통을 맞이해 비록 시리우스와 그의 패밀리가 도와줬다곤 해도 좌절하지 않고 분연히 일어서서 걸어가는 모습은 참 눈부시다 할 수 있습니다.
맺으며, 그런데 작가가 강약 조절에 실패해서 이야기 구성이 중구난방입니다. 애셜리 부분을 조금 더 부각했더라면 충분히 감동을 불러올 수 있었는데 역시나 시리우스와 그의 제자들에게 핀트를 맞추다 보니 애셜리의 모험은 빛을 많이 바래요. 기껏 일리스트가 귀엽게 나왔는데 좀 아쉬웠군요. 그나저나 제자면 제자이지 내 여자라느니 줏대 없이 왔다 갔다 하는 호칭 좀 어떻게 안 되려나요. 이상은 제자이고 이성은 내 여자이고, 원래 선생은 제자에게 손을 대지 않아요. 야구 동영상에서나 그러지, 어디 가서 내 제자이자 연인입니다. 그래봐요. 동물원 원숭이가 말하는 것처럼 쳐다보지 그게 당연하다는 듯이 쳐다보지 않는다고요. 물론 제자가 미성년이 아닌 이상 그게 범죄니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다니 그런 건 아닙니다. 오해는 없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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