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을 넘어서 비난을 하고 있으니 이 작품의 팬이시거나 관계자는 빽 하시거나 페이지를 닫아 주세요.

대체 이걸 무슨 생각으로 발매하였는지 모르겠다. 애니화까지 된 방패 용사를 집필한 작가의 또 다른 작품이어서 혹시나 괜찮지 않을까 해서 발매하였다면 잘못 집어도 단단히 잘못 집었다고도 할 수 있지 않을까(우리나라에서 1권이 발매될 시 애니화 이야기 나오던 시절). 우리나라야 방패 용사의 후광을 받을까 해서 그랬다 치지만, 일본 출판사는 편집자가 설사병이라도 걸린 걸까? 누가 봐도 이건 팔릴 물건이 아니라고 보는데. 물론 필자의 주관적이고 도저히 이건 아니다 싶은 작품도 좋아하는 사람을 본 적이 있으니 사람 주관은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그래서 그런가 우리나라에선 2권이 발매되고 이후 소식이 없다. 자기들도 이건 아니다 싶거든.

 

1권 때 평점을 1점 줘놓고 뭐 하러 2권을 구매했는지 필자도 모르겠다. 이전에도 비슷한 일을 저지른 적이 있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면 어느새 택배가 와 있더란 말이지. 아무튼 1권은 그나마 없던 힘이 생기고 사회를 살아가는데 룰이 없어지면 사람은 무슨 짓을 저지르나를 철저하게 잘 표현은 하였는데 2권을 한마디로 표현하라면 지독하다고 할 수 있겠다. 내용이 시리어스해서 지독한 게 아니라 아무것도 없어서 지독하다는 뜻이다. 이세계는 이세계인데 그냥 소풍 간 거나 진배없다. 숲에서 동족상잔을 벌이고 살아남은 아이들끼리 밖으로 나와 마을을 발견하고 그 길로 왕도에 가서 왕을 알현하고 그대로 눌러 앉는 이야기다.

 

왕은 다른 세계에서 온 사람들이 옛날에도 자주 있었다는 전제를 깔며 그분들은 좋은 사람들이었으니 너님들도 좋은 사람? 나쁜 사람들도 있었는데 그놈들은 다 죽었어라고 하신다(왕 만나기 전에 마을 사람들이나 기사들에게서도 그런 소리 듣는다). 그래놓고 지원을 빵빵하게 해줄 테니 앞으로 다가올 재앙에 맞서 싸워 달라고 하신다. 한마디로 총알받이나 되라신다. 숲에서 자급자족을 하며 살아가는데 최소한의 요건은 갖추고 있으면서도 우린 착한 사람들이라는 듯 도와주겠다는 주인공과 그 일행들. 뭐, 비박이라고 하면 근사하고 실질적으로는 노숙이나 다름없는 생활보다야 지원을 받으며 마을에서 편히 사는 게 낫긴 하겠지.

 

근데 편히 쉬는 꼴을 못 보는 듯, 마물 퇴치 등 은근히 일을 시키고 있다. 그리고 한다는 말씀이 거기서 나오는 부산물(드랍)을 팔아서 너희들 생활비로 쓰니까라고 하면 이쪽은 할 말이 없다. 이러니까 애들은 안 된다는 거. 능력이 있다지만 맞으면 죽는 건 매한가지이고 재앙에 맞서 목숨을 걸고 있다는 말을 하는 이 하나도 없다. 그래도 왕은 지독한 사람은 아닌 듯해서 이걸 알고 있는지 편의는 진짜로 많이 봐주고 있다. 솔직히 왕도에서 가게를 낼 정도면 제반 사항 등 일반 국민들은 엄두도 못내는 걸 다른 세계인들이라는 이유로 제공해주고 있으니 어쩌면 왕은 통이 크다고 할 수 있겠지. 거기에 세금도 안 받고.

