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주의] 백곰전생 3권 리뷰 -고자 곰에게 미래는 있는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한 지붕에서 다 큰 여자와 살면서도 손가락 하나 안 대는 그대는 진정 고자인가 하는 고찰을 해봅시다. 10살 아르티나와 13살 리리티나는 아직 어리니까 그렇다 치지만 16살 루루티나가 너 없으면 죽고 못 사는 형식으로 들이대는데 주인공인 백곰은 이 女 왜 이래? 이러고 있다. 참고로 백곰은 현실에서 벼랑에서 떨어져 죽은 건장한 청년이었고 이세계에 백곰(수컷)으로 환생하였다. 루루티나는 1권에서 인간족에게 붙잡혀 능욕을 당하고 이대로 인생이 끝나나 했는데 그때 백마 탄 왕자님처럼 자신을 구해준 백곰에게 사랑에 빠지지 않으려야 않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곧 겨울이 다가오는데 얼어 죽을뻔한 자신과 동생들을 위해 집까지 지어준걸.
먹을 것을 잡아다 주고, 인간들에게서 지켜주고, 집까지 지어주고, 참 이렇게 헌신적인 백곰이 또 있으랴. 근데 자신을 여자로 봐주지 않으니 이보다 짜증 나는 것도 없을 거다. 백곰 왈: 번식기가 아닌데 어떡하라고. 근데 여기서 근본적인 문제점이 떠오른다. 과연 백곰과 웨어울프는 종족이라는 벽을 뛰어넘어 맺어질 수 있을까이다. 같은 부류라도 까마귀와 까치만큼이나 차이가 있다. 절대 맺어질 수 없을 테지. 맺어져도 2세가 태어나지 않는다거나. 하지만 말과 당나귀는 노세를 낳으니까 실현 불가능은 아닐 것이다. 아마도. 그래서 작가는 그런 걱정은 접어두라는 듯 이종족간에도 아이가 태어난다는 걸 보여주기로 하려는가 보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강에서 낚시를 하던 백곰과 주변인은 떠내려오는 곰 한 마리를 발견하게 된다. 뚜둘겨 깨우니 강 상류에 사는 엘름족이라는 곰 수인 마을에서 떠내려 왔단다. 이름은 로미스케라고 한다. 수컷이다. 근데 그냥 떠내려온 게 아니라 치정 싸움에 휘말려 강물에 처박힌 꼴이라고 하는데, 좋아하는 여자를 두고 마을 남정네들이 기싸움을 벌였고 그중 하나에게 떠밀렸다나. 루루티나 이하 웨어울프 소녀들은 한창때의 여자애들이다. 가십거리가 없는 숲에서 이런 좋은 이야깃거리를 놓칠 루루티나 이하 웨어울프 소녀들이 아니었으니. 로미스케를 도와주자고 일치단결하여 콧김을 훅훅 내쉬니 천하의 백곰도 어쩔 도리가 없다.
그래서 도착한 게 엘름족이 산다는 마을. 근데 오긴 했는데 로미스케가 좋아한다는 여자 곰은 왈가닥(이름은 줄리키치라고 한다.)에 노리는 수곰이 많았으니 백곰으로써는 두통 거리다. 그런데 백곰에겐 엘름족 인상이 이놈이나 저놈이나 다 같은 인상이라며 당췌 미(美)의 기준이 무얼까 골똘히 생각에 빠진다. 아무튼 로미스케의 사랑을 이뤄주기 위해 왔긴 한데 정작 로미스케와 쥴리키치의 분량이 너무 적다. 갑자기 성웅제라는 축제가 있을 예정이고 백곰도 거기 나가서 싸우란다. 뭐, 축제니까 즐기면 되는 거고. 근데 백곰전설이라는 이상 야릇한 구전이 내려오고 있었으니. 백곰은 재앙을 불러온다나.
근데 다 좋다 이겁니다. 위에서 언급한 이종족간 아이 즉, 하프의 출연은 백곰과 루루티나에게 어떤 미래를 보여줄까. 사실 백곰은 루루티나를 의식하고 있지만 이성으로는 애써 외면하고 있다. 번식기가 아닌 것도 있지만, 무직 전생의 주인공 루데우스가 했던 말처럼 한번 그 길에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게 되니까가 이유가 아닐까. 루루티나의 대시를 애써 외면하며 아닌 척, 정말 노력하는 곰이라 하겠다. 후각은 개보다 월등히 좋다고 자기가 말했으니까 각방 쓰는 것도 아닌 한 방에서 지내는데 감정을 다스린다는 건 정말로 대단한 거다. 그러니 고자 곰이라고 욕 하진 말자. 애써 외면하고 있는 것뿐이라고 좋게 생각하자.
아무튼 하프 곰 나온다(참고로 18세 여자다). 인간과 곰의 아이, 루루티나는 웨어울프족이지만 사실상 인간과 똑같은 생김새니까 별반 다르지 않겠지. 그런데 우리의 백곰은 그런 가능성을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고 생각도 안 한다. 루루티나만 불쌍하지. 게다가 하프 곰은 인간으로 변했을 때 루루티나보다 더 낫다고 백곰이 평가해버렸다. 이성이 백곰에게 조금만 가까이 있어도 불같은 질투를 내뿜는 루루티나가 백곰이 하프 곰을 만났다고 아는 날에는 백곰을 초상 치러버리지 않을까. 이성이 그냥 곁에 있어도 질투를 하는데 하필 백곰이 찾아간 날에 하프 곰이 인간형 전라의 모습이었으니 초상으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
만나는 여자는 많고 하나같이 호감도를 쫙쫙 올리는데 성과가 없다. 2권에서 나왔던 엘프 모녀는 그새 잊혀져 버렸다. 엘름족 마을에서 쥴리키치는 많은 남정네에게서 대시를 받고 있으면서도 아닌 척 줘패면서도 은근슬쩍 백곰을 의식한다. 죄많은 남자. 하프 곰은 오늘 만나 놓고 그가 싫지만은 않다. 몇 시간 만에 전라를 보였는데도 동요조차 안 한다. 아니 남자로 봐주지 않는 건지도 모르지. 그렇게 주변에서 대쉬를 해대는데 정작 고자 백곰은 얘들이 왜 이래 하고 있다. 아마 외면하느라 일부러 모른척한다고 할 수 있겠지만 어떨 때는 진짜 무골충 같기도 하다. 사실 치근덕 거리지 않으니까 오히려 안심하고 이성이 다가오는지도 모르겠다.
맺으며, 일단 웨어을프 소녀들이 귀여워서 보고는 있지만 이야기 구성이 허술하기 짝이 없어서 계속 보기엔 무리가 있는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가령 두꺼비 대마왕 에피소드는 왜 넣었는지도 모를 정도로 유치했고, 틀에 박힌 시비조 담당 엑스트라의 등장하며... 차라리 숲에서의 생활을 파스텔 형식으로 꾸몄더라면 훈훈함이라도 있었을 텐데 괜히 악역을 등장시켜서 극중 긴장도를 높인다고 하는 게 허접하기 그지없습니다. 2권까지는 그나마 나았는데 3권은 앞에서 퀄리티를 높여 놓은 바람에 이야기가 다 죽어 버렸다고 할까요. 거기에 하프 곰은 흥미 위주의 눈요깃거리 밖에 되지 않고요. 1~2권에서 그랬던 것처럼 경쟁 관계에서 오는 긴장감이 없으니 질 낮은 동화책을 읽는 건지 신문을 보는 건지 모르겠더군요. 일단 이야기가 4권으로 이어지니까 4권까지만 보고 계속 볼지 결정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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