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주의] 즉사 치트가 너무 최강이라 이세계 녀석들이 전혀 상대가 되지 않습니다만 6권 리뷰
모든 게 이상한 이세계, 다른 세계에서 침공해오는 로봇 등을 상대로 이세계를 지키기 위해 현자가 있고, 세계를 지키기 위한 현자들이 정작 지켜야 될 백성들을 괴롭히고, 아무리 천하무적이라도 죽을 땐 죽는 현자들을 보충하기 위해 다른 세계에서 애들을 왕창 불러다 싸우게 해서 한 놈만 키운다며 방임주의로 해놨더니 뜻대로 지들끼리 싸우고 지지고 볶고 하다가 자멸해버린 끝에 뭐 하러 다른 세계에서 애들을 불러 가지곤 본전도 못 찾나 하는 일들이 벌어졌었죠. 게다가 현자 보충하려 했더니 되려 그놈들에게 죽임 당하는 본말 전도란 건 이런 거다라며 주인공에 의해 현자들이 토벌되는 일이 벌어지는 등 난장판이 되어 갑니다.
주인공 요기리와 히로인 토모치카 그리고 토모치카 조상님 모코모코는 원래의 세계로 돌아가기 위해 필요한 현자의 돌을 찾아 여행을 계속하고 있었는데요. 이번엔 바다 건너 동양의 어느 섬에 현자가 있다는 걸 알게 된 주인공 일행은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현자의 돌은 살아 있는 현자의 몸속에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바다 하면 해적이고 약속된 상황이라는 건 이런 거라는 것처럼 해적들이 등장하고 거기에 히로인 '토모치카'를 노리는 마도사까지 등장하면서 상황은 많이 시리어스해져 가죠. 하지만 주인공 '요기리'가 있는 한 무엇이 오든 상대가 되지 않습니다. 이런 점 때문에 이 작품이 나무야 미안해라는 소리를 듣는 원인이기도 해서 씁쓸하다고 할까요.
그래서 작가는 주인공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 크게 두 가지로 나눠서 이야기를 집중 시키려 하죠. 첫 번째로 이세계는 용사들의 집합소라는 것입니다. 전생을 통해서, 전이를 통해서, 여신에게 부름받고 기타 등등, 몇 권인지는 기억이 안 나는데 이세계로 전이된 마법소녀도 있었죠. 그리고 이번엔 게임을 통해서도 들어오는데요. 이놈은 용사가 아니지만 상당히 비중 높게 활약을 하죠. 용사들을 포함해서 이들의 공통점은 저마다 자신만의 정의를 내세워 활약을 하고 그러다 주인공에게 나가리 되기도 하고, 때론 마왕과 싸우다 허무하게 죽어버리는 일도 벌어져요. 이 과정에서 몰입도를 높이는 게 보는 이로 하여금 신경을 건드리는 점이 있다는 겁니다.
신경을 건드린다는 게 무슨 뜻이냐면, 나만의 정의에 심취해서 내가 주인공이고 내 마음대로 해도 누가 뭐라 할 것이냐 하는 건데요. 이번에 게임을 통해 이세계로 넘어온 '요스케'의 게임 감각으로 이세계 사람들을 대하는 장면들에선 사람의 인식이란 이렇게 무서운 거라는 걸 적나라하게 보여주죠. 두 번째 초점이자 또 다른 특징이 할 수 있는, 이 작품엔 용서와 기대가 없습니다. 서브 캐릭터로 활약해주겠지, 얘는 살아서 주인공과 엮이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여지없이 박살 내버립니다. 이건 용사라도 예외가 없어요. 우리가 여느 판타지에서 보는 용사들의 활약은 사실 허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심어준다고 할까요. 히로인들과 노닥거리고 마왕을 무찔러 금의환향한다는 걸 비웃듯 이 작품은 그렇게 녹록하지 않다는 걸 보여주죠.
아무튼 주인공의 '죽어' 한마디 때문에 이 작품이 나무야 미안해로 귀결된다고도 하시는데, 사실 주인공의 죽어 한마디 때문에 악당들이 참회도 없이 픽픽 죽는 것에서 보는 이로 하여금 허무하게 하는 건 사실입니다. 자신만의 정의에 심취해 날뛰거나 온갖 악행을 다 저지르다 기고만장해져서 주인공이나 히로인에게 이(빨)를 들이밀었다가 단역 엑스트라 저리 가라 할 만큼 순식간에 리타이어 되는 장면은 좋게 말해서 흥미롭진 않죠.
하지만 그걸 제외하고 다른 부분에서 흥미 요소를 찾는 건 어떨까 싶은 게 이 작품의 매력인데요. 가령 등장인물들의 주인공이나 타인에게 죽기 직전까지의 행위, 이번에 토모치카를 노리는 마도사가 그녀에게 자신의 아이를 낳게 한다는 배덕감(라기 보다 변태지만)이라든지, 이 등장인물은 크게 될 인물이고 주인공과는 또 다른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이야기를 진행 시키지 않을까 했던 인물들의 허무한 죽음에서 오는 멍해지는 감각, 속된 말로 뒷통수 맞는 감각은 이 작품만의 매력이 아닐까 합니다.
맺으며, 이번엔 히로인 토모치카의 정체에 대한 복선이 투하되면서 한층 더 흥미로웠군요. 주인공 요기리가 왜 토모치카를 지키려 하는지 어렴풋이 알게 되는 에피소드랄까요. 그리고 예전에 필자가 언급했던 이세계는 만들어진 세계가 아닐까 하는 부분은 이번에 작가가 어물쩍 넘어갔지만 현실미를 띄게 되었고요. 아무튼 필자는 흥미가 동하지 않거나 재미없는 작품은 신랄하게 까는 편인데 어째서인지 이 작품은 굉장히 흥미롭게 보고 있군요. 다른 작품보다 읽는데 시간이 절반 밖에 들지 않을 정도인데 어째서 나무야 미안해 소리를 듣는지 이해가 되지 않지만, 뭐 사람의 취향이야 제각각이니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치부할 사항은 아니겠죠.
'라노벨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포주의] 변경의 노기사 2권 리뷰 -죽을 자리를 찾아서, 있을 곳을 찾아서- (0) | 2019.09.27 |
---|---|
[스포주의] 돼지 공작으로 전생했으니까, 이번엔 너에게 좋아한다고 말하고 싶어 1권 리뷰 (0) | 2019.09.23 |
[스포주의] 몬스터의 주인님 3권 리뷰 -같은 이세계물이라도 차별을 두려는 걸까- (0) | 2019.09.19 |
[스포주의] 던전에서 만남을 추구하면 안되는 걸까 15권 리뷰 (0) | 2019.09.17 |
[스포주의] 던전에서 만남을 추구하면 안되는 걸까 외전 -소드 오라토리아- 11권 리뷰 (0) | 2019.09.13 |