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주의] 저, 능력은 평균치로 해달라고 말했잖아요! 5권 리뷰
원래라면 벌써 손절해야 될 작품인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7권까지 구매해뒀더군요. 아무 생각 없이 보기에 이보다 더 좋은 작품을 찾지 못해서 무심결에 구매했지 않나 싶어요. 적지 않은 금액인데, 아무튼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니 앞줄에도 썼듯이 우선 어려운 진행이 전혀 없어서 아무 생각 없이 보기에 딱 좋아요. 그리고 하렘이 아니어서 수라장같이 눈살을 찌푸릴만한 구석도 없고요. 여자애들만 구성된 파티라고 해도 무쌍을 찍는 인원들로 구성되어 있다 보니 음흉한 생각을 품고 접근했다간 간파 당하고 뼈와 살이 분리되는 걸 볼 수 있기도 하죠. 이게 더욱 진화해서 적을 얼마나 고통을 더 줄 수 있을까 연구해서 실행에 옮기는 악마와 같은 구성도 엿볼 수 있어요.
예로 이번 도적들을 상대로 그냥 매운 정도가 아니라 살인급 매운 가루 폭탄을 도적들에게 뿌려서 기어이 그들에게서 악마라는 소리를 듣게 되죠. 사실 이 정도로 그치면 그러려니 하겠는데 누가 FUNA 작가 아니릴까 봐 진행에 있어서 참 신선한 걸 많이 넣어 놨는데요. 그냥 선의로 도와줘도 될 상황에서 이러면 선례를 남긴다며 도움을 받은 사람들에게서 금품을 갈취하기도 하고(나쁜 뜻으로 하는 건 아님), 향신료를 구해 오라는 의뢰를 받아서 힘들게 구하기보다 자기들이 마법으로 엄청 매운 불닭 소스를 만들어 납품하기도 하죠. 그러다 어린애들로 구성되어 있고 이런 질 좋은 향신료를 어디서 구했는지 출처를 알아내려는 의뢰자에게 공격을 받게 돼요.
하지만 뼈와 살을 분리하기를 기쁨으로 느끼는 이들에게 그러한 공격은 나 죽여주세요 같은 거나 다름없게 되죠. 근데 지들도 (향신료를)마법으로 거의 공짜로 만든 주제에 싯가로 구매해 주지 않는다고 파토내고 나가려다 의뢰자에게 반격 당하자 되레 화내는 게 참 기가 막힙니다. 애들(마일과 그 일행)이 참 영악해요. 그러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긴 한데, 얼마나 영악하면요. 니들도 잘한 거 없잖아 같은 상황에서 마일이 말하길 '그건 그거, 남이 하면 불륜이고 내가 하면 로맨스'라고 공공연히 말할 정도이죠. 이런 부분에서 작가의 아이덴티티를 여실히 느낄 수 있어서 좋습니다.
여하튼 그런 이야기들도 있고, 이번엔 마일의 고향인 '브란델 왕국'으로 왔습니다. 마일은 좋은 기억 따위 전혀 없는 나라에 오래 머물 생각이 없었어요. 그냥 지나가는 형식으로 들리려 했는데 어쩌다 '마르셀라, 올리아나, 모니카'와 재회하죠. 이세계에서 각성한 이후 처음으로 사귄 친구들이죠. 1년하고 몇 개월 전(맞나, 3년 전인가 헷갈리네) 야반도주하면서 이별의 말도 못 전한(이후 편지 남김), 하지만 기쁨의 재회도 잠시 레나를 위시한 폴린과 메비스의 '붉은 맹세'와 마일 쟁탈전이 벌어져요. 이 부분은 좀 유치하니까 넘어가도록 하죠. 하여튼 간에 마르셀라에게서 마일의 집안 사정을 듣게 됩니다.
아버지는 어머니와 할아버지를 죽인 것도 모자라 가문을 빼앗으려 했다는 죄목으로 사형, 새엄마도 같은 길을 가버렸군요. 새동생은 그래도 아이라는 입장도 있고 어른들에게 휘둘렸을 뿐이라는 선처에 따라 평민 코스, 가문은 마일이 돌아오면 승계해준다는 조건으로 바지사장 내세워 통치 중이긴 한데 정작 마일은 가문과 땅을 팔아서 호의호식을 하려는 악마와 같은 생각을 내보이죠. 이세계로와서 첫 번째로 사귄 친구들과 이별을 아쉬워할 틈도 없이 다음 나라로 떠나는 마일과 그 일행, 브란델 왕에게 들켜봐야 내 의지와 상관없이 며느리로 들어간 끝에 숨 막히는 생활만 기다리는 것에 질려버린 마일은 줄행랑을 놓아 버립니다.
FUNA 작가의 특징 중 하나가 현실을 직시하라는 메시지를 잘 던진다는 겁니다. 이 작가의 다른 작품인 포션빨이나 금화 8만 개를 보고 있으면 동화같이 왕자와 결혼해서 인생역전극을 이끌어내는 소녀와 같은 이야기는 허구라고 공공연히 표현하고 있죠. 특히 포션빨에서는 그 끝판을 보여줍니다. 사실 그런 고리타분한 것보다 내 마음대로 발길 닿는 대로 세계를 유랑하며 많은 것을 보고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고 하는 이야기는 좋다고 생각해요.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 중2병적으로 표현하자면 저 산 너머에 무엇이 있을까 하는 두근 거림, 동료들과 여행을 하며 이런 기쁨을 느껴간다는 건 무엇보다 근사하지 않을까 하는군요.
맺으며, 악한이라도 거기에 빠진 이유가 있을 것이다. 어떻게 할 수 없는 악인이라면 뼈와 살을 분리해버리지만 이유가 있다면 도움의 손길을 내민다. 비록 자신들이 당할 처지에 놓여도 타인의 입장에서 한번 더 생각해보는 상냥함, 그러다 자신들을 벗겨 먹으려는 진짜 악인이라면 불... 아니 매운 불닭 소스를 뿌려 버리는 가차없는 행동력, 귀여운 것에 사족을 못 쓰고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사람에게 흥미를 느껴 의문이 풀릴 때까지 발을 담그는 대범함을 보이기도 하는 게 이들이군요. 이번 이야기는 이런 이야기입니다. 고양이족 여자아이의 일러스트가 정말 귀엽게 나왔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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