 

그런데 이왕에 재앙에 맞서는 거면 성검은 필수잖아?라며 애들을 댈꼬가서 성검을 뽑아 보란다. 다들 나가리 되고 주인공 또한 보정은 없다. 꼭 남자만 용사가 되란 법 있나. 그래서 히로인 '메구루'양에게 용사가 되라며 성검이 쏙 뽑혀 버린다. 그걸 보는 주인공 유키나리의 첫마디. "역시 매구루양이라니까!" 나루토가 사쿠라에게 쿠사리(핀잔) 먹는 이유가 이 말투 때문이라 생각하는데. 메루구양의 속 마음 '용사가 되고 싶어서 된 게 아니란 말이지'. 그래서 몇 번 주인공을 찾아가 뭔가 상담을 하려 하지만 그놈은 알아주지 않는다. 갑자기 용사로 대우받고 애들은 빈정 거리고 그나마 상식인이라고 여긴 주인공을 찾아왔더니 위로도 안 해준다.

 

그런 주인공은 뭐하고 있냐면, 유일하게 현실과 왕복할 수 있는 능력으로 애들 시다바리를 하고 있다. 만화책부터 해서 게임과 먹을 것 나아가 여성 용품까지는 그렇다 치더라도 CD(어른용이라면 알아보는 사람 있을까?)까지 사다 주는 건 빵셔틀 이외에 무엇으로 표현하란 말인가 싶다. 아니 그보다 이세계에 와서 현실에 돌아갈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데 원초적인 본능에 충실한 애들을 좀 질타해야 되지 않을까? 그랬다간 꼴사납게 부럽다면 부럽다고 해라는 말을 듣겠지. 메구루양과 같은 방에 자게 되었을 때 동정의 표본이라는 모습을 보였으니까. 이놈은 글렀어. 주인공과 히로인이라는 포지션을 잡고 있지만 접점이 없다.

 

아무튼 주인공을 조금 더 까보자면, 살아남은 아이들을 전원 현실로 대려 가겠다는 포부는 밝히고 있는데 하는 게 없다. 꿈에서 예언인지 도움을 요청하는 게 나왔는데 무시해버린다. 주변에서 뭔가 말을 걸어오는데 별일 아니겠지 하며 이 또한 무시해버린다. 더 나빴던 게 이후 이러한 일로인한 결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거다. 요컨대 작가의 필력이 후달린다고 할 수 있다. 주인공이면서 용사 자리 빼앗겨, 히로인 마음을 몰라줘, 그러면서 빵셔틀을 열심히 하고 있지. 사실 이쯤에서 밝히지만 주인공은 이지메 형식으로 빵셔틀을 하는 건 아니다. 그만큼의 보상을 받곤 있지만 애들이 주인공에게 부탁하는 장면을 보면 이지메를 연상케해서 문제랄까.

 

맺으며, 두 번 다시 거들떠도 안 볼 작품이다. 위에서 나열한 문제점을 제외하더라도, 너희들도 혹시나 이세계로 전이한다면 이 도서를 지침서로 사용해라라는 듯 설명이 무척이나 꼼꼼하다. 여느 이세계물도 비슷하긴 한데 이건 뭐다 저건 뭐다 스킬은 어쩌고 화폐는 이렇고 마물 종류와 테이머 방법 등등 정말로 꼼꼼하다. 그러다 보니 정작 이세계 생활은 퇴색되어 버리고 이쯤 되면 지침서를 넘어 설명서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분도 든다. 주인공은 입만 살아서 모두들 살려서 원래 세계로 돌려 보나겠다지만 하는 게 뭔가 싶을 정도로 하는 게 없다. 그나마 몬스터 토벌에 동원되어 능력을 십분 발휘는 하는데... 애들이랑 교감이라는 것도 거의 하지 않고, 하는 거라곤 빵셔틀. 은근히 방패 용사 어필을 하지 않나. 1점도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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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석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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